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정

가족조각과 가족그림

미학습

읽고 나면 회독 완료

말로 하는 사정에는 한계가 있다. 가족은 익숙한 설명을 되풀이하고, 말솜씨가 좋은 사람의 이야기가 그림을 지배하며, 아이는 아예 말할 자리를 얻지 못한다. 가족조각과 가족그림은 그 한계를 넘기 위해 말이 아닌 방식으로 가족의 구조를 드러내는 도구다. 가족조각(family sculpting)은 가족 구성원을 공간에 배치해 관계를 몸으로 표현하게 하는 기법이다. 사티어(V. Satir)의 경험적 가족치료에서 널리 쓰였다. 한 사람이 조각가가 되어 다른 구성원을 세우는데, 거리·방향·높이·자세·표정으로 관계를 나타낸다. 가까이 붙여 세우면 밀착이고, 등을 돌려 세우면 단절이며, 의자 위에 올려 세우면 힘의 위치가 드러난다. 진행은 대체로 넷이다. 첫째, 조각가를 정하고 배치하게 한다. 둘째, 각자 그 자세로 잠시 머무르며 느낌을 확인한다 — 「그 자리에서 무엇이 느껴지세요」가 핵심 물음이다. 셋째, 느낌을 나눈다 — 같은 배치를 두고 사람마다 전혀 다른 경험을 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넷째, 원하는 조각을 만들어 본다 — 「어떻게 되면 좋겠는지」를 다시 배치하게 하면 그것이 곧 목표의 장면이 된다. 가족그림(family drawing)은 가족을 그림으로 그리게 하는 방법이다. 누구를 크게 그렸는지, 누가 빠졌는지, 누구와 누가 붙어 있고 무엇이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가족이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 장면을 그리게 하는 동적 가족화(KFD)도 함께 쓰인다. 두 도구의 공통점은 아동과 언어 표현이 어려운 사람에게 특히 유용하다는 것, 그리고 사정이면서 동시에 개입이라는 것이다. 몸과 그림으로 드러난 것은 부인하기 어렵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감정이 움직인다.
가족에게 관계를 설명해 보라 하면 늘 하던 말이 나온다. 그런데 서로를 어디에 어떻게 세워 보라고 하면 말로는 나오지 않던 것이 드러난다. 누가 가운데 있고 누가 등을 돌리고 있는지, 누가 위에 서 있는지가 몸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그린 가족 그림에서 자기가 빠져 있거나 누군가가 벽 뒤에 있으면, 그것은 말보다 정확한 진술이다.
  1. 말로 하는 사정에는 한계가 있어 익숙한 설명이 되풀이되고 아이는 말할 자리를 얻지 못한다.
  2. 가족조각은 구성원을 공간에 배치해 관계를 몸으로 표현하게 하는 기법이다.
  3. 사티어의 경험적 가족치료에서 널리 쓰였으며 한 사람이 조각가가 되어 배치한다.
  4. 거리·방향·높이·자세·표정으로 밀착과 단절, 힘의 위치가 드러난다.
  5. 진행은 배치 → 그 자세로 머무르며 느끼기 → 느낌 나누기 → 원하는 조각 만들기다.
  6. 「그 자리에서 무엇이 느껴지세요」가 핵심 물음이며 같은 배치도 사람마다 다르게 겪는다.
  7. 원하는 조각을 다시 만들어 보게 하면 그 배치가 곧 목표의 장면이 되어 준다.
  8. 가족그림 — 누구를 크게 그렸는지, 누가 빠졌는지, 무엇이 사이를 가로막는지가 드러난다.
  9.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 장면을 그리게 하는 동적 가족화(KFD)도 함께 쓰인다.
  10. 두 도구는 아동과 언어 표현이 어려운 사람에게 유용하며 사정이면서 동시에 개입이다.
  1. 조각을 실천가가 만들지 않는다. 배치하는 사람은 가족이며, 실천가가 「이렇게 보이네요」로 세우면 그것은 해석의 통보다.
  2. 배치만 하고 느낌을 묻지 않으면 안 된다. 값은 배치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무엇이 느껴지는가를 나누는 데서 나온다.
  3. 드러난 것을 그 자리에서 해석해 주지 않는다. 몸으로 드러난 것은 힘이 세므로, 실천가가 뜻을 규정하면 가족이 방어한다.
  4. 감정이 크게 움직인다는 점을 가볍게 보지 않는다. 조각은 강한 기법이라 뒤를 감당할 시간과 관계가 있어야 하며, 회기 끝에 던지지 않는다.
  5. 그림을 심리검사처럼 해석하지 않는다. 그림은 함께 이야기할 실마리이지 판정의 근거가 아니며, 반드시 본인의 설명을 들어 확인한다.
조각가를 정한다가족을 배치한다그 자세로 머무른다느낌을 나눈다원하는 조각을 만든다
조각에서 무엇이 무엇을 뜻하는가
표현드러나는 것확인할 물음
**거리**밀착과 유리의 정도「이만큼 떨어져 계신 건 어떤가요」
**방향**서로를 향하는가 등을 돌리는가「저쪽을 보고 계신데 어떠세요」
**높이**힘과 위계의 배치「올라서 계시니 어떤 느낌인가요」
**자세**보호·거부·매달림의 표현「그 손은 무엇을 하고 있나요」
**빠진 사람**배제되었거나 잊힌 자리「여기 안 계신 분은 어디 계실까요」
**사이의 물건**가로막고 있는 것「그 사이에 무엇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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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조각이 말보다 정확한 이유

