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human rights)은 사람이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갖는 권리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제1호는 인권을 「대한민국헌법 및 법률에서 보장하거나 대한민국이 가입·비준한 국제인권조약 및 국제관습법에서 인정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로 정의한다. 국내법만이 아니라 국제 규범까지 인권의 근거로 삼는다는 점이 이 정의의 특징이다.
인권의 성질은 몇 가지로 정리된다. 보편성 — 국적·인종·성별·재산과 무관하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있다. 천부성(고유성) — 국가가 주어서 생긴 것이 아니라 태어나면서 갖는 것이므로, 법은 인권을 확인할 뿐 창설하지 않는다. 불가양성·불가침성 — 남에게 넘기거나 스스로 포기할 수 없고 함부로 침해할 수 없다. 불가분성 — 자유권과 사회권을 나누어 어느 하나만 보장할 수 없다. 상호의존성 — 하나의 권리가 다른 권리의 실현에 기대고 있어, 주거가 없으면 건강권도 교육권도 무너진다.
국제 규범의 뼈대는 1948년 세계인권선언과 이를 조약으로 옮긴 1966년 두 규약(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다. 흔히 1세대 자유권, 2세대 사회권, 3세대 연대권(발전권·평화권·환경권)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실천에서 인권은 선언이 아니라 근거다. 사회복지사업법 제1조의2(기본이념)는 제1항에서 누구든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서비스를 신청하고 제공받을 수 있다고, 제3항에서 사회복지를 제공하는 자는 필요로 하는 사람의 인권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제4항에서 선택권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윤리강령의 첫 핵심 가치가 인간 존엄성인 것도 같은 자리에 있다.
02이해하기
인권은 잘해 주는 것이 아니라 원래 그 사람의 것이다. 서비스가 시혜에서 권리로 옮겨 온 뒤로 실천가의 물음도 바뀌었다. 이 사람이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가 아니라, 이 사람이 이미 가지고 있는 권리가 지금 어디서 막혀 있는가를 묻게 된 것이다. 물음이 바뀌면 신청과 선택, 그리고 이의 제기의 절차까지 함께 바뀌게 된다.
03핵심 포인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제1호 — 헌법·법률과 국제인권조약·국제관습법이 인정하는 존엄·가치·자유·권리다.
보편성 — 국적·인종·성별·재산과 무관하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인정된다.
천부성(고유성) — 국가가 주는 것이 아니므로 법은 인권을 확인할 뿐 창설하지 않는다.
불가양성·불가침성 — 남에게 넘기거나 스스로 포기할 수 없고 함부로 침해할 수 없다.
불가분성·상호의존성 — 자유권과 사회권을 갈라 보장할 수 없고, 한 권리가 다른 권리에 기댄다.
1948년 세계인권선언과 1966년 두 국제규약이 국제 규범의 뼈대를 이룬다.
1세대 자유권 · 2세대 사회권 · 3세대 연대권(발전권·평화권·환경권)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사회복지사업법 제1조의2 제3항 — 사회복지를 제공하는 자는 인권을 보장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1항의 신청·제공받을 권리와 제4항의 선택권 보장이 실천의 직접 근거가 된다.
04한 줄 예시
05시험 함정
인권을 「국가가 부여한 권리」로 설명하지 않는다. 천부성에 따라 인권은 태어나면서 갖는 것이며, 헌법과 법률은 이를 확인하고 보장하는 것이지 창설하는 것이 아니다.
자유권과 사회권을 우열로 나누지 않는다. 불가분성에 따라 어느 한쪽만 보장하는 것은 성립하지 않으며, 두 국제규약이 같은 해에 함께 채택된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인권선언과 국제규약의 성격을 섞지 않는다. 1948년 선언은 그 자체로 조약이 아니고, 법적 구속력을 갖는 형태로 옮긴 것이 1966년의 두 규약이다.
「인권 보장」을 훈시 규정으로 넘기지 않는다. 사회복지사업법 제1조의2가 기본이념으로 못 박고 있으므로, 시설 운영과 서비스 제공을 판단하는 실정법상의 기준이 된다.
포기 각서를 근거로 삼지 않는다. 불가양성에 따라 스스로 포기할 수 없는 권리가 있으며, 형식상 동의를 받았다는 사실이 침해를 정당화하지 못한다.
06한눈에 보기
시혜에서 권리로
시혜의 언어
VS
권리의 언어
인권의 세 세대
세대
성격
내용
국가에 요구하는 것
**1세대 자유권**
시민적·정치적 권리
신체의 자유, 표현의 자유, 참정권, 평등권
간섭하지 말 것 — 소극적 의무
**2세대 사회권**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
사회보장, 노동, 교육, 건강, 주거
마련해 줄 것 — 적극적 의무
**3세대 연대권**
집단적·연대적 권리
발전권, 평화권, 환경권
함께 협력할 것 — 국제적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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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 관점이 실천의 절차를 어떻게 바꾸는가
인권을 실천의 근거로 삼으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절차다. 첫째, 신청과 안내가 달라진다. 사회복지사업법 제1조의2 제1항은 「사회복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서비스를 신청하고 제공받을 수 있다」고 정한다. 그래서 대상자를 선정해 통보하는 방식보다, 무엇을 신청할 수 있는지 알리고 신청을 돕는 일이 앞선다. 둘째, 선택권이 절차로 들어온다. 같은 조 제4항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이용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라고 한다 — 하나의 자리를 통보하는 대신 가능한 대안을 함께 놓고 고르게 하는 것이 이 조항의 이행이다. 셋째, 거절과 이의 제기의 통로가 있어야 한다. 권리로 받는 것이라면 거절할 수 있어야 하고, 부당하다고 여길 때 다툴 자리가 있어야 한다. 넷째, 기록과 설명이 남는다. 왜 이 결정을 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권리 침해 여부를 뒤에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권을 말로만 앞세우고 절차를 바꾸지 않으면 실천은 그대로 시혜에 머문다.
시설 안에서 부딪히는 인권의 자리
인권 침해가 가장 잘 드러나지 않는 곳은 선의로 운영되는 시설이다. 안전을 이유로 외출을 제한하고, 관리의 편의를 위해 기상·취침 시간을 통일하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소지품을 맡아 두고, 사고를 막기 위해 이성 교제를 금지하는 규칙들은 대개 나쁜 의도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 조치들은 각각 거주·이전의 자유, 사생활, 재산권, 자기결정권에 닿아 있다. 판단의 기준은 두 가지다. 첫째, 목적이 정당한가 — 정말로 그 사람의 안전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관리하는 쪽의 편의인지를 가른다. 둘째, 덜 제한적인 수단이 없는가 — 같은 목적을 달성하면서 자유를 덜 제한하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먼저 써야 한다. 여기에 개별화가 더해진다. 한 사람에게 필요한 제한을 전체에게 일괄 적용하는 순간, 그것은 보호가 아니라 관행이 된다. 사회복지사업법 제1조의2 제3항이 「사회복지를 제공하는 자는 인권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못 박은 것은, 서비스를 주는 쪽이 곧 침해할 수 있는 쪽이라는 사실을 전제한 조항으로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