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 기능

사회복지정책의 기능과 역기능

미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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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기능은 대체로 다섯으로 정리된다. 사회통합과 정치적 안정 — 급여는 체제에 대한 불만을 줄이고 사회를 결속시킨다. 비스마르크의 사회보험이 사회주의 운동에 대한 대응이었다는 사실이 이 기능을 가장 노골적으로 보여 준다. 사회문제의 해결과 사회적 욕구의 충족 — 빈곤·질병·실업 같은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두지 않고 사회적으로 대응한다. 개인의 자립과 성장 — 급여가 사람을 붙들어 놓는 것이 아니라 다시 설 발판이 된다는 것이며, 자활지원과 직업재활이 그 자리다. 소득재분배 — 시장이 만든 분배를 다시 조정한다. 경제의 안정 — 급여가 불황기에 소비를 떠받쳐 경기 변동을 완화하는 자동안정장치(built-in stabilizer) 노릇을 한다. 실업급여가 대표적이다. 역기능도 함께 지적되어 왔다. 근로 유인의 감소 — 급여가 일해서 얻는 소득에 가까우면 일할 이유가 줄어든다. 이른바 빈곤의 함정(poverty trap)이다. 저축과 투자의 감소 — 노후가 보장되면 저축할 이유가 줄고, 높은 세금과 보험료가 투자를 억제한다는 지적이다. 국가 재정의 부담 — 인구 고령화와 함께 지출이 늘어 재정 건전성을 위협한다. 의존의 문화 — 복지에 기대는 태도가 대물림된다는 주장이며, 머리(C. Murray)가 대표적 논자다. 관료제의 비효율과 낙인 — 전달 과정에서 자원이 새고, 선별적 급여는 낙인을 낳는다. 역기능 주장은 실증적으로 다투어져 왔다. 근로 유인 감소는 급여 설계에 크게 좌우된다 — 소득이 늘면 급여가 그만큼 줄어드는 구조에서는 한계세율이 100%에 가까워져 일할 이유가 사라지지만, 소득의 일부만 공제하거나(소득공제) 일할수록 급여가 붙는 구조(근로장려세제)에서는 반대로 유인이 생긴다. 우리나라가 통합급여에서 맞춤형 급여로 바꾼 것(2015년), 자활급여와 자산형성지원을 둔 것이 이 문제를 다루는 설계다. 빈곤의 함정 옆에는 실업의 함정과 저축의 함정이 있다. 실업의 함정은 취업하면 잃는 급여가 새로 얻는 임금보다 커서 취업을 피하게 되는 것이고, 저축의 함정은 재산이 늘면 수급 자격을 잃으므로 저축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18조의8제3항이 자산형성지원으로 만든 자산을 재산의 소득환산액에서 빼는 것이 저축의 함정을 겨눈 조항이다.
역기능 논의를 「복지는 나쁘다」로 읽으면 반쪽만 보는 것이다. 대부분의 역기능은 복지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설계에서 나온다. 소득이 1만원 늘 때 급여가 1만원 줄면 일할 이유가 없어지지만, 5천원만 줄면 일할 이유가 남는다. 그래서 이 장의 실질은 「복지를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설계해야 함정이 생기지 않는가」이며, 뒤에 나오는 근로장려세제와 자활지원이 그 답이다.
  1. 순기능 다섯 — 사회통합과 정치적 안정, 문제 해결, 자립과 성장, 소득재분배, 경제 안정.
  2. 실업급여 등은 불황기에 소비를 떠받쳐 경기 변동을 완화하는 자동안정장치 노릇을 한다.
  3. 역기능 — 근로 유인 감소, 저축·투자 감소, 재정 부담, 의존의 문화, 관료제 비효율과 낙인.
  4. 빈곤의 함정은 급여가 근로소득에 가까워 일할 이유가 사라지는 현상이다.
  5. 실업의 함정은 취업하면 잃는 급여가 새로 얻는 임금보다 커서 취업을 피하는 것이다.
  6. 저축의 함정은 재산이 늘면 수급 자격을 잃으므로 저축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7. 함정의 크기는 한계세율로 결정된다 — 소득이 늘 때 급여가 얼마나 줄어드는가.
  8. 우리나라의 맞춤형 급여 전환(2015년)은 낭떠러지 효과를 계단으로 바꾼 설계다.
  9. 자산형성지원으로 형성된 자산은 재산의 소득환산액에서 제외된다(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18조의8제3항).
  1. 빈곤의 함정과 실업의 함정을 맞바꾼 선지가 나온다. 실업의 함정은 취업 여부에 관한 것이다.
  2. 「사회복지정책은 경기를 불안정하게 한다」로 적으면 틀린다. 자동안정장치로 변동을 완화한다.
  3. 역기능을 복지의 필연적 결과로 단정하는 선지를 조심할 것. 대부분 설계의 문제다.
  4. 「비스마르크의 사회보험은 노동자의 요구로 만들어졌다」로 적으면 틀린다. 사회주의 운동에 대한 대응이 배경이다.
  5. 소득재분배를 순기능에서 빼거나 역기능에 넣은 선지가 있다. 재분배는 이 정책의 목표이자 순기능이다.
소득이 늘어난다 → 급여가 줄어든다줄어드는 폭이 크면 한계세율이 100%에 가까워진다일해서 얻는 것이 거의 없으므로 함정이 생긴다일부만 공제하거나 일할수록 붙는 급여(근로장려세제)로 유인을 남긴다낭떠러지를 계단으로 — 맞춤형 급여로 급여마다 문턱을 갈랐다(2015년)
세 가지 함정
함정무엇을 하지 않게 되는가설계로 푸는 법
빈곤의 함정일을 더 하지 않게 된다소득의 일부만 공제, 근로장려세제
실업의 함정취업하지 않게 된다급여 감소의 완만화, 취업 시 인센티브
저축의 함정저축하지 않게 된다자산형성지원 자산의 소득환산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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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안정장치라는 기능

