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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서론

민법의 의의와 법원

민법의 의의와 법원 — 법률·관습법·조리의 차례

민법은 사람 사이의 재산관계와 가족관계를 규율하는 **일반 사법**이다. 상법처럼 특정 영역에만 미치는 특별사법과 견주면 민법은 그 밖의 모든 사법관계에 미치므로, 특별법이 있으면 특별법이 먼저 적용되고 없으면 민법이 적용된다. **민법 제1조**는 「민사에 관하여 법률에 규정이 없으면 관습법에 의하고 관습법이 없으면 조리에 의한다」고 하여 법원(法源)의 차례를 밝힌다. 여기의 **법률**은 형식적 의미의 법률만이 아니라 명령·조약·자치법규를 포함하는 성문법 전부를 가리킨다. **관습법**은 사회의 거듭된 관행이 법적 확신을 얻어 규범이 된 것으로, 성문법이 없는 자리를 메우는 **보충적 효력**을 가진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다. 관습법과 구별할 것이 **사실인 관습**인데, 이는 법적 확신에 이르지 못한 관행이라 법원이 아니고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하는 자료로 쓰인다. **조리**는 사물의 이치로, 법률도 관습법도 없을 때 재판을 거부할 수 없으므로 마지막 잣대가 된다. 민법전은 총칙·물권·채권·친족·상속의 다섯 편으로 짜였고, 앞의 셋을 재산법, 뒤의 둘을 가족법이라 부른다.

신의성실의 원칙

신의성실의 원칙 — 조문 밖에서 조문을 다듬는 잣대

**민법 제2조 제1항**은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고 하고, **제2항**은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신의칙은 구체적 요건이 없는 일반조항이라 조문이 정해 둔 결론이 그대로 두면 심히 부당할 때 그것을 다듬는 구실을 한다. 여기서 갈라져 나온 것이 넷이다. **금반언(모순행위 금지)**은 앞선 행동으로 만든 신뢰를 뒤엎지 못하게 한다. **실효의 원칙**은 권리를 오래 행사하지 않아 상대방이 이제 행사되지 않으리라 믿게 된 뒤의 행사를 막는다. **사정변경의 원칙**은 계약의 기초가 된 사정이 당사자가 예견할 수 없이 크게 바뀌어 그대로 구속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할 때 해제·변경을 인정한다. **권리남용 금지**는 권리의 겉모습을 갖추었으나 그 행사가 오직 상대방을 해할 뿐 자기에게는 이익이 없는 경우를 막는다. 다만 일반조항은 **최후의 수단**이라, 구체적 조문으로 풀 수 있는 사건에 곧바로 신의칙을 끌어대는 것은 옳지 않으며 판례도 그 적용을 엄격히 한다.

권리와 의무

권리의 분류와 경합 — 무엇을 쥐었는가에 따라 다투는 길이 갈린다

사권(私權)은 내용으로 **재산권·인격권·가족권·사원권**으로 나뉘고, 작용으로 **지배권·청구권·형성권·항변권**으로 나뉜다. 이 두 번째 갈래가 실전에서 힘을 쓴다. **지배권**은 물건을 직접 지배하는 권리로 물권이 그 전형이며 누구에게나 주장할 수 있다. **청구권**은 특정인에게 무엇을 하라고 요구하는 권리로 채권이 그 전형이다. **형성권**은 한쪽의 의사표시만으로 법률관계를 바꾸는 권리이며 취소권·해제권·추인권·상계권·예약완결권이 든다. 상대의 동의가 필요 없으므로 오래 매달아 두면 상대가 불안해져 **제척기간**이 짧게 걸리고 그 기간은 중단되지 않는다. **항변권**은 상대의 청구를 막아 세우는 권리로 동시이행의 항변권·보증인의 최고검색의 항변권이 든다. 하나의 사실에서 여러 권리가 함께 생기는 것을 **권리의 경합**이라 하는데, 임차물이 부서진 경우 채무불이행책임과 불법행위책임이 나란히 서는 것이 그 예다. 판례는 청구권경합설을 따라 **어느 쪽이든 골라 행사할 수 있다**고 보며, 두 청구권은 소멸시효 기간과 기산점이 달라 고르는 실익이 생긴다.

권리의 주체

자연인의 권리능력

자연인의 권리능력 — 살아 있는 동안만 주체가 된다

**권리능력**은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지위로, 모든 자연인이 평등하게 가지며 포기하거나 제한할 수 없다. **민법 제3조**는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고 하여 시작과 끝을 정한다. 시작은 **출생**이며 통설은 태아가 모체에서 전부 나온 때로 본다(전부노출설). 끝은 **사망**이고 그 밖의 사유로는 잃지 않는다. 태아는 아직 사람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권리능력이 없으나, 민법은 개별 규정을 두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상속·유증·인지**에서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 그 법률적 지위에 관해 판례는 **정지조건설(인격소급설)**을 따라, 태아인 동안에는 권리능력이 없고 살아서 태어난 때에 비로소 그 시점으로 소급해 취득한다고 본다. 그래서 태아인 상태에서 법정대리인이 대신 화해하거나 처분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 여러 사람이 같은 사고로 죽어 누가 먼저인지 알 수 없을 때는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상속과 대습상속의 향방이 여기서 갈린다. 생사가 분명하지 않을 때는 부재·실종 제도가 이어받는다.

행위능력과 제한능력자

행위능력과 제한능력자 — 되돌릴 수 있게 하되 상대방도 지킨다

**행위능력**은 스스로 유효한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 지위다. 제한능력자에는 **미성년자·피성년후견인·피한정후견인**이 있고, 여기에 후견계약으로 서는 **피특정후견인**이 이어진다. **미성년자**(19세 미만)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 법률행위를 해야 하고, 동의 없이 한 행위는 **취소할 수 있다**(제5조). 다만 **권리만 얻거나 의무만 면하는 행위**, 처분이 허락된 재산의 처분, 허락된 영업에 관한 행위, 임금의 청구는 단독으로 할 수 있다. **피성년후견인**은 사무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되어 법원의 심판을 받은 사람으로 그 법률행위는 원칙적으로 취소할 수 있으나, 법원이 정한 범위와 **일용품 구입 등 일상적 행위**는 취소하지 못한다. **피한정후견인**은 능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원칙은 반대다 — 스스로 할 수 있고 법원이 동의를 받도록 정한 행위만 동의가 필요하다. 상대방을 위해서는 **최고권**(1개월 이상 기간을 정해 확답을 촉구), **철회권·거절권**(선의의 상대방), **속임수를 쓴 제한능력자의 취소권 배제**가 마련되어 있다. 취소하면 제한능력자는 **현존이익만** 돌려주면 된다.

부재와 실종

부재와 실종 — 돌아올지 모르는 사람의 재산과 신분

사람이 종래의 주소나 거소를 떠나 돌아올 가망이 없는 상태를 **부재**라 한다. 재산관리인을 정하지 않은 때에는 법원이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로 필요한 처분을 명한다(제22조). 법원이 선임한 재산관리인은 **관리행위**는 스스로 하지만 **처분 등 권한을 넘는 행위에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제25조). 생사불명이 오래가면 **실종선고**로 넘어간다. **보통실종은 생사불명 5년**, **특별실종은 위난이 끝난 뒤 1년**이면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로 법원이 선고하며, 전지에 임한 자·침몰한 선박에 있던 자·추락한 항공기에 있던 자와 그 밖의 위난을 당한 자가 특별실종이다(제27조). 실종선고를 받으면 **그 기간이 만료한 때에 사망한 것으로 본다**(제28조) — 선고한 때가 아니라 기간이 찬 때이며, 「본다」이므로 반증만으로는 뒤집지 못하고 **선고를 취소**해야 한다. 취소하면 원칙적으로 처음부터 사망하지 않은 것이 되지만 **선고 후 취소 전에 선의로 한 행위의 효력은 유지되고**, 재산을 취득한 자는 **선의면 현존이익, 악의면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도 배상**한다(제29조).

법인의 설립과 능력

법인의 설립과 능력 — 목적의 범위가 곧 그릇의 크기다

**법인은 법률의 규정에 의하지 않으면 성립하지 못한다**(제31조). 민법상 법인은 **사단법인**(사람의 결합)과 **재단법인**(재산의 결합)으로 갈리고, 영리 아닌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법인**만 민법의 대상이 된다. 설립에는 **목적의 비영리성·설립행위·주무관청의 허가·설립등기**가 필요하며, 법인은 **주된 사무소 소재지에서 설립등기를 함으로써 성립**한다. 등기가 성립요건인 것이 특징으로, 허가만으로는 아직 법인이 아니다. **설립행위**는 사단법인이 2인 이상의 합동행위이고 재단법인은 재산의 출연을 담은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다. **정관**에는 목적·명칭·사무소 소재지·자산에 관한 규정·이사의 임면에 관한 규정이 반드시 들어가며, 사단법인은 여기에 **사원자격의 득실과 존립시기·해산사유**가 더해진다(제40조). 재단법인은 사원이 없으므로 그 둘이 빠진다(제43조). **권리능력은 정관으로 정한 목적의 범위 안**에서 인정된다(제34조). 성질상 자연인만 가질 수 있는 권리(생명권·친족권)는 갖지 못하나 **명예권·성명권 같은 인격권은 가진다**. **불법행위능력**도 있어 이사 기타 대표자가 직무에 관하여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며, 그 대표자 자신의 책임도 함께 남는다(제35조).

