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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인증 요건이 담고 있는 것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8조제1항의 여덟 요건을 보면 이 제도가 무엇을 사회적기업으로 인정하려는지 드러난다.
조직 형태(제1호) — 민법상 법인·조합, 상법상 회사·합자조합, 특별법에 따른 법인, 비영리민간단체 등 대통령령이 정한 형태를 갖춰야 한다. 형태를 열어 두되 법인격이 있어야 한다는 요건이다.
영업활동(제2호) — 유급근로자를 고용하여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해야 한다. 자원봉사로 운영되는 조직이나 영업 없이 보조금으로만 사는 조직은 해당하지 않는다.
사회적 목적(제3호) —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조직의 주된 목적으로 해야 한다. 「주된」이라는 낱말이 중요하다 — 부수적으로 사회공헌을 하는 일반 기업과 갈리는 자리다.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제4호) — 서비스 수혜자, 근로자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야 한다. 출자자만 결정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며, 사회적경제의 핵심 특징이 요건으로 들어온 자리다.
수입 기준(제5호) — 영업활동으로 얻는 수입이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 이상이어야 한다. 스스로 벌어야 한다는 요구이며, 보조금 의존을 막는 장치다.
이윤의 사회적 사용(제7호) — 상법상 회사·합자조합인 경우 배분 가능한 이윤의 3분의 2 이상을 사회적 목적에 사용해야 한다. 영리 형태를 취하더라도 이윤의 대부분을 사회로 돌리게 한 것이다.
여덟 요건을 관통하는 논리는 「기업이되 목적과 배분이 다르다」는 것이다. 영업활동과 유급 고용을 요구하는 점에서 기업이고, 목적·의사결정·이윤 배분을 제한하는 점에서 다르다. 인증한 사실을 관보에 게재하도록 한 제8조제2항도 이 지위가 공적으로 확인되는 것임을 보여 준다.
사회적경제가 지역사회복지와 만나는 자리
사회적경제는 경제 영역의 개념인데 왜 지역사회복지론에서 다루는가.
첫째, 서비스로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 앞 장에서 본 길버트와 스펙트의 다섯 기능 가운데 생산·분배·소비가 무너진 지역에서는 어떤 서비스도 근본적 해결이 되지 못한다. 일자리와 소득이 없으면 급여로 견디게 할 뿐 살아가게 하지는 못한다.
둘째, 취약계층의 일자리 문제를 다룬다. 일반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사람 — 장애인, 고령자, 오랜 실직자, 경력이 끊긴 사람 — 에게 시장은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사회적기업과 자활기업은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의도적으로 만드는 조직이다.
셋째, 지역의 필요를 사업으로 만든다. 돌봄, 청소, 수리, 급식, 재활용, 이동 지원처럼 지역에 필요하면서 동시에 일자리가 되는 영역이 사회적경제의 주된 분야다. 필요와 일자리를 잇는 설계이며, 지역 안에서 순환을 만든다.
넷째, 참여와 조직화의 형태이기도 하다. 협동조합과 마을기업은 주민이 함께 출자하고 함께 결정하는 조직이므로, 앞 장에서 본 주민조직화의 경제적 형태다. 사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관계와 역량이 자란다.
어려움도 뚜렷하다. 경제적 목표와 사회적 목표가 부딪힌다 — 수익을 내려면 능력 있는 사람을 쓰는 편이 유리한데 그러면 취약계층 고용이라는 목적이 흔들린다.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 사회적 목적을 지키면서 일반 기업과 가격과 품질로 겨루기는 어렵다. 보조금 의존이 생긴다 — 지원 기간이 끝나면 유지되지 못하는 조직이 많다. 사회복지사에게 익숙하지 않은 지식이 필요하다 — 사업 계획, 회계, 마케팅, 시장 분석이 그것이다.
그래서 공공 구매와 우선 위탁 같은 장치가 함께 논의된다. 앞 장에서 본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18조제3항이 자활기업에 국유지·공유지 우선 임대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하는 사업의 우선 위탁을 지원할 수 있게 한 것이 그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