사회복지사 1급 사회복지실천기술론 기출 올인원
사회복지사 1급 사회복지실천기술론 기출문제 →실천기술
실천지식
지식의 구성 수준 — 패러다임·관점·이론·모델·실천지혜
지식의 구성 수준 — 패러다임·관점·이론·모델·실천지혜
사회복지실천을 떠받치는 지식은 **추상성의 정도**에 따라 층을 이룬다. 가장 넓고 추상적인 **패러다임**에서 가장 구체적인 **실천지혜**까지 다섯 층으로 나누어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첫째, 패러다임(paradigm)** — 세계와 인간을 보는 **가장 넓은 인식의 틀**이다. 실증주의와 해석주의, 비판이론처럼 무엇을 지식으로 인정할 것인가를 정하는 층이며, 너무 넓어 실천의 지침이 곧바로 나오지는 않는다. **둘째, 관점(perspective)** — 무엇에 **초점을 둘지** 정하는 틀이다. 생태체계 관점, 강점관점, 임파워먼트 관점, 여성주의 관점이 여기에 든다. 관점은 볼 것을 정해 주지만 어떻게 할지는 말해 주지 않는다. **셋째, 이론(theory)** — 현상이 **왜 그런지 설명하는** 체계다. 정신분석이론, 학습이론, 인지이론, 역할이론이 예다. 검증 가능한 명제로 이루어지며 설명과 예측을 목적으로 한다. **넷째, 모델(model)** — 이론을 실천으로 옮긴 **개입의 설계도**다. 심리사회모델, 인지행동모델, 과제중심모델, 위기개입모델처럼 무엇을 어떤 순서로 어떻게 할지를 담는다. 하나의 모델이 여러 이론에 기대기도 한다. **다섯째, 실천지혜(practice wisdom)** — 현장의 경험에서 쌓인 **암묵적 지식**이다. 명제로 적기 어렵고 사람에게 붙어 있으며, 「이럴 때는 이렇게 하면 되더라」의 형태로 전해진다. 값진 자원이지만 검증되지 않았으므로 **근거로 삼기 전에 확인**해야 한다. 실천에서는 **위에서 아래로도, 아래에서 위로도** 오간다. 관점이 모델을 고르게 하고, 현장의 실천지혜가 쌓여 새 모델과 이론이 되기도 한다.
사회복지사에게 요구되는 지식·기술·가치
사회복지사에게 요구되는 지식·기술·가치
사회복지사에게 요구되는 것은 흔히 **지식(knowledge)·기술(skill)·가치(value)**의 셋으로 정리된다. 영어 머리글자를 따 **KSV**라고도 하며, 바틀렛이 말한 공통기반의 삼각형과 같은 구도다. **지식**은 넓다. **인간에 대한 지식**(발달, 성격, 정신건강), **환경과 사회에 대한 지식**(가족·집단·조직·지역사회, 사회문제와 불평등), **정책과 제도에 대한 지식**(사회보장 체계, 관련 법령, 전달체계), **실천이론과 모델**, 그리고 **조사방법과 평가**가 모두 요구된다. 어느 하나만으로는 사례가 풀리지 않는다. **기술**은 지식을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이며 층을 이룬다. 관계형성·면접·사정·기록 같은 **기본기술**, 각 모델이 요구하는 **개입기술**, 가족·집단·지역사회를 다루는 **대상별 기술**, 그리고 자원개발·조정·옹호·프로그램 개발 같은 **간접실천 기술**이 있다. **가치**는 방향을 정한다. 윤리강령이 정한 **인간 존엄성**과 **사회정의**가 두 핵심 가치이며, 그 아래 다양성 존중과 인권 보호, **자율성 존중과 자기 결정 지원**, **역량 강화 지원**, 실천 과정에서의 **개입과 참여 보장**, 차별에 대한 도전, 포용적 지역사회, 억압적 제도의 변화, **연대 활동**이 윤리적 원칙으로 붙는다. 여기에 오늘의 강령은 넷을 더 요구한다. **문화적 역량**과 **자기 인식**, **정보통신 관련 지식과 기술**, **연구윤리를 지키는 평가·조사 능력**, 그리고 **자기 관리**다. 마지막 항목이 새로 독립한 것은, 실천가의 상태가 클라이언트의 이익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조항이 된 결과다. 셋의 관계는 **위계가 아니라 순환**이다. 가치가 방향을 정하면 그 방향에 필요한 지식이 정해지고, 지식이 쌓이면 그것을 옮길 기술이 요구되며, 기술을 쓰다 부딪히는 자리에서 가치를 다시 묻게 된다. 그래서 셋 가운데 하나만 따로 채우는 훈련은 오래가지 못한다.
실천지혜와 반성적 실천
실천지혜와 반성적 실천
**실천지혜(practice wisdom)**는 현장의 경험에서 쌓인 **암묵적 지식**이다. 명제로 적기 어렵고 사람에게 붙어 있으며, 「이럴 때는 이렇게 하면 되더라」의 형태로 전해진다. 이론과 모델이 답해 주지 못하는 자리를 메우기 때문에 실천에서 실제로 큰 몫을 한다. 특징은 셋이다. **첫째, 맥락에 붙어 있다** — 특정 지역, 특정 기관, 특정 대상에서 얻은 것이라 그대로 옮기면 맞지 않을 수 있다. **둘째, 말로 옮기기 어렵다** — 「그 집은 오후에 가야 한다」처럼 이유를 대기 어려운 채로 작동한다. **셋째, 검증되지 않았다** — 여러 번 통했다는 것이 언제나 통한다는 뜻은 아니며, 우연과 편향이 섞여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실천지혜는 **버릴 것도 맹신할 것도 아니다.** 다룰 방법은 **말로 꺼내 검토하는 것**이며, 이것을 체계로 만든 것이 **반성적 실천(reflective practice)**이다. **쇤(D. Schön)**은 전문가가 두 가지 방식으로 생각한다고 보았다 — 하는 도중에 판단을 조정하는 **행위 중 성찰(reflection-in-action)**과, 끝난 뒤 무엇이 일어났는지 되짚는 **행위 후 성찰(reflection-on-action)**이다. 반성적 실천이 요구하는 것은 자책이 아니라 **절차**다. 무엇을 했고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적고, 어긋난 자리를 찾고, 자신의 감정과 편견이 어떻게 작용했는지 살피며, 그것을 슈퍼비전에서 다른 눈에 노출시킨다. 윤리강령이 자기 인식의 증진을 의무로 정하고 슈퍼바이저에게 **평가 결과를 슈퍼바이지와 공유**하도록 정한 것은, 이 성찰을 개인의 성실함이 아니라 **제도의 절차**로 두려는 것이다. 나아가 강령은 평가와 연구 조사로 **지식 기반 형성에 기여**하라고 정하는데, 실천지혜가 검증을 거쳐 공유 가능한 지식으로 올라가는 통로가 여기에 있다.
기술의 자리
정신역동모델
개념과 전제
개념과 전제
**정신역동모델(psychodynamic model)**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서 나온 실천 모델로, 사회복지실천에 가장 먼저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모델이다. 사회복지실천이 **진단주의**로 기울던 1920~30년대에 들어와 오늘의 심리사회모델로 이어졌다. 전제는 넷으로 정리된다. **첫째, 정신적 결정론(psychic determinism)** — 인간의 행동은 우연이 아니라 **원인이 있는 결과**이며, 그 원인은 대개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곳에 있다. **둘째, 무의식의 존재** — 의식하지 못하는 욕구·감정·기억이 현재의 행동을 움직인다. **셋째, 과거 경험의 규정력** — 특히 **생애 초기의 경험**과 부모와의 관계가 성격 구조를 만든다. **넷째, 갈등의 관점** — 인간의 내면은 원초아(id)·자아(ego)·초자아(superego)가 부딪히는 자리이며, 그 갈등을 다루는 방식이 **방어기제**로 나타난다. **자아(ego)**를 보는 눈이 뒤에 크게 달라졌다. 초기 정신분석이 원초아의 욕동을 중심에 두었다면, **자아심리학(ego psychology)**은 자아가 환경에 적응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자율적인 힘**을 지녔다고 보았다. 사회복지실천이 정신역동을 받아들이면서도 병리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자아심리학 덕분이며, **홀리스의 심리사회모델**과 **펄만의 문제해결모델**이 그 위에 섰다. 실천에서 이 모델이 겨누는 것은 **통찰(insight)**이다. 지금의 어려움이 어디서 왔는지를 스스로 이해하면, 반복되던 무늬에서 벗어날 자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다만 오랜 기간이 필요하고 언어적 표현 능력을 전제하며, **환경 개입이 약하다**는 한계가 함께 지적된다.
개입기법 — 자유연상·해석·전이·훈습
개입기법 — 자유연상·해석·전이·훈습
정신역동모델의 기법들은 모두 **무의식에 있는 것을 의식으로 끌어올려 통찰에 이르게 하는** 목적을 갖는다. **자유연상(free association)** — 떠오르는 것을 검열 없이 말하게 한다. 논리와 체면으로 걸러지기 전의 것을 드러내려는 방법이며, 여기서 말이 막히는 자리가 곧 **저항**의 표시가 된다. **해석(interpretation)** — 클라이언트가 알아채지 못한 **의미와 연결을 제시한다**. 정신역동에서는 특히 무의식적 동기, 방어의 작동, 과거와 현재의 연결을 짚는 데 쓰인다. 시점이 중요해서, 받아들일 준비가 되기 전에 던지면 저항만 키운다. **전이의 분석(transference analysis)** — 클라이언트가 과거의 중요한 인물에게 느꼈던 감정을 실천가에게 옮겨 놓는 것이 **전이**인데, 이 모델은 그것을 문제가 아니라 **가장 값진 자료**로 본다. 지금 이 관계에서 그 무늬가 재현되므로, 살아 있는 자료로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실천가 쪽에서 일어나는 **역전이**는 알아채고 관리해야 할 대상이다. **훈습(working through)** — 한 번의 통찰로는 오래된 무늬가 바뀌지 않으므로, **같은 주제를 여러 국면에서 되풀이해 다루며** 이해가 실제 변화로 자리 잡게 하는 과정이다. 정신역동 개입이 긴 시간을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밖에 **저항의 분석**, **꿈의 분석**, **직면**, **명료화**, 그리고 위기에서 무너지지 않게 곁에 있어 주는 **버텨주기(holding)**가 함께 쓰인다. 이 기법들은 **훈련과 시간, 그리고 안정된 관계**를 전제한다. 자유연상과 전이 해석을 짧은 사례관리나 위기 국면에 그대로 옮기면 감정만 흔들어 놓고 뒤를 감당하지 못한다. 그래서 일반 실천에서는 기법 자체를 쓰기보다, 이 개념들로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읽는 데** 쓰는 경우가 더 많다.
개입의 과정
개입의 과정
정신역동모델의 개입은 흔히 **네 단계**로 정리된다. 단계마다 겨누는 것이 달라지며, 앞 단계가 서지 않으면 뒤 단계로 갈 수 없다는 점에서 순서가 있다. **첫째, 관계형성 단계** —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든다. 이 모델에서 관계는 배경이 아니라 **개입의 도구**다. 뒤에 다룰 전이와 해석이 모두 이 관계 위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여기에 시간을 충분히 들인다. **둘째, 동일시를 통한 자아구축 단계** — 클라이언트가 실천가를 **긍정적인 대상으로 받아들이고 그 태도를 자기 안에 들여놓는** 과정이다. 자신을 대하는 방식이 거칠고 자책이 심한 사람이, 자신을 존중하며 대하는 실천가를 겪으면서 그 태도를 조금씩 자기 것으로 삼는다. 자아가 약해진 자리를 밖에서 빌려 세우는 단계라 할 수 있다. **셋째, 독립된 자아정체감 형성을 원조하는 단계** — 빌려 세운 것을 **자기 것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실천가에게 기대던 자리에서 벗어나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힘을 기른다. 여기서 관계의 성격도 달라진다 — 의존을 허용하던 자리에서 독립을 지지하는 자리로 옮겨 간다. **넷째, 자기이해를 원조하는 단계** — 자신의 감정과 행동이 어디서 왔는지 스스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해석과 훈습이 본격적으로 쓰이는 자리이며, 이 통찰이 반복되던 무늬에서 벗어날 자리를 만든다. 네 단계의 요지는 **관계에서 시작해 독립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잘 이루어진 개입일수록 마지막에 남는 것은 실천가에 대한 의존이 아니라 스스로를 이해하고 다룰 수 있게 된 힘이다. 이 순서는 오늘의 일반 실천에도 **점검의 눈금**으로 쓸 수 있다. 관계가 서기 전에 요구부터 하지 않았는지, 힘이 없는 상태에서 자립을 재촉하지 않았는지, 지지만 하고 놓아 주는 단계를 계획에 넣지 않았는지, 흔들리는 사람에게 통찰부터 요구하지 않았는지를 되짚는 데 쓰인다.
심리사회모델
개념과 「상황 속의 인간」
개념과 「상황 속의 인간」
**심리사회모델(psychosocial model)**은 **홀리스(F. Hollis)**가 정리한 모델로, 정신역동의 이해를 이어받되 **환경을 함께 다루는** 자리로 넓힌 것이다. 사회복지실천의 고전적 모델 가운데 가장 오래 쓰여 왔다. 중심 개념은 **「상황 속의 인간(person-in-situation)」**이다. 사람은 진공에 있지 않고 언제나 어떤 상황 안에 있으며, 문제는 **사람 안에도 상황 안에도 있지 않고 그 둘의 상호작용 안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정은 **인간·상황·그 둘의 상호작용**이라는 세 축으로 이루어진다. 뒤의 생태체계 관점이 말하는 「환경 속의 인간」과 같은 방향이며, 심리사회모델이 그 앞자리에 있다. 실천의 특징은 넷이다. **첫째, 수용과 개별화** —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한 사람의 고유한 사정에 맞춘다. **둘째, 클라이언트의 자기결정** — 방향은 본인이 정한다. **셋째, 관계를 통한 변화** — 실천가와의 관계 자체가 변화를 만드는 힘이다. **넷째, 심리와 사회의 병행** — 내면을 다루는 개입과 환경을 바꾸는 개입을 함께 쓴다. 개입은 **직접개입**과 **간접개입**으로 나뉜다. 직접개입은 클라이언트를 만나 수행하는 여섯 가지 기법으로 정리되며(지지하기, 직접적 영향, 탐색·기술·환기, 인간-상황에 관한 고찰, 유형-역동에 관한 고찰, 발달적 고찰), 간접개입은 **환경조정**으로 자원을 동원하고 주변 사람에게 작용하며 조건을 바꾸는 활동이다. 이 모델의 값은 **심리와 사회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는 데 있다. 정신역동이 내면에 치우쳤다면 심리사회모델은 그 이해를 유지한 채 환경 개입을 정식 기법으로 세웠고, 이 균형이 뒤의 통합적 접근으로 이어졌다.