법인의 기관과 정관

법인의 기관과 정관 — 누가 대표하고 누가 정하는가

법인은 **이사를 반드시 두어야 하고**(제57조) 감사는 둘 수 있는 임의기관이며, 사단법인에는 **사원총회**가 최고의사결정기관으로 놓인다. **이사는 각자 법인을 대표**하고 대표권 제한은 **정관에 기재하고 등기해야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제60조). 정관에만 적고 등기하지 않으면 그 제한을 모르는 상대에게 주장하지 못하는데, 여기서 판례는 **상대방의 선의·악의를 묻지 않고** 등기가 없으면 대항하지 못한다고 새긴다. 이사가 없거나 결원이 생겨 손해가 날 염려가 있으면 법원이 **임시이사**를 선임하고(제63조), 이사와 법인의 이익이 충돌하는 사항에서는 **특별대리인**을 선임한다. 이사의 대표권은 **포괄적**이나 정관·총회 결의에 반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정관으로 이사에게 위임한 사항 외의 모든 사무를 결의하며(제68조), 통상총회는 매년 1회 이상, 임시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 또는 **총사원 5분의 1 이상**의 청구가 있을 때 소집한다(제70조). 총회 소집은 1주간 전에 회의의 목적사항을 적어 통지하고, **통지하지 않은 사항은 결의하지 못한다**. 정관 변경은 사단법인이 **총사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와 주무관청의 허가**를 요한다.

법인의 해산과 청산

법인의 해산·청산 — 문을 닫아도 정리가 끝나야 사라진다

**해산**은 법인이 본래의 활동을 멈추고 정리 단계로 들어가는 것이고, **청산**은 남은 법률관계를 정리하는 절차다. 해산했다고 곧바로 인격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청산의 목적 범위 안에서 존속**하며, 청산이 끝나야 소멸한다. 해산사유는 모든 법인에 공통인 것이 **존립기간의 만료, 목적의 달성 또는 달성 불능, 정관에 정한 해산사유의 발생, 파산, 설립허가의 취소**이고, **사단법인만의 것**으로 **사원이 없게 된 때와 총회의 결의**가 더해진다(제77조). 사원이 하나도 남지 않으면 사단의 실체가 사라지지만 재단은 재산이 남아 있으면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 차이가 생긴다. 청산인은 원칙적으로 **이사**가 되며, 현존 사무의 종결·채권의 추심과 채무의 변제·잔여재산의 인도를 맡는다. **잔여재산**은 첫째로 **정관으로 지정한 자**에게, 지정이 없거나 지정 방법을 정하지 않았으면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 유사한 목적을 위하여 처분**하되 사단법인은 총회의 결의를 거치며, 그래도 처분되지 않은 것은 **국고에 귀속**한다(제80조). 사원에게 당연히 나누어지지 않는 것이 비영리법인의 표시다.

법인 아닌 사단과 재단

법인 아닌 사단과 재단 — 실체는 있으나 등기가 없는 단체

사단의 실체를 갖추었으나 설립등기를 하지 않아 법인격이 없는 단체를 **법인 아닌 사단(비법인사단)**이라 한다. 종중·교회·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재건축조합 등이 그 예다. 실체가 사단이므로 **법인격을 전제로 하지 않는 규정은 유추적용**되어, 총회·대표자·정관에 관한 법리가 그대로 통한다. 반면 법인격을 전제로 한 등기·설립허가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 재산의 소유 형태가 특징적이다 — 비법인사단의 재산은 **총유**이며, **총유물의 관리와 처분은 사원총회의 결의**에 의하고 각 사원은 정관 기타 규약에 좇아 사용·수익한다(제275조·제276조). 지분이 없으므로 사원은 지분을 처분하거나 분할을 청구하지 못하고, 사원의 지위를 잃으면 총유물에 대한 권리도 함께 잃는다. 대표자가 총회 결의 없이 총유물을 처분하면 **무효**이며, 이는 대표권 제한의 문제가 아니라 처분권 자체가 총회에 있기 때문이다. 소송에서는 **대표자가 있으면 그 단체 이름으로 당사자가 될 수 있고**, 부동산도 사단 명의로 등기할 수 있다. **법인 아닌 재단**도 같은 결로 다루되 사원이 없으므로 총회 법리는 들어설 자리가 없다.

권리의 객체

물건의 분류

물건의 분류 — 부동산과 동산이 갈리는 자리

**물건이란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을 말한다(제98조). 관리할 수 있어야 하므로 해와 바람처럼 지배할 수 없는 것은 물건이 아니고, 사람의 신체도 물건이 아니다. **토지 및 그 정착물은 부동산**이고 그 밖의 물건은 모두 **동산**이다(제99조). 정착물이란 토지에 계속적으로 붙어 있고 그렇게 쓰는 것이 거래 관념인 물건으로, **건물은 토지와 별개의 독립한 부동산**이라는 것이 우리 법의 뚜렷한 특징이다. 그래서 토지와 건물이 따로 처분될 수 있고 여기서 법정지상권 문제가 생긴다. 수목은 원칙적으로 토지의 일부이나 **입목등기를 하거나 명인방법을 갖추면** 독립한 부동산 또는 거래 객체가 된다. 농작물은 판례가 특히 두텁게 보아, 권원 없이 심었더라도 **성숙한 농작물은 경작자의 소유**로 본다. **주된 분류 대가름은 부동산과 동산**이며 공시방법이 등기와 인도로 갈리고, 취득시효 기간, 선의취득 가부, 무주물 귀속이 모두 여기서 달라진다. 그 밖에 **융통물과 불융통물, 가분물과 불가분물, 대체물과 부대체물, 특정물과 불특정물**의 갈래가 있고, 마지막 것은 당사자의 의사로 정해지므로 대체물이라도 특정물이 될 수 있다.

주물과 종물, 원물과 과실

주물과 종물, 원물과 과실 — 따라가는 것과 나뉘는 것

**물건의 소유자가 그 물건의 상용에 공하기 위하여 자기 소유인 다른 물건을 부속하게 한 때 그 부속물이 종물**이며, **종물은 주물의 처분에 따른다**(제100조). 요건이 넷이다 — 주물의 상용에 이바지할 것, 독립한 물건일 것, 장소적으로 밀접할 것, **같은 사람의 소유일 것**. 남의 물건은 종물이 될 수 없다는 마지막 요건이 자주 걸린다. 제100조 제2항은 **임의규정**이라 당사자가 종물을 빼고 처분할 수 있으며, 판례는 이 법리를 물건뿐 아니라 **권리에도 유추**해 건물에 대한 저당권의 효력이 그 건물을 위한 지상권에도 미친다고 본다. **원물과 과실**은 무엇이 무엇을 낳는가의 문제다. **천연과실은 물건의 용법에 의하여 수취하는 산출물**이고 **법정과실은 물건의 사용대가로 받는 금전 기타 물건**이다(제101조). 귀속의 방식이 다르다 — **천연과실은 원물에서 분리하는 때에 수취할 권리자에게 속하고**, **법정과실은 수취할 권리의 존속기간 일수의 비율로 취득한다**(제102조). 노동의 대가인 임금이나 주식의 배당금은 물건의 사용대가가 아니므로 법정과실이 아니며, 이 구별이 매매·임대차·저당권의 효력 범위를 가르는 자리에서 되풀이해 쓰인다.

법률행위

법률행위의 종류와 요건

법률행위의 종류와 요건 — 성립한 것과 효력이 있는 것은 다르다

**법률행위**는 의사표시를 요소로 하여 그 뜻대로 법률효과가 생기는 행위다. 의사표시의 수와 방향에 따라 **단독행위**(해제·취소·유언), **계약**(마주 선 두 의사의 합치), **합동행위**(같은 방향의 여러 의사, 사단법인 설립)로 갈린다. 재산이 곧바로 움직이는지에 따라 **의무부담행위(채권행위)**와 **처분행위(물권행위·준물권행위)**로도 갈리는데, 처분행위에는 처분권이 있어야 하지만 의무부담행위는 남의 물건을 파는 계약도 유효하다는 점에서 갈린다. 요건은 두 층이다. **성립요건**은 당사자·목적·의사표시라는 뼈대이고, 여기가 없으면 법률행위 자체가 없다. **효력요건**은 그 뼈대가 갖춰진 뒤 효과가 생기기 위한 조건으로, 당사자에게 능력이 있을 것, 목적이 **확정·가능·적법·사회적 타당성**을 갖출 것, 의사와 표시가 일치하고 하자가 없을 것이다. 목적의 「가능」은 **원시적 불능이면 계약이 무효**가 되고 후발적 불능이면 위험부담이나 채무불이행의 문제로 넘어간다는 갈림을 낳는다. 「적법」은 **강행규정 위반이면 무효**라는 것이며, 그중에서도 효력규정과 단속규정을 갈라 단속규정 위반은 벌은 받되 행위 자체는 유효로 남는다.

반사회질서와 불공정한 법률행위

반사회질서와 불공정한 법률행위 — 내용이 못 견디는 자리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다(제103조). 유형으로는 정의 관념에 반하는 것(범죄를 조건으로 한 급부), 인륜에 반하는 것, 개인의 자유를 심하게 제한하는 것, 생존의 기초를 뺏는 것, 지나친 사행성 등이 든다. 동기가 표시되었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경우에는 **동기의 불법도 반사회성**을 이룰 수 있다. 무효는 절대적이라 **누구에게나 주장할 수 있고 선의의 제3자에게도 대항**한다는 점이 의사표시의 무효와 크게 다르다. **부동산 이중매매**는 원칙적으로 유효하나 제2매수인이 매도인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면 반사회적 법률행위가 되어 무효가 되며, 이때 제1매수인은 매도인을 대위해 말소를 구할 수 있다.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는 **당사자의 궁박·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것으로 무효다. 요건은 **객관적 요건(급부와 반대급부의 현저한 불균형)**과 **주관적 요건(궁박·경솔·무경험, 그리고 상대방이 이를 알고 이용하려는 폭리 의사)**이 함께 갖춰지는 것이다. 셋은 택일적이어서 하나만 있어도 되고, **증여처럼 대가 없는 행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법률행위의 해석

법률행위의 해석 — 무엇을 말했는지를 정하는 일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표시한 것의 뜻을 확정하는 작업이며 셋으로 갈린다. **자연적 해석**은 표시의 겉모습에 매이지 않고 **당사자가 실제로 뜻한 바**를 찾는 것으로, 양쪽이 같은 뜻으로 알고 있었다면 잘못 적힌 표현에 구애받지 않는다(오표시 무해의 원칙 — 목적물을 두 사람 모두 A로 알면서 계약서에 B라 적었어도 A에 관한 계약이 성립한다). **규범적 해석**은 표시를 받은 상대방의 처지에서 그 표시가 **객관적으로 어떻게 이해되는가**를 잣대로 삼으며, 상대방 있는 의사표시의 원칙적인 방법이다. **보충적 해석**은 당사자가 미처 정하지 않은 틈을 **가정적 의사**로 메우는 것으로, 없는 합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계약의 목적에 비추어 정했을 법한 바를 넣는 일이다. 해석의 표준은 **당사자가 의도한 목적, 사실인 관습(제106조), 임의규정(제105조), 신의성실의 원칙**이며 대체로 이 순서로 작동한다. **제106조**는 사실인 관습이 있고 당사자의 의사가 명확하지 않을 때 그 관습에 따르게 하므로, 사실인 관습은 법원이 아니면서도 해석의 자료로 힘을 쓴다. 계약서 문언은 출발점일 뿐 결론이 아니며, 계약의 목적과 경위를 함께 놓고 읽어야 한다.

