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민주주의론(권력자원이론)은 복지국가를 노동계급의 정치적 힘의 산물로 본다. 노동조합의 조직률이 높고 좌파 정당이 오래 집권한 나라일수록 복지가 발달한다는 것이며, 코르피(W. Korpi)와 스티븐스(J. Stephens)가 대표적 논자다. 계급 갈등이 시장이 아니라 의회와 선거로 옮겨 가면서 노동계급이 권력자원(power resources) — 조직과 표 — 을 축적해 복지를 얻어 냈다는 설명이다. 산업화론이 설명하지 못한 미국과 스웨덴의 차이를 노동운동과 좌파 정당의 힘으로 설명한다는 점이 이 이론의 강점이다. 에스핑-안데르센의 유형론도 이 계열에서 나왔다.
이익집단정치이론은 복지의 확대를 계급이 아니라 다양한 이익집단의 경쟁과 타협으로 설명한다. 노동계급만이 아니라 노인·장애인·여성·농민 같은 집단이 각자 조직을 만들어 요구하고, 정치인은 표를 얻기 위해 그 요구에 응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구 고령화로 노인 집단의 표가 커지면서 연금이 확대되는 현상을 잘 설명한다. 계급이 약해진 사회에서 복지 정치를 설명하는 틀로 쓰인다.
국가중심이론은 설명의 초점을 국가 자체에 둔다. 사회의 요구가 아니라 국가 관료의 자율성과 능력, 행정 구조, 정책의 유산이 복지를 만든다는 것이다. 스카치폴(T. Skocpol)이 대표적이며, 국가를 사회의 요구를 받아 적는 그릇이 아니라 독자적 행위자로 본다. 복지 관료가 자기 조직과 예산을 키우려는 유인, 앞선 정책이 뒤의 선택을 제약하는 경로의존성이 이 이론의 재료다.
네 계열을 함께 놓으면 설명의 층위가 다르다는 것이 보인다. 산업화론은 경제, 독점자본이론은 자본, 사회민주주의론은 노동, 이익집단론은 여러 집단, 국가중심이론은 국가를 각각 주역으로 세운다. 어느 하나가 옳다기보다 나라와 시기에 따라 설명력이 다르다는 것이 오늘의 정리다.
02이해하기
다섯 이론을 한 줄로 꿰면 주역이 누구인가의 목록이 된다 — 산업화(경제), 독점자본(자본), 사회민주주의(노동), 이익집단(여러 집단), 국가중심(관료). 시험은 대개 학자와 이론의 짝짓기를 묻고, 특히 권력자원이론=사회민주주의론이라는 다른 이름과 에스핑-안데르센이 이 계열이라는 점을 확인한다.
03핵심 포인트
사회민주주의론은 권력자원이론이라고도 하며 복지를 노동계급의 정치적 힘의 산물로 본다.
노동조합 조직률과 좌파 정당의 집권 기간이 복지 수준을 설명하는 변수로 쓰인다.
코르피와 스티븐스가 대표적 논자이며 에스핑-안데르센도 이 계열에서 나왔다.
산업화론이 설명 못 한 미국과 스웨덴의 차이를 노동운동의 힘으로 설명한다.
이익집단정치이론은 계급이 아니라 여러 이익집단의 경쟁과 타협으로 설명한다.
이익집단론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 집단의 정치력과 연금 확대를 잘 설명한다.
국가중심이론은 국가 관료의 자율성과 능력, 정책의 유산을 원동력으로 본다.
스카치폴이 대표적이며 국가를 독자적 행위자로 본다는 것이 핵심이다.
다섯 이론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고 나라와 시기에 따라 설명력이 다르다.
04한 줄 예시
05시험 함정
권력자원이론과 사회민주주의론을 다른 이론으로 적은 선지가 나온다. 같은 이론의 다른 이름이다.
에스핑-안데르센을 산업화론이나 국가중심이론으로 분류하면 틀린다. 사회민주주의론 계열이다.
국가중심이론을 「사회의 요구를 반영한다」로 적으면 틀린다. 국가의 자율성이 핵심이다.
이익집단론을 「노동계급 중심」으로 읽으면 틀린다. 계급이 아닌 다양한 집단이 주역이다.
