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는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겪고 있는지를 보아야 한다고 했다.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그렇게 보이는 세계가 행동을 정하기 때문이며, 이 개인의 주관적 세계를 현상학적 장이라 부른다. 같은 교실에 앉아 있어도 어떤 학생에게는 배움의 자리이고 어떤 학생에게는 견디는 자리인데, 각자는 자기에게 보이는 대로 행동한다.
실현경향성은 사람에게 본래 갖추어진 자기를 유지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자라려는 힘이다. 로저스는 이 힘을 인간의 근본 동기로 보았고, 그래서 변화를 밖에서 만들어 넣는 것이 아니라 막혀 있던 힘이 다시 흐르게 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자기개념은 「나는 어떤 사람이다」라고 스스로 여기는 상(像)이다. 경험이 쌓이며 만들어지고, 특히 주위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대했는가가 크게 작용한다. 자기개념에는 지금의 나인 현실적 자기와 되고 싶은 나인 이상적 자기가 있으며, 둘의 간격이 지나치게 벌어지면 불안과 부적응이 생긴다.
가치의 조건화는 로저스가 부적응의 뿌리로 지목한 것이다. 「이렇게 해야 사랑받는다」는 조건이 붙으면, 사람은 자기 안의 느낌 대신 그 조건에 맞추어 자신을 평가하게 된다. 그 결과 실제로 겪는 것과 자기개념이 어긋나 불일치가 생기고, 어긋나는 경험은 부정되거나 왜곡되어 받아들여진다.
로저스가 그린 회복의 길은 그래서 단순하다. 조건 없이 받아들여지는 관계를 겪으면 감추어 두었던 경험을 꺼내 놓을 수 있게 되고, 자기개념이 넓어져 더 많은 경험을 담게 되며, 막혀 있던 실현경향성이 다시 흐른다. 돕는 사람이 할 일은 방향을 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런 관계를 마련하는 것이며, 그가 자기 방식을 비지시적이라 부른 까닭이 여기에 있다.
02이해하기
로저스의 물음은 「이 사람에게 세상이 어떻게 보이는가」다. 밖에서 보기에 별일 아닌 일이 그 사람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일 수 있고, 그렇다면 그 사람의 행동은 그 세계 안에서 아주 타당하다. 그리고 그가 부적응의 뿌리로 본 것은 사랑을 받는 데 조건이 붙는 일이었다. 어떤 모습일 때만 받아들여진 사람은 결국 자기 마음보다 그 조건을 먼저 살피게 된다.
03핵심 포인트
현상학적 장은 그 사람에게 세상이 보이는 그대로의 주관적 세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사람은 객관적인 사실이 아니라 자기에게 보이는 세계에 따라서 행동하게 된다.
실현경향성은 자기를 유지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자라려는 타고난 힘이다.
자기개념은 스스로 여기는 자기 상이며 주위가 나를 대한 방식에서 크게 영향받는다.
현실적 자기와 이상적 자기의 간격이 크게 벌어지면 불안과 부적응이 생긴다.
가치의 조건화는 「이래야 사랑받는다」는 조건이 붙어 자기 느낌을 밀어내는 것이다.
04한 줄 예시
05시험 함정
현상학적 장을 「주관적이라 틀린 것」으로 읽는 것 — 그 세계가 실제로 행동을 정한다.
실현경향성을 낙관적인 믿음으로만 보는 것 — 개입의 방향을 정하는 전제다.
가치의 조건화를 엄한 양육과 같은 말로 쓰는 것 — 핵심은 수용에 조건이 붙는 것이다.
06한눈에 보기
현실적 자기와 이상적 자기
현실적 자기
지금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고 여기는가. 실제 경험에서 만들어지며, 여기에 담기지 않는 경험은 부정되거나 왜곡된다.
VS
이상적 자기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여기는가. 가치의 조건화가 강할수록 높고 엄격해져 현실적 자기와의 간격이 벌어진다.
로저스의 주요 개념
개념
무엇인가
현상학적 장
그 사람에게 보이는 대로의 주관적 세계
실현경향성
자기를 유지하고 자라려는 타고난 힘
자기개념
스스로 여기는 자기 상
가치의 조건화
이래야 사랑받는다는 조건이 붙는 일
불일치
실제 경험과 자기개념이 어긋난 상태
더 알아보기
가치의 조건화가 자라는 과정
아이는 처음에 자기 느낌을 그대로 신뢰한다. 배고프면 울고 좋으면 웃으며, 스스로 무엇이 좋고 싫은지 몸으로 안다. 로저스는 이것을 유기체적 평가과정이라 불렀다. 그런데 자라면서 주위 사람들의 반응이 조건을 붙이기 시작한다. 조용히 있을 때만 예뻐하고, 성적이 좋을 때만 인정하며, 화를 내면 외면한다. 그러면 아이는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 자기 느낌보다 그 조건을 먼저 살피게 된다. 화가 나도 화나지 않은 척하고, 싫어도 좋다고 말한다. 여기서 문제는 단순히 참는 데 있지 않다. 되풀이되면 자기가 무엇을 느끼는지조차 모르게 되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이 자리에 있다. 그래서 회복의 방향은 조건 없이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통해 자기 느낌을 다시 신뢰하게 되는 것이 된다.
불일치를 다루는 태도
자기개념과 어긋나는 경험이 오면 사람은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성실한 사람이라는 자기개념을 가진 이가 게으름을 부린 날, 그 경험은 「몸이 안 좋아서」로 바뀌거나 아예 기억에서 흐려진다. 이런 처리가 쌓이면 실제로 살고 있는 삶과 스스로 아는 자기 사이의 틈이 벌어지고, 그 틈이 클수록 막연한 불안과 긴장이 커진다. 로저스는 이 불일치를 줄이는 길이 자기개념을 넓혀 더 많은 경험을 담을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게으를 때도 있는 자기까지 자기로 인정하면 그 경험을 왜곡할 필요가 없어진다. 실천에서 이 작업은 판단하지 않고 들어 주는 관계 안에서 일어난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물러서지 않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 사람은 비로소 감추어 두었던 자기 모습을 꺼내 놓고 그것도 자기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