의사표시

비진의표시와 통정허위표시

진의 아닌 의사표시와 통정허위표시 — 혼자 숨긴 것과 둘이 짠 것

**진의 아닌 의사표시**는 표의자가 스스로 진의 아님을 알면서 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유효**하다. 다만 **상대방이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무효**이며, 그 무효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제107조). 표시를 믿은 상대를 지키는 것이 원칙이고, 상대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지킬 신뢰가 없으므로 무효로 돌아간다. 여기서 「진의」란 특정 내용을 진정으로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 **그 표시에 대응하는 내심의 의사**를 가리키므로, 마지못해 사직서를 냈더라도 그 상황에서 사직을 의사로 삼았다면 진의 아닌 표시가 아니다. **통정허위표시**는 **상대방과 짜고** 하는 허위의 표시로 언제나 **무효**이며, 역시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제108조). 여기의 제3자는 허위표시를 기초로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은 자**를 말하므로, 가장매매의 매수인에게서 다시 산 사람이나 그에게 저당권을 받은 사람은 제3자이지만, 채권을 그대로 이어받은 상속인이나 대리인은 새로운 이해관계가 아니라 제3자가 아니다. **제3자는 선의로 추정**되고 과실이 있어도 보호되며, 무효를 주장하는 쪽이 악의를 증명해야 한다.

착오

착오 — 잘못 알고 한 표시를 되돌리는 문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으면 취소할 수 있다. 다만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한다**(제109조 제1항). 취소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제2항). 요건은 셋이다 — **내용의 착오일 것**, **중요부분일 것**, **표의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을 것**. 중요부분이란 그 착오가 없었다면 표의자가 그런 표시를 하지 않았을 것이고 **보통 사람이라도 그러했을** 정도를 말하므로, 주관적 인과관계와 객관적 현저성을 함께 본다. **동기의 착오**는 원칙적으로 내용의 착오가 아니라 취소 사유가 아니지만, 그 동기가 **상대방에게 표시되어 법률행위의 내용을 이루었다면**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다. 나아가 **상대방이 그 동기를 유발했다면** 표의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어도 취소를 인정하는데, 잘못의 씨앗을 뿌린 쪽이 그 과실을 들어 방패로 삼을 수 없기 때문이다. 증명책임은 갈린다 — **중요부분의 착오는 취소하려는 표의자가**, **중대한 과실은 취소를 막으려는 상대방이** 증명한다. 취소한 표의자가 상대방에게 손해를 물어 주어야 하는지에 관해 판례는 **적법한 권리 행사이므로 불법행위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사기·강박

사기와 강박 — 밖에서 손을 댄 의사표시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제110조 제1항). **사기**는 고의로 사실을 속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 착오로 표시를 하게 하는 것이며, **2단의 고의**(속이려는 고의 + 그로써 표시하게 하려는 고의)와 **기망행위**, **위법성**, **인과관계**가 요건이다. 침묵도 **고지의무가 있는데 알리지 않았다면** 기망이 된다. **강박**은 해악을 알려 공포를 일으키고 그 공포로 표시하게 하는 것으로, 정당한 권리 행사를 알리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하지 않으나 목적이나 수단이 부당하면 위법해진다. 공포가 **의사결정의 자유를 완전히 빼앗을 정도**에 이르면 취소가 아니라 **무효**가 된다는 것이 판례다. 제3자가 사기·강박을 한 경우에는 갈린다 — **상대방 있는 의사표시라면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다(제2항). 상대방과 무관한 곳에서 벌어진 일까지 떠안기면 아무 잘못 없는 상대가 다치기 때문이다. 여기서 상대방의 대리인이나 피용자는 「제3자」가 아니라 상대방과 한 몸으로 보아 곧바로 취소할 수 있다. 취소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제3항).

의사표시의 효력발생

의사표시의 효력발생 — 부친 때가 아니라 닿은 때

**상대방이 있는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에 그 효력이 생긴다**(제111조 제1항). 이것이 **도달주의**이며 민법의 원칙이다. 「도달」이란 상대방이 실제로 읽은 것이 아니라 **그 지배권 안에 들어가 알 수 있는 상태**에 놓인 것을 말하므로, 우편함에 넣어졌으면 뜯어보지 않았어도 도달이다. 스스로 수령을 거절한 경우에도 도달로 본다. 도달주의의 결과 **발송 뒤 도달 전에는 철회할 수 있고**, 도달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으며 **불착·연착의 위험은 표의자가 진다**. **표의자가 통지를 발송한 뒤 사망하거나 제한능력자가 되어도 의사표시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제2항). 이미 손을 떠난 표시가 나중의 사정으로 흔들리지 않게 한 것이다. **상대방이 받은 때에 제한능력자였다면 표의자는 그 의사표시로 대항하지 못하나, 법정대리인이 도달 사실을 안 뒤에는 대항할 수 있다**(제112조). 상대방을 모르거나 소재를 알 수 없으면 **공시송달**로 도달의 효력을 얻는다. 예외적으로 **발신주의**를 쓰는 자리가 있는데, 제한능력자 상대방의 최고에 대한 확답, 무권대리 상대방의 최고에 대한 확답, 격지자 간 계약에서 승낙의 통지가 그것이다.

대리

대리의 요건과 효과

대리의 요건과 효과 — 남이 한 일이 내 일이 되는 조건

**대리인이 그 권한 안에서 본인을 위한 것임을 표시한 의사표시는 직접 본인에게 효력이 생긴다**(제114조). 여기서 요건 셋이 나온다 — **대리권의 존재**, **현명(본인을 위한 것임의 표시)**, **대리행위 자체의 유효**. 현명하지 않으면 **자기를 위한 것으로 보되**, 상대방이 대리인으로서 한 것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면 대리로서 효력이 생긴다(제115조). 대리권은 법률의 규정으로 생기는 **법정대리**와 수권행위로 생기는 **임의대리**로 갈린다. **권한을 정하지 않은 대리인은 보존행위와 성질을 변하지 않는 범위의 이용·개량행위만** 할 수 있다(제118조) — 처분행위는 들지 않는다. **자기계약과 쌍방대리는 금지**되나 **본인의 허락이 있거나 채무의 이행**이면 할 수 있다(제124조). 이미 확정된 채무를 이행하는 것은 새로 이해가 충돌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대리행위의 하자는 대리인을 표준으로 판단**한다(제116조) — 속았는지, 알았는지, 과실이 있었는지를 대리인에게서 본다. 다만 본인이 지시한 대로 한 경우에는 본인이 자기가 안 사정을 두고 대리인의 부지를 주장하지 못한다. **대리인은 행위능력자임을 요하지 않으므로** 제한능력자도 대리인이 될 수 있고, 그 대리행위를 제한능력을 이유로 취소하지 못한다.

복대리

복대리 — 대리인이 세운 또 하나의 대리인

**복대리인은 대리인이 자기 이름으로 선임한 본인의 대리인**이다. 대리인의 대리인이 아니라 **본인의 대리인**이라는 것이 출발점이며, 그래서 복대리인은 본인을 위해 현명하고 그 효과도 본인에게 간다. 복임권은 대리의 갈래에 따라 정반대다. **임의대리인은 본인의 승낙이 있거나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야만** 복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다(제120조). 본인이 그 사람을 믿고 고른 것이므로 마음대로 남에게 넘기지 못한다. 반면 **법정대리인은 언제든 자기 책임으로** 선임할 수 있다(제122조) — 본인이 고른 것이 아니고 사임도 자유롭지 않으니 대신할 길을 열어 준 것이다. 책임의 무게도 뒤집힌다. **임의대리인은 선임·감독에 관한 책임**만 지고, 본인의 지명에 따라 선임했다면 그 사람이 부적임하거나 불성실함을 알고도 통지나 해임을 게을리한 때가 아니면 책임이 없다(제121조). **법정대리인은 선임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책임**을 지되, 부득이한 사유로 선임한 때에는 선임·감독의 책임으로 가벼워진다. 복대리인의 대리권은 대리인의 대리권을 넘지 못하고, **대리인의 대리권이 소멸하면 복대리권도 함께 소멸**한다.

협의의 무권대리

협의의 무권대리 — 매달린 계약을 누가 끊거나 잇는가

**대리권 없는 자가 타인의 대리인으로 한 계약은 본인이 추인하지 않으면 본인에게 효력이 없다**(제130조). 무효가 아니라 **유동적 무효**라 본인의 태도에 따라 살거나 죽는다. **추인**은 상대방이나 무권대리인 누구에게 해도 되지만, **무권대리인에게 한 추인은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 때까지 상대방에게 대항하지 못한다**(제132조). 추인하면 **다른 의사표시가 없는 한 계약 시에 소급하여** 효력이 생기되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제133조). 상대방에게는 두 무기가 있다. **최고권**은 선의·악의를 가리지 않고 쓸 수 있어 **상당한 기간을 정해 확답을 촉구**하며, 그 기간에 확답이 없으면 **추인을 거절한 것으로 본다**(제131조). **철회권**은 **본인의 추인이 있을 때까지** 쓸 수 있으나 **계약 당시 대리권 없음을 안 때에는 쓰지 못한다**(제134조). 추인도 철회도 없으면 **무권대리인이 책임**진다 — 대리권을 증명하지 못하고 추인도 받지 못하면 **상대방의 선택에 따라 이행 또는 손해배상**의 책임을 지며, 이는 과실을 묻지 않는 **무과실책임**이다. 다만 **상대방이 대리권 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 또는 무권대리인이 제한능력자일 때**에는 그 책임이 없다(제135조).

