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서론

신의성실의 원칙 — 조문 밖에서 조문을 다듬는 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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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2조 제1항은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고 하고, 제2항은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신의칙은 구체적 요건이 없는 일반조항이라 조문이 정해 둔 결론이 그대로 두면 심히 부당할 때 그것을 다듬는 구실을 한다. 여기서 갈라져 나온 것이 넷이다. 금반언(모순행위 금지)은 앞선 행동으로 만든 신뢰를 뒤엎지 못하게 한다. 실효의 원칙은 권리를 오래 행사하지 않아 상대방이 이제 행사되지 않으리라 믿게 된 뒤의 행사를 막는다. 사정변경의 원칙은 계약의 기초가 된 사정이 당사자가 예견할 수 없이 크게 바뀌어 그대로 구속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할 때 해제·변경을 인정한다. 권리남용 금지는 권리의 겉모습을 갖추었으나 그 행사가 오직 상대방을 해할 뿐 자기에게는 이익이 없는 경우를 막는다. 다만 일반조항은 최후의 수단이라, 구체적 조문으로 풀 수 있는 사건에 곧바로 신의칙을 끌어대는 것은 옳지 않으며 판례도 그 적용을 엄격히 한다.
신의칙은 만능열쇠가 아니라 마지막 자물쇠다. 조문대로의 결론이 견딜 수 없이 부당한 자리에서만 열려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조문이 정해 둔 예측 가능성이 통째로 무너진다. 그래서 시험에서 신의칙이 걸린 사안을 볼 때는 먼저 「구체적 조문으로 풀리는가」를 물어야 한다. 풀리면 그 조문으로 가는 것이 옳고, 신의칙은 그 뒤에 온다.
  1. 제2조 — 신의성실(제1항)과 권리남용 금지(제2항).
  2. 금반언 — 앞선 행동으로 만든 신뢰를 뒤엎지 못한다.
  3. 실효의 원칙 — 오래 잠재운 권리는 뒤늦게 깨울 수 없다.
  4. 사정변경 — 예견할 수 없는 큰 변화가 기초를 흔들면 해제·변경이 열린다.
  5. 일반조항은 최후의 수단 — 구체적 조문이 있으면 그리로 간다.
실효의 원칙

시간이 흘러 상대방이 「이제 안 오겠구나」 믿게 된 뒤의 행사를 막는다. 축이 시간과 신뢰다.

권리남용 금지

시간과 무관하다. 그 행사가 자기에게 이익이 없고 오직 남을 해할 뿐인 점을 본다.

신의칙에서 갈라져 나온 넷
원칙무엇을 막나핵심 잣대
금반언앞선 행동과 모순되는 행사신뢰를 스스로 만들었나
실효오래 잠재운 뒤의 행사기간 + 상대방의 신뢰
사정변경바뀐 세상에서의 원래 구속예견 가능했나
권리남용남만 해치는 행사자기 이익이 있나

더 알아보기

강행규정 위반을 스스로 주장하는 것과 금반언

스스로 강행규정을 어긴 사람이 나중에 그 위반을 들어 무효를 주장하는 일이 있다. 앞선 행동과 모순되므로 금반언에 걸릴 것 같지만, 판례는 대체로 그 주장을 막지 않는다. 강행규정은 당사자의 의사로 좌우할 수 없는 공익적 잣대인데 신의칙으로 그 주장을 봉하면 강행규정을 사실상 임의규정으로 낮추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신의칙이 강행규정 위에 서지 못한다는 서열이 여기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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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칙 위반은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

신의칙 위반은 강행규정 위반이어서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아도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민법 제2조, 대판 94다4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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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에 위반되어 무효임을 알면서 법률행위를 한 자가 강행법규 위반을 이유로 그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의칙에 반한다.

무효임을 알고 강행법규를 어긴 사람이라도 그 위반을 들어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지 않는다 — 강행법규의 목적이 앞선다(대판 99다53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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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청구권은 포기가 허용되지 않으므로 실효의 법리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

인지청구권은 포기할 수 없는 일신전속적 신분상 권리여서 오래 행사하지 않아도 실효의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대판 2001므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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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자는 아파트단지 인근에 공동묘지가 조성되어 있는 사실을 수분양자에게 고지할 신의칙상 의무를 부담한다.

분양자는 수분양자가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인근 공동묘지 같은 사정을 신의칙상 알릴 의무가 있다(대판 2005다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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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근로자의 안전에 대한보호의무를 부담한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딸린 신의칙상 부수의무로 근로자의 생명·신체를 지킬 보호의무를 지고, 어기면 배상책임을 진다(대판 97다12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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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

신의성실의 원칙은 민법이 명문으로 둔 일반원칙으로, 권리를 쓰는 쪽과 의무를 지는 쪽 모두를 규율한다(민법 제2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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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를 남용한 경우 그 권리는 언제나 소멸한다.

권리남용이면 그 행사가 허용되지 않을 뿐 권리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고, 박탈은 법률에 규정이 있어야 한다(민법 제2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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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지의 여부는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신의칙 위반은 강행규정 위반이라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아도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민법 제2조, 대판 88다카17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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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성실의 원칙은 사법관계에만 적용되고, 공법관계에는 적용될 여지가 없다.

신의칙은 공법관계에도 적용되어, 행정청도 직무를 신의에 따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행정절차법 제4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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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변경의 원칙에서 사정은 계약의 기초가 된 일방당사자의 주관적 사정을 의미한다.

사정변경의 사정은 계약의 기초가 된 객관적 사정이고, 한쪽의 주관적·개인적 사정은 들어가지 않는다(대판 2004다3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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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와 의뢰인 사이에 약정된 보수액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칙에 반하는 경우,세무사는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의 보수액만 청구할 수 있다.

세무대리 보수 약정이 부당하게 많아 신의칙·형평에 반하면 세무사는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까지만 청구할 수 있다(대판 2004다59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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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적 보증계약의 보증인은 주채무가 확정된 이후에는 사정변경을 이유로 보증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계속적 보증인의 사정변경 해지는 주채무가 확정되기 전에만 할 수 있고, 확정된 뒤에는 해지하지 못한다(대판 2002다1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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