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value)는 무엇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믿음이고, 윤리(ethics)는 그 믿음을 행동의 규칙으로 옮긴 것이다. 가치가 「무엇이 좋은가」라면 윤리는 「그러므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이며, 윤리는 가치에서 나오되 가치보다 구체적이고 강제력이 있다.
레비(C. Levy)는 사회복지 전문직의 가치를 세 갈래로 나누었다. 첫째 사람 우선 가치(preferred conceptions of people) — 사람을 어떤 존재로 보는가에 관한 믿음이다. 모든 사람은 고유한 존엄과 가치를 지니고, 변화할 능력과 열망을 지니며,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를 갖고, 공통의 욕구를 지니면서도 저마다 개별적이고, 서로에 대해 상호책임을 진다는 생각이 여기에 든다.
둘째 결과 우선 가치(preferred outcomes for people) — 사람에게 무엇이 주어져야 하는가에 관한 믿음이다. 성장하고 발전할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욕구를 채울 사회적 자원과 서비스가 마련되어야 하며, 교육·주거·질병 같은 문제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사회복지가 개인의 선의를 넘어 제도를 요구하는 근거가 이 갈래에 있다.
셋째 수단 우선 가치(preferred instrumentalities for dealing with people) —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관한 믿음이다. 존엄하게 대우하고,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며, 비심판적 태도로 대하고, 변화의 과정에 스스로 참여하도록 돕는다는 생각이다. 비스텍의 관계 원칙들이 실은 이 셋째 갈래를 실천의 언어로 풀어 놓은 것이다.
02이해하기
가치를 「사람을 어떻게 보는가」와 「무엇이 주어져야 하는가」와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의 셋으로 갈라 놓으면, 실천에서 부딪히는 갈등이 어느 층에서 일어난 것인지가 보인다. 같은 자기결정권 논쟁이라도 사람을 보는 눈이 다른 것인지 아니면 대하는 방법이 다른 것인지에 따라 풀어야 할 자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03핵심 포인트
가치는 무엇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믿음이고, 윤리는 그것을 행동의 규칙으로 옮긴 것이다.
사람 우선 가치 — 존엄성, 변화의 능력과 열망, 소속의 욕구, 개별성, 상호책임에 대한 믿음이다.
결과 우선 가치 — 성장의 기회와 사회적 자원, 문제 해결에 대한 사회의 책임을 요구한다.
수단 우선 가치 — 존엄한 대우, 자기결정권 존중, 비심판적 태도, 참여의 격려를 말한다.
세 갈래는 각각 인간관·사회관·실천방법에 대응하며, 갈등이 어느 층에서 일어났는지 짚게 해 준다.
비스텍의 관계 원칙은 수단 우선 가치를 관계의 언어로 풀어 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과 우선 가치는 사회복지가 개인의 선의를 넘어 제도와 정책을 요구하는 근거가 된다.
04한 줄 예시
05시험 함정
「수단」을 도구적·편의적인 것으로 낮춰 읽지 않는다. 여기서 수단은 목적을 위한 편법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방식 자체가 지켜야 할 가치라는 뜻이며, 좋은 결과를 위해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세 갈래를 서로 배타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다. 한 사례에 셋이 함께 걸리며, 대개 갈등은 갈래 사이가 아니라 같은 갈래 안의 두 가치가 부딪힐 때 생긴다.
가치와 윤리를 같은 말로 쓰지 않는다. 가치는 지향이고 윤리는 규칙이며, 윤리강령은 가치를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어 놓은 문서다.
세 갈래의 이름을 뒤바꾸기 쉽다. 사람을 보는 눈이 사람 우선, 주어져야 할 것이 결과 우선, 대하는 방식이 수단 우선이며, 시험에서는 예시를 주고 갈래를 고르게 한다.
06한눈에 보기
가치와 윤리
가치(value)
VS
윤리(ethics)
레비의 세 갈래
갈래
묻는 것
내용
실천에서 드러나는 자리
**사람 우선 가치**
사람을 어떤 존재로 보는가
존엄성, 변화의 능력과 열망, 소속의 욕구, 개별성, 상호책임
강점관점, 개별화, 클라이언트를 주체로 보는 태도
**결과 우선 가치**
무엇이 주어져야 하는가
성장의 기회, 사회적 자원과 서비스, 문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
자원개발, 정책옹호, 사회정의를 향한 개입
**수단 우선 가치**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존엄한 대우, 자기결정권 존중, 비심판적 태도, 참여의 격려
비스텍의 원칙, 정보에 입각한 동의,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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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가 실천을 실제로 움직이는 자리
가치는 추상적으로 보이지만 실천의 아주 구체적인 자리에서 갈린다. 알코올 문제로 여러 번 입·퇴원을 반복한 사람이 다시 찾아왔다고 하자. 사람 우선 가치를 쥐고 있으면 이 사람에게 여전히 변화할 능력과 열망이 있다고 전제하고 만난다 — 「또 왔다」가 아니라 「다시 왔다」로 읽는다. 결과 우선 가치를 쥐고 있으면 이 사람의 재발이 의지의 문제만이 아니라 퇴원 뒤 돌아갈 곳과 낮 시간을 보낼 자리가 없다는 조건의 문제임을 보고, 그 자원을 만드는 데로 개입이 뻗는다. 수단 우선 가치를 쥐고 있으면 치료 방식을 정할 때 그의 선택을 물으며, 그가 고른 방식이 최선이 아니라고 판단될 때에도 설득의 절차를 밟지 강요하지 않는다. 세 갈래 가운데 하나만 쥐고 있으면 실천은 한쪽으로 기운다 — 사람만 보면 조건을 놓치고, 결과만 보면 사람의 뜻을 지나치며, 수단만 보면 절차는 흠 없으나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가치 갈등은 대개 같은 갈래 안에서 일어난다
실천에서 겪는 윤리적 어려움을 들여다보면, 나쁜 가치와 좋은 가치가 싸우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는 둘 다 지켜야 할 가치가 한 상황에서 양립하지 못하는 데서 온다.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것도 수단 우선 가치이고, 클라이언트를 해로부터 보호하는 것도 사람 우선 가치에서 나온다. 독거 어르신이 병원 입원을 완강히 거부할 때 두 가치는 정면으로 부딪힌다. 비밀보장과 제3자 보호도 마찬가지이며, 한정된 예산에서 누구에게 먼저 서비스를 줄 것인가는 결과 우선 가치 안에서 형평과 효율이 부딪히는 자리다. 그래서 가치를 배우는 목적은 옳은 가치를 고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어떤 가치들이 서로 걸려 있는지를 이름 붙여 볼 수 있기 위해서다. 이름을 붙일 수 있어야 동료와 논의할 수 있고, 논의할 수 있어야 혼자 감으로 결정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뒤에 나오는 윤리원칙 심사표는 이렇게 이름 붙인 가치들에 순서를 매기는 도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