표현대리

표현대리 — 대리권이 없는데도 본인이 책임지는 세 자리

표현대리는 대리권이 없는데도 **그렇게 믿을 만한 겉모습**이 있고 그 겉모습을 만든 데 본인의 관여가 있어 본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제도다. 세 유형이 있다. **제125조 대리권 수여의 표시에 의한 표현대리**는 제3자에게 「이 사람에게 대리권을 주었다」고 표시한 경우로, 실제로 주지 않았어도 그 범위에서 책임진다. 다만 **제3자가 대리권 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126조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는 기본대리권이 있는 대리인이 그 범위를 넘어 행위한 경우로, **제3자에게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본인이 책임진다. 기본대리권은 반드시 같은 종류일 필요가 없고 공법상 행위의 대리권이나 복대리권도 될 수 있다. **제129조 대리권 소멸 후의 표현대리**는 있던 대리권이 사라진 뒤의 행위로, **대리권의 소멸은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되 제3자가 과실로 알지 못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세 유형 모두 **상대방의 선의·무과실**이 필요하며, 표현대리가 성립해도 그 본질은 무권대리이므로 상대방이 표현대리를 주장하지 않고 **무권대리인의 책임을 묻는 것도 가능**하다. 표현대리는 상대방을 지키는 제도라 본인이 먼저 들고 나올 수는 없다.

무효와 취소

법률행위의 무효

법률행위의 무효 — 처음부터 없던 것, 그러나 되살릴 길

**무효**는 법률행위가 성립했으나 처음부터 효력이 생기지 않는 것으로, 누구의 주장도 필요 없이 당연히 그러하고 시간이 지나도 유효로 바뀌지 않는다. 유형이 여럿이다. **절대적 무효**는 누구에게나 주장할 수 있고(반사회질서·불공정행위·강행규정 위반), **상대적 무효**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비진의표시·통정허위표시). **확정적 무효**와 달리 **유동적 무효**는 뒤의 사정으로 유효가 될 수 있는 상태로, 무권대리행위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의 계약이 그 예다. **일부무효**는 원칙적으로 **전부를 무효로 하되, 그 무효 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이라 인정되면 나머지는 살아남는다**(제137조). **무효행위의 전환**은 무효인 행위가 다른 행위의 요건을 갖추고 당사자가 그 다른 행위를 의욕했으리라 인정될 때 그것으로 효력을 인정하는 것이다. **무효행위의 추인**은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으나, **당사자가 무효임을 알고 추인하면 새로운 법률행위로 본다**(제139조) — 소급하지 않고 **추인한 때부터** 효력이 생기는 것이 취소의 추인과 결정적으로 다르다. 다만 반사회질서 위반처럼 무효의 원인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추인해도 여전히 무효다.

법률행위의 취소

법률행위의 취소 — 살아 있던 것을 처음부터 없던 것으로

**취소**는 일단 유효한 법률행위를 취소권자의 의사표시로 **처음부터 무효였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제141조). 취소권자는 **제한능력자, 착오·사기·강박으로 의사표시를 한 자, 그의 대리인 또는 승계인**뿐이다(제140조) — 상대방에게는 취소권이 없다. 취소하면 급부한 것을 서로 돌려주어야 하나 **제한능력자는 받은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만** 반환한다. 낭비했다면 그만큼 돌려주지 않아도 되고, 생활비로 썼다면 다른 지출을 면했으므로 현존한다고 본다. **추인**은 취소권을 포기해 유효로 확정하는 것으로, **추인 후에는 취소하지 못한다**(제143조). 추인은 **취소의 원인이 소멸한 뒤**에 해야 힘이 있다 — 아직 강박 아래 있으면서 한 추인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법정추인**은 일정한 사유가 있으면 추인 의사와 무관하게 추인한 것으로 보는 제도로, **전부나 일부의 이행, 이행의 청구, 경개, 담보의 제공, 취소할 수 있는 행위로 취득한 권리의 전부나 일부의 양도**, 강제집행이 그것이며 **이의를 보류하면 그러하지 아니하다**(제145조).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하고(제146조), 이는 제척기간이라 중단되지 않는다.

조건과 기한

조건

조건 — 올지 안 올지 모르는 일에 효력을 매단다

**조건**은 법률행위의 효력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에 매다는 부관이다. **정지조건**은 성취한 때부터 효력이 생기고 **해제조건**은 성취한 때부터 효력을 잃는다(제147조). 원칙적으로 소급하지 않으나 당사자가 소급하기로 정하면 그에 따른다. 조건이 미정인 동안에도 **조건부 권리**는 보호되어, 당사자는 **조건 성취로 생길 상대방의 이익을 해하지 못하고**(제148조), 그 권리의무를 **처분·상속·보존·담보**로 할 수 있다(제149조).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 성취를 방해하면 상대방은 조건이 성취된 것으로 주장할 수 있고**, 반대로 반신의로 성취시키면 성취하지 않은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제150조). 특수한 조건들의 처리가 제151조에 모여 있다 — **불법조건이 붙으면 그 법률행위 전부가 무효**이며 조건만 떼어 내지 못한다. **기성조건**(이미 성취된 것)이 정지조건이면 조건 없는 법률행위가 되고 해제조건이면 무효다. **불능조건**(성취할 수 없는 것)은 그 반대로, 해제조건이면 조건 없는 법률행위가 되고 정지조건이면 무효다. 혼인·입양처럼 **신분행위**와 어음행위·상계처럼 **효력이 즉시 확정되어야 하는 행위**에는 조건을 붙이지 못한다.

기한과 기한의 이익

기한 — 반드시 오는 일에 효력을 매단다

**기한**은 법률행위의 효력을 **장래에 반드시 오는 사실**에 매다는 부관이다. **시기**가 붙으면 도래한 때부터 효력이 생기고 **종기**가 붙으면 그때부터 효력을 잃는다(제152조). 언제 오는지까지 확정된 **확정기한**과 오는 것은 확실하나 때를 모르는 **불확정기한**으로 갈리며, 「내가 죽으면」은 불확정기한이지 조건이 아니다. 기한의 효과는 **소급하지 않는다**는 점이 조건과 다르다 — 조건은 당사자가 소급을 정할 수 있으나 기한은 성질상 소급할 수 없다. **기한의 이익**은 기한이 도래하지 않음으로써 얻는 이익으로 **채무자의 이익으로 추정**되며, 이익을 받는 쪽은 포기할 수 있으나 **상대방의 이익을 해하지 못한다**. 이자부 소비대차에서 채무자가 기한 전에 갚으려면 남은 기간의 이자를 물어 주어야 하는 것이 그 예다. **기한의 이익 상실**은 채무자가 담보를 손상·감소·멸실하게 한 때, 담보 제공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때, 파산한 때에 일어나며 이때 채권자는 곧바로 청구할 수 있다. 실무에서는 약정으로 상실 사유를 더 넓히는데, 판례는 그 약정을 **정지조건부**(사유가 생기면 당연히 상실)와 **형성권부**(채권자의 청구가 있어야 상실)로 나누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뒤의 것으로 추정한다.

기간과 소멸시효

기간의 계산

기간의 계산 — 언제부터 세고 언제 끝나는가

기간의 계산은 **법령·재판상의 처분·법률행위에 다른 정함이 없으면 민법의 규정에 따른다**(제155조). 보충규정이므로 다른 정함이 있으면 그것이 앞선다. 계산 방법은 둘로 갈린다. **시·분·초로 정한 때는 자연적 계산법**을 써서 즉시부터 세고, **일·주·월·연으로 정한 때는 역법적 계산법**을 쓴다. 역법적 계산의 뼈대가 **초일불산입**이다 — **기간의 초일은 산입하지 아니하되, 그 기간이 오전 영시부터 시작하는 때에는 산입한다**(제157조). **나이는 출생일을 산입하여 만 나이로 계산**하는 것이 예외로 명시되어 있다(제158조). 만료점은 **기간 말일의 종료로** 만료하며(제159조), 주·월·연으로 정한 때에는 **역에 의하여 계산**해 날수로 환산하지 않는다. 그 주·월·연의 처음부터 세지 않는 경우에는 **최후의 주·월·연에서 기산일에 해당한 날의 전일로 만료**하고, **최종 월에 해당일이 없으면 그 월의 말일로 만료**한다(제160조). 그리고 **기간의 말일이 토요일 또는 공휴일이면 그 다음 날로 만료**한다(제161조). 이 마지막 규정은 만료점에만 적용되고 기산점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초일이 공휴일이라고 해서 다음 날부터 세는 것이 아니다.

소멸시효의 요건과 기간

소멸시효의 요건과 기간 — 잠자는 권리는 시간에 깎인다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 상태가 이어질 때 그 권리를 소멸시키는 제도다. 요건은 **소멸시효에 걸리는 권리일 것,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것, 그 상태가 기간 동안 이어질 것**이다. **소유권은 시효로 소멸하지 않고** 점유권·유치권처럼 점유를 요소로 하는 권리, 담보물권처럼 피담보채권에 붙어 있는 권리도 독립해 시효에 걸리지 않는다. 기간은 **채권 10년, 채권 및 소유권 이외의 재산권 20년**이 원칙이다(제162조). **3년의 단기소멸시효**는 이자·부양료·급료·사용료 등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물건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 의사·조산사·간호사·약사의 채권, **도급받은 자와 공사의 설계·감독에 종사하는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 변호사 등의 직무에 관한 채권에 걸린다(제163조). **1년의 단기소멸시효**는 여관·음식점의 숙박료와 음식료, 동산 사용료, 노역인·연예인의 임금, 학생의 교육·유숙에 관한 채권이다(제164조). **판결로 확정된 채권은 단기시효에 해당하더라도 10년**이 된다(제165조). 기산점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이며, 이는 법률상의 장애가 없는 때를 말하고 권리자가 그 사실을 몰랐다는 사실상의 장애는 기산을 늦추지 못한다(제166조).