직접개입 ① 지지·직접적 영향·탐색과 환기
직접개입 첫째 지지·직접적 영향·탐색과 환기
홀리스는 심리사회모델의 **직접개입을 여섯 가지**로 정리했다. 앞의 셋은 **지금의 상태를 떠받치고 감정을 다루는** 기법이고, 뒤의 셋은 **되돌아보게 하는 고찰 기법**이다. 이 카드는 앞의 셋을 다룬다. **첫째, 지지하기(sustainment)** — 클라이언트의 불안을 덜고 자존감을 높이며 실천가가 그의 편임을 전한다. 경청하고, 관심을 표현하고, 안심시키고, 능력을 확인해 주고, 격려하는 활동이 모두 여기에 든다. 여섯 기법 가운데 가장 기본이며 **다른 기법이 통하기 위한 바탕**이 된다. 지지가 없는 상태에서 고찰을 요구하면 그것은 추궁으로 들린다. **둘째, 직접적 영향(direct influence)** — 실천가가 **조언·제안·권고**로 클라이언트의 행동에 직접 영향을 준다. 강도에 층이 있어, 의견을 넌지시 비추는 것부터 강하게 권하는 것, 나아가 개입해 대신 조치하는 것까지 걸쳐 있다. 자기결정과 부딪히기 쉬우므로 **위험이 임박하거나 판단할 정보가 없을 때** 제한적으로 쓰고, 쓸 때도 근거를 밝힌다. **셋째, 탐색·기술(묘사)·환기(exploration-description-ventilation)** — 클라이언트가 자기 상황과 감정을 **말로 꺼내게 하는** 기법이다. **탐색**은 사실과 상황을 끌어내고, **기술(묘사)**은 그것을 구체적으로 그려 내게 하며, **환기**는 그 안에 억눌려 있던 감정을 밖으로 내보내게 한다. 말하는 것만으로 긴장이 줄고 문제의 실체가 드러나므로 초기 단계에서 특히 많이 쓰인다. 세 기법은 대체로 **지지 → 탐색·환기 → 직접적 영향**의 순으로 놓인다. 관계와 감정이 먼저이고, 조언은 그 뒤에 와야 받아들여진다.
직접개입 ② 인간-상황·유형-역동·발달적 고찰
직접개입 둘째 인간-상황·유형-역동·발달적 고찰
심리사회모델 직접개입의 뒤 세 기법은 모두 **되돌아보게 하는 고찰(reflection)**이다. 앞의 셋이 떠받치고 꺼내는 기법이라면, 이 셋은 **이해를 만드는** 기법이며 관계가 선 뒤에 쓰인다. **넷째, 인간-상황(개인-환경)에 관한 반성적 고찰(person-situation reflection)** — **지금 여기**의 상황과 자신의 반응을 함께 살펴보게 한다. 무엇이 일어났고, 그 상황을 어떻게 이해했으며, 그 이해에 따라 어떻게 반응했고, 그 반응이 상황에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되짚는다. 여섯 기법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며 하위 유형도 가장 세분화**되어 있다. **다섯째, 유형-역동에 관한 고찰(pattern-dynamic reflection)** — 한 상황을 넘어 **되풀이되는 무늬와 그 동력**을 살펴보게 한다. 「이런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요」에서 시작해, 그 무늬를 유지시키는 성격 경향과 방어 방식을 함께 본다. 여기서부터는 지금의 상황을 넘어 **사람의 성향** 자체가 대상이 된다. **여섯째, 발달적 고찰(developmental reflection)** — 그 무늬가 **어디서 왔는지**, 곧 과거의 경험과 성장 배경을 살펴보게 한다. 정신역동에 가장 가까운 기법이며 시간과 관계, 그리고 다룰 역량을 요구한다. 세 기법은 **지금 여기 → 반복되는 무늬 → 그 뿌리**의 순으로 깊어진다. 순서를 건너뛰면 통찰이 아니라 침범이 된다. 실무에서는 대개 넷째 기법까지가 자주 쓰이고, 다섯째와 여섯째는 관계가 깊고 기간이 충분할 때 쓰인다. 여기에 간접개입인 **환경조정**이 나란히 놓여 여섯 기법의 체계가 완성된다.
모델의 성격
합리정서행동치료
인지치료
개입기법
인지재구조화와 논박기법
인지재구조화와 논박기법
**인지재구조화(cognitive restructuring)**는 문제를 유지시키는 생각을 **찾아내고 검토해 더 현실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절차다. 인지행동모델의 중심 기법이며, 엘리스의 논박과 벡의 인지치료 기법이 함께 쓰인다. 절차는 대체로 다섯 마디다. **첫째, 알아채기** —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자동적 사고가 떠올랐고 그때 감정이 어떠했는지 붙잡는다. 사고기록지가 도구가 된다. **둘째, 이름 붙이기** — 그 생각이 어떤 무늬인지 본인이 알아보게 한다. 이름이 붙으면 생각과 자신 사이에 거리가 생긴다. **셋째, 검토하기** — 그 생각을 뒷받침하는 **근거와 반대 근거**를 함께 늘어놓는다. 여기가 작업의 중심이며, 실천가가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자료를 모으는** 형태로 진행한다. **넷째, 대안 만들기** — 근거를 놓고 보아 더 맞는 생각을 찾는다. 억지 긍정이 아니라 **더 정확한 생각**을 겨눈다는 점이 중요하다. 「나는 잘될 것이다」가 아니라 「이번에는 안 됐지만 다른 방법이 남아 있다」 쪽이다. **다섯째, 확인하기** — 바뀐 생각으로 감정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다시 재고, 필요하면 **행동실험**으로 실제로 확인한다. **논박기법**은 이 가운데 셋째 마디를 밀고 나가는 방법이다. **경험적 논박**(증거가 있는가), **논리적 논박**(그 결론이 성립하는가), **실용적 논박**(그 생각을 붙들면 무엇이 좋은가)의 세 방향으로 묻는다. 이 밖에 **하향화살표기법**(그렇게 되면 무엇이 문제인가를 거듭 물어 핵심믿음까지 내려간다), **탈재앙화**(최악·최선·현실적 결과를 나란히 따져 본다), **재귀인**(원인을 여러 갈래로 나누어 본다)이 함께 쓰인다. 생각만으로 흔들리지 않는 자리에서는 **행동실험**이 쓰인다. 예측을 미리 적어 두고 실제로 해 본 뒤 결과를 견주는 방법이며, 옳고 그름을 논하지 않고 **사실이 답하게 한다**는 점에서 논박과 성격이 다르다. 오래 굳은 믿음일수록 말보다 경험이 힘이 세다.
행동기법 — 체계적 둔감화·이완훈련·모델링·토큰경제
행동기법 — 체계적 둔감화·이완훈련·모델링·토큰경제
행동기법은 **행동주의 학습이론**에서 왔다. 행동은 학습된 것이므로 같은 원리로 새로 배울 수 있다는 전제 위에 서 있으며, 생각을 다루는 기법과 짝을 이룬다. **체계적 둔감화(systematic desensitization)** — **월페(J. Wolpe)**가 만든 기법으로 불안과 공포를 다룬다. 순서는 셋이다. **첫째, 이완훈련**을 익히고, **둘째, 불안위계표**를 만들어 두려운 상황을 낮은 것부터 높은 것까지 늘어놓으며, **셋째, 이완 상태에서 낮은 단계부터 차례로 떠올리거나 마주한다.** 이완과 불안은 동시에 있을 수 없다는 **상호제지(reciprocal inhibition)**의 원리를 쓴다. **이완훈련(relaxation training)** — 근육을 차례로 긴장시켰다 푸는 **점진적 근육이완**, 호흡을 고르는 **복식호흡**, 편안한 장면을 떠올리는 **심상법**이 있다. 그 자체로도 쓰이고 다른 기법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모델링(modeling)** — **반두라(A. Bandura)**의 사회학습이론에서 온 기법으로,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배우게** 한다. 실제 사람이 보여 주는 실제 모델링, 영상 등을 쓰는 상징적 모델링, 상상하게 하는 내현적 모델링이 있다. 직접 겪지 않아도 학습이 일어난다는 점이 강점이다. **토큰경제(token economy)** — 목표 행동을 하면 **토큰(교환 가능한 표)**을 주고 일정 수가 모이면 원하는 것과 바꾸게 한다. **조작적 조건화**의 강화 원리를 체계화한 것으로 시설과 학급에서 널리 쓰인다. 이 밖에 **행동조성(shaping)**은 목표 행동에 가까워지는 단계마다 강화해 서서히 만들어 가고, **타임아웃**은 강화가 되는 자극에서 잠시 떼어 놓으며, **혐오기법**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에 불쾌 자극을 연결한다. 혐오기법은 윤리적 문제가 커 매우 제한적으로만 쓴다.
사회기술훈련과 자기주장훈련
사회기술훈련과 자기주장훈련
**사회기술훈련(social skills training)**은 대인관계에 필요한 기술을 **구조화된 절차로 가르치는** 개입이다. 인사와 대화 시작, 부탁하기와 거절하기, 감정 표현, 갈등 다루기, 면접과 직장에서의 대응처럼 구체적인 기술을 다룬다. 정신장애인의 지역사회 적응, 발달장애인의 자립, 학교 부적응 아동, 은둔 청년, 출소자 지원에서 널리 쓰인다. 절차는 대체로 여섯 마디로 정해져 있다. **첫째, 기술의 필요성과 요소 설명** → **둘째, 시범(모델링)** → **셋째, 역할극(역할연습)** → **넷째, 피드백과 강화** → **다섯째, 반복 연습** → **여섯째, 실제 상황에 옮기기(과제와 일반화)**. 이 절차가 반복되면서 몸에 익게 하는 것이 핵심이며, 설명만 하고 연습하지 않으면 훈련이 아니다. **집단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서로가 모델이 되고, 연습 상대가 되며,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어 효율이 높고 **집단의 지지**까지 얻기 때문이다. **자기주장훈련(assertiveness training)**은 사회기술훈련의 한 갈래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 권리를 상대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표현하는** 능력을 기른다. 여기서 핵심은 **소극적·공격적·주장적** 세 가지 반응을 구별하는 것이다. 소극적 반응은 자기 권리를 포기하고, 공격적 반응은 상대의 권리를 침해하며, **주장적 반응은 둘 다 지킨다**. 자기주장훈련에서 자주 쓰이는 형식이 **나-전달법(I-message)**이다. 「너는 왜 늘 그러냐」(너-전달법)가 아니라 「**나는** 그럴 때 이런 기분이 든다」로 말하는 방식이며, 상황·감정·바라는 것을 순서대로 담는다. 상대를 비난하지 않으면서 자기 뜻을 전할 수 있어 갈등 상황에서 널리 쓰인다.
과제중심모델
개념과 특성
개념과 특성
**과제중심모델(task-centered model)**은 **리드와 엡스타인(W. Reid & L. Epstein)**이 1972년에 내놓은 단기 개입 모델이다. 장기 개입의 효과가 단기 개입보다 낫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배경이 되었고, 펄만의 문제해결모델을 이어받되 **구체적인 과제와 시간 제한**으로 못 박았다. 특성은 여섯이다. **첫째, 시간 제한** — 대체로 **8~12회, 2~4개월**로 기간을 처음에 정한다. 기한이 오히려 집중을 만든다는 기능주의의 생각을 잇는다. **둘째, 표적문제의 제한** — 클라이언트가 인정한 문제 가운데 **최대 세 개**까지만 다룬다. **셋째, 클라이언트가 인정한 문제** — 실천가가 보기에 중요해도 본인이 문제로 여기지 않으면 다루지 않는다. **넷째, 과제 중심** — 회기 사이에 수행할 구체적 과제가 개입의 뼈대다. **다섯째, 구조화** — 단계와 절차가 분명하고 매 회기 과제를 점검한다. **여섯째, 절충적** — 하나의 이론에 매이지 않고 필요한 기법을 끌어와 쓴다. 여기에 **경험적 근거**를 중시해 효과를 확인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과제(task)**는 두 축으로 나뉜다. 누가 하는가로 나누면 **클라이언트 과제**와 **사회복지사 과제**가 있고 — 실천가도 과제를 지므로 관계가 대등해진다. 무엇을 정하는가로 나누면 방향을 정하는 **일반적 과제**와 그 방향을 구체적 행동으로 쪼갠 **조작적 과제**가 있다. 이 모델의 값은 **효율성과 대등함**에 있다. 짧은 기간에 눈에 보이는 변화를 만들고, 클라이언트가 인정한 문제만 다루며, 실천가도 과제를 진다. 다만 복합적이고 만성적인 어려움, 동기가 서지 않은 상태에는 그대로 맞지 않는다. 오늘의 실천에서 이 모델의 흔적은 넓게 남아 있다. 목표를 잘게 나누어 기한을 정하고, 회기 사이의 과제를 두고, 매번 이행을 점검하는 방식은 사례관리와 자활 지원, 인지행동 개입에 두루 쓰인다. **단기·구조화·과제**라는 세 낱말이 이 모델이 실천에 남긴 유산이다.
