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연금

재정방식 — 적립방식과 부과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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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의 재정방식은 보험료를 언제 걷어 언제 주는가의 문제이며, 두 방식으로 나뉜다. 적립방식(funded system)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쌓아 두었다가 그 사람이 노후에 받는 방식이다. 기금이 쌓이고 그 운용수익이 급여의 재원이 된다. 강점은 세대 간 부담의 형평이다. 자기가 낸 것을 자기가 받으므로 다음 세대에 부담을 넘기지 않고, 인구 구조의 변화에 강하다. 기금이 쌓여 자본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효과도 있다. 약점은 인플레이션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수십 년 뒤에 받을 돈의 실질 가치가 물가로 깎이고, 기금 운용의 위험을 진다. 제도 초기에 기금이 쌓일 때까지 급여를 주지 못하는 성숙 기간도 필요하다. 부과방식(pay-as-you-go)은 지금 일하는 세대가 낸 보험료로 지금의 노인에게 준다. 기금을 쌓지 않고 그해 걷어 그해 준다. 강점은 인플레이션에 강하다는 것이다. 급여를 그때의 임금과 물가에 맞춰 조정할 수 있고, 제도 도입 즉시 급여를 지급할 수 있어 초기 세대도 혜택을 본다. 세대 간 연대를 제도로 구현한다. 약점은 인구 구조의 변화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고령화로 받는 사람이 늘고 내는 사람이 줄면 후세대의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 우리 국민연금은 부분적립방식이다. 완전적립도 완전부과도 아니며, 기금을 쌓되 그 규모가 장래 급여를 다 감당할 만큼은 아니다. 초기 가입자가 낸 것보다 많이 받는 구조로 출발했으므로 세대 간 이전 요소가 있고, 동시에 국민연금기금이라는 큰 적립금을 갖고 있다. 재정 안정화의 방법은 셋이다 — 보험료율 인상(현재 세대의 부담 증가), 급여 수준 인하(미래 수급자의 손실), 수급 개시 연령 상향(급여 기간 단축). 어느 쪽도 고통이 따르므로 연금 개혁이 정치적으로 어렵다.
두 방식을 가르는 물음은 「누구의 돈으로 주는가」다. 적립방식은 자기가 낸 돈, 부과방식은 지금 일하는 사람의 돈이다. 여기서 강약점이 대칭으로 갈린다 — 자기 돈이면 인구 변화에 강하지만 물가에 약하고, 남의 돈이면 물가에 강하지만 인구 변화에 약하다. 인플레이션과 인구 구조라는 두 위험 가운데 무엇을 감당할 것인가의 선택이다.
  1. 적립방식은 낸 보험료를 기금으로 쌓아 두었다가 본인이 노후에 받는 방식이다.
  2. 적립방식의 강점 — 세대 간 부담의 형평, 인구 구조 변화에 강함, 자본시장 자금 공급.
  3. 적립방식의 약점 — 인플레이션에 취약, 기금 운용의 위험, 제도 초기의 성숙 기간.
  4. 부과방식은 지금 일하는 세대의 보험료로 지금의 노인에게 주는 방식이다.
  5. 부과방식의 강점 — 인플레이션에 강함, 도입 즉시 급여 지급 가능, 세대 간 연대.
  6. 부과방식의 약점 — 인구 구조의 변화에 취약해 고령화가 진행되면 후세대 부담이 커진다.
  7. 우리 국민연금은 부분적립방식이어서 완전적립도 완전부과도 아닌 중간에 있다.
  8. 재정 안정화의 세 방법 — 보험료율 인상·급여 수준 인하·수급 개시 연령 상향.
  9. 세대 간 재분배는 부과방식에서, 세대 내 재분배는 적립방식에서 두드러진다.
  1. 두 방식의 강약점을 맞바꾼 선지가 이 자리의 최다 오답이다. 적립은 인구에 강하고 물가에 약하다.
  2. 「부과방식은 기금을 쌓는다」로 적으면 틀린다. 그해 걷어 그해 준다.
  3. 「적립방식은 제도 도입 즉시 급여를 지급할 수 있다」로 적으면 틀린다. 성숙 기간이 필요하다.
  4. 우리 국민연금을 완전적립방식으로 적으면 틀린다. 부분적립방식이다.
  5. 「부과방식은 세대 내 재분배가 크다」로 적으면 틀린다. 세대 간 재분배가 특징이다.
적립방식이 무너지는 자리

물가와 운용수익이다. 30년 전에 낸 돈의 실질 가치가 물가로 깎이고, 기금 운용이 부진하면 약속한 급여를 줄 수 없다. 금융위기 같은 충격이 오면 기금이 한꺼번에 줄어드는 위험도 있다.