시효의 중단과 정지

시효의 중단과 정지 — 지운 시간과 멈춘 시간

**중단**은 흐르던 시효를 무너뜨려 **경과한 기간을 없던 것으로 하고 처음부터 다시 흐르게** 하는 것이다(제178조). 사유는 셋이다 — **청구, 압류 또는 가압류·가처분, 승인**(제168조). **청구** 가운데 재판상의 청구는 **소송이 각하·기각·취하되면 중단의 효력이 없으나 6개월 안에 다시 재판상 청구 등을 하면 최초의 청구로 중단된 것으로 본다**(제170조). **최고**는 그 자체로는 잠정적이어서 **6개월 안에 재판상의 청구·파산절차참가·화해를 위한 소환·임의출석·압류·가압류·가처분을 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제174조). **승인**은 채무가 있음을 인정하는 관념의 통지로, **처분의 능력이나 권한이 없어도 할 수 있다**(제177조) — 이자를 갚거나 일부를 변제하는 것도 승인이 된다. 중단의 효력은 **당사자와 그 승계인 사이에만** 미친다(제169조). **정지**는 시효를 무너뜨리지 않고 **완성만 미루는** 것으로, 제한능력자에게 법정대리인이 없을 때, 재산관리인에 대한 제한능력자의 권리, 부부 사이의 권리, 상속재산에 관한 권리는 그 사유가 풀린 때부터 **6개월** 안에는 완성되지 않고, **천재 기타 사변**으로 중단할 수 없었던 때는 **1개월** 안에는 완성되지 않는다(제179조~제182조).

소멸시효의 효력

소멸시효의 효력 — 완성되면 어디까지 사라지는가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그 효과는 **기산일로 소급**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권리가 없었던 것처럼 다뤄지고, 이미 발생한 이자도 함께 사라진다. **주된 권리의 소멸시효가 완성하면 종속된 권리에 그 효력이 미친다**(제183조) — 원본채권이 시효로 사라지면 이자채권도 함께 사라지고, 피담보채권이 사라지면 저당권도 함께 사라진다. 완성의 효과가 당연한 소멸인지 원용이 필요한지에 관해 견해가 갈리나, **판례는 상대적 소멸설**에 가까워 시효의 이익을 받을 자가 소송에서 원용해야 재판에 반영된다고 본다. 그래서 법원이 직권으로 시효 완성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제척기간과 갈린다. **시효의 이익은 미리 포기하지 못한다**(제184조 제1항). 돈을 빌리면서 시효를 포기하게 하는 특약을 허용하면 힘의 우위에 선 채권자가 늘 그것을 요구해 제도가 무력해지기 때문이다. **완성된 뒤의 포기는 자유**이며, 완성 사실을 알고 채무를 승인하면 시효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본다. 또한 **법률행위로 시효를 배제·연장·가중하지 못하되 단축·경감은 할 수 있다**(제2항) — 한쪽 방향으로만 열어 둔 것 역시 채무자를 지키려는 결이다.

물권법 총론

물권의 의의와 물권법정주의

물권의 의의와 물권법정주의 — 만들어 쓸 수 없는 권리

**물권**은 물건을 직접 지배해 이익을 얻는 배타적 권리다. 채권과 견주면 셋이 다르다 — **직접지배성**(남의 행위를 거치지 않는다), **배타성**(같은 물건에 같은 내용의 물권이 둘 설 수 없다), **절대성**(누구에게나 주장한다). 여기서 **일물일권주의**가 나오고, 물건의 일부나 여러 물건의 집합에는 원칙적으로 하나의 물권이 서지 못한다.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다**(제185조)는 것이 **물권법정주의**다. 계약은 당사자가 내용을 마음대로 짤 수 있지만 물권은 그럴 수 없는데, 누구에게나 주장되는 권리를 사람마다 다르게 만들면 거래에 들어오는 사람이 무엇을 조사해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법률」은 형식적 의미의 법률만을 뜻하고 명령·규칙은 들지 않는다는 것이 통설이다. 민법이 정한 물권은 여덟이다 — **점유권, 소유권, 지상권·지역권·전세권(용익물권), 유치권·질권·저당권(담보물권)**. 관습법상 물권으로는 **분묘기지권과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인정된다. 물권 상호 간에는 **먼저 성립한 것이 앞서는** 것이 원칙이고, 같은 물건에 물권과 채권이 부딪히면 원칙적으로 물권이 앞선다.

물권변동과 등기

물권변동과 등기 — 적어야 생기는 것과 적지 않아도 생기는 것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로 인한 물권의 득실변경은 등기하여야 그 효력이 생긴다**(제186조). 우리 법은 의사표시만으로 물권이 옮겨 가지 않는 **성립요건주의(형식주의)**를 택했다. 반면 **상속·공용징수·판결·경매 기타 법률의 규정에 의한 취득은 등기를 요하지 않으나, 등기하지 않으면 처분하지 못한다**(제187조). 법률행위가 아니라 법률의 규정이나 국가의 행위로 생기는 변동이라 그 자체로 공시할 다른 계기가 있기 때문이며, 여기의 「판결」은 **형성판결**만을 뜻하고 이행판결이나 확인판결은 들지 않는다. 동산은 **인도**로 물권이 변동하며, 인도에는 현실의 인도 외에 **간이인도·점유개정·목적물반환청구권의 양도**가 있다. 등기의 효력은 **권리변동적 효력, 대항적 효력, 순위확정적 효력, 추정적 효력**이며, 우리 등기에는 **공신력이 없다** — 등기를 믿고 거래했더라도 그 등기가 원인 없는 것이면 권리를 얻지 못한다. 그래서 **중간생략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면 유효로 보되 등기청구권을 곧바로 행사하려면 3자의 합의가 필요하고, **무효등기의 유용**은 그 사이에 이해관계인이 없을 때에 한해 인정된다.

물권적 청구권

물권적 청구권 — 지배가 흔들릴 때 되돌리는 힘

물권적 청구권은 물권의 내용 실현이 방해되거나 방해될 염려가 있을 때 그 제거를 구하는 권리다. 소유권을 예로 들면 셋이다 — **소유물반환청구권**(점유를 빼앗겼을 때, 제213조), **소유물방해제거청구권**(점유 외의 방법으로 방해받을 때), **소유물방해예방청구권**(방해의 염려가 있을 때, 제214조). 요건에 **상대방의 고의·과실이 필요 없다**는 것이 핵심으로, 불법행위 손해배상과 결정적으로 갈리는 지점이다. 방해자가 아무 잘못이 없어도 그 상태가 물권을 막고 있으면 치워야 한다. 다만 **점유할 권리가 있는 자에게는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제213조 단서) — 임차인이나 유치권자가 그 예다. 이 규정은 다른 물권에 널리 준용되어 지상권·전세권에도 미치고, **점유권에는 점유보호청구권**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유치권에는 물권적 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인데, 유치권은 점유를 잃으면 그 자체가 소멸하므로 되찾을 권리를 붙일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방해」와 「손해」는 다르다 — 방해는 현재도 이어지는 상태이고 손해는 이미 생긴 결과라, 방해가 끝난 뒤에 남은 것은 손해배상의 문제이지 방해제거의 문제가 아니다.

점유권

점유의 종류와 효력

점유권 — 사실상의 지배를 그대로 지켜 주는 권리

**점유권**은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상태 자체에 주어지는 물권으로, 그 사람에게 정당한 권리(본권)가 있는지와 무관하게 인정된다. 점유는 여러 축으로 갈린다 — **자주점유와 타주점유**(소유의 의사가 있는가), **선의와 악의**, **평온·공연과 폭력·은비**, **직접점유와 간접점유**.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선의·평온·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고(제197조 제1항), **선의의 점유자라도 본권에 관한 소에 패소하면 그 소가 제기된 때부터 악의의 점유자로 본다**(제2항). 무과실은 추정되지 않으므로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한다. **선의의 점유자는 점유물의 과실을 취득하고**, 악의의 점유자는 수취한 과실을 반환하며 소비했거나 과실로 수취하지 못했으면 그 대가를 보상한다(제201조). 비용에 관해서는 **필요비는 상환을 청구할 수 있으나 과실을 취득한 경우 통상의 필요비는 청구하지 못하고**, **유익비는 가액의 증가가 현존한 때에 한해 회복자의 선택에 따라 지출액이나 증가액**을 청구한다(제203조). 점유가 침탈·방해되면 **점유물반환청구권·방해제거청구권·방해예방청구권**이 서며, 반환청구는 침탈당한 날부터 1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

소유권

소유권의 취득 — 취득시효

취득시효 — 오래된 사실이 권리가 되는 자리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제245조 제1항). 이것이 **점유취득시효**이며 요건은 **자주·평온·공연한 점유 20년**과 **등기**다. 선의·무과실은 요구되지 않는다. 같은 조 제2항의 **등기부취득시효**는 **소유자로 등기한 자가 10년간 선의·무과실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한 경우로, 등기가 이미 있으므로 기간이 절반이 되는 대신 **선의·무과실**이 요구된다. 동산은 **10년**, 선의·무과실로 시작했으면 **5년**이다(제246조). **소유권 취득의 효력은 점유를 개시한 때에 소급**하며, 소멸시효의 중단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제247조).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면 점유자는 **소유자에게 등기를 청구할 채권적 권리**를 얻을 뿐 곧바로 소유자가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완성 후 등기 전에 소유자가 제3자에게 팔아 넘기면 시효완성자는 그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다만 시효완성 사실을 알면서 넘겨받아 배임에 적극 가담했다면 반사회적 법률행위로 무효가 된다. 시효기간의 기산점은 임의로 고르지 못하고 실제 점유 개시 시점으로 잡는 것이 원칙이나, 점유가 이어져 온 경우에는 취득시효 완성 시점을 새 기산점으로 삼을 여지가 있다.

