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 제323조(권리행사방해)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자를 처벌한다. 이 죄가 성립하려면 ① 객체가 행위자 '자기의' 물건이어야 하고 ② 그 물건이 '타인의 점유' 또는 '타인의 권리의 목적'이 되어 있어야 하며 ③ 취거·은닉·손괴 중 하나의 행위로 그 권리행사를 방해해야 한다. 판례는 공유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공유자의 지분 범위에서 '자기의 물건'으로 인정하지만, 조합재산(합유물)처럼 특정 구성원 개인의 몫으로 분리되어 있지 않은 재산은 그 구성원 한 사람의 '자기의 물건'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본다.
02이해하기
이 죄의 함정은 거의 항상 '자기의 물건' 요건과 '취거'의 의미, 두 군데에서 나온다. 먼저 물건 쪽 — 공유물(지분으로 쪼개짐)과 합유물(조합재산처럼 지분 없이 뭉쳐있음)을 구별하지 않고 '내 것이 조금이라도 섞여 있으면 다 자기의 물건'이라고 뭉뚱그리면 틀린다. 다음으로 행위 쪽 — '취거'는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는 점유 이전만을 가리키므로, 점유자를 속여서(기망) 넘겨받았든 점유자 스스로 내준 것이든 '취거'가 아니라는 점을 놓치기 쉽다. 아래 비교 카드로 두 가지를 한 번에 정리해두자.
03핵심 포인트
자기의 물건 — 타인이 점유하거나 타인의 권리의 목적이 된 '행위자 자신의' 물건이어야 하며, 타인의 물건이면 애초에 이 죄의 객체가 아니다.
공유물 — 다른 공유자 지분만을 목적으로 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공유자 각자가 '자기의 물건'으로서 권리행사방해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
합유물(동업재산) — 조합원 전원의 합유에 속해 특정 조합원 개인의 몫으로 분리되지 않으므로, 그 물건을 '자기의 물건'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취거 —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점유를 배제하는 것을 말하며, 점유자의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해 이전된 경우는 취거에 해당하지 않는다.
여러 권리자의 목적물 — 한 개의 행위로 여러 사람의 권리행사를 동시에 방해했다면 권리자별로 각각 성립하는 죄들은 실체적 경합이 아니라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
04한눈에 보기
공유물 (지분형)
여러 명이 지분으로 나누어 소유. 다른 공유자의 지분만을 목적으로 한 제한물권·채권이 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공유자 甲이 그 물건을 취거·은닉·손괴해도 甲은 '소유자'로서 '자기의 물건'에 대한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으로 인정된다 (권리행사방해죄 성립 가능).
VS
합유물 = 동업재산 (조합재산)
동업자금으로 구입해 조합원 전원의 합유에 속하는 물건은 특정 조합원 한 사람의 몫으로 분리돼 있지 않다. 조합원 甲이 다른 조합원 몰래 반출해도, 그 물건을 甲 개인의 '자기의 물건'으로 단정하기 어려워 권리행사방해죄 성립이 당연히 인정되지는 않는다.
더 알아보기
'취거'는 왜 하자 있는 의사에 의한 이전도 제외될까
취거는 절도죄의 '절취'와 비슷하게,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점유를 배제하고 자기 또는 제3자의 점유로 옮기는 행위를 말한다. 점유자가 기망당했든(하자 있는 의사) 자발적으로 넘겼든, 어쨌든 '점유자 자신의 의사'에 기초해 점유가 이전된 이상 '의사에 반한' 배제가 아니므로 취거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런 사안은 필요하면 편취(사기)나 공갈 등 다른 죄목으로 다뤄질 문제이지, 권리행사방해죄의 취거 요건을 충족시키지는 않는다.
지배인이 법인 물건을 취거하면 '자기의 물건'인가
법인의 대표기관이 아닌 지배인이라도, 대표기관과 공모 없이 그 직무권한 범위 내에서 법인 업무로 물건을 취거했다면 이는 지배인 개인이 아니라 법인의 행위로 귀속되는 문제다. 이 부분은 정확히 일치하는 판례번호까지는 확인하지 못해 참고용으로만 남겨둔다 — 시험에서 이 표현 그대로 나오면 '지배인 개인의 자기의 물건 취거'로 단정하지 말고 법인 귀속 여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정도로 기억해두자.
05기출 지문
O
공유자 甲이 공유물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공유물을 목적으로 한 제한물권이나 채권 행사가 방해될 우려가 있는 상태를 초래한 경우, 이러한 제한물권이나 채권이 다른 공유자의 지분만을 목적으로 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甲이 '소유자'로서 '자기의 물건'에 대한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으로 평가되어 권리행사방해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
공유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유자 각자의 '자기의 물건'으로 취급되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공유지분에 따른 권리행사방해죄 인정 법리)로 옳다.
자기의 물건을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경우, 그 점유자의 의사나 그의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하여 점유가 이전되었다면 권리행사방해죄의 '취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권리행사방해죄의 '취거'는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점유를 배제하고 자기 또는 제3자의 점유로 옮기는 것을 의미하므로, 점유자의 (하자 있는 의사라도) 의사에 기하여 점유가 이전된 경우는 '취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이다. 지문은 이를 반대로 서술하여 틀렸다.
甲이 자신과 A가 동업자금으로 구입하여 A가 관리하고 있던 포크레인 1대를 허락 없이 乙로 하여금 운전하여 가도록 한 경우, 甲에게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
동업자금으로 구입한 물건은 동업자(조합원) 전원의 합유에 속하고 특정 조합원 개인의 단독소유로 볼 수 없다. 권리행사방해죄는 행위자 '자기의 물건'을 타인이 점유·권리의 목적으로 삼고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므로, 조합재산(합유물)을 조합원 한 사람이 임의로 반출한 것만으로는 그 물건이 甲 개인의 '자기의 물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甲에게 권리행사방해죄가 당연히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공식 정답의 취지이다.
특허발명에 대해 특허심판원의 무효심결이 내려진 후 확정되기 전에 甲이 "A가 생산ㆍ판매한 제품은 위 특허권을 침해한 제품이다."라는 사실을 인터넷을 통하여 적시하고 A의 거래처들에 같은 내용의 내용증명을 발송한 경우, 甲에게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와 허위사실 유포 기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특허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특허권이 유효한 것으로 취급되므로, 특허권자가 침해사실을 주장하는 것은 허위사실의 적시로 보기 어려워 명예훼손죄·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