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의 형태

현금급여와 현물급여

미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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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benefit)는 무엇을 줄 것인가의 차원이며, 가장 기본적인 갈림이 현금과 현물이다. 현금급여(cash benefit)는 돈을 주는 것이다. 강점은 소비자 주권과 선택의 자유다. 받는 사람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에 쓸 수 있고, 무엇이 필요한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안다는 전제가 깔린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데도 유리하다 — 무엇을 쓸지 남이 정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행정이 단순해 운영효율성이 높고, 시장을 왜곡하지 않는다. 약점은 목표 달성의 불확실성이다. 아이를 위해 준 돈이 다른 데 쓰일 수 있고, 그래서 오남용의 우려가 제기된다. 현물급여(in-kind benefit)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주는 것이다. 강점은 목표효율성이다. 의료·교육·주거·돌봄처럼 특정 욕구를 겨눈 급여는 그 목적에 정확히 쓰인다. 규모의 경제로 단가를 낮출 수 있고, 정치적 지지를 얻기도 쉽다 — 납세자는 현금보다 현물이 「제대로 쓰인다」고 느낀다. 약점은 선택의 제한과 낙인, 그리고 행정비용이다. 공급 기관과 인력이 필요하고 그 관리에 비용이 든다. 우리 제도의 예를 보면 갈래가 분명하다. 현금급여 — 국민연금 급여, 생계급여, 실업급여, 아동수당, 기초연금, 장애수당. 현물급여 — 의료급여, 건강보험의 요양급여,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재가·시설급여, 사회복지시설의 서비스, 무상급식. 한 제도 안에 둘이 함께 있기도 하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재가급여와 시설급여(현물)를 원칙으로 하되 특별현금급여를 예외로 두고, 건강보험은 요양급여(현물)를 원칙으로 하되 요양비(현금)를 예외로 둔다. 어느 쪽을 원칙으로 삼았는지가 그 제도의 성격을 말해 준다.
현금과 현물을 가르는 물음은 「선택을 누구에게 맡기는가」다. 현금은 받는 사람에게, 현물은 주는 쪽에 맡긴다. 여기서 나머지가 따라 나온다 — 본인이 정하면 존엄이 지켜지지만 목적대로 쓰인다는 보장이 없고, 주는 쪽이 정하면 목적은 달성되지만 선택이 제한되고 공급 조직이 필요하다. 자유와 확실성의 맞바꿈이 이 장의 전부다.
  1. 현금급여의 강점 — 소비자 주권과 선택의 자유, 존엄의 보장, 운영효율성.
  2. 현금급여의 약점 — 목표 달성이 불확실하고 오남용의 우려가 제기된다.
  3. 현물급여의 강점 — 목표효율성, 규모의 경제, 정치적 지지를 얻기 쉬움.
  4. 현물급여의 약점 — 선택의 제한, 낙인, 행정비용과 공급 조직의 필요.
  5. 현금급여의 예 — 국민연금 급여·생계급여·실업급여·아동수당·기초연금.
  6. 현물급여의 예 — 의료급여·건강보험 요양급여·장기요양 재가·시설급여·무상급식.
  7.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재가·시설급여가 원칙이고 특별현금급여가 예외다.
  8. 건강보험은 요양급여(현물)가 원칙이고 요양비(현금)가 예외다.
  9. 한 제도 안에 둘이 함께 있을 때 어느 쪽을 원칙으로 삼았는지가 그 제도의 성격을 드러낸다.
  1. 두 급여의 장단점을 맞바꾼 선지가 흔하다. 목표효율성은 현물, 선택의 자유는 현금이다.
  2. 「현물급여는 행정비용이 적다」로 적으면 틀린다. 공급 조직이 필요해 비용이 더 든다.
  3. 「현금급여가 정치적 지지를 얻기 쉽다」로 뒤집은 선지를 조심할 것. 현물이 유리하다.
  4. 장기요양보험의 특별현금급여를 원칙으로 적으면 틀린다. 예외이며 요건이 좁다.
  5. 낙인을 현금급여의 문제로 적은 선지가 있다. 현물급여에서 더 뚜렷하다.
현금이 나은 자리

욕구가 사람마다 다르고 본인이 가장 잘 알 때. 노후 생활비, 실업 기간의 생계, 장애로 인한 추가 비용처럼 무엇에 쓸지 정해 주기 어려운 경우다.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면 현금이 낫다.