개입의 과정과 과제
개입의 과정과 과제
과제중심모델의 개입은 **시작 → 문제규명 → 계약 → 실행 → 종결**의 순서를 밟는다. 각 단계에 해야 할 일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다는 점이 이 모델의 특징이다. **시작 단계** —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를 확인한다. 특히 **스스로 왔는지 의뢰되었는지**를 가르는데, 비자발적으로 온 경우에는 의뢰한 쪽의 요구와 본인의 바람을 나누어 놓고 시작한다. **첫째, 문제규명 단계** — 클라이언트가 인정하는 문제를 찾아 **최대 세 개**로 좁히고 우선순위를 정한다. 각 문제가 얼마나 자주 어떤 조건에서 일어나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이 단계의 일이다. **둘째, 계약 단계** — 표적문제, 목표, 기간과 횟수, 각자의 과제, 면담 일정을 정해 **계약**으로 확인한다. 서면으로 하는 경우가 많으며, 계약 자체가 개입의 도구가 된다. **셋째, 실행 단계** — 가장 긴 단계다. 매 회기 **과제 점검 → 장애물 확인 → 새 과제 설정**의 순환이 돌아간다. 과제 수행을 돕기 위해 **과제 계획, 시연(역할극), 장애물 예측과 대비, 자원 제공**이 함께 쓰이며, 필요하면 표적문제와 과제를 수정한다. **넷째, 종결 단계** — 정한 기한에 맞추어 마무리한다. 성과를 함께 확인하고, 배운 방법을 다른 상황에도 쓸 수 있게 정리하며(일반화), 남은 과제가 있으면 스스로 이어 갈 계획을 세운다. 필요하면 **기간 연장**을 검토하지만, 연장은 처음부터 예외로 다룬다. 과제의 이행 정도는 **과제이행도**로, 문제의 변화는 **과제달성정도**로 각각 확인하며, 이 두 가지가 평가의 자료가 된다. 이 두 가지를 갈라 재는 데는 뜻이 있다. **과제는 다 했는데 문제가 그대로인** 경우가 실제로 있고, 그때 원인은 클라이언트의 노력이 아니라 **과제 설계가 문제의 원인을 겨누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갈라 재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엉뚱한 결론을 내리게 된다.
해결중심모델
원리와 전제
원리와 전제
**해결중심모델(solution-focused model)**은 **드 셰이저(S. de Shazer)**와 **김인수(Insoo Kim Berg)**가 발전시킨 단기 모델이다. 문제의 원인을 파고드는 대신 **이미 있는 해결의 조각을 찾아 키우는** 데 초점을 둔다. 「문제를 알아야 해결할 수 있다」는 전제를 뒤집었다는 점이 이 모델의 자리다. 중심 철학은 세 문장으로 요약된다. **첫째, 문제가 없으면 손대지 마라.** **둘째, 효과가 있으면 더 하라.** **셋째, 효과가 없으면 다른 것을 하라.** 단순해 보이지만 실천의 방향을 정확히 정해 준다. 전제는 다음과 같다. **병리가 아니라 건강에 초점** — 무엇이 잘못되었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잘되고 있는가를 묻는다. **클라이언트가 자기 삶의 전문가** — 해결의 열쇠는 실천가가 아니라 본인에게 있다. **강점·자원·성공 경험의 활용** — 이미 해 본 것 가운데 통했던 것을 찾는다. **탈이론적·비규범적** — 이론에 사례를 맞추지 않고 그 사람에게 맞는 것을 쓴다. **간결성(parsimony)** — 가장 단순한 방법을 먼저 쓴다. **변화는 불가피하며 늘 일어나고 있다** —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부른다. **현재와 미래 지향** — 과거의 원인보다 원하는 미래를 본다. **협력 관계** — 실천가와 클라이언트가 함께 만들어 간다. 관계의 유형도 세 가지로 나눈다. **방문형(visitor)**은 문제도 변화 의지도 인정하지 않는 상태, **불평형(complainant)**은 문제는 인정하나 해결의 주체를 남으로 보는 상태, **고객형(customer)**은 문제를 인정하고 스스로 무엇인가 하려는 상태다. 유형에 따라 접근이 달라지며, **유형은 사람의 성격이 아니라 지금 이 사안에 대한 관계의 상태**라는 점이 중요하다.
질문기법 ① 예외질문과 기적질문
질문기법 첫째 예외질문과 기적질문
해결중심모델의 개입은 **질문으로 이루어진다.** 실천가가 해석하거나 조언하는 대신, 물음을 통해 클라이언트가 스스로 해결의 조각을 찾아내게 한다. **예외질문(exception question)**은 **문제가 없었거나 덜했던 때**를 찾는 물음이다. 「늘 그런가요? 그나마 좀 나았던 때는 언제였나요?」에서 시작해, 「그때는 무엇이 달랐나요?」, 「그때 무엇을 하고 계셨나요?」, 「누가 함께 있었나요?」로 이어 간다. 이 물음의 전제는 **아무리 심한 문제에도 예외가 있다**는 것이며, 그 예외 안에 이미 효과가 확인된 방법이 들어 있다고 본다. 예외를 찾았으면 그다음은 **의도적인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 우연히 일어난 예외를 「어떻게 그렇게 하실 수 있었나요」로 되짚어 본인의 몫을 확인해 주고, 「그것을 이번 주에 한 번 더 해 보시겠어요」로 과제화한다. **기적질문(miracle question)**은 **문제가 해결된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려 보게** 하는 물음이다. 「오늘 밤 주무시는 동안 기적이 일어나서 이 문제가 사라졌다고 해 봅시다. 그런데 주무셨으니 기적이 일어난 줄은 모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무엇을 보면** 무언가 달라졌다는 것을 아시겠어요?」의 형태다. 이 물음이 하는 일은 셋이다. **첫째, 목표를 구체화한다** — 막연한 「나아지고 싶다」가 눈에 보이는 장면으로 바뀐다. **둘째, 문제에서 해결로 초점을 옮긴다** — 없앨 것이 아니라 있을 것을 말하게 한다. **셋째, 이미 일어나고 있는 조각을 찾는다** — 「그 가운데 지금도 조금은 일어나고 있는 것이 있나요」로 이으면 곧바로 예외 탐색이 된다. 두 물음은 **함께 쓰일 때 힘이 세다.** 기적질문으로 원하는 미래의 장면을 세우고, 그 장면 가운데 이미 조금이라도 일어나고 있는 것을 예외질문으로 확인하면, 목표와 첫 걸음이 한 자리에서 정해진다. 실천가가 목표를 정해 주지 않고도 개입의 뼈대가 서는 것이다.
질문기법 ② 척도·대처·관계성 질문
질문기법 둘째 척도·대처·관계성 질문
예외질문과 기적질문에 이어, 해결중심모델은 상황에 따라 쓰는 몇 가지 물음을 더 갖추고 있다. **척도질문(scaling question)** — 「가장 나쁠 때가 0이고 기적이 일어난 상태가 10이라면 **지금은 몇 점**인가요?」로 묻는다. 이어지는 물음이 중요하다. 「0이 아니라 3인 이유는 무엇인가요」로 **이미 있는 3점어치의 자원**을 확인하고, 「4점이 되면 무엇이 달라져 있을까요」로 **다음 한 걸음**을 구체화한다. 감정과 상태처럼 재기 어려운 것을 본인의 눈금으로 잴 수 있게 해 주고, 변화를 확인하는 도구로도 쓰인다. **대처질문(coping question)** —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지금까지 견뎌 오셨나요**」로 묻는다. 예외가 전혀 없다고 답하거나 절망이 깊은 사람에게 쓰는 물음이며, 나아진 때가 없어도 **버텨 온 방식은 반드시 있다**는 전제에 선다. 이 물음은 자원을 찾는 동시에 그동안의 견딤을 인정하는 메시지가 된다. **관계성 질문(relationship question)** — 「**어머니가 보신다면** 무엇이 달라졌다고 하실까요」처럼 중요한 타인의 눈을 빌려 묻는다. 자기 이야기를 하기 어려워하는 사람에게 말할 통로를 열어 주고, 본인이 미처 보지 못한 변화의 신호를 드러내며, 관계망 안에서의 자기 모습을 보게 한다. 이 밖에 **첫 상담 이전의 변화 질문**(약속을 잡은 뒤 오늘까지 달라진 것이 있는지 묻는다), **악몽질문**(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최악이 어떻게 될지 묻는다), **간접 칭찬**(「어떻게 그렇게 하실 수 있었나요」처럼 물음의 형태로 인정한다), **메시지와 과제**(회기 끝에 칭찬·연결문·과제를 정리해 전한다)가 함께 쓰인다.
목표설정의 원칙
목표설정의 원칙
해결중심모델은 목표를 세우는 데에도 고유한 원칙을 두고 있다. 목표가 어떻게 적히느냐에 따라 개입의 성패가 갈린다고 보기 때문이다. 원칙은 대체로 일곱으로 정리된다. **첫째, 클라이언트에게 중요한 것이어야 한다** — 실천가나 의뢰한 쪽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바라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둘째, 작은 것이어야 한다** — 큰 목표는 실패를 부르므로 **해낼 수 있는 크기**로 자른다. 작은 성공이 다음 변화를 부른다는 전제가 여기에 있다. **셋째, 구체적이고 행동으로 나타나며 관찰 가능해야 한다** — 「행복해지기」가 아니라 눈에 보이는 행동으로 적는다. **넷째, 없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으로 적는다** — 「술을 마시지 않기」 같은 부정형 대신 「저녁에 산책하기」처럼 **무엇을 할 것인가**로 쓴다. 무엇을 하지 않겠다는 목표는 대신할 행동이 없어 지켜지기 어렵다. **다섯째,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여긴다** — 목표는 도달점이 아니라 변화의 **첫 신호**이며, 「무엇이 시작되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인가」를 묻는다. **여섯째, 클라이언트의 생활에서 실현 가능해야 한다** — 그 사람의 형편·자원·환경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일곱째, 목표 수행은 힘든 일임을 인정한다** — 쉬운 일로 다루면 못 해냈을 때 자책이 되지만, 어려운 일임을 함께 인정해 두면 조금만 해내도 성취가 된다. 이 원칙들의 공통점은 **목표를 실천가가 정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적질문으로 그린 장면과 예외질문으로 찾은 조각이 목표의 재료가 되며, 그래서 목표는 이미 그 사람 안에 있던 것에서 나온다. **목표와 기적의 관계**도 이 모델의 특징이다. 기적질문으로 그린 장면은 목표가 아니라 **방향**이고, 그 장면 가운데 가장 작고 먼저 일어날 만한 조각 하나가 목표가 된다. 그래서 「기적이 다 이루어진 상태」를 목표로 삼는 일은 없으며, 언제나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 줄 첫 신호」를 찾는 방식으로 목표를 정한다.
그 밖의 모델
역량강화모델과 동기강화모델
역량강화모델과 동기강화모델
**역량강화모델(임파워먼트 모델)**과 **동기강화모델(동기면담)**은 모두 강점 기반 흐름에 속하지만 겨누는 자리가 다르다. 앞의 것은 **힘의 회복**을, 뒤의 것은 **변화의 동기**를 다룬다. **역량강화모델**은 무력감이 개인의 성격이 아니라 **반복된 차별과 배제의 결과**라고 보고, 개인·대인관계·구조의 세 차원에서 힘을 되찾게 한다. 실천기술의 눈으로 보면 이 모델이 요구하는 것은 **관계의 형식**이다 — 클라이언트를 협력자로 두고, 정보를 공유하며, 선택지를 다 보여 주고, 결정의 자리에 세운다. 과정은 **대화 → 발견 → 발전**으로 진행되며, 마지막 국면에서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연대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동기강화모델**은 **밀러와 롤닉(W. Miller & S. Rollnick)**의 동기면담(Motivational Interviewing)에서 왔다. 전제는 **양가감정이 정상**이라는 것이다. 바꾸고 싶은 마음과 그대로 있고 싶은 마음이 함께 있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실천가가 변화를 밀어붙이면 클라이언트는 반대쪽을 말하게 된다. 그래서 이 모델은 설득하지 않고 **본인 입에서 변화의 말이 나오도록** 돕는다. 네 가지 원리는 **공감 표현**, **불일치감 만들기**(지금의 행동과 그가 바라는 것 사이의 틈을 보게 한다), **저항과 함께 구르기**(맞서지 않고 방향을 튼다), **자기효능감 지지**다. 핵심 기술은 머리글자를 따 **OARS** — **열린질문(Open)**, **인정(Affirming)**, **반영적 경청(Reflective listening)**, **요약(Summarizing)**이다. **변화단계이론**(프로차스카와 디클레멘테)과 함께 쓰인다. **전숙고 → 숙고 → 준비 → 실행 → 유지**로 나아가며 **재발**이 순환의 일부로 들어 있고, 단계마다 필요한 개입이 다르다는 것이 이 틀의 요지다.
이야기치료와 해결중심 가족치료
이야기치료와 해결중심 가족치료
**이야기치료(narrative therapy)**와 **해결중심 가족치료**는 모두 **후기 가족치료** 흐름에 속한다. 앞선 모델들이 가족의 구조와 기능을 **바깥에서 진단**했다면, 이 둘은 **사회구성주의**에 기대어 의미가 대화 속에서 만들어진다고 보고 **함께 새 의미를 짓는** 쪽으로 옮겨 갔다. **이야기치료**는 **화이트와 엡스턴(M. White & D. Epston)**이 발전시켰다. 사람은 자기 삶을 이야기로 엮어 이해하는데, 그 가운데 **지배적 이야기(dominant story)**가 다른 가능성을 가려 버린다고 본다. 「나는 실패한 부모」라는 이야기가 자리 잡으면 잘한 일은 예외로 처리되고 기억에도 남지 않는다. 중심 기법이 **문제의 외재화(externalizing)**다.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문제가 문제다」** — 문제에 이름을 붙여 사람에게서 떼어 놓는다. 「너는 산만하다」가 아니라 「**그 산만이가** 언제 너를 찾아오니」로 묻는 방식이며, 그러면 사람과 문제가 한편이 되어 문제를 마주 볼 수 있게 된다. 이어지는 것이 **독특한 결과(unique outcome)** 찾기다. 지배적 이야기에 맞지 않는 사건 — 문제가 힘을 쓰지 못했던 순간 — 을 찾아 그것을 실마리로 **대안적 이야기를 다시 써 나간다(re-authoring)**. 여기에 소중한 사람들을 이야기에 다시 불러들이는 **회원 재구성**, 그 변화를 증언하는 **외부증인**과 **정의예식**, 편지와 증서 같은 **치료적 문서**가 함께 쓰인다. **해결중심 가족치료**는 같은 흐름 위에서 문제의 원인 대신 **이미 있는 해결의 조각**을 키운다. 가족 대상으로 쓸 때는 예외질문과 기적질문을 **각자에게 물어** 서로 다른 답을 나누게 하는 것이 요령이며, 관계성 질문이 특히 힘을 발휘한다.
