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알아보기
분권교부세가 남긴 교훈
2005년 정부는 재정분권을 내걸고 여러 국고보조사업을 지방으로 넘겼다. 그 가운데 사회복지시설 운영을 비롯한 사업이 다수 포함되었고, 재원은 분권교부세라는 새 항목으로 주었다.
설계의 문제는 증가 속도에 있었다. 사회복지 지출은 인구 고령화와 제도 확대로 빠르게 늘어나는데, 분권교부세는 내국세의 일정 비율로 정해져 그만큼 늘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벌어졌고 그 차이를 지방이 자체 재원으로 메워야 했다.
결과는 셋이었다. 첫째, 지방재정의 압박이다. 사회복지 지출이 지방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늘어 다른 사업을 밀어냈다. 둘째, 지역 간 격차다. 재정이 튼튼한 지자체는 메웠지만 약한 곳은 서비스를 줄였다. 셋째, 지자체의 반발이다. 결정은 중앙이 하고 부담은 지방이 지는 구조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2015년 분권교부세는 폐지되었고 일부 사업은 국고보조로 되돌아갔다. 남은 교훈은 분명하다 — 사무를 넘길 때 재원을 함께 넘겨야 하고, 그 재원이 지출의 증가 속도를 따라갈 수 있어야 한다.
같은 문제가 지금도 반복된다. 기초연금·아동수당처럼 중앙이 결정한 제도의 비용을 지방이 일부 부담하는 구조에서, 제도가 확대될 때마다 지방의 부담이 함께 늘어난다. 「누가 정하고 누가 내는가」의 불일치가 정부 간 재정관계의 항구적 쟁점이다.
제26조의 협의가 부딪히는 자리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제2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때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하도록 한다. 이 조항은 지방자치와 정면으로 부딪혀 왔다.
조문의 취지는 중복과 누락의 방지다. 지자체가 저마다 제도를 만들면 어떤 사람은 여러 급여를 겹쳐 받고 어떤 사람은 아무것도 받지 못하며, 지역 간 형평도 깨진다. 전달체계에 미치는 영향과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검토하자는 것이다.
다툼은 협의의 무게에서 생겼다. 지자체가 자체 재원으로 청년수당이나 무상급식 확대 같은 사업을 하려 할 때 복지부가 부동의하면 사업이 막혔고, 협의 없이 강행하면 교부세 감액 같은 불이익이 따랐다. 지자체 쪽은 「협의는 의견을 듣는 것이지 동의를 받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이 다툼은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으로까지 갔다.
법은 절차를 다듬는 쪽으로 대응했다. 2018년과 2020년 개정으로 자료 분석을 정부출연연구기관·한국사회보장정보원 등에 위탁할 수 있게 하고(제3항),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회보장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게 했다(제4항). 판단을 복지부 한 곳에서 위원회로 옮겨 절차의 공정성을 높인 것이다.
시험에서는 「협의」와 「승인」은 다른 낱말이라는 점, 조정의 주체가 사회보장위원회라는 점이 반복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