소유권의 범위와 상린관계

소유권의 범위와 상린관계 — 이웃한 땅끼리의 양보

**소유권은 법률의 범위 안에서 소유물을 사용·수익·처분할 권리**이며 토지의 소유권은 **정당한 이익 있는 범위 안에서 상하에 미친다**. 그래서 지하 깊은 곳의 광물이나 높은 상공은 소유권이 미치지 않는다. **상린관계**는 인접한 토지 소유자 사이의 이용을 조절하는 법정의 권리·의무로, 소유권의 내용을 법이 미리 늘리거나 줄여 둔 것이다. 주요한 자리는 이렇다 — **주위토지통행권**은 어느 토지가 공로에 통하지 못할 때 주위의 토지를 통행할 수 있게 하되 **손해가 가장 적은 장소와 방법**을 골라야 하고 보상해야 하며, **분할로 공로에 통하지 못하게 된 경우에는 분할된 다른 토지만 통행할 수 있고 보상의무가 없다**. **경계표·담의 설치 비용은 쌍방이 절반씩** 부담하되 측량비용은 면적 비율로 나눈다. **건물을 축조할 때 경계로부터 반 미터 이상 거리를 두어야** 하고, 이를 어기면 착수 후 1년이 지나거나 완성한 뒤에는 손해배상만 청구할 수 있다. **경계로부터 2미터 안의 창이나 마루에는 차면시설**을 해야 한다. **생활방해**는 매연·열기체·액체·음향·진동 등으로 이웃의 생활에 고통을 주는 것으로, **적당한 조처**를 청구할 수 있으나 **통상의 용도에 적당한 것이면 인용해야 한다**.

공동소유

공동소유 — 하나의 물건을 여럿이 가지는 세 가지 꼴

공동소유에는 셋이 있다. **공유**는 지분에 의해 여럿의 소유가 된 것으로, **공유자는 지분을 처분할 수 있고 공유물 전부를 지분의 비율로 사용·수익한다**(제263조). 행위의 무게에 따라 요건이 갈리는 것이 핵심이다 — **처분·변경은 다른 공유자 전원의 동의**(제264조), **관리는 지분의 과반수**, **보존행위는 각자**가 할 수 있다(제265조). **공유자가 지분을 포기하거나 상속인 없이 사망하면 그 지분은 다른 공유자에게 각 지분의 비율로 귀속**한다(제267조). **분할청구는 언제든 할 수 있으나 5년 내의 기간으로 분할하지 않기로 약정할 수 있고**, 갱신해도 그때부터 5년을 넘지 못한다(제268조). 협의가 되지 않으면 법원에 청구하며, **현물분할이 원칙이고 현물로 나눌 수 없거나 가액이 현저히 줄 염려가 있으면 경매를 명한다**(제269조). **합유**는 조합체로 물건을 소유하는 것으로 지분은 있으나 전원의 동의 없이 처분하지 못하고 **조합이 존속하는 동안 분할을 청구하지 못한다**. **총유**는 법인 아닌 사단의 소유로 **지분이 아예 없고 관리·처분은 사원총회의 결의**에 의한다.

용익물권

지상권

지상권 — 남의 땅 위에 내 건물을 세우는 권리

**지상권자는 타인의 토지에 건물 기타 공작물이나 수목을 소유하기 위하여 그 토지를 사용하는 권리**를 가진다(제279조). 물권이므로 토지 소유자가 바뀌어도 그대로 주장할 수 있고, 지상권자는 **설정자의 동의 없이 양도하거나 임대**할 수 있다. 존속기간은 **최단기가 정해져 있다** — 견고한 건물이나 수목은 **30년**, 그 밖의 건물은 **15년**, 건물 이외의 공작물은 **5년**보다 짧게 정하지 못한다(제280조). 약정이 없으면 이 기간이 그대로 존속기간이 된다. **지료는 요소가 아니어서** 무상의 지상권도 가능하나, 지료를 정했다면 **2년 이상 지급하지 않을 때 설정자가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제287조). 기간이 끝났는데 **건물이나 수목이 현존하면 지상권자는 갱신을 청구할 수 있고, 설정자가 원하지 않으면 상당한 가액으로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제283조). 반대로 지상권이 소멸하면 지상권자는 원상회복 의무를 지되 **설정자가 상당한 가액을 제공해 매수를 청구하면 정당한 이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제285조). **법정지상권**은 저당물의 경매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갈릴 때 법이 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보는 것이며(제366조), 관습법상 법정지상권도 같은 결로 인정된다.

지역권

지역권 — 내 땅의 편익을 위해 남의 땅을 쓴다

**지역권자는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타인의 토지를 자기 토지의 편익에 이용하는 권리**를 가진다(제291조). 편익을 받는 땅이 **요역지**, 제공하는 땅이 **승역지**다. 지상권·전세권과 달리 **승역지를 점유하지 않고** 통행·인수·조망 같은 일정한 이용만 하므로, 승역지 소유자도 그 땅을 계속 쓸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진 성질이 **부종성과 불가분성**이다. **지역권은 요역지 소유권에 부종하여 이전하며 요역지와 분리하여 양도하거나 다른 권리의 목적으로 하지 못한다**(제292조) — 땅에 붙은 권리이지 사람에게 붙은 권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불가분성은 **공유자의 1인이 지역권을 취득하면 다른 공유자도 취득하고**, 취득기간의 중단은 지역권을 행사하는 모든 공유자에 대한 사유가 아니면 효력이 없다는 데서 드러난다(제295조). 시효취득은 **계속되고 표현된 것에 한하여** 인정되므로(제294조), 통로를 개설하지 않고 그저 지나다닌 통행지역권은 시효로 얻지 못한다. **요역지는 1필의 토지 전부**여야 하지만 승역지는 토지의 일부라도 된다. 지역권은 **소멸시효의 대상**이 되며 20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

전세권

전세권 — 쓰는 권리와 받아 낼 권리가 한 몸인 물권

**전세권자는 전세금을 지급하고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하여 그 용도에 좇아 사용·수익하며, 그 부동산 전부에 대하여 후순위권리자 기타 채권자보다 전세금의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있다(제303조). 용익물권이면서 담보물권의 성질을 겸하는 것이 특징이며, **전세금의 지급은 전세권의 성립요소**다. 존속기간은 **10년을 넘지 못하고 넘게 정하면 10년으로 줄어들며**, **건물 전세권을 1년 미만으로 정하면 1년으로** 본다(제312조). 건물 전세권에는 **법정갱신**이 있어, 설정자가 기간 만료 전 **6개월부터 1개월까지** 사이에 갱신거절이나 조건변경의 통지를 하지 않으면 같은 조건으로 다시 설정한 것으로 보며 이때 **존속기간은 정함이 없는 것**이 된다. 기간을 정하지 않았으면 각 당사자가 언제든 소멸을 통고할 수 있고 **통고를 받은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소멸**한다(제313조). 전세권자는 **설정행위로 금지하지 않는 한 양도·담보제공·전전세·임대**를 할 수 있다(제306조). 목적물의 **현상을 유지하고 통상의 관리에 속한 수선을 스스로** 해야 하므로 필요비 상환청구권이 없고, **유익비만 가액 증가가 현존한 때 소유자의 선택에 따라** 청구할 수 있다(제310조).

담보물권

유치권

유치권 — 돌려주지 않는 것만으로 서는 담보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할 권리**가 있다(제320조). 요건은 **타인의 물건 점유**,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견련성)**, **변제기 도래**, **점유가 불법행위로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며, 여기에 **유치권 배제 특약이 없을 것**이 더해진다. **법정담보물권**이라 등기 없이 요건만 갖추면 생기고, 등기부에 나타나지 않으므로 경매에서 예상 못 한 부담이 되곤 한다. **불가분성**이 강해 **채권 전부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물 전부에 대하여** 권리를 행사한다(제321조). **경매를 청구할 수 있고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감정인의 평가로 직접 변제에 충당할 것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제322조). **과실을 수취해 다른 채권보다 먼저 변제에 충당**할 수 있으며 이자에 먼저, 남으면 원본에 충당한다(제323조).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점유해야 하고 채무자의 승낙 없이 사용·대여·담보제공을 하지 못하되 보존에 필요한 사용은 할 수 있으며**, 어기면 소멸을 청구당한다(제324조). **유치권의 행사는 채권의 소멸시효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제326조), **점유를 잃으면 유치권도 소멸한다**(제328조).

질권

질권 — 물건을 받아 쥐고 우선변제를 받는다

**질권**은 채권의 담보로 채무자나 제3자가 넘긴 동산이나 재산권을 점유하고, 변제가 없으면 그것으로부터 우선변제를 받는 약정담보물권이다. **동산질권은 목적물의 인도로 성립**하며 **점유개정으로는 설정하지 못한다** — 설정자가 계속 쥐고 있으면 담보가 있는지 밖에서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질권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질물을 유치**할 수 있으나 **자기보다 우선권 있는 채권자에게는 대항하지 못한다**(제335조). **경매를 청구할 수 있고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감정자의 평가로 질물을 직접 변제에 충당할 것을 법원에 청구**하되 미리 채무자와 설정자에게 통지해야 한다(제338조). 변제기 전에 「갚지 못하면 질물의 소유권을 넘긴다」고 미리 약정하는 **유질계약은 금지**된다. **물상대위**가 인정되어 질물의 멸실·훼손·공용징수로 설정자가 받을 금전이나 물건에도 행사할 수 있으나 **그 지급 또는 인도 전에 압류**해야 한다(제342조). **권리질권**은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되 **부동산의 사용·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권리는 제외**되며(제345조), **지명채권에 대한 질권은 설정자가 제3채무자에게 통지하거나 제3채무자가 승낙해야 대항**할 수 있다(제349조).