위기의 이해
위기의 뜻과 유형
위기의 뜻과 유형
**위기(crisis)**는 어떤 사건이나 상황이 **평소의 대처 방식으로는 감당되지 않아** 심리적 균형이 무너진 상태다. 사건 자체가 위기가 아니라 **그 사람의 대처 자원을 넘어섰을 때** 위기가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같은 일을 겪어도 누구에게는 위기이고 누구에게는 아니다. 특성은 넷이다. **첫째, 주관적이다** — 객관적 사건의 크기가 아니라 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정한다. **둘째, 한시적이다** — 대체로 **4~6주** 안에 어떤 방향으로든 정리되며, 무한정 이어지지 않는다. **셋째, 위험이자 기회다** — 균형이 무너진 상태라 취약하지만, 동시에 굳어 있던 것이 흔들려 **변화가 가장 잘 일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넷째, 작은 개입이 큰 효과를 낸다** — 평소라면 미미했을 도움이 이 시기에는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유형**은 흔히 셋으로 나눈다. **발달적 위기(maturational crisis)** — 생애주기의 전환에서 오는 것으로 입학, 사춘기, 결혼, 출산, 은퇴, 배우자 사별처럼 **누구에게나 예상되는** 변화다. **상황적 위기(situational crisis)** — 예기치 못한 사건에서 오는 것으로 사고, 질병, 실직, 이혼, 범죄 피해, 재난이 여기에 든다. **실존적 위기(existential crisis)** —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물음에서 오는 것으로 「이렇게 살아서 무엇 하나」 같은 자리다. 여기에 **사회문화적 위기**를 더하기도 한다. 차별과 배제, 이주와 문화 충돌, 사회적 재난처럼 개인의 사정이 아니라 **사회 구조에서 오는** 위기다. 유형을 가르는 목적은 분류가 아니라, **예상되는 위기는 미리 준비할 수 있고 예기치 못한 위기는 즉시 개입해야 한다**는 대응의 차이를 알기 위해서다.
골란의 위기발달 단계
골란의 위기발달 단계
**골란(N. Golan)**은 위기가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라 **단계를 거쳐 형성된다**고 보고 다섯 단계로 정리했다. 이 틀의 값은 각 단계마다 **개입할 지점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 준다는 데 있다. **첫째, 위험한 사건(hazardous event)** — 균형을 흔드는 계기가 되는 사건이다. 외부에서 오는 것(해고, 사고, 사별)일 수도 있고 내부에서 오는 것(질병, 발달적 전환)일 수도 있다. 이 단계에서는 아직 위기가 아니며, 평소의 대처로 넘어가면 그것으로 끝난다. **둘째, 취약 상태(vulnerable state)** — 사건에 대응하려 애쓰지만 평소의 방식이 잘 통하지 않아 **긴장이 쌓이는** 상태다. 불안·분노·무력감이 커지고 판단이 흐려진다. 아직 무너지지는 않았으나 균형이 위태로운 자리이며, **개입의 효과가 가장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셋째, 촉발요인(precipitating factor)** — 취약한 상태에 마지막으로 얹혀 균형을 무너뜨리는 사건이다. 그 자체는 사소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 몇 달의 긴장 끝에 사소한 말다툼 하나로 무너지는 식이다. **넷째, 실제 위기 상태(active crisis state)** — 균형이 무너져 혼란과 무력감이 지배하는 상태다. 일상 기능이 떨어지고 사고가 좁아지며 도움을 구하게 된다. 대체로 **4~6주** 이어지고, 이 시기에 개입이 닿는지가 이후를 가른다. **다섯째, 재통합(reintegration)** — 어떤 방향으로든 새 균형이 만들어지는 단계다.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수도, 더 나은 대처 방식을 익혀 향상될 수도, 반대로 **낮은 수준의 균형**으로 굳을 수도 있다. 어느 쪽으로 가느냐가 개입의 성과다.
개입
위기개입의 원칙과 목표
위기개입의 원칙과 목표
**위기개입(crisis intervention)**은 위기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즉시·단기·집중적으로** 개입해 균형을 회복시키는 방식이다. 다른 모델과 목표가 다르다는 점을 먼저 알아야 한다. **목표는 제한적이다.** 성격을 바꾸거나 뿌리 깊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 이전 수준의 기능 회복**이 일차 목표다. 여기에 **당면한 증상의 완화**, **위기를 촉발한 사건의 이해**, **쓸 수 있는 자원의 연결**, 그리고 가능하면 **새로운 대처 방식의 습득**이 더해진다. 목표를 크게 잡으면 짧은 기간에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즉시성(신속한 개입)** — 위기는 한시적이므로 **가능한 한 빨리**, 흔히 24~72시간 안에 닿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둘째, 제한된 목표** — 위기 이전 수준의 회복에 초점을 둔다. **셋째,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개입** — 통찰보다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를 다루며, 필요하면 실천가가 적극적으로 방향을 제시한다. **넷째, 안전의 우선** — 자·타해 위험을 가장 먼저 확인하고 조치한다. **다섯째, 희망과 기대의 전달** — 이 상태가 지나갈 것이라는 현실적 희망을 준다. **여섯째, 지지의 제공** — 곁에 있어 주고 감정을 받아 준다. **일곱째, 초점적 문제해결** — 지금 가장 급한 한두 가지에 집중한다. **여덟째, 자기상의 회복** — 무너진 자존감이 「나는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으로 굳지 않게 한다. **⑨ 자립의 촉진** — 대신 해 주되 회복에 따라 몫을 돌려준다. 위기개입은 대개 **4~6주, 1~6회기**의 단기로 이루어지며, 이후 필요하면 다른 모델의 개입으로 넘긴다. 실천의 자리도 다르다. 기관에서 약속을 잡아 만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고, 전화와 응급실, 가정과 사고 현장에서 이루어진다. 자살예방법 제13조 제1항이 자살예방센터의 업무로 **자살위기 상시현장출동 및 대응**을 든 것도 이 성격을 보여 준다.
위기개입의 과정과 자살위기 개입
위기개입의 과정과 자살위기 개입
**길리랜드와 제임스(B. Gilliland & R. James)**는 위기개입의 과정을 **여섯 단계**로 정리했다. 순서가 있지만 직선이 아니라, **안전 확인과 지지는 전 과정에 걸쳐** 이어진다는 것이 이 모형의 특징이다. **첫째, 문제의 정의** — 클라이언트의 눈으로 지금 무엇이 문제인지 확인한다. **둘째, 안전의 확보** — 자·타해 위험과 신체적 안전을 확인하고 조치한다. 순서상 둘째이지만 실제로는 **모든 단계에서 계속** 확인한다. **셋째, 지지의 제공** — 곁에 있어 주고 감정을 받으며 혼자가 아님을 전한다. **넷째, 대안의 탐색** — 지금 쓸 수 있는 선택지를 함께 찾는다. 사고가 좁아진 상태이므로 실천가가 선택지를 정리해 보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째, 계획의 수립** — 오늘과 내일 무엇을 할지 구체적으로 정한다. **여섯째, 참여의 유도(계약)** — 그 계획을 본인이 하겠다고 확인하게 한다. **자살위기 개입**은 여기에 몇 가지가 더해진다. **직접 묻는다** —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드시나요」라고 직접 묻는 것이 원칙이며, 묻는다고 자살 위험이 높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말할 자리를 여는 것이 된다. **위험을 사정한다** — 자살 생각의 강도와 지속, **구체적인 계획과 수단**, 시도의 이력, 최근의 상실, 고립의 정도, 그리고 보호요인(돌볼 대상, 종교, 미래의 계획)을 함께 확인한다. 계획이 구체적이고 수단이 가까이 있을수록 위험이 높다. **안전계획을 세운다** — 경고 신호, 스스로 할 수 있는 대처, 연락할 사람, 전문기관의 연락처를 함께 적는다. **수단을 멀리 둔다** — 약물과 도구를 치우는 것이 실효성이 크다. **연계한다** —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2024년 1월 1일부터 기존 번호를 통합해 24시간 운영)와 자살예방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잇는다. 자살예방법 제13조 제1항은 자살예방센터가 상담, **자살위기 상시현장출동 및 대응**,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유족 지원을 수행하도록 정한다.
가족의 이해
체계로서의 가족
하위체계와 경계
하위체계와 경계
가족을 **체계**로 보면 두 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가족 안에 여러 **하위체계(subsystem)**가 있다는 것과, 그 사이와 바깥에 **경계(boundary)**가 있다는 것이다. **미누친(S. Minuchin)**의 구조적 가족치료가 이 개념을 실천의 도구로 만들었다. **하위체계**는 가족 안에서 함께 기능하는 작은 묶음이다. **부부 하위체계**는 서로를 지지하고 부모 역할의 방향을 정하며, **부모 하위체계**는 자녀를 양육하고 규칙을 세우고, **부모-자녀 하위체계**는 세대 사이의 관계를 다루며, **형제자매 하위체계**는 또래 관계를 처음 배우는 자리다. 한 사람이 여러 하위체계에 동시에 속하며, 하위체계마다 요구되는 역할이 다르다. **경계**는 누가 어떤 하위체계에 속하고 무엇이 오갈 수 있는지를 정하는 보이지 않는 선이다. 미누친은 경계를 세 가지로 나눈다. **명확한 경계(clear boundary)** — 하위체계가 구별되면서도 필요할 때 서로 통한다. 가장 기능적인 상태다. **경직된 경계(rigid boundary)** — 지나치게 닫혀 서로 오가지 못하며, 그 결과가 **유리(disengagement)**다. 각자 알아서 살고 서로에게 무관심하다. **혼돈된(밀착된) 경계(diffuse boundary)** — 지나치게 흐릿해 구별이 없으며, 그 결과가 **밀착(enmeshment)**이다. 한 사람의 일이 곧 모두의 일이 되고 개인의 자율성이 사라진다. **외부와의 경계**도 같은 축으로 본다. 지나치게 닫힌 가족은 도움이 들어오지 못하고, 지나치게 열린 가족은 정체성과 규칙이 흔들린다. 실천에서 흔히 만나는 문제는 **세대 간 경계의 붕괴**다 — 자녀가 부모의 배우자 역할을 떠맡거나(부모화), 한쪽 부모와 자녀가 연합해 다른 부모를 배제하는 구도가 그것이다.
순환적 인과성과 가족항상성
순환적 인과성과 가족항상성
**순환적 인과성(circular causality)**은 가족 안의 일을 **원인과 결과의 직선**이 아니라 **서로 물고 도는 고리**로 보는 관점이다. 「남편이 늦게 들어와서 아내가 잔소리를 한다」와 「아내가 잔소리를 해서 남편이 늦게 들어온다」가 모두 맞고 모두 부분적이라는 것이다. 시작점을 어디로 잡느냐는 각자의 자리에 따라 달라지며, 이것을 **구두점(punctuation)의 차이**라 한다. 이 관점이 실천에 주는 것은 셋이다. **첫째, 범인 찾기를 그만두게 한다** — 누구 때문인지 가리는 대신 어떤 고리가 돌고 있는지를 본다. **둘째, 개입의 지점이 여럿이 된다** — 고리 어느 자리든 끊으면 전체가 달라지므로, 가장 바꾸기 쉬운 자리부터 손댈 수 있다. **셋째, IP(지목된 환자)를 다시 본다** —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한 사람은 원인이 아니라 **고리의 한 마디**이며, 그 증상이 가족 안에서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를 묻게 된다. **가족항상성(family homeostasis)**은 가족이 흔들려도 **익숙한 균형으로 돌아가려는 성질**이다. 규칙과 역할, 주고받는 방식이 오랜 시간에 걸쳐 자리 잡았기 때문에, 아무리 불편해도 그 상태가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개입이 잘 진행되다가 몇 주 뒤 되돌아가는 일은 이 성질의 작동이며, 실패가 아니라 예측 가능한 국면이다. 항상성을 유지하는 장치가 **환류(feedback)**다. 변화를 줄여 지금 상태를 지키는 **부적 환류**와 변화를 키우는 **정적 환류**가 있는데, 이름과 달리 좋고 나쁨의 뜻이 아니다. 가족 개입은 결국 **부적 환류를 뚫고 정적 환류를 만들어 새 균형으로 옮기는** 일이며, 그래서 변화가 일으킬 파장까지 미리 다루어야 한다.
가족규칙·가족신화와 가족생활주기
가족규칙·가족신화와 가족생활주기
가족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모두가 따르는 **규칙**이 있고,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공유되는 **믿음**이 있으며, 시간에 따라 지나가는 **생활주기**가 있다. **가족규칙(family rules)**은 「이 집에서는 이렇게 한다」는 반복되는 약속이다. 대부분 **명시되지 않은 암묵적 규칙**이며, 말로 정한 적이 없는데도 모두가 지킨다. 「돈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화나면 모두 조용히 한다」, 「힘든 일은 밖에 말하지 않는다」 같은 것들이다. 규칙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고 가족을 굴러가게 하는 장치이지만,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그대로 남으면** 문제가 된다. **가족신화(family myth)**는 가족이 공유하는 **왜곡되거나 굳어진 믿음**이다. 「우리 집은 화목하다」, 「어머니가 없으면 이 집은 안 돌아간다」, 「막내는 원래 약하다」처럼 사실과 다르거나 일부만 맞는 이야기가 반복되면서 굳는다. 신화는 가족의 결속을 지켜 주기도 하지만, **현실을 보지 못하게 막고 특정 구성원에게 역할을 고정**시킨다. **가족생활주기(family life cycle)**는 가족이 시간에 따라 지나가는 단계다. **카터와 맥골드릭(B. Carter & M. McGoldrick)**의 정리가 널리 쓰이며, **결혼 전 성인기 → 결혼과 부부체계 형성 →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 → 청소년 자녀가 있는 가족 → 자녀의 독립 → 노년기 가족**으로 나눈다. 각 단계는 **과업**과 **위기**를 함께 갖는다. 특히 **단계와 단계 사이의 전환기**에 문제가 잘 생기는데, 이전 단계의 규칙과 역할이 다음 단계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의 실천에서는 이 주기를 **표준으로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비혼, 이혼과 재혼, 한부모, 무자녀, 조손 가족은 이 순서를 따르지 않으며, 각자의 전환기를 갖는다.
