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원

조세지출과 근로장려세제

미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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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지출(tax expenditure)은 세금을 깎아 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지원이다. 정부가 돈을 주는 대신 받을 세금을 받지 않는 것이므로, 재정에서 보면 지출과 같은 효과를 낸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복지」 또는 숨은 보조금이라 불린다. 티트머스가 말한 재정복지가 바로 이것이다. 형태는 셋이다. 소득공제는 과세표준을 줄여 주는 것이고, 세액공제는 산출된 세액에서 직접 빼 주는 것이며, 비과세는 아예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적공제·의료비 공제·교육비 공제·연금보험료 공제가 그 예다. 분배 효과가 형태마다 다르다. 소득공제는 역진적이다. 과세표준을 줄여 주므로 세율이 높은 사람이 더 큰 혜택을 얻고, 세금을 낼 소득이 없는 사람은 아무 혜택도 받지 못한다. 세액공제는 상대적으로 덜 역진적이다. 세율과 무관하게 같은 금액을 빼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여러 공제를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꾸어 왔다. 근로장려세제(EITC)는 조세지출을 재분배 방향으로 쓴 대표적 제도다. 일하는 저소득 가구에 근로소득에 따라 산정한 장려금을 지급하며, 세금을 낼 소득이 없어도 돈을 돌려주는 환급형(refundable) 구조라는 점이 핵심이다. 우리나라는 2008년에 도입했다. 설계의 요점은 점증-평탄-점감의 세 구간이다. 소득이 늘수록 장려금이 함께 늘고(점증), 일정 구간에서 유지되다가(평탄), 그 위에서 서서히 줄어든다(점감). 소득이 늘 때 급여가 곧바로 줄어드는 공공부조와 달리 일할수록 유리한 구간을 만들어 빈곤의 함정을 피한다. 앞 장의 스핀햄랜드법이 실패한 지점을 설계로 넘어선 것이다. 한계도 있다.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닿지 않는다. 근로소득이 있어야 받으므로 실업자와 근로능력이 없는 사람은 대상이 아니다. 또 저임금을 보조하는 셈이라 고용주가 임금을 올릴 유인을 줄인다는 지적도 있다.
조세지출을 붙잡는 한 문장은 「주는 대신 안 받는다」이다. 결과는 같지만 통계에는 지출로 잡히지 않아 복지의 규모를 재는 눈을 흐린다. 그리고 소득공제는 세율이 높은 사람에게 유리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 같은 100만원을 공제해도 세율 6%인 사람은 6만원, 45%인 사람은 45만원을 아낀다. 이것이 조세지출을 「부자에게 더 가는 복지」라 부르는 근거다.
  1. 조세지출은 세금을 깎아 주는 방식의 지원으로 지출과 같은 효과를 낸다.
  2. 조세지출은 통계에 지출로 잡히지 않아 「보이지 않는 복지」라 불린다.
  3. 티트머스가 사회복지·직업복지와 나란히 든 재정복지가 곧 이 조세지출을 가리킨다.
  4. 형태 셋 — 소득공제(과세표준 축소)·세액공제(세액에서 직접 차감)·비과세.
  5. 소득공제는 역진적이다 — 세율이 높을수록 혜택이 크고 저소득자는 혜택이 없다.
  6. 세액공제는 상대적으로 덜 역진적이라 우리나라는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꾸어 왔다.
  7. 근로장려세제는 일하는 저소득 가구에 근로소득에 따라 장려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8. 핵심은 환급형(refundable)이라는 점으로, 낼 세금이 없어도 차액을 돈으로 돌려받는다.
  9. 설계는 점증-평탄-점감의 세 구간으로 되어 있어 빈곤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
  10. 한계 —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 닿지 않고, 저임금을 보조하는 효과가 있다.
  1. 소득공제와 세액공제의 역진성을 맞바꾼 선지가 흔하다. 소득공제가 더 역진적이다.
  2. 근로장려세제를 「세금을 깎아 주는 것」으로만 적으면 틀린다. 환급형이라 돈을 돌려준다.
  3. 「근로장려세제는 근로능력이 없는 사람도 받는다」로 적으면 틀린다. 근로소득이 있어야 한다.
  4. 조세지출을 「정부 지출이 아니므로 복지가 아니다」로 적으면 틀린다. 재정복지로 분류된다.
  5. 근로장려세제의 구간을 「소득이 늘면 곧바로 줄어든다」로 적으면 틀린다. 점증 구간이 있다.
공공부조의 급여 구조

소득이 늘면 그만큼 급여가 곧바로 줄어든다. 한계세율이 100%에 가까우면 일할 이유가 사라지고 빈곤의 함정이 생긴다. 스핀햄랜드법이 실패한 자리가 여기다.

