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개념 정리
외체계는 그 사람이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그에게 영향을 미치는 자리다. 직접 발을 딛지 않는다는 점이 미시체계와 다르고, 구체적인 조직이나 제도라는 점이 뒤에 나올 거시체계와 다르다.
아동에게 부모의 직장이 대표적인 외체계다. 아이는 부모의 회사에 가지 않지만, 부모의 근무 시간과 고용 안정과 스트레스가 그대로 아이의 하루에 스며든다. 야근이 잦으면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고, 해고 위기가 있으면 집안의 긴장이 높아진다. 그 밖에 부모의 친구관계, 지역의 복지서비스와 그 운영 방식, 학교운영위원회의 결정,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대중매체가 모두 외체계에 든다.
외체계의 특징은 영향이 간접적이되 결코 약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당사자가 손댈 수 없는 자리에서 정해지므로, 스스로 바꾸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 무겁게 작용하기도 한다.
사회복지가 이 층을 특별히 눈여겨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아이를 돕는 일이 아이만 만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부모의 노동 조건과 지역의 서비스를 다루는 데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돌봄 시간을 늘리는 제도, 유연근무, 지역아동센터의 운영 시간 같은 것들이 아이에게 닿는 통로가 바로 이 층이다.
실천에서 외체계에 개입하는 방식은 개별 상담이 아니라 자원 개발·연계·옹호·제도 건의의 모양을 띤다.
이 층을 사정에 넣으면 물음이 달라진다. 「이 사람이 무엇을 못 하는가」에서 「이 사람의 하루를 정하고 있는 결정이 어디에서 내려지는가」로 옮겨 가기 때문이다. 그 결정의 자리를 찾아내면, 개인을 바꾸려 애쓰는 대신 조건을 바꾸어 여러 사람에게 한꺼번에 닿는 길이 열린다. 사회복지가 상담과 함께 정책을 다루는 직업인 까닭이 이 층에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