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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난 사람도 산정한다」는 단서가 막는 것
제18조제2항제2호의 단서 — 설립 당시에는 수급자 또는 차상위자였으나, 설립 이후 수급자 또는 차상위자를 면하게 된 사람이 계속하여 그 구성원으로 있는 경우에는 수급자 또는 차상위자로 산정한다 — 는 짧지만 중요한 조항이다.
이 단서가 없으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 자활기업의 목적은 수급자와 차상위자의 자활이다. 사업이 잘되어 구성원의 소득이 늘면 수급자에서 벗어나게 되는데, 그것이 자활의 성공이다. 그런데 벗어난 사람을 요건 산정에서 빼면 2인 이상 요건을 채우지 못해 자활기업의 지위를 잃는다.
곧 성공하면 벌을 받는 구조가 된다. 지위를 잃으면 지원 — 사업자금 융자, 국공유지 임대, 사업의 우선 위탁 — 이 끊기고, 사업체가 흔들려 남은 구성원까지 어려워진다. 그러면 구성원들은 일부러 소득을 늘리지 않으려 하게 된다. 앞 장에서 본 빈곤의 함정이 사업체 수준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단서가 그 모순을 막는다. 벗어난 사람도 계속 구성원이면 산정하므로, 자활에 성공해도 지위가 유지된다. 사업체는 계속 지원을 받고, 성공한 구성원은 남아서 새 구성원을 이끌 수 있다.
같은 발상의 조항이 다른 곳에도 있다. 앞 장에서 본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18조의8제3항의 자산형성 지원으로 형성된 자산을 소득환산액 산정에서 제외하는 규정, 제6조의3제1항의 근로를 유인하기 위한 요인을 소득평가액에서 빼는 규정이 그것이다. 셋 모두 자활을 위한 노력이 급여의 상실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장치다.
입법의 태도가 여기서 읽힌다. 제도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사람이 움직였을 때 그것이 불이익이 되면 제도는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요구와 유인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게 조문을 다듬는 것이며, 이런 단서 하나가 제도의 실효성을 좌우한다.
자활기업의 지원 세 갈래가 겨누는 것
제18조제3항의 지원은 자활기업이 실제로 부딪히는 어려움에 하나씩 대응한다.
사업자금 융자. 사업을 시작하려면 초기 자금이 필요한데, 수급자와 차상위자는 담보도 신용도 없어 금융기관에서 빌릴 수 없다. 앞 장에서 본 사회경제개발모델의 표적체계에 금융기관이 들어가는 이유가 이것이며, 공적 융자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국유지·공유지 우선 임대. 사업 공간의 임차료가 초기 비용의 큰 몫을 차지한다. 국공유지를 우선 임대하면 그 부담이 크게 준다. 앞 장에서 본 지역자활센터에 대한 무상임대와 같은 계열이며, 자활기업에는 「우선 임대」로 규정되어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하는 사업의 우선 위탁. 가장 실질적인 지원일 수 있다. 사업체의 가장 큰 어려움은 판로인데, 공공이 발주하는 사업을 우선 맡기면 안정적인 일감이 생긴다. 청소, 급식, 시설 관리, 돌봄 같은 영역이 그 대상이다.
경영·세무 등의 교육 및 컨설팅 지원. 2021년 개정으로 명시되었다. 사업체를 운영하려면 회계와 세무, 노무, 마케팅을 알아야 하는데 이는 자활 참여자에게 낯선 영역이다. 사업이 실패하는 이유가 아이템이 아니라 운영 역량의 부족인 경우가 많다는 경험이 이 조항으로 들어온 것이다.
지원의 경로도 규정되어 있다. 보장기관이 직접 하거나 자활복지개발원·광역자활센터·지역자활센터를 통하여 할 수 있다. 앞 장에서 본 세 층의 추진 체계가 자활기업 지원의 통로로 다시 쓰이는 것이며, 특히 광역자활센터의 창업 지원과 지역자활센터의 자활기업 설립·운영 지원이 이 자리에 대응한다.
남는 어려움. 지원이 있어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고, 지원 기간이 끝나면 스스로 서야 하며, 경제적 목표와 사회적 목표가 부딪힌다. 앞 장에서 본 사회경제개발모델의 어려움이 그대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