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의 갈래

조지와 윌딩의 여섯 이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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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와 윌딩(V. George & P. Wilding)은 복지에 대한 이념을 스펙트럼 위에 배열했다. 처음 네 갈래를 제시했다가 뒤에 두 갈래를 더해 여섯이 되었다. 반집합주의(anti-collectivism)는 자유·개인주의·불평등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시장이 자원을 가장 잘 배분하므로 국가의 개입은 최소여야 하고, 복지국가는 자유를 침해하고 효율을 해친다고 본다. 하이에크와 프리드먼이 여기 든다. 복지에 가장 부정적인 갈래다. 소극적 집합주의(reluctant collectivism)는 자본주의가 스스로 고쳐지지 않는 결함을 가졌음을 인정하고, 그 결함을 메우는 제한적 개입을 받아들인다. 시장을 지지하되 실용적으로 국가를 부른다는 점에서 「마지못한」 집합주의다. 케인스와 베버리지가 여기 든다. 페이비언 사회주의(Fabian socialism)는 평등·자유·우애를 핵심 가치로 삼고, 점진적이고 의회주의적인 방법으로 사회주의에 이르려 한다. 복지국가를 사회주의로 가는 디딤돌로 보며, 국가의 적극적 역할과 보편주의를 지지한다. 티트머스와 토니가 여기 든다. 마르크스주의는 복지국가를 자본주의의 근본 모순을 가리는 미봉책으로 본다. 빈곤과 불평등의 뿌리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에 있으므로, 소유 구조를 바꾸지 않는 복지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체제를 연장시킨다는 것이다. 뒤에 더해진 둘은 페미니즘과 녹색주의(생태주의)다. 페미니즘은 복지국가를 양면적으로 본다 — 여성의 돌봄 부담을 덜어 주고 일자리를 제공한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을 전제로 설계되어 여성을 남성에게 의존하게 만든 점에서 부정적이다. 녹색주의는 복지국가가 경제성장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성장이 환경을 파괴하므로 성장에 기댄 복지는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성장 대신 탈물질적 가치와 공동체로 가야 한다고 본다.
여섯 이념을 복지국가에 대한 태도로 한 줄에 세우면 정리된다 — 반집합주의(반대) → 소극적 집합주의(마지못해 인정) → 페이비언 사회주의(적극 지지) → 마르크스주의(불충분하다고 비판). 양 끝이 모두 복지국가에 비판적이지만 이유가 정반대라는 것이 이 배열의 묘미다. 반집합주의는 너무 많다고 하고 마르크스주의는 너무 적다고 한다.
  1. 조지와 윌딩이 처음 넷을 제시했다가 뒤에 페미니즘과 녹색주의를 더해 여섯이 되었다.
  2. 반집합주의 — 자유·개인주의·불평등을 가치로 삼고 복지국가에 가장 부정적이다.
  3. 소극적 집합주의 — 자본주의의 결함을 인정하고 제한적·실용적 개입을 받아들인다.
  4. 소극적 집합주의의 대표 인물은 케인스와 베버리지이며, 시장을 지지하되 실용적으로 국가를 부른다.
  5. 페이비언 사회주의 — 평등·자유·우애를 가치로 삼고 점진적·의회주의적 방법을 쓴다.
  6. 페이비언 사회주의는 복지국가를 종착점이 아니라 사회주의로 가는 디딤돌로 보고 보편주의를 지지한다.
  7. 마르크스주의는 복지국가를 근본 모순을 가리는 미봉책으로 보아 불충분하다고 비판한다.
  8. 페미니즘은 복지국가를 양면적으로 보며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을 문제 삼는다.
  9. 녹색주의는 복지국가가 경제성장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문제 삼아 탈성장과 공동체를 말한다.
  1. 반집합주의와 마르크스주의를 같은 쪽으로 묶은 선지가 나온다. 둘 다 비판적이나 이유가 정반대다.
  2. 소극적 집합주의를 「국가 개입에 적극적」으로 적으면 틀린다. 마지못해 제한적으로 인정한다.
  3. 페이비언 사회주의를 「혁명적 방법」으로 적으면 틀린다. 점진적·의회주의적이다.
  4. 페미니즘을 「복지국가에 전적으로 긍정적」으로 적으면 틀린다. 양면적으로 본다.
  5. 케인스와 베버리지를 페이비언 사회주의로 분류한 선지를 조심할 것 — 소극적 집합주의다.
반집합주의의 비판

