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원

조세 — 누진성과 역진성

미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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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의 공공재원은 크게 조세와 사회보험료, 그리고 조세지출로 나뉜다. 이 가운데 조세는 가장 재분배적인 재원이 될 수 있지만, 세목에 따라 성격이 크게 다르다. 누진세(progressive tax)는 소득이 늘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세금이다. 소득세가 대표적이며, 우리나라는 과세표준 구간마다 세율이 올라가는 초과누진세율 구조를 쓴다. 재분배 효과가 가장 크다. 비례세(proportional tax)는 소득과 무관하게 같은 세율을 매기는 것이다. 역진세(regressive tax)는 결과적으로 소득이 낮을수록 부담률이 높아지는 세금이다. 부가가치세가 역진성의 전형이다. 세율은 누구에게나 같은 10%이지만, 소득이 낮을수록 소득 가운데 소비에 쓰는 비율이 높으므로 소득 대비 부담률이 커진다. 명목상 비례세인데 실질적으로 역진적인 것이다. 담배·주류에 붙는 개별소비세도 같은 성격이다. 조세의 종류를 다른 축으로 나누면 직접세와 간접세다. 직접세는 부담하는 사람과 내는 사람이 같은 세금으로 소득세·법인세·재산세가 들고, 간접세는 부담자와 납세자가 다른 세금으로 부가가치세·개별소비세가 든다. 직접세의 비중이 높을수록 조세의 재분배 효과가 크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목적세와 보통세의 구분도 있다. 목적세는 쓸 곳이 정해진 세금이며, 우리나라의 농어촌특별세, 지방교육세가 그 예다. 조세의 강점은 재분배 효과가 크고, 강제성이 있어 재원이 안정적이며, 보편적 급여의 재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약점은 조세저항이 크고, 경기에 따라 세수가 흔들리며, 납세자와 수급자가 갈려 정치적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누진과 역진을 가르는 것은 세율이 아니라 부담률이다. 부가가치세는 세율이 모두에게 같은데도 역진적이라 불리는데, 소득이 낮을수록 소득 대비 세 부담의 비율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세율 = 공평」이 아니며, 어떤 세금의 성격을 판단할 때는 세율이 아니라 소득 대비 실질 부담을 보아야 한다.
  1. 사회복지의 공공재원은 조세·사회보험료·조세지출 셋으로 나뉜다.
  2. 누진세는 소득이 늘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세금이며 소득세가 대표적이다.
  3. 우리 소득세는 과세표준 구간마다 세율이 오르는 초과누진세율 구조다.
  4. 역진세는 소득이 낮을수록 소득 대비 부담률이 높아지는 세금을 가리킨다.
  5. 부가가치세는 세율이 같은데도 실질적으로 역진적이다 — 소비성향의 차이 때문이다.
  6. 직접세는 부담자와 납세자가 같고(소득세·법인세·재산세), 간접세는 다르다(부가가치세).
  7. 직접세 비중이 높을수록 조세의 재분배 효과가 크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8. 조세의 강점 — 재분배 효과·강제성에 따른 안정성·보편적 급여의 재원.
  9. 조세의 약점 — 조세저항·경기에 따른 세수 변동·정치적 지지의 어려움.
  1. 부가가치세를 누진세나 비례세로만 적으면 틀린다. 세율은 같아도 실질적으로 역진적이다.
  2. 직접세와 간접세를 맞바꾼 선지가 나온다. 부담자와 납세자가 같으면 직접세다.
  3. 「간접세 비중이 높을수록 재분배 효과가 크다」로 뒤집은 선지를 조심할 것. 직접세가 크다.
  4. 누진세를 「세액이 늘어나는 것」으로 읽으면 틀린다. 세율이 높아지는 것이 누진이다.
  5. 조세를 「경기와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적으면 부정확하다. 경기에 따라 세수가 변동한다.
조세를 재원으로 할 때

재분배 효과가 크고 보편적 급여의 재원이 된다. 소득이 없는 사람도 급여를 받을 수 있어 공공부조와 사회서비스에 적합하다. 대신 조세저항이 크고 납세자와 수급자가 갈려 정치적 지지가 약하다.