근로장려세제의 급여 구조

소득이 늘 때 장려금이 함께 늘어나는 구간을 두었다. 일할수록 손에 남는 돈이 확실히 늘므로 유인이 살아 있다. 다만 근로소득이 있어야 받을 수 있다는 전제가 붙는다.

점증 구간 — 소득이 늘수록 장려금도 함께 늘어난다(일할 유인)평탄 구간 — 일정 소득 구간에서 장려금이 유지된다점감 구간 — 그 위에서 장려금이 서서히 줄어든다소득이 늘 때 급여가 곧바로 줄지 않으므로 빈곤의 함정을 피한다
조세지출의 세 형태와 분배 효과
형태무엇을 줄이는가분배 효과
소득공제과세표준을 줄인다역진적 — 세율이 높을수록 혜택이 크다
세액공제산출세액에서 직접 뺀다덜 역진적 — 세율과 무관하게 같은 금액
비과세과세 대상에서 제외소득이 클수록 혜택이 크다
환급형 세액공제낼 세금이 없어도 돌려준다누진적 — 근로장려세제가 여기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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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가 역진적인 이유를 숫자로

소득공제와 세액공제의 차이는 숫자로 보면 분명하다. 소득공제 100만원을 준다고 하자. 과세표준이 100만원 줄어들므로 아끼는 세금은 100만원 × 자신의 세율이다. 세율이 6% 구간인 사람은 6만원, 45% 구간인 사람은 45만원을 아낀다. 일곱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세금을 낼 소득이 아예 없는 사람은 0원이다. 세액공제 15만원을 준다면 어떨까. 산출된 세액에서 바로 빼 주므로 세율과 무관하게 모두 15만원이다. 다만 낼 세금이 15만원보다 적으면 그만큼만 혜택을 본다. 환급형 세액공제는 한 걸음 더 나간다. 낼 세금이 없어도 차액을 돌려준다. 그러면 소득이 가장 낮은 사람이 온전히 혜택을 받는다. 근로장려세제가 여기 든다. 이 차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2013년 세법 개정에서 의료비·교육비·보장성보험료 등 여러 항목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했다. 같은 재정을 쓰면서 분배를 개선하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곧 「세금을 깎아 준다」는 같은 말 안에 정반대의 분배 효과가 들어 있다. 조세지출을 평가할 때 규모만 보지 말고 어떤 형태인가를 보아야 하는 이유이며, 이것이 재정복지를 티트머스가 따로 든 까닭이기도 하다.

근로장려세제가 스핀햄랜드와 다른 점

근로장려세제와 스핀햄랜드법은 일하는 저소득자의 소득을 공적 재원으로 보충한다는 점에서 같다. 그런데 하나는 실패의 표본으로, 다른 하나는 성공적 설계로 평가된다. 차이는 한계세율에 있다. 스핀햄랜드는 부족분을 채워 주는 구조였다. 최저생계비를 정해 두고 임금이 그에 못 미치면 차액을 메웠다. 그러면 임금이 1원 오를 때 보조금이 1원 줄어 손에 남는 것은 그대로다. 한계세율이 100%인 것이며, 더 일할 이유도 임금을 올려 달라고 할 이유도 사라진다. 고용주는 임금을 낮춰도 교구가 메워 주니 낮췄다. 근로장려세제는 점증 구간을 둔다. 소득이 늘면 장려금도 함께 는다. 한계세율이 음수인 구간이 있는 것이며, 일할수록 손에 남는 돈이 확실히 늘어난다. 그 뒤 평탄 구간을 거쳐 점감 구간에서 서서히 줄어들므로, 어느 구간에서도 100%에 이르지 않는다. 또 하나의 차이는 지급 단위와 방식이다. 스핀햄랜드는 교구가 개별 가구의 부족분을 계산해 메웠지만, 근로장려세제는 국세청이 소득 자료로 산정해 지급한다. 고용주가 개입할 여지가 없어 임금을 낮출 유인이 생기지 않는다. 같은 발상이 설계에 따라 정반대 결과를 낳는다는 것 — 이것이 앞의 역사 편과 이 장이 이어지는 자리이며, 「복지를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가 실질이라는 이 과목의 주제를 잘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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