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정리
복지국가의 황금기는 1970년대에 끝났다. 직접적 계기는 1973년과 1979년의 두 차례 석유파동이며, 그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 —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함께 오는 상태 — 이 나타났다. 케인스주의는 불황에는 지출을 늘리고 과열에는 줄이라고 처방하는데,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오면 어느 쪽도 쓸 수 없다. 케인스주의의 처방이 듣지 않는 상황이 복지국가의 이론적 기반을 흔들었다.
위기의 내용은 여러 갈래로 정리된다. 재정 위기 — 저성장으로 세수는 줄고 실업급여 등 지출은 늘어 적자가 쌓였다. 완전고용의 붕괴 — 베버리지 설계의 전제가 무너지면서 사회보험의 산술이 깨졌다. 인구 고령화 — 연금과 의료 지출이 구조적으로 늘어난다. 가족 구조의 변화 — 한부모가구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늘면서 기존 설계(남성 생계부양자 모델)가 맞지 않게 되었다. 관료제의 비효율과 정부실패에 대한 비판도 함께 커졌다.
신자유주의가 그 자리를 채웠다. 하이에크(F. Hayek)와 프리드먼(M. Friedman)이 이론적 배경이 되었고, 영국의 대처(M. Thatcher) 정부와 미국의 레이건(R. Reagan) 정부가 이를 정책으로 옮겼다. 처방은 감세, 공공지출 삭감, 공기업 민영화, 규제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복지의 선별주의화다. 국가의 역할을 줄이고 시장과 개인의 책임을 늘린다는 것이 요지다.
다만 복지국가가 해체되지는 않았다. 지출의 총량은 크게 줄지 않았고, 오히려 실업과 고령화 때문에 늘어난 나라도 있다. 실제로 일어난 것은 급여 수급 요건의 강화, 자산조사의 확대, 근로연계의 강화(workfare), 전달의 민영화다. 곧 규모의 축소가 아니라 성격의 변화였다는 것이 오늘의 평가다.
한편 복지국가의 위기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점이 갈린다. 신우파는 복지가 시장을 왜곡하고 근로 의욕을 꺾어 위기를 불렀다고 보고, 신마르크스주의는 자본주의가 축적과 정당화라는 두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없어 생긴 구조적 모순이라고 본다(오코너의 재정 위기론).
이해하기
복지국가의 위기를 「돈이 없어서」로만 읽으면 절반이다. 더 근본적인 것은 베버리지 설계의 전제가 무너진 것이다. 완전고용을 전제로 만든 실업보험, 평생직장을 전제로 만든 연금, 남성 생계부양자와 전업주부를 전제로 만든 가족 급여가 모두 그 전제를 잃었다. 그래서 위기의 해법도 지출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설계를 바꾸는 것으로 옮겨 갔고, 그것이 다음 장의 제3의 길과 사회투자국가다.
핵심 포인트
- 직접적 계기는 1973년·1979년 두 차례 석유파동과 그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이다.
-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함께 오면 케인스주의 처방이 듣지 않는다는 것이 이론적 타격이었다.
- 위기의 내용 — 재정 위기, 완전고용 붕괴, 인구 고령화, 가족 구조 변화, 정부실패.
- 완전고용의 붕괴는 베버리지가 든 세 전제 가운데 하나가 무너진 것이다.
- 신자유주의의 이론적 배경은 하이에크와 프리드먼, 정책은 대처와 레이건이 폈다.
- 처방은 감세·지출 삭감·민영화·규제 완화·노동시장 유연화·선별주의화다.
- 실제로는 지출의 총량이 크게 줄지 않았고, 요건 강화와 근로연계 강화로 나타났다.
- 곧 일어난 것은 규모의 축소가 아니라 성격의 변화였다는 것이 오늘의 평가다.
- 신우파는 복지가 위기를 불렀다고 보고, 신마르크스주의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