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 — 이용자가 자격을 인정받는다→바우처 발급 — 용도와 한도가 정해진 이용권을 받는다→공급자 선택 — 이용자가 등록된 기관 가운데 고른다→서비스 이용 — 전자적으로 결제한다→정산 — 공공이 공급자에게 비용을 지급한다→평가와 감독 — 기관 평가와 결과 공개, 부정 청구 검증
바우처가 약속한 것과 드러난 것| 약속 | 드러난 문제 | 대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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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자의 선택권 | 공급자가 적은 지역·정보 부족으로 형해화 | 기관 정보 공개, 평가 결과 공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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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을 통한 질 향상 | 경쟁이 인건비 인하로 나타남 | 단가 현실화, 처우 개선 의무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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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급 기반의 확충 | 공급자 난립, 감독의 어려움 | 등록·평가·부정청구 검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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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 | 크림 스키밍 — 중증 기피 | 중증 가산, 제공 거부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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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가 서비스의 질을 정한다
바우처 제도에서 가장 결정적인 변수는 서비스 단가다. 시장의 논리에 맡긴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단가를 공공이 정하므로 관리가격 시장이다.
단가가 낮으면 어떻게 되는가. 공급자가 이윤을 낼 수 있는 곳은 인건비뿐이다. 종사자의 임금이 낮아지고, 4대보험 적용을 피하려 짧은 시간으로 쪼개 계약하며, 이동 시간과 대기 시간이 근로시간으로 셈해지지 않는다. 그 결과 이직률이 높아지고, 이용자는 몇 달마다 새 사람을 맞이하게 된다. 돌봄은 관계가 곧 서비스의 질인데 그 관계가 끊어지는 것이다.
경쟁이 질을 올린다는 설계 의도가 이 지점에서 뒤집힌다. 이용자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대개 「친절한가」 정도이고, 공급자는 단가 안에서 경쟁하므로 질이 아니라 비용으로 경쟁하게 된다.
그래서 대응의 핵심이 단가의 현실화와 종사자 처우의 하한 설정이 된다. 인건비 비율의 하한을 정하고, 처우 개선비를 별도로 지급하며, 근로조건을 기관 평가 항목에 넣는 방식이다.
같은 문제가 노인장기요양보험에도 있다. 그래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5조제5항이 영리를 목적으로 본인부담금을 면제·감경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제6항이 금품으로 수급자를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 단가 경쟁이 변질된 형태를 법으로 막은 것이다. 시장을 만들면 그 시장을 규율할 조문이 함께 필요하다는 것을 이 조항들이 보여 준다.
바우처가 사회서비스의 성격을 바꾼 자리
바우처 도입은 전달 방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사회서비스의 성격 자체를 바꾸었다.
그전의 사회서비스는 시설 중심이었다. 국가나 사회복지법인이 시설을 세우고 그 시설의 정원 안에서 이용자를 받았다. 이용자는 배정받는 쪽이었고 기관을 바꾸기 어려웠다.
바우처는 이것을 이용자 중심으로 돌렸다. 돈이 기관이 아니라 이용자에게 붙으므로, 이용자가 옮기면 돈도 따라간다. 기관 입장에서는 이용자를 붙잡아야 할 이유가 생긴다. 사회복지사업법 제1조의2제4항이 2017년에 신설한 선택권 보장이라는 기본이념이 이 흐름과 짝을 이룬다.
동시에 공급의 주체가 크게 바뀌었다. 사회복지법인 중심이던 공급에 개인 사업자와 영리법인이 들어왔고, 그 결과 공급량은 늘었지만 공공성의 관리가 새로운 과제가 되었다. 사회복지사업법 제1조의2제2항이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은 공공성을 가지며 사업을 시행하는 데 있어서 공공성을 확보하여야 한다」고 못 박은 것이 이 맥락에서 읽힌다.
남은 물음은 돌봄을 시장에 얼마나 맡길 것인가다. 선택권은 늘었지만 그 선택은 시장 안에서의 선택이고, 시장에 물건이 없으면 선택도 없다. 공급자가 적은 농촌, 수익이 나지 않는 중증 돌봄에서는 결국 공공이 직접 공급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사회서비스원 같은 공공 공급 주체의 설립이 그 대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