사회복지 지출이 경기 변동을 완화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의도된 기능은 아니었지만, 케인스 이후 중요한 논거가 되었다. 원리는 단순하다. 불황이 오면 실업이 늘고 소득이 준다. 그러면 세수는 줄고 실업급여와 공공부조 지출은 는다. 정부가 아무 결정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재정이 확장되어 총수요가 떠받쳐진다. 반대로 호황에는 세수가 늘고 급여 지출이 줄어 자동으로 긴축이 걸린다. 별도의 정책 결정 없이 작동한다 하여 자동안정장치다. 재량적 재정정책과 견주면 값이 뚜렷하다. 경기 대응 예산은 편성하고 집행하는 데 시간이 걸려 정작 필요한 시점을 놓치기 쉽다. 사회복지 급여는 실업이 발생하는 순간부터 곧바로 나가므로 시차가 거의 없다. 다만 이 기능이 작동하려면 급여가 충분히 크고 자동으로 나가야 한다. 실업급여의 소득대체율이 낮거나 수급 요건이 까다로우면 안정장치의 힘이 약해진다. 고용보험법 제46조가 구직급여일액을 기초일액의 100분의 60으로 정하고, 제49조의 대기기간을 7일로 짧게 둔 것이 이 관점에서도 읽힌다. 코로나19 시기에 여러 나라가 실업급여와 고용유지지원을 확대한 것도 같은 논리였다.

「의존의 문화」 주장과 그 반론

머리(C. Murray)는 『Losing Ground』(1984)에서 미국의 빈곤 정책이 오히려 빈곤을 늘렸다고 주장했다. 급여가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것을 유리하게 만들고, 일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 되게 하여 의존의 문화를 낳았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1990년대 미국의 복지개혁(AFDC를 TANF로 바꾸고 수급기간을 제한한 것)의 이론적 배경이 되었다. 반론은 세 갈래다. 첫째, 인과가 반대일 수 있다. 급여를 받아서 가난한 것이 아니라 가난해서 급여를 받는다. 둘째, 급여 수준이 그럴 만큼 높지 않다. 미국의 공공부조 수준은 빈곤선에 못 미쳤고, 그 정도 금액으로 사람이 일을 그만두지 않는다. 셋째, 일자리의 문제가 크다. 제조업이 사라진 지역에서 실업이 늘어난 것을 급여 탓으로 돌릴 수 없다. 이 논쟁이 남긴 것은 근로연계복지(workfare)라는 설계다. 급여를 없애지 않되 일과 연결한다 — 우리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9조제5항의 조건부수급, 제15조의 자활급여, 제18조의 자활기업이 그 계열이다. 다만 근로연계가 지나치면 일자리의 질을 묻지 않고 아무 일이나 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제9조제5항 후단이 자활지원계획을 고려하여 조건을 제시하도록 한 것이 균형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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