가족사정
가족사정의 뜻과 차원
가족사정의 뜻과 차원
**가족사정(family assessment)**은 가족을 **하나의 체계로 보고** 그 구조와 관계, 기능과 자원을 이해해 개입의 방향을 정하는 작업이다. 개인 사정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초점이 사람이 아니라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보는 차원은 대체로 다섯이다. **첫째, 구조** — 누가 가족인지, 하위체계가 어떻게 나뉘어 있는지, **경계**가 명확한지 경직되었는지 흐릿한지를 본다. 세대 간 경계의 붕괴가 여기서 드러난다. **둘째, 관계와 상호작용** — 누구와 누가 가깝고 갈등하며 단절되어 있는지, 어떤 **고리**가 반복되는지, 힘은 어디에 있는지를 본다. **셋째, 의사소통** —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는지, 말과 표정이 일치하는지,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다루는지를 본다. **넷째, 규칙과 신념** — 암묵적 **가족규칙**, 굳어진 **가족신화**, 역할의 배치, 그리고 그것이 지금 상황에 맞는지를 본다. **다섯째, 생애주기와 생애사건** — 지금 어느 단계에 있고 어떤 전환기를 지나고 있는지, 최근에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를 본다. 여기에 **여섯째, 자원과 환경**이 더해진다. 가족 안의 강점, 확대가족과 이웃, 이용 중이거나 이용 가능한 서비스, 그리고 소득·주거·건강 같은 물질적 조건이다. 가족사정에는 개인 사정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 **누구의 말을 사실로 볼 것인가** — 같은 사건을 두고 진술이 갈리며, 그 갈림 자체가 정보다. **누구를 클라이언트로 볼 것인가** — 이해가 서로 다를 수 있다. **어떤 자리에서 만날 것인가** — 함께 만날 때와 따로 만날 때 나오는 이야기가 다르다. 그래서 가족사정은 **여러 자리에서, 여러 번에 걸쳐** 이루어진다. 도구도 여럿을 겹쳐 쓴다. 세대를 그리는 **가계도**, 지금의 관계망을 그리는 **생태도**, 지지의 종류와 방향을 표로 만드는 **사회관계망표**, 그리고 말이 아닌 몸으로 구조를 드러내는 **가족조각**이 그것이다. 어느 하나로 가족 전체가 잡히지 않으므로 축이 다른 도구를 함께 쓴다.
가계도
가계도
**가계도(genogram)**는 가족사정의 대표 도구로, **3세대 이상의 가족 구조와 관계, 그리고 세대를 거쳐 반복되는 무늬**를 한 장에 담는다. 보웬의 다세대 관점에서 자라 **맥골드릭과 거슨**이 표기법을 정리했다. 가계도에서 **읽어 내는 것**은 네 층이다. **첫째, 구조** — 세대의 구성, 혼인과 이혼·재혼, 자녀의 수와 출생 순위, 사망과 상실이다. 여기서 **하위체계와 경계**의 밑그림이 나온다. **둘째, 관계의 질** — 밀착·융합·갈등·단절을 관계선으로 표시한 층이며, 가계도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구조만 그리고 관계선을 빠뜨리면 가족관계도에 그친다. **셋째, 반복되는 무늬** — 세대를 건너 되풀이되는 것들이다. 이혼·중독·폭력·질병·이른 사망 같은 사건의 반복, 「맏이가 부모를 떠맡는다」 같은 **역할의 배치**, 「남자는 감정을 말하지 않는다」 같은 규칙의 전수가 여기에 든다. **넷째, 삼각관계** — 두 사람 사이의 긴장이 제3자를 끌어들여 안정되는 구도로, 보웬이 특히 주목한 자리다. 부부 갈등에 자녀가 끌려 들어온 삼각관계가 가장 흔하다. **생애사건**을 함께 적으면 층이 하나 더 생긴다. 이주·실직·사고·질병·사별의 연도를 적어 두면 문제의 시작 시점과 겹치는 사건이 드러난다. 실무에서 가계도는 **가족과 함께 그린다.** 그리는 과정에서 면담만으로는 나오지 않던 이야기가 딸려 나오고, 가족이 자기 가족을 밖에서 보는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반복되는 무늬는 가설이지 결론이 아니다** — 확정해 말하면 통찰이 아니라 무력감을 심는다. 쓰이는 자리도 가족치료에 한정되지 않는다. 아동·노인 사례에서 **부양과 돌봄의 배치**를 확인할 때, 위기 상황에서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을 찾을 때, 그리고 사례를 인계할 때 관계의 지도를 전하는 수단으로도 쓰인다. 이때는 3세대를 다 그리지 않고 필요한 범위만 그리는 약식이 흔하다.
생태도와 사회관계망표
생태도와 사회관계망표
가계도가 **세대(시간)**를 그린다면, **생태도**와 **사회관계망표**는 **지금의 관계망(공간)**을 다룬다. 둘은 같은 대상을 보되 **그림으로 보느냐 표로 따지느냐**가 다르다. **생태도(eco-map)**는 하트먼이 제안한 도구로, 가운데에 가족을 놓고 바깥에 학교·직장·병원·친척·이웃·종교·공공기관을 원으로 배치한 뒤 선으로 잇는다. 선의 굵기와 모양이 관계의 질을, 화살표가 에너지의 방향을 나타낸다. 강점은 **한눈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 아무 선도 닿지 않은 방향이 개발해야 할 자원이고, 한쪽으로만 향한 화살표가 소진의 자리를 알려 준다. **사회관계망표(social network grid)**는 **트레이시와 휘태커(E. Tracy & J. Whittaker)**가 정리한 도구로, 관계망을 **표로 따진다.** 관계망에 속한 사람을 세로로 늘어놓고 가로에 항목을 둔다 — **생활 영역**(가족, 친척, 직장, 이웃, 기관 등), **지지의 종류**(정서적 지지·구체적 지지·정보와 조언), **지지의 방향**(주기만 하는가, 받기만 하는가, 주고받는가), **친밀도**, **접촉 빈도**, **알고 지낸 기간**, 그리고 **비판적인 정도**다. 두 도구는 **함께 쓸 때 값이 커진다.** 생태도는 전체 그림과 빈 방향을 보여 주지만 관계의 내용까지는 담지 못하고, 사회관계망표는 지지의 종류와 방향을 세밀하게 따지지만 한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실무에서는 생태도로 먼저 그려 보고, 중요한 관계에 대해 관계망표로 따지는 순서가 흔하다. 특히 사회관계망표의 **「비판적인 정도」** 항목이 중요하다. 관계가 있다고 다 지지가 되는 것이 아니며, 자주 만나지만 비판이 많은 관계는 오히려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가족조각과 가족그림
가족조각과 가족그림
말로 하는 사정에는 한계가 있다. 가족은 익숙한 설명을 되풀이하고, 말솜씨가 좋은 사람의 이야기가 그림을 지배하며, 아이는 아예 말할 자리를 얻지 못한다. **가족조각**과 **가족그림**은 그 한계를 넘기 위해 **말이 아닌 방식으로** 가족의 구조를 드러내는 도구다. **가족조각(family sculpting)**은 가족 구성원을 **공간에 배치해 관계를 몸으로 표현하게** 하는 기법이다. **사티어(V. Satir)**의 경험적 가족치료에서 널리 쓰였다. 한 사람이 **조각가**가 되어 다른 구성원을 세우는데, 거리·방향·높이·자세·표정으로 관계를 나타낸다. 가까이 붙여 세우면 밀착이고, 등을 돌려 세우면 단절이며, 의자 위에 올려 세우면 힘의 위치가 드러난다. 진행은 대체로 넷이다. **첫째, 조각가를 정하고 배치하게 한다.** **둘째, 각자 그 자세로 잠시 머무르며 느낌을 확인한다** — 「그 자리에서 무엇이 느껴지세요」가 핵심 물음이다. **셋째, 느낌을 나눈다** — 같은 배치를 두고 사람마다 전혀 다른 경험을 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넷째, 원하는 조각을 만들어 본다** — 「어떻게 되면 좋겠는지」를 다시 배치하게 하면 그것이 곧 목표의 장면이 된다. **가족그림(family drawing)**은 가족을 그림으로 그리게 하는 방법이다. 누구를 크게 그렸는지, 누가 빠졌는지, 누구와 누가 붙어 있고 무엇이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가족이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 장면을 그리게 하는 **동적 가족화(KFD)**도 함께 쓰인다. 두 도구의 공통점은 **아동과 언어 표현이 어려운 사람에게 특히 유용하다**는 것, 그리고 **사정이면서 동시에 개입**이라는 것이다. 몸과 그림으로 드러난 것은 부인하기 어렵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감정이 움직인다.
가족실천
다세대모델
보웬 ① 자아분화와 삼각관계
보웬 첫째 자아분화와 삼각관계
**보웬(M. Bowen)**의 **다세대 가족치료**는 지금의 문제를 한 세대 안에서 보지 않고 **여러 세대에 걸친 정서 과정**에서 본다. 여덟 가지 개념으로 이루어지며, 그 가운데 **자아분화**와 **삼각관계**가 뼈대다. **자아분화(differentiation of self)**는 두 겹의 분화를 뜻한다. **첫째, 지적 체계와 정서적 체계의 분화** —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생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도다. **둘째, 자기와 타인의 분화** — 가족의 정서에 융합되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도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다. 보웬은 이것을 0에서 100까지의 눈금으로 설명했는데, 실제 척도라기보다 **정도의 문제**임을 나타내는 장치다. 분화가 낮은 상태가 **융합(fusion)**이다. 가족의 감정이 곧 자기 감정이 되고, 남의 반응에 따라 자기 상태가 정해지며, 갈등 앞에서 생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반대로 **거짓 분화**도 있다 — 관계를 끊어 버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것으로, 겉으로는 독립적으로 보이지만 실은 융합의 다른 얼굴이다. 참된 분화는 **가까이 있으면서도 자기로 남는 것**이다. **삼각관계(triangle)**는 두 사람 사이의 긴장이 높아질 때 **제3자를 끌어들여 안정되는** 구도다. 보웬은 두 사람 관계가 불안정한 최소 단위이고 삼각관계가 안정된 최소 단위라고 보았다. 문제는 그 안정이 **끌려 들어온 사람의 부담**으로 유지된다는 점이며, 부부 갈등에 자녀가 끌려 들어오는 것이 가장 흔한 모양이다. 분화 수준이 낮을수록 삼각관계에 잘 빠지고, 삼각관계에 오래 놓일수록 분화가 어려워진다. 두 개념이 서로를 강화하는 고리를 이루며, 개입은 이 고리를 끊는 **탈삼각화**에서 시작한다.
보웬 ② 가족투사·정서적 단절·다세대 전수
보웬 둘째 가족투사·정서적 단절·다세대 전수
보웬의 여덟 개념 가운데 자아분화와 삼각관계를 뺀 나머지는 **분화의 낮음이 세대를 건너 전해지는 경로**를 설명한다. **핵가족 정서과정(nuclear family emotional process)** — 부부의 분화가 낮으면 그 긴장이 네 가지 가운데 하나로 나타난다. **부부 갈등**, **한쪽 배우자의 신체적·정서적 증상**, **자녀에게로의 투사**, 그리고 **정서적 거리 두기**다. 어느 통로로 나가느냐는 가족마다 다르지만, 긴장의 총량은 어딘가로 반드시 흘러나간다. **가족투사과정(family projection process)** — 부모가 자신의 미분화와 불안을 **특정 자녀에게 옮겨 놓는** 과정이다. 대개 한 자녀에게 집중되며, 부모가 그 아이를 유난히 걱정하고 → 아이가 그 걱정에 맞게 반응하고 → 부모의 걱정이 확인되는 순환이 돈다. 그 결과 그 자녀는 **형제 가운데 분화 수준이 가장 낮게** 자란다. **정서적 단절(emotional cutoff)** — 원가족과의 해결되지 않은 융합을 **거리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물리적으로 멀어지거나 연락을 끊거나, 함께 있어도 속을 말하지 않는 형태를 띤다. 단절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미루며, 그 미완의 정서는 새로 만든 가족에서 되살아난다. **다세대 전수과정(multigenerational transmission process)** — 분화 수준이 세대를 거쳐 전해지는 과정이다. 투사를 많이 받은 자녀가 비슷한 분화 수준의 배우자를 만나 다시 자녀에게 투사하는 식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낮아질 수 있다. 여기에 출생 순위와 성별에 따른 성격 경향을 보는 **형제자매 위치(sibling position)**, 그리고 사회 전체의 불안이 가족의 정서 과정에 영향을 준다는 **사회적 정서과정(societal emotional process)**이 더해진다.
