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이해하는 틀은 크게 둘로 나뉜다. 의료적 모델(개별적 모델)은 장애를 개인이 가진 손상(impairment)의 결과로 보아 문제의 소재를 개인의 신체ㆍ정신에 두고, 치료와 재활을 통해 「정상」에 가까워지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사회적 모델은 손상 자체가 아니라 손상을 가진 사람을 배제하는 사회의 장벽 — 물리적 접근성, 제도, 편견 — 이 장애를 만든다고 보아, 개입의 대상을 개인이 아니라 사회로 옮긴다. 세계보건기구의 ICF(국제기능ㆍ장애ㆍ건강분류, 2001)는 둘을 통합해 건강 상태, 신체기능과 구조, 활동, 참여를 개인요인과 환경요인이라는 맥락 속에서 함께 본다. 실천 이념으로는 정상화(normalization: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은 일상의 리듬과 조건 속에서 살아야 한다), 사회통합, 자립생활(IL: 당사자가 자기 삶의 결정권을 가진다), 탈시설화가 제시되며, 우리 제도에서도 장애등급제 폐지와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활동지원과 탈시설 지원으로 이 전환이 나타난다.
02이해하기
두 모델의 차이는 「계단을 오르지 못하는 사람」을 어떻게 보느냐로 드러난다. 의료적 모델은 다리를 치료하거나 재활훈련을 시키려 하고, 사회적 모델은 경사로와 승강기를 놓으라고 한다. 어느 쪽도 틀리지 않지만 개입의 대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자립생활 운동이 던진 물음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 무엇이 필요한지를 전문가가 정할 것인가, 당사자가 정할 것인가. 「자립」이 혼자 힘으로 다 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받되 결정은 내가 하는 것」으로 재정의된 것이 이 운동의 핵심 기여다.
03핵심 포인트
정상화(normalization) — 니르제ㆍ울펜스버거.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은 일상의 리듬ㆍ조건에서 살아야 한다
자립생활(IL) — 1970년대 미국 버클리에서 시작. 당사자 주도, 동료상담(peer counseling), 활동지원
「자립」의 재정의 — 혼자 다 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받되 결정권을 가지는 것
ICF(2001) — 의료적ㆍ사회적 모델의 통합. 기능ㆍ활동ㆍ참여를 개인요인과 환경요인 속에서 본다
장애인차별금지법 —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 차별의 유형(직접ㆍ간접ㆍ정당한 편의 제공 거부ㆍ광고에 의한 차별)
장애등급제 폐지 — 「장애의 정도가 심한/심하지 않은」의 이분과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로 전환
탈시설화 — 대규모 시설에서 지역사회 거주로. 지역사회 서비스가 갖춰지지 않으면 방치로 이어진다
재활의 갈래 — 의료적ㆍ교육적ㆍ직업적ㆍ사회적 재활. 직업재활은 평가 → 훈련 → 배치 → 사후지도
04한눈에 보기
의료적(개별적) 모델
장애 = 개인의 손상. 문제의 소재는 개인, 해법은 치료ㆍ재활. 전문가가 판단하고 당사자는 대상이 된다.
VS
사회적 모델
장애 = 사회의 장벽. 문제의 소재는 환경과 제도, 해법은 장벽의 제거와 차별금지. 당사자가 권리의 주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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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금지법의 「정당한 편의 제공」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규정하는 차별의 유형은 넷이다 — ① 직접차별(장애를 사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ㆍ배제ㆍ분리ㆍ거부), ② 간접차별(형식적으로는 중립적인 기준이나 실질적으로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낳는 경우), ③ 정당한 편의 제공의 거부, ④ 광고에 의한 차별. 이 가운데 ③이 이 법의 특징적 부분이다. 「정당한 편의」란 장애인이 장애가 없는 사람과 동등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인적ㆍ물적 제반 수단과 조치를 말하며, 시설ㆍ설비의 개선, 보조기기와 보조인력의 제공, 정보 접근을 위한 수단(수어통역ㆍ점자ㆍ음성) 등이 포함된다. 핵심은 「제공하지 않는 것 자체가 차별」이라는 구성이다 — 적극적으로 배제하지 않았더라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차별이 성립한다. 다만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되며, 그 입증책임을 누가 지는지가 실무상 쟁점이 된다.
장애인 고용의 두 축 — 의무고용과 직업재활
장애인 고용정책은 두 갈래로 작동한다. 하나는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른 의무고용제도로, 국가ㆍ지방자치단체와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주에게 상시근로자의 일정 비율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하도록 하고, 미달하면 고용부담금을 부과하며 초과하면 고용장려금을 지급한다. 이 방식은 강제력이 있으나, 부담금을 내고 고용하지 않는 선택이 가능해 실효성 논란이 따른다. 다른 하나는 직업재활로, 직업상담과 직업평가 → 직업훈련 → 취업알선과 배치 → 사후지도의 단계를 밟아 개인의 취업 능력을 높인다. 여기에 지원고용(supported employment) 모델이 더해지는데, 훈련을 마친 뒤 취업시키는 전통적 방식과 달리 먼저 일반 사업장에 배치한 뒤 직무지도원이 현장에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 「훈련 후 배치」가 아니라 「배치 후 훈련」이라는 순서의 전환이며, 중증장애인의 일반 노동시장 진입을 위해 개발되었다. 보호작업장은 별도의 보호된 환경에서 일하게 하는 방식으로, 안전하지만 분리를 고착시킨다는 비판이 함께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