부과방식이 무너지는 자리

인구 구조다. 노인 한 사람을 몇 사람이 받치는가가 그대로 부담률이 된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수명이 늘면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어느 시점에서 「나는 낸 만큼 못 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적립방식과 부과방식
축적립방식부과방식
재원본인이 낸 것을 쌓아 둔 기금지금 일하는 세대의 보험료
인플레이션취약 — 실질 가치가 깎인다강함 — 그때의 임금·물가에 맞춘다
인구 구조 변화강함취약 — 고령화에 부담이 커진다
제도 초기성숙 기간 필요 — 즉시 지급 불가즉시 지급 가능
재분배세대 내세대 간
기금크게 쌓인다 — 자본시장에 공급거의 쌓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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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적립방식이라는 절충

우리 국민연금은 어느 쪽도 아닌 부분적립방식이다. 이 어정쩡함에는 이유가 있다. 1988년 제도를 시작할 때 완전적립으로 갔다면 초기 가입자들은 40년을 낸 뒤에야 연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미 나이가 든 사람들은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 그래서 가입기간을 짧게 인정하고 급여를 후하게 설계해 초기 세대도 받을 수 있게 했다. 낸 것보다 많이 받는 구조이므로 그만큼 세대 간 이전이 생겼다. 동시에 완전부과로 가지도 않았다. 부과방식은 인구가 안정적일 때 작동하는데,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 변화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부과로 가면 다음 세대의 부담률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된다. 그래서 기금을 쌓아 그 운용수익으로 부담을 덜기로 했다. 결과는 거대한 기금과 미래의 적자가 공존하는 구조다. 국민연금기금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규모지만, 장기 추계로는 어느 시점에 소진된다. 개혁 논의가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다. 보험료율을 올리면 지금 일하는 세대가 손해를 보고, 급여를 낮추면 앞으로 받을 사람이 손해를 보며, 수급 연령을 늦추면 은퇴와 수급 사이에 공백이 생긴다. 누가 부담을 질 것인가를 정하는 일이므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문제다. 사회보장기본법 제20조제2항제8호가 사회보장위원회의 심의·조정 사항에 「사회보장의 재정추계 및 재원조달 방안」을 넣은 것은, 이 판단을 정기적으로 사회의 논의 테이블에 올리라는 요구로 읽힌다.

연금 개혁의 세 손잡이

연금 재정을 안정시키는 방법은 원리상 셋뿐이다. 더 걷거나, 덜 주거나, 늦게 주는 것이다. 보험료율 인상은 지금 내는 사람의 부담을 늘린다. 가장 직접적이지만 저항이 크고, 사용자도 절반을 부담하므로 기업의 반발이 따른다. 급여 수준 인하는 앞으로 받을 사람의 손실이다. 소득대체율을 낮추는 방식이며, 이미 여러 차례 이루어졌다. 문제는 급여가 낮아지면 노후 빈곤이 늘고, 그러면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한 제도에서 아낀 것이 다른 제도의 지출로 나타나는 풍선 효과다. 수급 개시 연령 상향은 급여를 받는 기간을 줄인다. 수명이 늘었으니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은퇴 연령과 수급 연령 사이의 공백이 생긴다. 60세에 퇴직하고 65세부터 연금을 받는다면 5년을 무엇으로 살 것인가의 문제가 남는다. 그래서 이 손잡이는 정년 연장이나 고령자 고용 정책과 함께 가야 뜻이 있다. 어느 것도 고통 없이 되지 않으므로, 실제 개혁은 셋을 조금씩 섞는 형태가 된다. 그리고 그 배분이 곧 세대 간·계층 간 부담의 배분이므로, 연금 개혁은 언제나 재정 문제인 동시에 분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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