「사회민주주의론은 정치를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는 뒤집기를 조심할 것 — 정치가 핵심이다.
06한눈에 보기
사회민주주의론
복지는 아래로부터 얻어 낸 것이다. 노동조합과 좌파 정당이 표와 조직이라는 권력자원을 쌓아 의회에서 관철했다. 그래서 노조 조직률과 좌파 집권 기간이 복지 수준을 설명하는 변수가 된다.
VS
국가중심이론
복지는 위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다. 사회의 요구가 없어도 관료가 정책을 설계하고 밀어붙이며, 앞선 제도가 뒤의 선택을 제약한다(경로의존성). 국가는 그릇이 아니라 행위자다.
다섯 발달이론의 주역
이론
주역
대표 논자
산업화론
경제(산업화)
윌렌스키
독점자본이론
자본
오코너·풀란차스
사회민주주의론(권력자원)
노동계급
코르피·스티븐스·에스핑-안데르센
이익집단정치이론
여러 이익집단
노인·여성·농민 등
국가중심이론
국가 관료
스카치폴
더 알아보기
권력자원이론이 설명하고 놓치는 것
권력자원이론의 강점은 비교 설명이다. 산업화 수준이 비슷한 나라들의 복지가 왜 다른지를 노동의 조직력과 정치적 대표로 설명한다. 스웨덴의 높은 노조 조직률과 사회민주당의 장기 집권, 미국의 낮은 조직률과 좌파 정당의 부재가 두 나라 복지의 차이와 나란히 놓인다.
한계도 분명하다. 첫째, 노동이 약한데도 복지가 발달한 사례가 있다. 비스마르크의 독일이 대표적이고,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가톨릭 정당이 주도한 복지 확대도 이 틀로는 잘 설명되지 않는다. 그래서 기독교민주주의 정당의 역할을 변수로 넣는 수정이 이루어졌다.
둘째, 1980년대 이후의 설명력이 떨어진다. 노조 조직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는데도 복지 지출은 크게 줄지 않았다. 피어슨이 지적한 경로의존성과 수급자 집단의 정치력이 노동의 힘을 대신했기 때문이며, 이는 이익집단론과 국가중심이론이 들어오는 자리다.
셋째, 누가 노동계급인가가 흐려졌다. 비정규직·플랫폼 노동·자영업이 늘면서 계급이 하나의 조직된 힘으로 묶이지 않는다. 우리 고용보험법이 피보험자에 예술인과 노무제공자를 넣은 것(제2조제1호)이 그 변화의 법적 반영이며, 이런 흐름에서는 계급보다 개별 위험 집단의 정치가 더 잘 설명한다.
경로의존성이라는 개념
국가중심이론과 신제도주의가 공유하는 핵심 개념이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e)이다. 한번 만들어진 제도가 뒤의 선택 범위를 제약한다는 것이다.
작동 방식은 셋이다. 첫째, 매몰비용이다. 이미 만들어진 조직과 전산 체계, 훈련된 인력을 버리고 새로 짓는 비용이 크다. 둘째, 기대의 형성이다. 사람들이 그 제도를 전제로 삶을 설계한다. 연금을 믿고 저축을 덜 한 사람에게 연금을 없애면 약속을 깨는 것이 된다. 셋째, 이익집단의 형성이다. 제도가 생기면 그로부터 이익을 얻는 집단이 조직되고, 그 집단이 제도를 지킨다.
이 개념이 설명하는 대표적 현상이 신자유주의 시기에도 복지가 크게 줄지 않은 것이다. 대처와 레이건이 강한 의지를 가졌음에도 연금과 의료의 근간은 건드리지 못했다.
우리 제도에서도 경로의존성이 보인다. 직역연금이 국민연금과 따로 있는 것,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이 같은 공단 아래 독립회계로 굴러가는 것이 그렇다. 처음부터 설계했다면 다르게 만들었을 구조가, 각 제도가 생긴 순서와 그때의 이해관계 때문에 지금의 모양이 되었다. 「왜 이렇게 생겼는가」를 물을 때 합리적 설계보다 역사의 순서가 답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 개념의 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