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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분기준을 미리 공고하게 한 뜻
제20조제1항이 매년 8월 31일까지 다음 회계연도의 배분기준을 공고하도록 한 것은 배분의 공정성을 절차로 보장하려는 규정이다.
미리 알리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첫째, 신청할 기관이 준비할 시간을 갖는다. 어떤 사업이 대상이고 얼마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무엇으로 심사하는지 알면, 그에 맞춰 사업을 설계하고 서류를 갖출 수 있다. 촉박하게 공고하면 이미 준비된 곳 — 대개 규모가 크고 전담 인력이 있는 기관 — 만 유리해진다.
둘째, 기준이 사후에 바뀌지 않는다. 신청을 받고 나서 기준을 정하면 특정 신청을 염두에 둔 기준이 만들어질 수 있다. 미리 공고하면 그 여지가 줄어든다.
셋째, 기준 자체를 검증할 수 있다. 공고된 기준은 누구나 볼 수 있으므로, 그 기준이 타당한지 논의할 여지가 생긴다.
공고할 내용에 「배분심사기준」이 명시된 것도 중요하다. 무엇을 보고 심사하는지 밝히는 것이며, 이것이 없으면 심사가 자의적이 된다. 그리고 「배분재원의 과부족 시 조정방법」을 미리 정하게 한 것은, 모금액이 예상과 달랐을 때의 처리를 사후에 정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앞 장에서 본 후원금 규정과 견주면 이 설계의 성격이 드러난다. 재무·회계 규칙이 개별 기관의 후원금 사용을 통보와 공개로 규율한다면, 공동모금회법은 배분의 기준과 절차를 사전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규율한다. 돈이 들어오는 쪽과 나가는 쪽 모두에 투명성을 요구하는 구조다.
남은 문제. 기준이 공고되어도 심사의 실제 판단은 배분분과실행위원회의 몫이며, 그 과정은 밖에서 보이지 않는다. 앞 장에서 본 배분분과의 인원 요건(20명 이상)과 연임 제한(한 차례)이 그 판단의 편중을 막는 장치이지만, 심사 결과와 이유를 어디까지 공개할 것인지는 계속 논의되는 대목이다.
「당해 연도 지출 원칙」과 세 가지 이월 사유
제25조제2항이 매 회계연도에 조성된 공동모금재원은 해당 회계연도에 지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왜 그해에 써야 하는가. 공동모금은 시민이 지금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낸 돈이다. 모아 두고 쓰지 않으면 기부의 취지에 어긋나고, 쌓아 둔 자금이 커지면 「왜 안 쓰느냐」는 문제 제기가 따른다. 그리고 매년 모으고 매년 쓰는 순환이 유지되어야 다음 해에도 기부를 요청할 명분이 선다.
적립의 예외(제2항 단서)는 재난구호 및 긴급구호 등 긴급히 지원할 필요가 있을 때를 대비하는 경우다. 재난은 예고 없이 오고 그때 즉시 쓸 자금이 없으면 대응할 수 없으므로, 미리 쌓아 두는 것을 허용한다.
이월의 세 경우(제3항)는 성격이 다르다. 첫째, 지정 기부인데 사업의 특성상 그해에 끝나지 않는 경우. 기부자가 지정한 용도의 사업이 여러 해에 걸치면 이월할 수밖에 없다. 둘째, 배분 계획이 2 회계연도 이상에 걸친 경우. 다년도 사업으로 배분하기로 한 것이다. 셋째, 회계연도 말에 집중 조성된 경우. 연말에 기부가 몰리는 우리 사정을 반영한 조항이다. 12월에 들어온 돈을 그달 안에 배분하고 집행하기는 어렵다.
세 경우 모두 이사회 의결을 요구한다. 이월이 관행이 되지 않도록 개별 건마다 판단하게 한 것이다.
제25조제4항의 관리·운영비 상한도 같은 논리다. 바로 앞 회계연도 모금총액의 100분의 10 범위에서 이사회 의결을 거쳐 쓸 수 있다. 모은 돈이 조직을 유지하는 데 쓰이는 비중에 상한을 둔 것이며, 당해 연도가 아니라 앞 회계연도의 모금총액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그해 모금액이 확정되기 전에도 예산을 세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시험에서 이 기준 연도를 바꿔 놓은 선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