저당권

저당권 — 쥐지 않고 순위로 잡는 담보

**저당권자는 채무자 또는 제3자가 점유를 이전하지 않고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제356조). 효력이 미치는 범위가 시험의 중심이다. **저당부동산에 부합된 물건과 종물에 미치되 법률의 특별한 규정이나 설정행위의 다른 약정이 있으면 그러하지 아니하고**(제358조), **과실에는 압류가 있은 뒤에 수취했거나 수취할 수 있는 것에만** 미친다(제359조). **피담보채권의 범위**는 **원본·이자·위약금·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실행비용**이며, **지연배상은 원본의 이행기일을 지난 뒤의 1년분에 한하여** 행사할 수 있다(제360조). **저당권은 담보한 채권과 분리해 양도하거나 다른 채권의 담보로 하지 못한다**(제361조) — 부종성이다. **제3취득자**는 저당권자에게 채권을 변제하고 저당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고(제364조), 보존·개량에 쓴 필요비·유익비를 **경매대가에서 우선상환** 받는다(제367조). **토지에 저당권을 설정한 뒤 설정자가 건물을 지으면 저당권자는 토지와 함께 그 건물의 경매도 청구할 수 있으나 건물의 경매대가에서는 우선변제를 받지 못한다**(제365조). **저당물의 경매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갈리면 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본다**(제366조). **근저당**은 최고액만 정하고 채무의 확정을 장래에 보류하는 것으로, **확정 전의 채무 소멸이나 이전은 저당권에 영향이 없고 이자는 최고액에 산입된 것으로 본다**(제357조).

채권총론

채권의 목적과 효력

채권의 목적과 효력 — 무엇을 요구할 수 있고 어디까지 밀 수 있는가

**채권의 목적**은 채무자가 해야 할 급부이며, 급부는 **확정할 수 있고 가능하며 적법하고 사회적 타당성**을 갖춰야 한다. 금전으로 가치를 셀 수 없는 것도 채권의 목적이 될 수 있다. 갈래는 넷이 중심이다. **특정물채권**은 그 물건을 인도하는 것으로 채무자는 인도할 때까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존해야 하고, **종류채권**은 종류로만 정한 것으로 **품질을 정할 수 없으면 중등품질**로 이행하며 **이행에 필요한 행위를 완료하거나 채권자의 동의를 얻어 지정한 때 특정**된다(제375조). **금전채권**은 통화의 가치를 목적으로 하므로 이행불능이 생기지 않고, 그 통화가 강제통용력을 잃으면 다른 통화로 변제한다(제376조). **선택채권**은 여럿 가운데 골라 이행하는 것으로 선택권은 원칙적으로 채무자에게 있다. 채권의 효력은 **청구력·급부보유력·소구력·집행력**으로 이루어지며, 이 가운데 일부가 빠진 것이 **자연채무**다 — 소로 구할 수 없으나 채무자가 갚으면 반환을 구하지 못한다. 채권은 상대권이라 채무자에게만 미치지만, 제3자가 채권의 실현을 고의로 방해하면 **채권침해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 못 했을 때 얼마를 무는가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않으면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제390조). 유형은 셋이다 — **이행지체**(기한이 지났는데 안 함), **이행불능**(더는 할 수 없음), **불완전이행**(했으나 제대로 안 함). 지체의 시점은 **확정기한이면 기한이 도래한 때, 불확정기한이면 기한 도래를 안 때, 기한이 없으면 이행청구를 받은 때**다(제387조). 배상의 범위는 **통상의 손해를 한도로 하되,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진다(제393조).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으면 법원은 책임과 금액을 정할 때 반드시 참작해야 한다**(제396조) — 「참작하여야 한다」이므로 직권으로 살핀다. **금전채무불이행에는 특칙**이 있어 **손해배상액은 법정이율(약정이율이 있으면 그것)에 의하고, 채권자는 손해를 증명할 필요가 없으며 채무자는 과실 없음을 항변하지 못한다**(제397조). 배상은 **금전배상이 원칙**이며,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두었다면 실제 손해를 묻지 않고 그 금액을 청구하되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다.

책임재산의 보전

책임재산의 보전 — 채무자의 재산이 새는 것을 막는다

채권은 결국 채무자의 재산에서 만족을 얻으므로, 그 재산이 줄어드는 것을 막는 두 장치가 있다. **채권자대위권**은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으로, 일신전속권은 대상이 아니며 **채권의 기한이 도래하기 전에는 법원의 허가 없이 행사하지 못하되 보전행위는 예외**다(제404조). **보전행위 외의 권리를 행사한 때에는 채무자에게 통지해야 하고, 통지를 받은 뒤 채무자가 그 권리를 처분해도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제405조). 요건은 **피보전채권의 존재, 보전의 필요성(원칙적으로 채무자의 무자력), 채무자의 권리 불행사, 이행기 도래**다. **채권자취소권**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 그 취소와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하는 것으로, **수익자나 전득자가 그 당시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했으면 청구하지 못한다**(제406조 제1항). **반드시 소로써** 행사해야 하며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안에 제기해야 한다(제2항). 그 **취소와 원상회복은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효력이 있다(제407조).

다수당사자의 채권관계

다수당사자의 채권관계 — 여럿이 얽힐 때 누가 얼마를 지는가

채권자나 채무자가 여럿이면 넷 가운데 하나가 된다. **분할채권관계**가 원칙으로,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균등한 비율로 나뉜다**. **불가분채권·채무**는 급부의 성질상 나눌 수 없는 경우로 각자가 전부를 청구하거나 이행할 의무를 진다. **연대채무**는 **여러 채무자가 채무 전부를 각자 이행할 의무가 있고 1인의 이행으로 다른 채무자도 면하는** 관계다(제413조). 채권자는 누구에게든 전부를 청구할 수 있고, 어느 채무자에게 생긴 사유가 다른 채무자에게 미치는지는 **절대적 효력**(변제·대물변제·공탁·상계·경개·면제·혼동·소멸시효 완성·이행청구)과 **상대적 효력**(그 밖의 사유)으로 갈린다. **보증채무**는 **주채무자가 이행하지 않는 채무를 이행할 의무**로(제428조) **부종성·수반성·보충성**을 갖는다. 부종성 때문에 보증채무는 주채무보다 무거울 수 없고 주채무가 사라지면 함께 사라지며, **보증인은 주채무자의 채권에 의한 상계로 대항할 수 있다**(제434조). 보충성에서 **최고·검색의 항변권**이 나오는데, **연대보증이면 이 항변권이 없다**(제437조). 구상은 **부탁받은 보증인이면 출재액 전부**, 부탁 없는 보증인이면 **그 당시 이익을 받은 한도**, 주채무자의 의사에 반했다면 **현존이익의 한도**로 갈린다(제441조·제444조).

채권양도와 채무인수

채권양도와 채무인수 — 자리를 넘기는 두 길

**채권양도**는 채권의 동일성을 유지한 채 계약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지명채권은 원칙적으로 양도할 수 있으나** 성질상 허용되지 않는 것, 법률이 금지한 것, **당사자가 양도를 금지한 것**은 예외이며, **양도금지 특약은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대항요건이 둘로 갈린다 — **채무자에 대한 대항요건은 양도인의 통지 또는 채무자의 승낙**이고,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은 그 통지나 승낙이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것**이다. 통지는 반드시 **양도인**이 해야 하며 양수인이 한 통지는 효력이 없는데, 채무자가 아무나의 말에 따라 변제처를 바꾸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채무자가 이의를 보류하지 않고 승낙하면** 양도인에게 대항할 수 있었던 사유로 양수인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채무인수**는 셋으로 갈린다. **면책적 인수**는 채무자가 빠지고 인수인이 들어오는 것으로 **채권자의 승낙이 있어야** 효력이 생기며, 담보와 보증은 원칙적으로 소멸한다. **병존적(중첩적) 인수**는 원래 채무자가 남은 채 인수인이 함께 지는 것이라 채권자에게 이롭기만 해 **승낙 없이도** 가능하다. **이행인수**는 채무자와 인수인 사이의 약정일 뿐 채권자는 인수인에게 직접 청구하지 못한다.

채권의 소멸

채권의 소멸 — 여섯 가지 끝맺음

채권은 **변제·대물변제·공탁·상계·경개·면제·혼동**으로 소멸한다. **변제**가 본래의 소멸원인이며, 채무자 아닌 **제3자도 변제할 수 있으나 이해관계 없는 제3자는 채무자의 의사에 반해 변제하지 못한다**. **변제자대위**는 변제한 자가 채권자의 권리를 대위행사하는 것으로, 이해관계 있는 자는 당연히, 그 밖의 자는 채권자의 승낙을 얻어 대위한다. **변제충당**은 비용·이자·원본의 순서가 법으로 정해져 있고 당사자의 지정이 그보다 앞선다. **공탁**은 채권자가 수령을 거절하거나 수령할 수 없을 때, 또는 과실 없이 채권자를 알 수 없을 때 목적물을 맡겨 채무를 면하는 것이다. **상계**는 서로 같은 종류의 채권을 가진 때 대등액에서 소멸시키는 것으로, **자동채권은 반드시 변제기에 있어야 하지만 수동채권은 기한의 이익을 포기하면 되므로 변제기 전이어도 된다**.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금지**되는데, 때려 놓고 받을 돈으로 퉁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경개**는 채무의 요소를 바꿔 새 채무를 세우고 옛 채무를 소멸시키는 것, **면제**는 채권자의 단독행위, **혼동**은 채권과 채무가 한 사람에게 모이는 것이다.