구조적모델
미누친 ① 가족구조와 경계
미누친 첫째 가족구조와 경계
**미누친(S. Minuchin)**의 **구조적 가족치료**는 증상을 개인의 것이 아니라 **가족구조의 산물**로 본다. 구조가 바뀌면 증상도 바뀐다는 것이 이 모델의 전제이며, 그래서 개입의 대상은 **지금 눈앞에서 오가는 구조**다. **가족구조(family structure)**는 가족 구성원이 상호작용하는 **되풀이되는 방식**이다. 누가 누구에게 말하고, 누가 결정하며, 누가 누구 편에 서는지가 반복되면서 보이지 않는 틀이 만들어진다. 이 틀은 규칙처럼 작동하지만 아무도 정한 적이 없다. 구조를 이루는 축이 셋이다. **첫째, 경계(boundary)** — 하위체계 사이와 바깥을 가르는 선이며, **명확·경직·혼돈**의 세 상태로 나타난다. 경직된 경계의 결과가 **유리**, 혼돈된 경계의 결과가 **밀착**이다. **둘째, 위계(hierarchy)** — 누가 결정권을 갖는가의 배치다. 부모 하위체계가 자녀보다 위에 있는 것이 기능적이며, 이것이 뒤집히거나 흐려지면 문제가 생긴다. **셋째, 제휴(alignment)** — 누가 누구와 함께 서는가이다.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동맹(alliance)**과, 제3자에 맞서기 위해 손잡는 **연합(coalition)**으로 나뉜다. 특히 세대를 가로지르는 연합 — 한쪽 부모와 자녀가 다른 부모에 맞서는 구도 — 이 문제의 전형이다. 미누친은 이 구조를 **가족지도(family mapping)**로 그린다. 기호로 경계의 상태(명확·경직·밀착)와 갈등·연합·우회를 표시해, 지금의 구조와 개입 뒤의 구조를 견줄 수 있게 한다. 구조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생애주기에 따라 조정되어야** 한다. 유아기에 맞던 밀착이 청소년기에는 발달을 막으며, 그 조정에 실패한 자리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미누친 ② 합류·실연·경계만들기·긴장 고조
미누친 둘째 합류·실연·경계만들기·긴장 고조
구조적 가족치료의 기법은 모두 **지금 이 자리에서 구조를 바꾸는** 데로 향한다. 이야기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게 하고 그 자리에서 개입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합류(joining)**는 실천가가 가족 체계 안으로 들어가 받아들여지는 과정이다. 세 가지 방식이 있다. **적응(accommodation)** — 가족의 말투와 속도, 규칙에 맞춘다. **따라가기(tracking)** — 가족이 쓰는 내용과 표현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잇는다. **흉내내기(mimesis)** — 가족의 정서적 분위기와 행동 양식에 자신을 맞춘다. 합류가 되지 않으면 어떤 기법도 통하지 않으므로 **모든 개입의 전제**가 된다. **실연(enactment)**은 문제 상황을 **말로 설명하게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해 보게** 하는 것이다. 「어떻게 다투시는지 지금 한번 해 보시겠어요」로 시작하며, 실천가는 그 상호작용을 관찰하고 필요한 지점에서 개입한다. 설명은 다듬어지지만 실연은 구조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경계 만들기(boundary making)**는 하위체계 사이의 선을 다시 긋는 작업이다. 자리를 옮겨 앉게 하고, 「그 이야기는 두 분이 직접 해 보세요」로 대화의 통로를 바꾸며, 「어머니 대신 아드님이 말해 보시겠어요」로 대리 발언을 막는다. 물리적 배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구조가 흔들린다. **긴장 고조(increasing intensity)**는 가족이 늘 하던 방식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압력을 높이는** 것이다. 같은 말을 반복하게 하거나, 시간을 늘려 그 상호작용을 계속하게 하거나, 목소리와 자세로 강도를 올린다. **균형 깨뜨리기(unbalancing)**는 실천가가 의도적으로 한쪽 편에 서서 굳은 배치를 흔드는 기법이며, 여기에 문제를 다르게 보게 하는 **재구성(reframing)**이 함께 쓰인다.
전략적모델
헤일리 ① 역설적 지시와 치료적 이중구속
헤일리 첫째 역설적 지시와 치료적 이중구속
**전략적 가족치료(strategic family therapy)**는 **헤일리(J. Haley)**와 MRI 집단, 그리고 **마다네스(C. Madanes)**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원인을 이해시키는 데 관심을 두지 않고 **증상을 없애는 전략을 설계**하는 데 집중한다는 점에서 다른 모델과 갈린다. 전제는 둘이다. **첫째, 증상은 관계 안에서 기능한다** — 증상은 개인의 병이 아니라 관계에서 **통제와 힘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작동한다. 아픈 사람이 가족을 움직이고, 그 대가로 자기 자리를 잃는다. **둘째, 위계의 혼란이 문제다** — 부모가 자녀를 통제하지 못하고 자녀가 증상으로 가족을 움직이는 배치가 대표적이다. 개입의 중심은 **지시(directive)**다. 회기 안의 대화보다 **회기 밖에서 무엇을 하게 하는가**가 변화를 만든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시는 두 갈래다. **직접적 지시**는 그대로 따르면 효과가 나는 과제이고, **역설적 지시(paradoxical directive)**는 겉으로 보기에 문제를 유지하거나 키우라고 하는 지시다. 역설적 지시의 대표가 **증상처방(prescribing the symptom)**이다. 「불면이 걱정이시면 오늘 밤은 일부러 깨어 있어 보세요」처럼 증상을 일부러 해 보라고 한다. 여기서 **치료적 이중구속(therapeutic double bind)**이 생긴다 — 지시를 따르면 증상이 **통제 가능한 것**이 되고, 따르지 않으면 증상이 사라진다. 어느 쪽이든 변화가 일어나는 구조다. **제지(restraining)**는 반대 방향의 역설로, 「너무 빨리 변하지 마세요」, 「아직은 바꾸지 않는 편이 낫겠습니다」라고 속도를 늦춘다. 변화에 대한 저항을 실천가 쪽이 대신 맡아, 가족이 변화의 편에 서게 만드는 기법이다.
헤일리 ② 순환질문·재구성·고된 체험
헤일리 둘째 순환질문·재구성·고된 체험
전략적 흐름에는 헤일리 외에도 이탈리아의 **밀란(Milan) 집단**이 있다. **셀비니-팔라촐리(M. Selvini-Palazzoli)** 등이 이끌었으며, 이들이 정리한 기법과 원칙이 전략적 접근과 함께 소개된다. **순환질문(circular question)**은 밀란 집단의 대표 기법이다. 한 사람에게 **다른 사람에 대해, 또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묻는 방식이다. 「어머니가 화를 내시면 아버지는 무엇을 하시나요」, 「두 분이 다투실 때 동생은 어디에 있나요」, 「누가 이 일을 가장 걱정한다고 보세요」처럼 묻는다. 효과가 셋이다 — **관계가 드러나고**, 각자가 **다른 사람의 관점을 처음 듣게** 되며, 직선적 인과에서 벗어나 **순환적 인과**를 보게 된다. 밀란 집단은 세 가지 원칙도 남겼다. **가설 설정(hypothesizing)** — 만나기 전에 팀이 가족에 대한 잠정적 설명을 세우고 면담에서 확인·수정한다. **순환성(circularity)** — 순환질문으로 관계의 고리를 따라간다. **중립성(neutrality)** —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어느 결론에도 매이지 않는다. **재구성(reframing)**과 **긍정적 의미부여(positive connotation)**는 같은 사실에 다른 틀을 씌우는 기법이다. 특히 긍정적 의미부여는 증상까지 포함해 가족의 행동에 **가족을 지키려는 뜻**을 붙여 준다 — 「아이가 아픈 것은 부모님이 함께 있게 하려는 애씀으로 보입니다」처럼. 비난을 걷어 내 저항을 줄이고, 동시에 그 행동을 다시 볼 자리를 만든다. **시련(고된 체험, ordeal)**은 헤일리의 기법으로, 증상을 유지하는 것보다 **더 번거로운 일**을 증상에 붙이는 것이다.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새벽에 일어나 청소를 하게 하는 식이며, 증상을 유지하는 값을 올려 스스로 놓게 만든다.
경험적모델
사티어 ① 의사소통 유형 다섯
사티어 첫째 의사소통 유형 다섯
**사티어(V. Satir)**의 **경험적 가족치료**는 가족의 문제를 **낮은 자아존중감**과 **역기능적 의사소통**에서 찾는다. 이론을 설명하기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을 개입의 방법으로 삼는다. 사티어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사람이 쓰는 의사소통 방식을 다섯으로 나누었다. 가르는 기준은 **자기(self)·타인(other)·상황(context)** 셋 가운데 무엇을 무시하는가이다. **첫째, 회유형(placating)** — **자기를 무시**하고 타인과 상황만 존중한다. 늘 사과하고 동의하며 상대의 비위를 맞춘다. 갈등을 피하지만 자기가 사라진다. **둘째, 비난형(blaming)** — **타인을 무시**하고 자기와 상황만 존중한다. 남을 탓하고 지시하며 강해 보이지만 그 아래에는 외로움이 있다. **셋째, 초이성형(super-reasonable)** — **자기와 타인을 모두 무시**하고 **상황만** 존중한다. 감정을 배제하고 논리와 원칙만 말하며, 옳은 말을 하지만 사람은 닿지 못한다. **넷째, 산만형(irrelevant)** — **자기·타인·상황을 모두 무시**한다. 화제를 돌리고 농담으로 넘기며 초점을 흩뜨린다. 긴장을 피하지만 아무것도 다루어지지 않는다. **다섯째, 일치형(congruent)** — **셋을 모두 존중**한다. 자기가 느끼는 것과 말하는 것이 일치하고, 상대를 존중하며, 상황에 맞게 표현한다. 사티어가 겨눈 목표가 이 자리이며, 앞의 넷은 **자기가치감이 위협받을 때 나오는 생존 방식**으로 이해된다. 네 유형은 성격이 아니라 **스트레스 상황에서 나오는 대처**다. 평소에는 일치형으로 말하다가 위협을 느끼면 익숙한 유형으로 돌아가며, 가족 안에서 서로의 유형이 물려 고리를 이룬다.
사티어 ② 가족조각과 자아존중감 향상
사티어 둘째 가족조각과 자아존중감 향상
사티어 모델의 개입은 **말이 아니라 경험**을 만드는 데 있다. 통찰을 설명해 주는 대신 지금 이 자리에서 다른 방식을 **몸으로 겪게** 하며, 그 경험이 변화를 만든다고 본다. **가족조각(family sculpting)**이 대표 기법이다. 가족을 공간에 배치해 관계를 몸으로 드러내고, 그 자세로 머무르며 느낌을 확인한 뒤, **원하는 배치**를 다시 만들어 본다. 여기에 의사소통 유형을 얹어 **자세로 표현**하기도 한다 — 회유형은 무릎을 꿇고 올려다보게, 비난형은 손가락질하며 서게, 초이성형은 팔짱을 끼고 굳게, 산만형은 계속 움직이게 한다. 유형을 몸으로 취해 보면 말로 설명할 때보다 훨씬 빠르게 그 자리의 느낌이 전달된다. **빙산 탐색(iceberg)**은 겉으로 드러난 행동 아래를 층층이 살피는 도구다. 수면 위의 **행동과 대처 방식** 아래에 **감정**, 그 아래 **감정에 대한 감정**, **지각과 신념**, **기대**, **열망**, 그리고 가장 아래에 **자기(self)**가 놓인다. 표면의 행동을 다투는 대신 아래층을 함께 내려가 보는 것이 이 모델의 방식이다. **자아존중감의 향상**이 이 모델의 궁극적 목표다. 사티어는 자기가치감이 낮을 때 앞의 네 유형이 나온다고 보았으므로, 개입은 증상이 아니라 **자기를 대하는 방식**을 겨눈다. 여기에 쓰이는 것이 **재정의**, **인정과 칭찬**, **자원의 확인**, 그리고 **원가족 도표**를 통한 이해다. 실천가의 자리도 다르다. 전문가로서 해석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경험하는 동반자**이며, 자신의 일치성이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된다. 「실천가 자신이 곧 개입의 도구」라는 말이 이 모델에서 가장 뚜렷하다. **원가족 도표(family map)**와 **원가족 삼인군 작업**도 함께 쓰인다. 지금의 의사소통 유형이 원가족에서 어떻게 익혀졌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작업이며, 보웬의 다세대 관점과 만나는 자리다. 다만 사티어 모델은 그것을 분석하기보다 **다시 겪어 보게 하는** 방식으로 다룬다.
집단의 유형
치료집단 — 지지·교육·성장·치유·사회화
치료집단 — 지지·교육·성장·치유·사회화
**집단대상 실천**에서 집단은 **성원의 욕구를 다루는 치료집단**과 **과업의 달성을 겨누는 과업집단**으로 크게 나뉜다. **토슬랜드와 리바스(R. Toseland & R. Rivas)**의 분류가 널리 쓰이며, 치료집단은 다시 다섯으로 갈린다. **첫째, 지지집단(support group)** —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모여 **경험을 나누고 서로를 떠받친다**. 목표는 대처 능력의 향상과 고립의 해소이며, 사별 가족 모임, 암 환자와 보호자 모임, 이혼 가정 아동 모임이 예다. 성원 사이의 **공감과 상호 지지**가 개입의 힘이다. **둘째, 교육집단(educational group)** — **정보와 기술을 전달**한다. 예비부모 교실, 당뇨 자기관리 교육, 치매 가족 교육이 예이며, 강의와 토의가 함께 쓰인다. 성원 사이의 상호작용보다 **내용의 전달**이 중심이다. **셋째, 성장집단(growth group)** —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잠재력의 개발과 자기 인식의 확장**을 겨눈다. 청소년 리더십 집단, 은퇴 준비 집단, 부부 관계 향상 집단이 예다. 병리가 아니라 **가능성**에 초점을 둔다는 점이 특징이다. **넷째, 치유집단(therapy group)** — **행동의 변화와 문제·증상의 완화**를 겨눈다. 중독 회복 집단, 분노 조절 집단, 정신재활 집단이 예이며, 다섯 유형 가운데 **전문성이 가장 많이 요구**된다. **다섯째, 사회화집단(socialization group)** — **사회적 기술과 역할의 학습**을 통해 관계와 적응을 돕는다. 활동과 놀이, 캠프처럼 **경험을 매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며, 아동·청소년 집단과 정신재활의 사회기술훈련이 여기에 든다.
과업집단과 자조집단
과업집단과 자조집단
**과업집단(task group)**은 성원 개인의 변화가 아니라 **맡겨진 과업의 달성**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다. 조직과 지역사회 안에서 결정을 내리고 계획을 세우며 문제를 푸는 자리에 놓인다. 토슬랜드와 리바스는 과업집단을 목적에 따라 세 갈래로 나눈다. **첫째, 조직의 욕구를 다루는 집단** — **위원회**, **행정집단**, **협의체(delegate council)**가 여기에 든다. **둘째, 클라이언트의 욕구를 다루는 집단** — **팀**, **사례회의(치료회의)**, **직원개발집단**이 해당하며, 통합사례회의가 대표적이다. **셋째, 지역사회의 욕구를 다루는 집단** — **사회행동집단**, **연합체**, **위원회**가 여기에 놓인다. 과업집단의 운영은 치료집단과 다르다. **성과가 산출물로 확인되고**(계획서, 결정, 보고서), **역할과 절차가 정해져 있으며**(의장, 서기, 의사결정 규칙), **정서보다 과제 중심**으로 진행된다. 다만 과업집단에서도 집단역동은 작동하므로, 응집력이 낮거나 하위집단이 생기면 결정이 늦어지고 실행이 되지 않는다. **자조집단(self-help group)**은 **같은 문제를 겪는 당사자들이 스스로 모여 서로를 돕는** 집단이다. 익명의 알코올중독자 모임, 정신장애인 당사자 모임, 희귀질환 가족 모임이 예다. 지지집단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누가 이끄는가**이다. 지지집단은 전문가가 운영하지만 자조집단은 **당사자가 스스로 이끌며**, 전문가는 초기 형성을 돕거나 자원을 연결하는 **간접적 역할**에 머문다. 여기서 작동하는 힘이 **경험적 지식(experiential knowledge)**과 **도움을 주는 사람이 가장 많이 얻는다**는 원리다.