복지국가는 너무 크다. 세금과 규제가 자유를 침해하고, 급여가 근로 의욕을 꺾으며, 관료제가 자원을 낭비한다. 시장이 스스로 배분하게 두는 것이 개인에게도 사회에도 낫다는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의 비판

복지국가는 너무 작다. 급여는 빈곤의 결과를 완화할 뿐 원인인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건드리지 못한다. 오히려 불만을 달래 체제를 연장시키므로, 근본적 변화를 늦추는 구실을 한다.

조지와 윌딩의 여섯 이념
이념핵심 가치복지국가에 대한 태도대표 인물
반집합주의자유·개인주의·불평등반대 — 자유 침해, 효율 저하하이에크·프리드먼
소극적 집합주의자유·개인주의 + 실용주의제한적 인정 — 결함을 메운다케인스·베버리지
페이비언 사회주의평등·자유·우애적극 지지 — 사회주의로 가는 디딤돌티트머스·토니
마르크스주의평등·계급의 폐지불충분 — 근본 모순을 가린다마르크스 계열
페미니즘성 평등양면적 —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 비판
녹색주의생태·탈성장비판적 — 성장을 전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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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끝이 같은 결론에 이르는 방식

조지와 윌딩의 배열에서 흥미로운 것은 스펙트럼의 양 끝이 모두 복지국가에 비판적이라는 점이다. 반집합주의와 마르크스주의는 정치적으로 정반대인데 결론이 겹친다. 다만 이유가 완전히 다르다. 반집합주의는 복지국가가 시장을 왜곡한다고 본다. 세금이 유인을 꺾고 급여가 의존을 낳는다는 것이며, 처방은 줄이는 것이다. 마르크스주의는 복지국가가 자본주의를 지탱한다고 본다. 불만을 달래 혁명을 미루므로, 처방은 넘어서는 것이다. 시험에서 이 대비가 자주 쓰이는 것은, 「복지국가에 비판적」이라는 술어만으로는 둘을 가를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을 대안으로 제시하는가를 보아야 한다 — 시장이면 반집합주의, 생산관계의 변혁이면 마르크스주의다. 가운데 둘도 비슷한 구조로 갈린다. 소극적 집합주의와 페이비언 사회주의는 둘 다 복지국가를 지지하지만, 앞은 자본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지지하고 뒤는 자본주의를 넘어서기 위해 지지한다. 같은 정책을 지지하면서도 그것을 종착점으로 보느냐 디딤돌로 보느냐가 다르며, 이 차이가 급여 수준과 보편성에 대한 태도로 나타난다.

뒤에 더해진 두 이념이 드러낸 빈자리

조지와 윌딩이 1994년에 페미니즘과 녹색주의를 더한 것은 처음 넷이 놓친 축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넷은 모두 계급을 축으로 삼는다. 자유와 평등, 시장과 국가를 논하지만 그 논의의 주체는 남성 임금노동자를 전제한다. 페미니즘은 이 전제를 문제 삼았다. 복지국가가 여성에게 양면적이라는 것은 — 보육과 노인 돌봄을 사회화해 여성의 부담을 덜고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제공했지만, 동시에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을 전제로 설계되어 여성의 권리가 배우자를 통해서만 성립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유족연금이 배우자에게 지급되는 구조, 전업주부가 독자적 연금권을 갖기 어려운 구조가 그 예다. 녹색주의는 다른 전제를 건드렸다. 처음 넷은 성장을 당연한 배경으로 놓는다. 파이를 어떻게 나눌지를 다투되 파이가 커진다는 것은 의심하지 않는다. 녹색주의는 성장 자체가 환경을 파괴하고 지속 불가능하므로, 성장에 기댄 복지도 지속 불가능하다고 본다. 대안으로 탈물질적 가치, 노동시간 단축, 기본소득, 공동체 중심의 돌봄이 논의된다. 두 이념이 더해진 것은 복지국가 논의가 계급 축 하나에서 여러 축으로 넓어진 것을 뜻하며, 뒤에 나오는 새로운 사회적 위험 논의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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