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딜레마

로웬버그와 돌고프의 윤리원칙 심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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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웬버그와 돌고프(Loewenberg & Dolgoff)의 윤리원칙 심사표(Ethical Principles Screen)는 여러 윤리 원칙이 부딪힐 때 어느 것을 앞세울지 순서를 정해 둔 목록이다. 위에 있는 원칙이 아래 원칙보다 우선한다는 것이 사용법의 전부이며, 딜레마 앞에서 판단이 흔들릴 때 기댈 기준을 준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생명보호의 원칙 — 사람의 생명 보호가 다른 모든 것에 앞선다. 둘째, 평등과 불평등의 원칙 — 같은 처지의 사람은 같게, 다른 처지의 사람은 그 차이에 맞게 대우한다. 셋째, 자율성과 자유의 원칙 — 개인의 자기결정과 자유를 존중한다. 넷째, 최소 해악의 원칙 — 피할 수 없다면 해가 가장 적은 쪽, 회복이 가장 쉬운 쪽을 고른다. 다섯째, 삶의 질의 원칙 — 개인과 지역사회의 삶의 질을 높이는 쪽을 고른다. 여섯째, 사생활 보호와 비밀보장의 원칙 — 사생활을 지키고 비밀을 유지한다. 일곱째, 진실성과 완전 공개의 원칙 — 진실을 말하고 정보를 온전히 공개한다. 이 순서가 실천에서 말해 주는 것은 분명하다. 생명이 걸리면 비밀보장은 물러선다(첫째이 여섯째보다 위), 자기결정은 생명보호보다는 뒤지만 비밀보장과 진실성보다는 앞선다(셋째이 여섯째·일곱째보다 위). 윤리강령이 비밀보장에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경우」의 예외를 둔 것과 같은 방향이다. 다만 심사표는 계산기가 아니라 논의의 출발점이다. 두 원칙 중 어느 것이 이 상황에 걸리는지를 정하는 일 자체가 판단이고, 같은 첫째번 안에서도 누구의 생명인지가 갈릴 수 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심사표로 방향을 잡고, 결정의 근거를 기록하며, 슈퍼바이저·기관과 함께 검토하는 절차를 함께 쓴다.
지켜야 할 것이 여럿일 때 무엇을 먼저 지킬지 미리 정해 둔 목록이다. 급할 때 새로 고민하지 않도록 평소에 순서를 합의해 둔 것이며, 첫 자리가 생명이고 마지막 자리가 진실 공개라는 배치 자체가 이 직업이 무엇을 가장 무겁게 여기는지를 말해 준다. 그래서 순위를 외워 두는 일이 곧 판단의 기준을 몸에 지니는 일이 된다.
  1. 첫째, 생명보호의 원칙 — 사람의 생명 보호가 다른 모든 원칙에 앞서는 최상위 기준이다.
  2. 둘째, 평등과 불평등의 원칙 — 같은 처지는 같게, 다른 처지는 그 차이에 맞게 대우한다.
  3. 셋째, 자율성과 자유의 원칙 — 자기결정과 자유의 존중이 세 번째 자리에 놓인다.
  4. 넷째, 최소 해악의 원칙 — 해를 피할 수 없다면 가장 적고 회복이 쉬운 쪽을 고른다.
  5. 다섯째, 삶의 질의 원칙 — 개인과 지역사회의 삶의 질을 높이는 선택을 앞세운다.
  6. 여섯째, 사생활 보호와 비밀보장의 원칙은 여섯 번째로, 생명보호와 자율성보다 뒤에 온다.
  7. 일곱째, 진실성과 완전 공개의 원칙이 마지막이며, 진실을 말하고 정보를 온전히 공개한다.
  8. 쓰는 법은 위의 원칙이 아래 원칙에 우선한다는 것 하나이며, 순서 자체가 판단의 기준이다.
  9. 심사표는 계산기가 아니라 논의의 출발점이므로 기록과 슈퍼비전을 함께 써야 한다.
  1. 순서를 뒤섞는 것이 가장 흔한 실점이다. 특히 자율성(셋째)이 비밀보장(여섯째)보다 위이고 비밀보장이 진실성(일곱째)보다 위라는 배치를 정확히 기억해야 한다.
  2. 「비밀보장이 최우선」이라는 진술은 틀린다. 심사표에서 비밀보장은 여섯 번째이며, 생명이 걸린 상황에서는 물러선다.
  3. 최소 해악의 원칙을 「해를 주지 않는다」로 읽지 않는다. 해를 피할 수 없을 때 가장 적고 되돌리기 쉬운 쪽을 고르라는 뜻이다.
  4. 심사표를 자동 판정기로 쓰지 않는다. 어떤 원칙이 걸리는지를 정하는 일 자체가 판단이며, 결정의 근거를 기록하고 함께 검토하는 절차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
상황과 관련 가치를 적는다걸리는 원칙을 짚는다심사표 순위로 방향을 잡는다덜 제한적인 대안을 찾는다슈퍼바이저·기관과 검토한다근거를 기록에 남긴다
윤리원칙 심사표 — 위가 아래에 우선한다
순위원칙실천에서 뜻하는 것
**첫째**생명보호생명이 걸리면 비밀보장도 자기결정도 물러선다
**둘째**평등과 불평등같은 처지는 같게, 다른 처지는 그 차이에 맞게
**셋째**자율성과 자유자기결정 존중 — 다만 생명보호보다는 뒤
**넷째**최소 해악피할 수 없는 해라면 가장 적고 회복이 쉬운 쪽
**다섯째**삶의 질개인과 지역사회의 삶의 질을 높이는 쪽
**여섯째**사생활 보호와 비밀보장지키되 위 다섯에 밀린다
**일곱째**진실성과 완전 공개진실을 말하고 정보를 온전히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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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가 정말로 갈리는 세 자리