집단역동
집단역동의 구성요소
집단역동의 구성요소
**집단역동(group dynamics)**은 집단 안에서 작동하는 **힘의 흐름**이다. 성원 사이에 오가는 것, 자리와 역할의 배치, 눈에 보이지 않는 규범이 모여 집단을 움직이며, 실천가가 다루는 것은 개별 성원이 아니라 **이 역동**이다. 구성요소는 대체로 일곱으로 정리된다. **첫째,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의 유형** — 말이 오가는 길의 모양이다. **둘째, 목적** — 집단의 목적과 성원 개인의 목적이 얼마나 맞물려 있는가. **셋째, 응집력** — 성원들이 집단에 남아 있고자 하는 힘이다. **넷째, 하위집단** — 집단 안에 생기는 작은 무리이며, 자연스럽게 생기지만 배타적이 되면 전체를 흔든다. **다섯째, 지위와 역할** — 누가 어떤 자리에 놓이고 어떤 역할을 맡는가이다. 리더, 중재자, 침묵하는 사람, 반대자, 희생양처럼 역할이 굳는 일이 흔하다. **여섯째, 집단규범과 문화** — 「여기서는 이렇게 한다」는 암묵적 약속과 공유된 가치다. **일곱째, 긴장과 갈등** — 집단에 반드시 생기며, 다루기에 따라 응집력을 키우기도 무너뜨리기도 한다. **상호작용의 유형**은 네 가지로 나누어 본다. **원형(순번식)**은 성원이 차례로 돌아가며 말하는 형태로, 모두 발언하지만 자발성이 낮다. **지도자 중심형(maypole)**은 실천가와 각 성원이 개별로 주고받는 형태로, 성원 사이의 상호작용이 없다. **뜨거운 자리형(hot seat)**은 한 성원에게 집중해 다루는 형태이며, **자유부동형(free-floating)**은 성원들이 자유롭게 주고받는 형태다. 집단 운영의 목표는 대체로 **지도자 중심형에서 자유부동형으로 옮겨 가는 것**이다. 성원 사이에서 오가는 것이 늘어야 집단이 집단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집단응집력과 집단문화·규범
집단응집력과 집단문화·규범
**집단응집력(group cohesion)**은 성원들이 **그 집단에 남아 있고자 하는 힘**이다. 개인 상담에서 관계가 하는 몫을 집단에서는 응집력이 맡는다고 할 만큼 중요하며, 얄롬도 이것을 치료적 효과 요인의 하나로 꼽았다. 응집력이 높으면 나타나는 것이 있다. 출석이 안정되고, **자기 개방**이 깊어지며, 서로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받고, 집단의 규범이 잘 지켜지며, 어려움이 있어도 견딘다. 반대로 낮으면 결석과 지각이 늘고 대화가 표면에 머문다. 응집력을 키우는 조건은 몇 가지다. **성원의 욕구가 집단에서 채워지는 경험**, **적절한 크기와 동질성**, **분명한 목적의 공유**, **초기의 성공 경험**, **밖으로부터의 인정**, 그리고 **적절히 다루어진 갈등**이다. 마지막 항목이 중요한데, 갈등을 피한 집단보다 **갈등을 겪고 넘어선 집단**의 응집력이 더 높다. 다만 응집력이 지나치면 문제가 생긴다. **집단사고(groupthink)**로 반대 의견이 억눌리고, 밖에 대해 배타적이 되며, 집단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 정작 다룰 문제를 피하게 된다. **집단규범(group norm)**은 「여기서는 이렇게 한다」는 암묵적 약속이다. 발언의 순서, 감정을 어디까지 드러낼지, 지각과 결석을 어떻게 다룰지가 아무도 정하지 않았는데 정해진다. **집단문화(group culture)**는 그보다 넓은 것으로, 집단이 공유하는 **가치와 신념**이다. 규범은 초기에 만들어져 굳으므로 **첫 회기의 몇 마디가 오래 간다.** 그래서 실천가는 초기에 지켜야 할 규범 — 비밀보장, 서로 존중하기, 판단하지 않기, 발언의 자유 — 을 성원들과 **함께 정해** 명시적 규범으로 세워 둔다.
얄롬의 치료적 효과 요인
얄롬의 치료적 효과 요인
**얄롬(I. Yalom)**은 집단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을 **열한 가지 치료적 효과 요인**으로 정리했다. 집단이 개인 개입보다 나은 자리가 어디인지를 설명하는 목록이다. **첫째, 희망의 고취** — 나아진 사람을 눈앞에서 보는 것이 「나도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만든다. **둘째, 보편성** — 「나만 이런 줄 알았다」가 깨지는 경험이며, 실천가의 말보다 옆 사람의 이야기가 훨씬 강하게 작동한다. **셋째, 정보전달** — 실천가의 교육과 성원들이 주고받는 조언·경험을 함께 가리킨다. **넷째, 이타심** — 늘 받기만 하던 사람이 **남에게 도움이 되는 경험**을 하며 자기가치감이 달라진다. **다섯째, 1차 가족집단의 교정적 재현** — 집단이 원가족과 닮은 자리가 되어, 그때 겪은 관계를 **다르게 다시 겪어 보는** 경험이다. **여섯째, 사회기술의 개발** — 관계 맺는 기술을 안전한 자리에서 익힌다. **일곱째, 모방행동** — 실천가와 다른 성원의 방식을 보고 배운다. **여덟째, 대인관계 학습** — 얄롬이 가장 무게를 둔 요인이다. 집단은 축소된 사회여서 밖에서 겪는 관계의 무늬가 그 안에서도 나타나며(**사회의 축소판**), 그것을 **지금 여기서** 피드백으로 확인하고 다르게 해 볼 수 있다. **⑨ 집단응집력** — 소속되고 받아들여지는 경험 자체가 치료적으로 작동한다. **⑩ 정화(카타르시스)** — 억눌린 감정을 안전한 자리에서 내보내는 것이며, 다만 쏟아 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응집력 위에서 다루어져야** 효과가 남는다. **⑪ 실존적 요인** — 삶의 유한함과 책임, 결국은 혼자라는 사실을 마주하며 얻는 변화다. 열한 요인은 **집단마다 무게가 다르다.** 지지집단에서는 보편성과 응집력과 이타심이 크게 작동하고, 교육집단에서는 정보전달이 앞서며, 장기 치유집단에서는 대인관계 학습과 1차 가족집단의 교정적 재현이 중심이 된다. 그래서 이 목록은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집단에서 무엇이 작동하고 무엇이 비어 있는지**를 점검하는 데 쓴다.
집단발달단계
준비단계 — 집단의 구성과 구조
준비단계 — 집단의 구성과 구조
**준비단계(계획단계)**는 성원을 만나기 전에 집단을 설계하는 단계다. 집단의 성패는 운영보다 **이 단계의 설계에서 이미 상당 부분 정해진다.** 정할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목적과 목표** — 무엇을 위한 집단인지 정하고, 그에 따라 유형(지지·교육·성장·치유·사회화)을 고른다. **둘째, 성원의 구성** — 누구를 대상으로 할지, **동질성과 이질성**을 어떻게 배합할지 정한다. 문제와 처지가 비슷하면 응집력과 보편성이 빨리 생기고, 서로 다르면 관점이 넓어지고 배울 것이 많아진다. 대체로 **문제와 목적은 동질적으로, 대처 방식과 경험은 다양하게** 구성하는 편이 좋다. **셋째, 크기** — 치료집단은 흔히 **5~8명** 정도로 잡는다. 너무 작으면 상호작용이 빈약하고 결석에 취약하며, 너무 크면 발언 기회가 줄고 하위집단이 생긴다. **넷째, 개방집단과 폐쇄집단** — 도중에 새 성원을 받으면 **개방집단**이고 처음 구성으로 끝까지 가면 **폐쇄집단**이다. 개방은 접근성이 좋고 새 자극이 들어오지만 응집력과 깊이가 떨어지며, 폐쇄는 그 반대다. **다섯째, 기간과 빈도, 시간** — 회기 수와 한 회기의 길이, 만나는 주기를 정한다. **여섯째, 장소와 자리 배치** — 방해받지 않고 사생활이 지켜지는 공간, 서로 얼굴이 보이는 원형 배치가 원칙이다. **일곱째, 모집과 사전 면접** — 홍보와 함께 **개별 사전 면접**으로 목적을 설명하고 기대를 맞추며, 이 집단에 맞는지 확인한다. 사전 면접은 특히 중요하다. 여기서 **집단에 맞지 않는 사람을 가려 내는 일**이 뒤의 이탈과 집단 손상을 크게 줄인다. 급성 위기에 있거나 집단 안에서 다른 성원을 해칠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개별 개입이 먼저이며, 이 판단을 첫 회기로 미루면 집단 전체가 흔들린다.
초기단계의 과업과 기술
초기단계의 과업과 기술
집단은 시간에 따라 **단계를 밟아 간다.** **갈랜드·존스·콜로드니(Garland, Jones & Kolodny)**의 다섯 단계 — **친밀 전 단계 → 권력과 통제 단계 → 친밀 단계 → 분화 단계 → 종결 단계** — 가 널리 쓰이며, 실무에서는 흔히 **준비 → 초기 → 중간 → 종결**로 묶어 다룬다. **초기단계**는 갈랜드의 **친밀 전 단계**와 **권력과 통제 단계**에 걸친다. 성원들의 상태가 특징적이다 — **접근과 회피**가 함께 있다. 오고 싶으면서도 두렵고, 소속되고 싶으면서도 노출이 겁난다. 그래서 말이 겉돌고 실천가를 향하며, 안전한 화제만 오간다. 실천가의 과업은 여섯이다. **첫째, 소개와 관계 형성** — 서로 알게 하고 편안함을 만든다. **둘째, 목적의 확인과 공유** — 집단의 목적과 각자의 개인 목표를 함께 놓는다. **셋째, 규범의 수립** — 비밀보장을 포함한 규범을 **성원들과 함께** 정한다. **넷째, 참여의 촉진** — 발언이 한쪽에 몰리지 않게 하고 말하지 않는 성원에게 자리를 만든다. **다섯째, 계약** — 무엇을 어떻게 얼마 동안 할지 확인한다. **여섯째, 저항과 양가감정의 인정** — 「처음에는 어색한 것이 당연하다」고 정상화한다. 이어지는 **권력과 통제 단계**에서는 성원들이 서열과 자리를 정하려 하고 실천가의 권위를 시험한다. 지각과 결석이 늘고, 규범에 대한 도전이 나오며, 하위집단이 생긴다. 여기서 실천가가 흔들리거나 갈등을 덮으면 집단은 표면에 머무른다. **이 단계는 정상적인 마디다.** 넘어서야 다음의 친밀 단계로 간다는 점을 알고 있으면, 갈등을 실패로 읽지 않고 다룰 수 있다. 초기단계에서 특히 조심할 것이 **자기 개방의 속도**다. 응집력이 서기 전에 깊은 이야기가 나오면 그 성원은 드러난 채 남고 다음 회기에 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 시기의 실천가는 이야기를 끌어내기보다 **안전을 만드는 데** 무게를 둔다.
중간단계의 과업과 기술
중간단계의 과업과 기술
**중간단계**는 갈랜드의 **친밀 단계**와 **분화 단계**에 걸친다. 권력과 통제의 시기를 넘어선 뒤여서 응집력이 서고, 자기 개방이 깊어지며, 성원들이 서로에게 자원이 되기 시작한다. 집단이 실제로 일하는 시기이며 회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친밀 단계**에서는 소속감과 신뢰가 자리 잡는다. 밖에서 하지 못한 이야기가 나오고, 서로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주며, 결석이 줄어든다. 다만 응집력이 지나치면 불편한 말을 못 하게 되므로 그 자리를 실천가가 열어 주어야 한다. **분화 단계**에서는 서로 다름이 받아들여진다. 초기에는 같음으로 뭉쳤다면 이제는 각자의 개별성이 인정되고, 성원들이 스스로 진행하고 서로를 이끈다. 실천가의 자리는 점점 뒤로 물러난다. 중간단계의 과업은 다섯이다. **첫째, 목표를 향한 진전의 점검** — 집단 전체의 목표와 각자의 개인 목표가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고친다. **둘째, 성원 간 상호작용의 촉진** — 실천가를 거치던 말을 성원 사이로 돌려보낸다. **셋째, 저항과 갈등, 하위집단의 다루기** — 덮지 않고 집단의 사안으로 올린다. **넷째, 개별화** — 집단 안에서 각 성원의 목표와 속도를 함께 챙긴다. **다섯째, 집단 밖으로의 일반화** — 여기서 배운 것을 밖에서 해 보게 하고 그 결과를 다시 가져오게 한다. 쓰이는 기술은 **연결하기**(성원들의 이야기를 잇는다), **직면**, **피드백의 촉진**, **역할극과 시연**, **과제 부여**, **요약과 초점 유지**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연결하기**이며, 이것이 있어야 집단이 자유부동형으로 옮겨 간다. 이 시기의 실천가는 **점점 덜 말한다.** 초기에는 실천가가 구조를 만들고 안전을 세우느라 발언이 많지만, 중간단계에서는 성원 사이의 대화가 늘어나야 하므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실천가의 발언 비중이 줄어드는 것이 이 단계가 잘 굴러가고 있다는 표시다.
