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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의 70」이라는 숫자가 만드는 성격
기초연금법 제3조제2항은 선정기준액을 65세 이상인 사람 중 기초연금 수급자가 100분의 70 수준이 되도록 정하라고 한다. 장애인연금법 제4조제2항도 같은 방식으로 중증장애인의 100분의 70을 겨눈다.
이 설계가 특이하다. 통상적인 공공부조는 절대적 기준을 정한다 — 최저생계비, 기준 중위소득의 30%처럼 「이 정도면 어렵다」는 선을 긋고 그 아래를 돕는다. 그런데 이 두 법은 비율을 먼저 정하고 선을 거꾸로 계산한다. 열에 일곱이 받도록 선을 옮기는 것이다.
결과가 둘이다. 첫째, 대상이 매우 넓어진다. 열에 일곱이 받는 급여를 「빈곤층 대상」이라 부르기 어렵고, 그래서 기초연금은 공공부조와 보편적 수당 사이에 놓인다. 둘째, 선정기준액이 해마다 움직인다. 노인 전체의 소득분포가 올라가면 선도 함께 올라간다. 절대적 결핍이 아니라 상대적 위치로 자격이 정해지는 것이다.
이 설계를 택한 이유는 노인빈곤의 규모에 있다.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오랫동안 매우 높았고, 좁은 자산조사로 걸러 내면 실제로 어려운 사람 상당수가 빠졌다. 넓게 주되 얇게 주는 쪽을 택한 것이며, 그래서 대상효율성은 낮고 사회적 효과성과 수급률은 높다.
비판도 여기서 나온다. 열에 일곱에게 나누어 주므로 가장 가난한 노인에게 가는 몫이 얇아진다는 지적이고, 반대로 아예 보편적 기초연금으로 가자는 주장도 있다. 어느 쪽이든 「100분의 70」이 정치적으로 정해진 타협점이라는 점은 같다.
국민연금 연계 감액이 남긴 논쟁
기초연금법 제5조는 국민연금 급여액 등을 고려하여 기준연금액을 감액할 수 있게 한다. 국민연금을 많이 받는 사람은 기초연금을 덜 받는다는 뜻이다.
논리는 이렇다. 기초연금의 재원은 조세이고 한정되어 있다. 국민연금으로 이미 노후소득이 어느 정도 확보된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더 주는 것이 형평에 맞다. 그리고 두 제도를 합한 총 노후소득이 지나치게 역전되지 않게 조정할 필요도 있다.
반론은 두 갈래다. 첫째, 기여의 배신이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성실히 낸 사람이 그 때문에 기초연금을 덜 받는다면, 보험료를 낼 유인이 줄어든다. 사회보험의 기여-급여 연계가 조세 제도에 의해 훼손된다는 지적이며, 실제로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계산이 나올 수 있다.
둘째, 성격의 혼선이다. 기초연금이 공공부조라면 소득에 따라 감액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감액의 기준이 소득 일반이 아니라 국민연금 급여액이라면, 같은 액수라도 근로소득이면 감액되지 않고 국민연금이면 감액되는 일이 생긴다. 재산소득이 많은 사람과 국민연금 수급자를 다르게 대하는 근거가 무엇이냐는 물음이다.
제5조가 두는 다른 두 감액 — 부부 각 100분의 20 감액과 소득역전 방지 감액 — 은 성격이 다르다. 부부감액은 가구 단위의 규모의 경제를 반영한 것이고, 소득역전 방지는 선정기준액 언저리에서 받는 사람이 못 받는 사람보다 총소득이 높아지는 역전을 막는 장치다. 세 감액을 뭉뚱그리지 말고 각각의 이유를 나누어 두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