심사표의 값은 순서가 실제로 결론을 바꾸는 자리에서 드러난다. 첫째, 첫째과 여섯째이 부딪히는 자리. 상담 중 클라이언트가 구체적인 자살 계획을 말한다. 비밀보장(여섯째)만 보면 알릴 수 없지만 생명보호(첫째)가 위이므로, 필요한 범위에서 가족·의료기관에 알리는 것이 정당화된다. 윤리강령의 비밀보장 예외와 같은 방향이다. 둘째, 셋째과 다섯째가 부딪히는 자리. 시설 입소가 객관적으로 삶의 질(다섯째)을 높일 것이 분명한데 본인이 거부한다. 자율성(셋째)이 위이므로 본인의 뜻이 앞서며, 실천가가 할 일은 결정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충분히 주고 덜 제한적인 대안을 함께 찾는 것이다. 셋째, 여섯째과 일곱째이 부딪히는 자리. 가족이 클라이언트의 상태를 묻는다. 진실성(일곱째)이 맨 아래이므로, 클라이언트의 동의 없이 알리는 것은 정당화되지 않는다. 다만 진실성이 마지막이라는 말은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말하지 않을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침묵이 허용된다는 뜻으로 읽어야 한다.

심사표를 절차와 함께 써야 하는 이유

심사표만으로는 결정이 완성되지 않는다. 순위표는 어떤 원칙이 이 상황에 걸려 있는가를 이미 알고 있다고 전제하는데, 실제 어려움의 절반은 그 지점에서 생긴다. 예컨대 「이것이 정말 생명의 문제인가, 아니면 위험을 과대평가한 것인가」는 심사표가 답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심사표를 의사결정 절차 안에 놓고 쓴다. 상황과 관련 당사자를 적고, 걸리는 가치와 원칙에 이름을 붙이고, 가능한 선택지를 늘어놓고, 각 선택지의 결과와 되돌릴 수 있는 정도를 따져 본 뒤, 심사표로 방향을 정하고, 슈퍼바이저·기관과 검토하고, 결정과 그 근거를 기록에 남긴다. 이 절차의 값은 더 옳은 답을 보장하는 데 있지 않고 설명 가능한 결정을 만드는 데 있다. 윤리적 딜레마는 정의상 어느 쪽을 골라도 무엇인가를 잃으므로, 결과만으로 결정을 평가할 수 없다. 평가할 수 있는 것은 그 결정에 이른 과정이 성실했는가이며, 기록과 논의가 그 성실함의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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