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과 실천

인간발달이론이 사회복지실천에 갖는 쓸모

미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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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이론을 배우는 까닭은 지식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천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할지 정하는 데 쓰기 위해서다. 쓸모는 몇 갈래로 정리된다. 첫째, 사정의 틀을 준다. 이론은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 알려 준다. 정신역동 관점은 어린 시절의 경험과 반복되는 관계 방식을 보게 하고, 행동주의는 그 행동을 지금 유지시키는 조건을 보게 하며, 체계 관점은 주변 사람들과 제도를 보게 한다. 이론이 없으면 무엇을 물어야 할지조차 정하기 어렵다. 둘째, 무엇이 그 나이에 흔한 일인지 알려 준다. 두 살 아이의 떼쓰기와 청소년의 반항은 그 시기에 흔한 모습일 수 있고, 같은 행동이라도 다른 나이에 나타나면 뜻이 달라진다. 그래서 정상과 문제를 가르는 잣대가 되고, 불필요한 개입과 놓쳐서는 안 될 신호를 갈라 준다. 셋째, 앞을 내다보게 한다. 다음 단계에 어떤 과업이 오는지 알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보이고, 예방적 개입이 가능해진다. 넷째, 개입 방법을 고르는 근거가 된다. 행동주의에 기대면 강화와 소거를 쓰고, 인지이론에 기대면 생각을 다루며, 체계 관점에 기대면 환경을 손본다. 다섯째,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통하는 말을 준다. 여러 전문직이 한 사례를 놓고 논의할 때 공통의 개념이 있어야 대화가 된다. 다만 이론은 지도이지 땅이 아니다. 사람을 이론에 끼워 맞추는 순간 쓸모가 해로움으로 바뀐다. 그래서 이론을 쓰는 순서가 중요하다. 이론을 먼저 정해 놓고 사례를 그 틀에 넣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먼저 보고 그 사람을 가장 잘 설명하는 틀을 고르는 것이다. 고른 틀이 맞지 않는 자료를 만나면 그 자료를 예외로 밀어 두지 말고 틀을 바꾼다. 이렇게 이론을 가설처럼 다루는 태도가 사정을 살아 있게 하고, 사회복지사가 한 이론의 신봉자가 아니라 여러 이론의 사용자로 남게 한다.
이론은 낯선 곳에서 쓰는 지도와 같다. 지도가 있으면 어디를 살펴야 하고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 짐작할 수 있어 헤매지 않는다. 그러나 지도와 땅이 다를 때 믿어야 할 것은 땅이다. 이론이 말하는 것과 눈앞의 사람이 다르면, 그 사람이 틀린 것이 아니라 지도가 그 자리를 담지 못한 것이다. 이론을 여러 개 배우는 까닭도 한 장의 지도로는 담기지 않는 땅이 있기 때문이다.
  1. 발달이론은 사정의 틀을 주어 무엇을 살피고 무엇을 물어야 할지 정하게 해 준다.
  2. 그 나이에 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갈라 정상과 문제를 가르는 잣대가 된다.
  3. 다음 단계에 올 과업을 알려 주어 앞을 내다보고 예방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한다.
  4. 어떤 이론에 기대느냐에 따라 어떤 개입을 고를지에 대한 근거가 달라진다.
  5. 여러 전문직이 한 사례를 놓고 논의할 때 서로 통하는 공통의 언어를 제공한다.
  6. 다만 이론은 지도이지 땅이 아니어서 사람을 이론에 끼워 맞추면 해가 된다.
  1. 한 이론만으로 사람을 설명하려는 것 — 사람은 한 장의 지도에 다 담기지 않는다.
  2. 발달 규범을 그대로 잣대로 삼아 다름을 문제로 규정하는 것.
  3. 이론을 배우고 사례에 끼워 맞추는 것 — 순서는 사람을 보고 이론을 고르는 것이다.
사람을 만난다여러 이론으로 살펴본다맞는 틀을 고른다개입을 정한다맞지 않으면 틀을 바꾼다
이론이 실천에서 하는 일
쓸모무엇을 해 주나
사정의 틀무엇을 보고 무엇을 물을지 정해 준다
규범의 잣대그 나이에 흔한 일과 아닌 일을 가른다
예측다음 과업을 알려 예방적 개입을 가능하게 한다
개입 선택어떤 방법을 쓸지 근거를 준다
공통 언어여러 전문직의 논의를 가능하게 한다

더 알아보기

한 사례를 여러 이론으로 읽어 보기

학교에 가지 않으려는 열 살 아이를 두고 이론마다 다른 것이 보인다. 정신역동 관점은 분리에 대한 불안과 가정에서의 관계를 살피게 하고, 행동주의는 등교를 거부했을 때 무엇이 뒤따랐는지, 집에 머무는 일이 어떤 식으로 강화되고 있는지를 보게 한다. 인지 관점은 아이가 학교에 대해 스스로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묻게 하고, 체계 관점은 가족의 최근 변화와 학급 상황, 부모의 근무 형태까지 시야에 넣는다. 이 가운데 하나만 옳은 것이 아니라 대개 여러 요인이 얽혀 있다. 실천에서는 여러 눈으로 훑어본 뒤 지금 바꿀 수 있고 효과가 클 자리부터 손대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래서 이론을 여러 개 배우는 일은 지식을 늘리는 일이라기보다 놓치는 자리를 줄이는 훈련에 가깝다.

이론이 낙인이 되는 자리

이론은 이해를 돕지만 사람을 가두기도 한다. 어떤 아이를 「애착이 불안정한 아이」로 부르는 순간 그 아이의 모든 행동이 그 틀로 읽히고, 틀에 맞지 않는 모습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발달 규범도 같은 위험을 안는다. 표준 시간표에서 벗어난 발달을 지연으로만 읽으면, 그 사람의 속도와 방식이 지워지고 결핍만 남는다. 특히 장애가 있는 사람, 다른 문화에서 자란 사람, 표준적인 가족 형태가 아닌 가정에서 자란 사람에게 이 위험이 크다. 이를 줄이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론을 늘 가설로 다루는 것이어서, 맞지 않는 자료가 나오면 사람이 아니라 가설을 바꾼다. 다른 하나는 사정에 당사자의 설명을 반드시 넣는 것이다. 그 사람이 자기 행동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는 어떤 이론보다 먼저 들어야 할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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