종결단계의 과업
종결단계의 과업
**종결단계**는 집단이 끝나는 시기이며, 갈랜드의 다섯 단계에서는 **분리(separation) 단계**로 불린다. 마지막 몇 회기에 걸쳐 진행되며, 그냥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루어야 할 과업이 따로 있는 단계**다. 성원들에게 나타나는 반응이 정해져 있다. **첫째, 상실감과 아쉬움** — 의미 있는 관계가 끝나는 데 대한 감정이다. **둘째, 퇴행** — 종결이 다가오면 좋아졌던 것이 다시 나빠지거나 새 문제를 꺼낸다. 집단을 유지하려는 무의식적 시도일 수 있다. **셋째, 부인과 회피** — 종결 이야기를 하지 않거나 결석이 늘어난다. **넷째, 분노** — 「버려진다」는 느낌이 실천가를 향한 불만으로 나오기도 한다. **다섯째, 홀가분함** — 반대로 부담에서 벗어나는 안도도 함께 있다. 과업은 여섯이다. **첫째, 종결의 예고** — 몇 회기 전부터 남은 횟수를 알려 준비할 시간을 준다. **둘째, 감정의 표현과 다루기** — 위의 반응을 정상적인 것으로 인정하고 말할 자리를 만든다. **셋째, 성과의 확인** — 무엇이 달라졌는지 각자와 집단 전체를 함께 짚는다. **넷째, 변화의 유지와 일반화** — 여기서 배운 것을 밖에서 쓰도록 정리하고, 어려워질 때 무엇을 할지 정한다. **다섯째, 미래 계획과 자원 연결** — 이어질 자원(자조모임, 개별 상담, 다른 프로그램)을 연결한다. **여섯째, 의례(ritual)** — 마지막 회기를 형식으로 갖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서로에게 한마디씩 남기기, 수료증, 편지, 사진처럼 **끝을 눈에 보이게 하는 장치**가 이별을 다루는 데 실제로 작동한다. 실천가 쪽에도 감정이 있다. 오래 맡은 집단일수록 놓기 어렵고, 그래서 회기를 연장하거나 종결 이야기를 미루게 된다. 그러나 필요 이상으로 관계를 끄는 것은 성원의 자립을 막는 일이므로, **실천가 자신의 이별 감정도 슈퍼비전에서 다루어야 할 대상**이다.
집단사정
소시오그램과 소시오메트리
소시오그램과 소시오메트리
집단역동은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재는 도구**가 필요하다. **소시오메트리(sociometry)**와 **소시오그램(sociogram)**이 그 대표다. **모레노(J. Moreno)**가 만들었다. **소시오메트리**는 성원들의 **선호와 배척**을 물어 관계를 수치로 재는 방법이다. 「함께 활동하고 싶은 사람 두 명」, 「함께 하기 어려운 사람」을 각자 적게 해 자료를 모은다. 여기서 **선호도**, **상호 선택**, 성원별 **인기도와 소외도**가 나온다. **소시오그램**은 그 결과를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성원을 점(또는 도형)으로 놓고 선택을 화살표로 이으며, 상호 선택은 양방향 선으로, 배척은 다른 선으로 표시한다. 그림에서 드러나는 것이 넷이다 — **인기 있는 성원**(화살표가 몰린다), **소외된 성원**(아무 화살표도 닿지 않는다), **하위집단**(몇 사람끼리 서로 선택한다), **연결자**(서로 다른 무리를 잇는다). 쓰임도 넷이다. **첫째, 사정** — 지금 집단의 관계 구조를 확인한다. **둘째, 개입의 지점 찾기** — 소외된 성원과 굳은 하위집단이 드러난다. **셋째, 활동의 편성** — 짝과 소집단을 나눌 때 근거가 된다. **넷째, 변화의 확인** — 개입 전후에 두 번 그려 나란히 놓으면 관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인다. 다만 조심할 점이 크다. **배척을 묻는 것은 위험하다** — 결과가 새어 나가면 소외된 성원이 크게 다친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배척을 빼고 선호만 묻거나, 「함께 앉고 싶은 자리」처럼 부담이 적은 형태로 묻고, **결과는 성원에게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실천가의 사정 자료로만 쓰며, 기록에 남길 때도 민감 정보로 다룬다. 개입 역시 드러내지 않고 **활동의 편성과 역할의 배치로** 조용히 한다.
개별성원·전체집단·환경의 세 차원
개별성원·전체집단·환경의 세 차원
**집단사정**은 세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개별 성원**, **전체 집단**, 그리고 **집단을 둘러싼 환경**이다. 어느 하나만 보면 집단이 왜 이렇게 굴러가는지 알 수 없다. **첫째, 개별 성원의 차원** — 각자의 참여 방식과 역할, 개인 목표의 진전, 집단 안에서의 대인관계 양상, 그리고 집단 밖의 상황을 본다. 특히 **집단 안에서 맡은 역할이 밖에서의 무늬와 겹치는지**를 살피면 대인관계 학습의 실마리가 나온다. 도구로는 관찰, 개별 면담, 자기보고, 척도가 쓰인다. **둘째, 전체 집단의 차원** —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의 유형, 응집력, 규범과 문화, 하위집단, 지위와 역할의 배치, 집단이 지금 어느 발달단계에 있는지를 본다. 도구로는 **소시오그램**, 상호작용 기록, 회기 평가, 규범 목록이 쓰인다. **셋째, 환경의 차원** — 집단이 놓인 조건이다. 기관의 지원과 방침, 물리적 공간과 시간, 재정, 다른 프로그램과의 관계, 성원들이 돌아가는 가족과 지역사회, 그리고 집단에 대한 바깥의 인정이 여기에 든다. 좋은 집단이 굴러가지 않는 이유가 **집단 안이 아니라 밖에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세 차원은 **서로 맞물린다.** 한 성원의 결석이 개인 사정 때문일 수도, 집단 안에서 소외되었기 때문일 수도, 기관이 교통비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원인을 어느 차원에서 찾느냐에 따라 개입이 전혀 달라지므로, **세 차원을 차례로 훑는 습관**이 사정의 정확도를 정한다. 사정의 시점도 정해 두어야 한다. 초기의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중간에 다시 보고 종결에서 마지막으로 확인**한다. 집단은 단계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므로 초기의 사정이 중간에도 맞는 경우가 드물며, 특히 응집력과 역할의 배치는 회기마다 움직인다.
집단의 어려움
기록
기록의 목적과 좋은 기록
기록의 목적과 좋은 기록
**기록**은 실천의 부산물이 아니라 **실천의 일부**다. 무엇을 왜 했는지 남기지 않으면 연속성도 책임성도 성립하지 않으며, 평가할 근거도 남지 않는다. 목적은 여섯으로 정리된다. **첫째, 서비스의 연속성** — 담당이 바뀌어도 이어지게 한다. **둘째, 전문가 사이의 의사소통** — 팀과 다른 기관이 같은 그림을 보게 한다. **셋째, 사정과 개입의 근거** — 판단의 이유를 남겨 뒤에 검토할 수 있게 한다. **넷째, 책임성** — 클라이언트·기관·사회에 대한 설명의 근거가 된다. **다섯째, 슈퍼비전과 교육** — 지도와 훈련의 자료가 된다. **여섯째,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 — 쌓인 기록이 실천의 지식 기반이 된다. **좋은 기록의 요건**은 다음과 같다. **사실과 추론을 갈라 적는다** — 관찰한 것과 그 해석을 섞으면 기록이 판정이 된다.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하다** — 「자주」가 아니라 「이번 주 세 번」으로 적는다. **간결하되 필요한 것이 빠지지 않는다.** **당사자의 언어를 살린다** — 전문 용어로 옮기면 그 순간 이야기의 소유자가 바뀐다. **판단에는 근거를 붙인다.** **때맞추어 쓴다** — 며칠 지난 기억은 이미 편집되어 있다. 기록에는 **윤리**가 함께 걸린다. 강령은 기록을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작성하고, 정당한 비공개 사유가 없으면 **본인의 열람 요구에 응하며**, 문서·전자·민감 정보를 **보호**하고, 제3자에게 공개할 때는 **안내하고 동의를 얻으라**고 정한다. 그래서 좋은 기록의 기준은 「다음 사람이 읽고 이어 갈 수 있는가」와 「**본인이 읽어도 괜찮은가**」 둘이다. 기록의 양도 판단의 대상이다. 많이 적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판단에 필요한 만큼**이 기준이며, 개입과 무관한 사생활은 적지 않는 편이 낫다. 남긴 정보는 그만큼 지킬 책임도 함께 남기기 때문이다.
기록의 유형 — 과정·요약·문제중심(SOAP)
기록의 유형 — 과정·요약·문제중심(SOAP)
기록의 형식은 목적에 따라 나뉜다. 어느 하나가 우월한 것이 아니라 **쓰이는 자리가 다르다.** **과정기록(process recording)** — 면담의 대화를 **오간 그대로** 옮겨 적고, 거기에 클라이언트의 비언어적 반응과 **실천가 자신의 생각·감정·의도**를 함께 적는다. 시간이 많이 들어 일상 업무에는 맞지 않으며, 주로 **교육과 슈퍼비전**에 쓰인다. 실습생이 자기 면담을 돌아보는 데 가장 강력한 도구다. **요약기록(summary recording)** — 회기의 내용을 주제별로 간추려 적는다. 가장 널리 쓰이는 형식이며, 시간이 적게 들고 경과를 파악하기 쉽다. 다만 무엇을 남길지 실천가가 고르므로 **선택의 편향**이 들어가고, 대화의 결이 사라진다. **문제중심기록(POR, Problem-Oriented Record)** — 먼저 **문제 목록**을 만들고 각 문제마다 **SOAP**로 적는다. **S(주관적 정보)**는 클라이언트가 말한 것, **O(객관적 정보)**는 관찰과 검사 결과, **A(사정)**는 실천가의 판단, **P(계획)**는 다음에 할 일이다. 의료 세팅과 다학제 팀에서 널리 쓰이며, 여러 전문직이 같은 틀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다만 문제 중심이라 **강점과 맥락이 담기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이야기체기록(narrative recording)**은 흐름에 따라 서술하는 형식으로 사례의 경과를 전하기에 좋고, **최소기본기록**은 기본 정보와 개입 요약만 남기는 간략한 형식으로 단순 서비스나 대량 사례에 쓰인다. 한 기관에서 여러 형식을 **함께 쓰는 것**이 보통이다. 일상 기록은 요약으로, 팀이 함께 보는 사례는 SOAP 로, 실습생의 훈련은 과정기록으로 하는 식이다. 형식이 정해져 있더라도 그 안에 무엇을 채우는지는 실천가의 몫이며, 거기서 기록의 질이 갈린다.
평가
단일사례설계를 통한 실천 평가
단일사례설계를 통한 실천 평가
**단일사례설계(single-system design)**는 **한 사례(개인·가족·집단·조직)를 대상으로** 개입의 효과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여러 사례를 비교하는 집단설계와 달리 **같은 대상을 시간에 따라 반복 측정**해, 개입 전과 후를 견준다. 뼈대는 두 국면이다. **기초선(A)** — 개입하기 전에 표적행동을 여러 번 측정해 **원래 수준**을 확인하는 구간이다. **개입(B)** — 개입을 시작한 뒤 같은 방식으로 계속 측정하는 구간이다. 설계의 종류는 이 둘을 어떻게 배열하느냐로 갈린다. **AB설계**는 가장 기본이며 실무에서 가장 많이 쓰이지만, 변화가 개입 때문인지 다른 요인 때문인지 가리기 어렵다. **ABA설계**는 개입을 중단해 되돌아가는지 보는 것이고, **ABAB(반전)설계**는 다시 개입해 효과를 확인하므로 인과의 근거가 가장 강하다. 다만 효과가 있는 개입을 일부러 중단하는 데 **윤리적 문제**가 따른다. **BAB설계**는 위기 상황처럼 기초선을 잴 수 없어 개입부터 시작하는 경우에 쓴다. **다중기초선설계**는 개입을 중단하지 않고도 인과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여러 표적행동·여러 상황·여러 대상에 대해 **개입 시점을 어긋나게** 시작한다. **다중요소설계(ABCD)**는 서로 다른 개입을 차례로 적용해 비교한다. 결과는 대체로 **그래프의 시각적 분석**으로 읽는다. **수준(level)**의 변화, **경향(trend)**의 방향, 변화의 **폭과 안정성**, 그리고 **변화가 일어난 시점**이 개입 시작과 맞는지를 본다. 실무에서 이 방법을 쓰려면 **표적행동을 셀 수 있게 정하는 것**이 먼저다. 「기분이 나아짐」이 아니라 고성을 지른 횟수, 등교한 날 수, 약을 챙겨 먹은 날 수처럼 반복해 잴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 척도질문의 점수를 그대로 쓰는 방법도 있으며, 이때 눈금은 본인의 것이므로 절대적 의미보다 **변화의 방향**을 본다.
성과평가와 질적 평가
성과평가와 질적 평가
실천의 평가는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나뉜다. 목표가 이루어졌는지를 보는 **성과평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보는 **과정평가**, 그리고 숫자로 담기지 않는 것을 다루는 **질적 평가**가 함께 쓰인다. **성과평가(총괄평가)**는 **목표가 달성되었는가**를 확인한다. 개입 전후의 척도 점수, 표적행동의 빈도, 목표 달성 여부, 서비스 이용의 변화가 자료가 된다. 종결에서 이루어지며, 계약에서 정한 기준으로 재는 것이 원칙이다. **과정평가(형성평가)**는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를 본다. 계획대로 제공되었는지, 무엇이 효과가 있었고 무엇이 없었는지, 참여와 이탈은 어떠했는지를 살펴 진행 중에 계획을 고치는 데 쓴다. 성과평가가 끝에서 한 번이라면 과정평가는 **내내 이어진다**. 여기에 **실천가·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더해진다. 클라이언트에게 무엇이 도움이 되었고 무엇이 불편했는지를 묻는 것으로, 가장 값진 자료인데도 가장 자주 생략된다. **질적 평가**는 수치로 담기지 않는 변화를 다룬다. 심층 면접, 초점집단, 사례 기술, 관찰 기록, 당사자의 이야기가 자료가 되며, **무엇이 어떻게 왜 달라졌는가**를 밝히는 데 강하다. 양적 평가가 「얼마나」를 답한다면 질적 평가는 「어떻게」를 답한다. 둘은 **함께 쓸 때 값이 커진다.** 척도 점수가 나아지지 않았는데 당사자는 「사람을 다시 믿게 되었다」고 말하는 일이 실제로 있고, 반대로 수치는 좋아졌는데 정작 본인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느끼기도 한다. 강령은 평가와 연구 조사로 **지식 기반 형성에 기여**하되, 참여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자발적 동의**를 얻으며 비밀 보장의 한계와 자료 폐기를 알리고 관련 법령에 따라 **연구윤리**를 지키도록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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