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총론

동시이행과 위험부담 — 서로 맞물린 두 채무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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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무계약의 두 채무는 서로 얽혀 있고, 그 얽힘이 세 자리에서 드러난다 — 성립·이행·존속의 견련성. 이행의 자리를 맡는 것이 동시이행의 항변권으로, 상대가 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제536조). 이 항변권이 붙어 있으면 이행하지 않아도 이행지체가 되지 않고, 다만 상대가 한 번 이행을 제공하면 항변권이 깨져 그때부터 지체에 빠진다. 존속의 자리를 맡는 것이 위험부담이다.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한쪽 채무가 이행할 수 없게 되면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하지 못한다(제537조) — 물건이 없어졌으면 대금도 못 받는다는 채무자위험부담주의다. 그런데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되었거나 채권자의 수령지체 중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가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고, 다만 자기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은 채권자에게 상환해야 한다(제538조). 판례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계약에서 생기지 않은 관계에도 널리 유추해, 전세권 소멸 후 전세금 반환과 목적물 인도, 임대차 종료 후 보증금 반환과 목적물 반환을 동시이행 관계로 본다.
제537조와 제538조를 가르는 것은 누구 탓인가다. 아무 탓도 없으면 채무자가 위험을 지고, 채권자 탓이거나 채권자가 받기를 미룬 사이에 벌어진 일이면 채권자가 진다. 그리고 제538조 제2항이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을 돌려주게 한 것은, 위험을 지우되 그 사람이 손해를 넘어 이득까지 잃지는 않게 하는 정산 장치다.
  1.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붙어 있으면 이행하지 않아도 지체가 되지 않는다(제536조).
  2. 한 번 이행을 제공하면 항변권이 깨져 그때부터 지체가 시작된다.
  3. 원칙 — 쌍방 무책이면 채무자가 위험을 진다(제537조).
  4. 채권자 탓이거나 수령지체 중이면 채무자가 청구할 수 있다(제538조).
  5. 이때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은 상환해야 한다.
  6. 판례는 동시이행 관계를 보증금 반환과 목적물 반환 등에 널리 유추한다.
제537조 (원칙)

쌍방에게 책임이 없다. 물건이 사라지면 대금도 못 받는다 — 채무자가 위험을 진다.

제538조 (예외)

채권자 탓이거나 수령지체 중이다. 물건이 사라져도 대금을 청구할 수 있다 — 채권자가 위험을 진다.

쌍무계약 체결 — 두 채무가 맞물린다이행기 — 상대가 제공할 때까지 거절할 수 있다 (동시이행의 항변권)한쪽이 이행을 제공 — 상대의 항변권이 깨지고 지체가 시작된다이행 전에 급부가 불능이 되면 위험부담의 문제로 넘어간다쌍방 무책이면 제537조, 채권자 탓·수령지체면 제53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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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변권이 있으면 상계도 못 하는 까닭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붙은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삼아 상계하면, 상대는 자기 채무를 이행받지 못한 채 반대급부만 잃게 된다. 상계는 일방적 의사표시라 상대가 항변할 기회조차 없으므로 판례는 이런 상계를 허용하지 않는다. 항변권이 「거절할 수 있는 힘」에 그치지 않고 상대의 다른 권리 행사까지 막는 자리이며, 쌍무계약의 견련성이 절차 곳곳에 스며 있음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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