가족조각이 강력한 것은 말로 다듬을 틈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관계를 설명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형태로 다듬는다 — 「사이가 나쁘지는 않아요」, 「바빠서 그렇지 서로 챙깁니다」. 그런데 서로를 어디에 세울지 정하라고 하면 그 다듬기가 통하지 않는다. 몸을 어디에 놓을지는 즉각적으로 정해지고, 그렇게 만들어진 배치는 본인도 예상하지 못한 것을 드러낸다. 조각이 하는 일이 셋 있다. 첫째, 부인하기 어려운 자료를 만든다. 「우리 집은 아버지 중심이 아니다」라고 말해 온 가족이 아버지를 의자 위에 세우면, 그 장면 자체가 논쟁을 끝낸다. 둘째, 각자의 경험이 다르다는 것을 보게 한다. 같은 배치 안에서 어머니는 「모두를 붙들고 있어 힘들다」고 느끼고 자녀는 「아무도 나를 보지 않는다」고 느낀다. 이 차이가 드러나는 순간이 개입의 자리다. 셋째, 목표를 장면으로 만든다. 「어떻게 되면 좋겠는지」 다시 배치하게 하면 추상적인 바람이 눈에 보이는 장면이 되고, 그 두 장면의 차이가 곧 개입의 방향이 된다.

아동이 있는 가족에서 특히 쓰이는 까닭

아동이 있는 가족의 면담은 대개 어른들의 대화로 채워진다. 아이는 말할 자리를 얻지 못하거나, 얻더라도 어른 앞에서 사실대로 말하기 어렵다. 가족조각과 가족그림은 이 불균형을 뒤집는다. 몸과 그림은 아이가 어른보다 오히려 잘 다루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실무에서 얻는 것이 셋 있다. 첫째, 아이의 관점이 자료로 들어온다. 아이를 조각가로 세우면 어른들이 보지 못한 배치가 나온다 — 부모 둘 사이에 자기를 끼워 넣거나, 자기를 문 쪽에 세우거나, 아예 그림에서 자기를 빼는 식이다. 둘째, 어른들이 아이의 경험을 처음 본다. 「우리 애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여기던 부모가 아이의 배치를 보고 말을 잃는 일이 흔하며, 그 순간이 변화의 계기가 된다. 셋째, 안전하게 말할 통로가 생긴다. 직접 말하기 어려운 것을 인형이나 그림 속 인물에 얹어 말할 수 있다. 다만 조심할 것이 있다 — 아동의 그림을 심리검사처럼 해석하지 않는다. 그림은 함께 이야기할 실마리이지 진단의 근거가 아니며, 반드시 「이건 누구야?」, 「여기서 무슨 일이 있어?」로 본인의 설명을 들어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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