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론펜브레너

거시체계와 시간체계

미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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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체계는 앞의 세 층을 모두 감싸는 가장 바깥의 층으로, 그 사회의 문화·가치관·신념·이념·법과 제도의 큰 틀을 가리킨다. 구체적인 조직이 아니라 그 사회가 무엇을 당연하게 여기는가의 총체이며, 그래서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도 안쪽의 모든 층에 스며든다. 가족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여성과 남성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 장애를 어떻게 대하는가, 가난을 개인의 탓으로 보는가 사회의 몫으로 보는가가 모두 거시체계에 담긴다. 이 틀이 다르면 같은 상황도 전혀 다르게 다루어진다. 아이를 돌보는 일을 가족의 몫으로 보는 사회와 사회가 함께 질 일로 보는 사회에서 부모의 하루는 크게 달라진다. 거시체계는 가장 천천히 바뀌지만 한번 바뀌면 가장 넓게 바뀐다. 그래서 사회복지의 옹호와 사회행동이 겨냥하는 자리가 되며, 인식 개선과 차별 금지의 노력이 여기에 든다. 시간체계는 브론펜브레너가 뒤에 더한 층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다룬다. 두 갈래가 있다. 하나는 개인의 생애에서 일어나는 사건으로 입학·결혼·이혼·사별·질병이 그것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적·사회적 변화로 전쟁·경제위기·감염병·기술의 변화가 그것이다. 시간체계가 알려 주는 것은 같은 사건도 언제 겪느냐에 따라 뜻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부모의 이혼을 다섯 살에 겪는 것과 스무 살에 겪는 것이 다르고, 경제위기를 취업을 앞두고 만난 세대와 은퇴를 앞두고 만난 세대가 겪는 바가 다르다. 다섯 층을 함께 놓고 보면 이 모형의 뜻이 분명해진다. 사람은 여러 겹의 조건 속에 놓여 있고 그 조건들은 서로 이어져 있으며 시간에 따라 바뀐다. 그래서 한 사람의 어려움을 설명할 때 어느 한 층만 들어 말하는 것은 언제나 부분적인 설명이 되고, 도움을 계획할 때도 여러 층을 함께 보아야 빠지는 자리가 줄어든다.
거시체계는 물속의 물고기가 물을 잘 알아채지 못하듯 우리가 그 안에 있어 잘 보이지 않는 층이다. 「원래 그런 것」이라 여겨지는 것들이 대개 여기 있다. 시간체계는 그 물이 흘러 바뀐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같은 사람이라도 어느 시대에 몇 살로 그 일을 겪었느냐에 따라 다른 삶을 살게 되므로,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가 지나온 시간표까지 함께 보아야 한다.
  1. 거시체계는 가장 바깥 층으로 그 사회의 문화·가치관·이념·법과 제도의 큰 틀이다.
  2. 구체적인 조직이 아니라 그 사회가 무엇을 당연하게 여기는가의 총체를 가리킨다.
  3. 가난을 개인의 탓으로 보는가 사회가 함께 질 몫으로 보는가도 이 층에 담겨 있다.
  4. 거시체계는 가장 천천히 바뀌지만 바뀌면 가장 넓게 바뀌어 옹호의 표적이 된다.
  5. 시간체계는 개인의 생애사건과 역사적 변화라는 두 갈래의 시간을 다룬다.
  6. 같은 사건도 언제 겪느냐에 따라 뜻과 영향이 달라진다는 것이 이 층의 요점이다.
  1. 거시체계와 외체계를 뒤섞는 것 — 문화·이념의 틀과 구체적인 조직·제도의 차이다.
  2. 거시체계를 바꿀 수 없는 것으로 여기는 것 — 느리게 바뀌지만 가장 넓게 바뀐다.
  3. 시간체계를 나이 듦으로만 새기는 것 — 역사적 사건과 세대의 경험도 함께 담는다.
다섯 층을 그린다어느 층에서 어려움이 오는지 본다손댈 수 있는 층을 고른다여러 층에 함께 건다
다섯 층 한눈에
층무엇인가보기
미시체계직접 참여하는 자리가족·학급·직장
중간체계미시체계들 사이의 관계가정과 학교의 연락
외체계참여하지 않으나 영향을 주는 자리부모의 직장·지역 정책
거시체계문화·가치관·이념·법의 큰 틀가족관·장애를 보는 시선
시간체계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생애사건·경제위기·감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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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체계가 실천의 현장에 나타나는 모습

거시체계는 추상적으로 들리지만 현장에서는 아주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미혼모가 지원을 신청하러 와서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것, 정신과 진료를 받은 사실을 감추려는 것,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부끄러워하는 것이 모두 그 사회의 시선이 개인의 몸에 들어와 앉은 자리다. 제도가 갖추어져 있어도 그것을 이용하는 일에 낙인이 따르면 사람들은 신청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회복지가 급여와 서비스를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인식을 다루는 일까지 하는 것이다. 캠페인과 교육, 언론에 대한 대응, 당사자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활동이 모두 거시체계 개입에 든다. 이 일은 성과가 늦게 나타나고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한번 시선이 바뀌면 그 뒤로 오는 모든 사람에게 닿는다. 윤리강령이 사회정의를 핵심 가치로 삼는 것도 이 층에 대한 책임을 말하는 것이다.

시간체계로 세대를 이해하기

시간체계는 같은 사회에 사는 사람들이 왜 그토록 다른 세계를 사는지 설명해 준다. 전쟁과 산업화를 겪은 세대, 외환위기 때 사회에 나온 세대, 감염병으로 학창시절을 보낸 세대는 같은 나이대를 지날 때 서로 다른 조건을 만났다. 그 조건은 직업관과 관계 맺는 방식, 미래를 그리는 태도까지 다르게 만든다. 실천에서 이 관점은 두 가지로 쓰인다. 하나는 세대 차이를 개인의 성향이 아니라 겪어 온 시간의 차이로 읽는 것이다. 노인의 완고함이나 청년의 불안이 성격이 아니라 살아온 조건의 결과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개인의 생애를 시간표로 그려 보는 것이다. 그 사람이 몇 살에 무엇을 겪었는지 적어 보면 지금의 어려움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보이고, 같은 사건도 그 나이에 겪었기에 그렇게 남았다는 것이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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