사회보험료를 재원으로 할 때

낸 사람이 받으므로 저항이 적고 목적이 뚜렷하다. 급여가 권리로 느껴져 정치적으로 안정적이다. 대신 상한이 있어 역진적이고, 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사람은 배제된다.

조세의 성격
구분무엇보기재분배
누진세소득이 늘수록 세율 상승소득세, 상속·증여세가장 크다
비례세소득과 무관하게 같은 세율법인세(단일세율 구간)중립적
역진세소득이 낮을수록 부담률 상승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역효과
직접세부담자=납세자소득세·법인세·재산세크다
간접세부담자≠납세자부가가치세·개별소비세작거나 역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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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가치세가 역진적인 이유를 숫자로

부가가치세율은 10%로 모두에게 같다. 그런데 왜 역진적이라 하는가. 소비성향의 차이 때문이다. 월 소득 200만원인 가구를 생각해 보자. 살아가는 데 드는 돈이 190만원이라면 소득의 95%를 소비한다. 부가가치세를 그 소비의 10%로 어림하면 약 19만원이고, 소득 대비 9.5%를 세금으로 낸 셈이다. 월 소득 2,000만원인 가구는 어떨까. 소비가 800만원이고 나머지는 저축한다면 소비성향은 40%다. 부가가치세는 약 80만원이고, 소득 대비 4%다. 같은 세율인데 소득 대비 부담률은 저소득 가구가 두 배 이상 높다. 소득이 낮을수록 소득의 더 많은 부분을 소비에 쓰기 때문이며, 이것이 간접세가 역진적이라 불리는 근거다. 그래서 부가가치세를 올려 복지 재원을 마련하자는 논의에는 늘 이 문제가 따라붙는다. 걷는 단계에서 역진적이므로, 쓰는 단계에서 그보다 더 재분배적이어야 전체적으로 재분배가 일어난다. 실제로 북유럽 국가들은 부가가치세율이 20%가 넘지만 그 재원으로 보편적 급여를 제공해 결과적으로 재분배가 이루어진다. 곧 재원의 성격만으로 재분배 여부를 판단할 수 없고 걷는 방식과 쓰는 방식을 함께 보아야 한다는 것이 이 논의의 결론이며, 뒤의 소득재분배 장으로 이어진다.

조세저항과 목적세

조세의 가장 큰 약점은 조세저항이다. 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다르므로 「왜 내 돈으로」라는 반발이 생긴다. 이를 줄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목적세다. 쓸 곳을 정해 두면 납세자가 무엇에 쓰이는지 알 수 있어 동의를 얻기 쉽다. 우리나라의 농어촌특별세와 지방교육세가 그 예이며, 여러 나라에서 복지 목적의 목적세를 도입하려는 논의가 반복된다. 다만 목적세에는 단점도 있다. 재원의 경직성이다. 정해진 곳에만 써야 하므로 사정이 바뀌어도 옮길 수 없고, 그 분야에 돈이 남아도 다른 데 쓰지 못한다. 재정 운용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 재정 당국이 목적세를 꺼리는 이유다. 사회보험료는 사실상 목적세와 같은 심리적 효과를 갖는다. 「내가 낸 것을 내가 받는다」는 인식이 있어 조세보다 저항이 적다.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재원이 조세보다 사회보험료 중심으로 커진 데에는 이 이유도 있다. 그러나 사회보험료 중심 구조에는 대가가 따른다. 보험료를 낼 수 없는 사람은 제도 밖에 남고, 상한이 있어 고소득자의 부담률이 낮아 역진적이며, 노동시장에서 배제된 사람에게 닿지 않는다. 조세 재원을 늘리자는 논의가 계속되는 까닭이 여기 있으며, 이것이 다음 장에서 두 재원을 견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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