계약총론

계약의 성립

계약의 성립 — 두 의사가 맞물리는 순간

계약은 **청약과 승낙의 합치**로 성립하며, 그 밖에 교차청약과 의사실현으로도 성립한다. **청약**은 그에 대한 승낙만 있으면 계약이 성립할 만큼 내용이 확정된 의사표시로, 상대방이 특정되지 않아도 된다. 광고나 진열은 대개 **청약의 유인**에 그쳐 그에 응한 표시가 오히려 청약이 된다. **청약은 도달하면 철회하지 못한다** — 상대가 승낙을 준비하는 사이에 거둬들이면 신뢰를 깨기 때문이다. **승낙기간을 정한 청약은 그 기간 안에 승낙의 통지를 받지 못하면 효력을 잃되**, 보통이라면 기간 안에 닿았을 발송인데 늦게 도달한 경우 청약자는 지체 없이 **연착의 통지**를 해야 하고 하지 않으면 **연착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제528조). **조건을 붙이거나 변경을 가한 승낙은 청약의 거절과 동시에 새로운 청약**으로 본다(제534조). **격지자 간의 계약은 승낙의 통지를 발송한 때에 성립**하는데(제531조), 도달주의의 예외로 계약을 빨리 확정하기 위한 것이다. **계약체결상의 과실**은 목적이 불능한 계약을 맺을 때 그 불능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자가 상대방이 유효를 믿어 입은 손해를 배상하는 것으로, **그 배상액은 계약이 유효했다면 생겼을 이익을 넘지 못한다**(제535조).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위험부담

동시이행과 위험부담 — 서로 맞물린 두 채무의 운명

쌍무계약의 두 채무는 서로 얽혀 있고, 그 얽힘이 세 자리에서 드러난다 — 성립·이행·존속의 견련성. 이행의 자리를 맡는 것이 **동시이행의 항변권**으로, 상대가 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제536조). 이 항변권이 붙어 있으면 이행하지 않아도 **이행지체가 되지 않고**, 다만 상대가 한 번 이행을 제공하면 항변권이 깨져 그때부터 지체에 빠진다. 존속의 자리를 맡는 것이 **위험부담**이다.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한쪽 채무가 이행할 수 없게 되면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하지 못한다**(제537조) — 물건이 없어졌으면 대금도 못 받는다는 **채무자위험부담주의**다. 그런데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되었거나 채권자의 수령지체 중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고**, 다만 **자기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은 채권자에게 상환**해야 한다(제538조). 판례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계약에서 생기지 않은 관계에도 널리 유추해, 전세권 소멸 후 전세금 반환과 목적물 인도, 임대차 종료 후 보증금 반환과 목적물 반환을 동시이행 관계로 본다.

계약의 해제와 해지

해제와 해지 — 되돌리는 것과 앞으로만 끊는 것

**해제**는 유효하게 성립한 계약을 소급해 소멸시키는 것이고 **해지**는 계속적 계약을 장래를 향해 끊는 것이다. 해제권은 약정으로 생기기도 하고 법률로 생기기도 한다. **이행지체**의 경우 **상당한 기간을 정해 최고하고 그 기간에 이행하지 않으면 해제할 수 있되, 채무자가 미리 이행하지 않을 뜻을 표시했으면 최고가 필요 없다**(제544조). **이행불능**은 채무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불능이 되면 **최고 없이 곧바로** 해제할 수 있다(제546조). 해제의 의사표시는 **철회하지 못하고**, 당사자가 여럿이면 **전원으로부터 전원에 대하여** 해야 한다(해제권의 불가분성). 효과는 **각 당사자가 원상회복의무를 지되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하고, 반환할 금전에는 받은 날부터 이자를 붙인다**(제548조). 여기의 제3자는 해제 전에 이해관계를 맺은 자를 말하며, 판례는 해제 후 말소등기 전에 이해관계를 맺은 선의의 제3자도 보호한다. **해제해도 손해배상 청구에는 영향이 없다.** 그리고 **해제권자의 고의·과실로 목적물이 현저히 훼손되거나 반환할 수 없게 되거나 가공·개조로 다른 종류가 된 때에는 해제권이 소멸**한다(제553조).

계약각론

매매와 매도인의 담보책임

매매와 매도인의 담보책임 — 판 물건에 흠이 있을 때

매매는 재산권을 이전하고 대금을 지급하는 쌍무·유상·낙성계약이다. **계약금**을 준 경우 **다른 약정이 없으면 당사자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배액을 상환하여 해제**할 수 있다(제565조) — **해약금**이며 손해배상과는 무관하다. **담보책임**은 매도인이 무과실이어도 지는 법정책임으로, 무엇에 흠이 있느냐로 갈린다. **권리의 전부가 타인에게 속해 이전할 수 없으면 매수인은 해제할 수 있고, 계약 당시 그 사실을 안 매수인은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제570조). **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하면 그 비율로 대금감액을 청구**할 수 있고, 남은 부분만이면 사지 않았을 경우 **선의의 매수인은 전부해제**할 수 있으며 선의면 손해배상까지 청구한다(제572조). **수량부족과 일부멸실**은 매수인이 그 사실을 알지 못한 때 이를 준용한다(제574조). **물건의 하자**는 매수인이 **알았거나 과실로 알지 못한 때에는 책임을 묻지 못하고**(제580조), **경매에는 하자담보책임이 적용되지 않는다**. **종류매매**에서는 해제나 손해배상 대신 **하자 없는 물건을 청구**할 수 있다(제581조). **하자담보에 따른 권리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행사해야 한다(제582조).

임대차

임대차 — 남의 물건을 빌려 쓰는 관계

**임대차는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하고 차임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이다(제618조). 임차권은 채권이라 원칙적으로 새 소유자에게 대항하지 못하지만, **부동산임차인은 반대약정이 없으면 임대인에게 등기절차에 협력할 것을 청구할 수 있고 등기하면 그때부터 제3자에게 효력이 생긴다**(제621조). **임대인은 목적물을 인도하고 계약 존속 중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를 진다(제623조) — 여기서 수선의무가 나오고, 그래서 **임차인은 필요비를 지출하면 곧바로 상환을 청구**할 수 있고 **유익비는 임대차 종료 시에 가액 증가가 현존한 때** 청구한다(제626조). **임차물의 일부가 임차인의 과실 없이 멸실해 사용할 수 없으면 그 비율로 차임감액을 청구**할 수 있고, 남은 부분으로 목적을 이룰 수 없으면 해지할 수 있다(제627조).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전대하지 못하며 위반하면 임대인이 해지**할 수 있다(제629조). **기간의 약정이 없으면 언제든 해지통고를 할 수 있고, 토지·건물은 임대인이 통고하면 6개월, 임차인이 통고하면 1개월**이 지나 효력이 생긴다(제635조). **건물 임대차에서 차임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이르면 해지**할 수 있다(제640조). 종료 시에는 **부속물매수청구권**(동의를 얻어 부속시킨 물건, 제646조)과 토지임대차의 **갱신청구권·지상물매수청구권**(제643조)이 있다.

도급과 위임

도급과 위임 — 결과를 파는 계약과 과정을 맡는 계약

**도급은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그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이다(제664조). 결과를 약속하므로 완성하지 못하면 보수를 청구하지 못한다. **수급인의 담보책임**은 완성된 목적물이나 완성 전 성취된 부분에 하자가 있을 때 **상당한 기간을 정해 하자보수를 청구**하되 **하자가 중요하지 않으면서 과다한 비용을 요하면 청구하지 못하고**, **보수에 갈음하거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제667조). **하자로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면 해제**할 수 있으나 **건물 기타 토지의 공작물은 해제하지 못한다**(제668조) — 헐어 없애는 사회적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담보책임의 존속기간은 **인도받은 날부터 1년**이 원칙이다(제670조). **수급인이 일을 완성하기 전에는 도급인이 손해를 배상하고 해제**할 수 있다(제673조). **위임은 사무의 처리를 위탁하고 승낙함으로써 효력이 생기며**(제680조), **수임인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처리**해야 한다(제681조).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보수를 청구하지 못하고**(제686조),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되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에게 불리한 시기에 해지하면 손해를 배상**한다(제689조).

법정채권

사무관리와 부당이득

사무관리와 부당이득 — 계약 없이 생기는 채권 둘

**사무관리**는 의무 없이 타인을 위해 그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관리자는 **본인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방법으로** 관리해야 하고 본인의 의사를 알거나 알 수 있으면 그에 좇아야 한다. **관리자가 본인을 위하여 필요비 또는 유익비를 지출하면 상환을 청구할 수 있으나,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관리한 때에는 본인의 현존이익 한도**로 줄어든다(제739조).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것을 막지도 부추기지도 않는 절충이다. **부당이득**은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가 그 이익을 반환**하는 것이다(제741조). 반환 범위는 **선의의 수익자는 현존이익, 악의의 수익자는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배상**한다. **비채변제**는 채무 없음을 알고 변제한 때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고, 도의관념에 적합한 변제나 기한 전의 변제도 마찬가지다. **불법원인급여**는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되,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으면 청구할 수 있다**(제746조). 판례는 급부자의 불법성이 수익자보다 현저히 작은 경우에도 반환을 인정해 균형을 잡는다.

불법행위

불법행위 — 남에게 손해를 입힌 데 대한 책임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제750조). 요건은 **고의·과실, 위법성, 손해의 발생, 인과관계, 책임능력**이다. 배상의 범위는 채무불이행 규정을 준용해 **통상손해가 한도이고 특별손해는 예견 가능성이 있을 때**이며, **과실상계**도 준용된다(제763조). 특수불법행위가 여럿이다. **감독자의 책임**은 책임능력 없는 자가 손해를 가한 경우 감독의무자가 지되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으면 면책**된다(제755조). **사용자책임**은 **피용자가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사용자가 배상하는 것으로, **선임 및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했거나 주의를 해도 손해가 있었을 경우에는 면책**되며 사용자는 피용자에게 **구상**할 수 있다(제756조). **공작물책임**은 설치·보존의 하자로 손해가 생긴 때 **점유자가 1차로** 지되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았으면 소유자가** 지며, 소유자의 책임은 면책이 없는 **무과실책임**이다(제758조). **공동불법행위자는 연대하여 배상**하고 교사자·방조자도 공동행위자로 본다(제760조). 소멸시효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다(제76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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