현물이 나은 자리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목적을 벗어난 사용이 심각한 결과를 낳을 때. 의료는 정보의 비대칭이 크고, 아동의 교육과 급식은 보호자의 선택에 맡기면 아이가 손해를 본다.

현금과 현물
축현금급여현물급여
선택받는 사람이 정한다주는 쪽이 정한다
목표효율성낮다 — 다른 데 쓰일 수 있다높다 — 목적에 정확히 쓰인다
존엄·자유유리제한된다
행정비용적다 — 지급만 하면 된다많다 — 공급 조직과 관리가 필요
낙인적다있다 — 무엇을 받는지 드러난다
정치적 지지얻기 어렵다얻기 쉽다 — 제대로 쓰인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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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이냐 현물이냐는 「누구를 믿는가」의 문제

현금과 현물의 선택에는 수급자에 대한 신뢰라는 문제가 깔려 있다. 현금을 주는 것은 「이 사람이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알고 있고, 책임 있게 쓸 것이다」라고 전제하는 일이다. 현물을 주는 것은 그 전제를 유보하고 국가가 대신 정하는 일이다. 그래서 현물급여에는 늘 온정주의(paternalism)라는 비판이 따라붙는다. 실증 연구는 대체로 현금급여의 오남용 우려가 과장되었다고 본다. 저소득 가구에 현금을 주었을 때 술과 담배 지출이 늘지 않고 오히려 식료품과 교육 지출이 는다는 결과가 여러 나라에서 반복 확인되었다. 「가난한 사람은 돈을 잘못 쓴다」는 통념이 근거가 약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물급여가 널리 쓰이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첫째, 시장이 없거나 실패하는 영역이 있다. 의료와 돌봄은 정보의 비대칭이 커서 현금을 주어도 좋은 서비스를 사기 어렵다. 둘째, 수급자와 수혜자가 다른 경우가 있다. 아동수당은 부모가 받지만 혜택은 아이에게 가야 하며, 무상급식과 보육은 그 간극을 없앤다. 셋째, 납세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정치적으로 현물이 통과되기 쉽다. 곧 현물급여의 근거는 「수급자를 믿지 못해서」보다 시장의 실패와 수혜자의 분리에 있을 때 설득력이 있다. 이 구별이 온정주의 비판에 답하는 방식이다.

원칙과 예외를 보면 제도의 성격이 보인다

우리 사회보험 두 제도는 현물을 원칙, 현금을 예외로 삼는 같은 구조를 갖는다. 그 예외 조항이 오히려 설계 의도를 드러낸다. 국민건강보험은 제41조의 요양급여가 원칙이고, 제49조의 요양비는 「긴급하거나 부득이한 사유로 준요양기관에서 요양을 받거나 요양기관이 아닌 장소에서 출산한 경우」에만 지급된다. 곧 현금은 현물을 받을 수 없었던 경우의 사후 정산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도 같다. 제23조의 재가급여와 시설급여가 원칙이고, 특별현금급여 셋은 각각 좁은 요건을 단다 — 가족요양비는 도서·벽지 등 기관이 현저히 부족한 지역이나 천재지변,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제24조), 특례요양비는 기관이 아닌 곳에서 받았을 때(제25조), 요양병원간병비는 요양병원에 입원했을 때(제26조)다. 이 설계에서 읽히는 것은 서비스 우선의 정책 의지다. 현금을 넉넉히 주면 가족이 돌보게 되고, 그러면 돌봄이 다시 여성에게 묶이며 서비스 시장이 자라지 않는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1조가 목적에 「그 가족의 부담을 덜어줌」을 명시한 것과 이어지는 논리다. 반대로 독일의 장기요양보험은 현금급여의 비중이 훨씬 크다. 같은 제도라도 현금과 현물의 비율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돌봄이 누구의 일이 되는가가 달라진다는 것을 두 나라의 대비가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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