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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에서 가장 자주 빠지는 것 — 권력 구조와 보이지 않는 집단
지역사회 사정에서 통계는 비교적 쉽게 모인다. 인구, 소득, 시설 수는 공개된 자료로 확인된다. 정작 어려우면서 결정적인 것은 두 가지다.
첫째, 권력 구조. 그 지역에서 실제로 무엇이 어떻게 결정되는가. 공식적으로는 구청과 의회가 결정하지만, 실제로는 오래된 유지, 큰 상인, 주요 단체의 장, 종교기관의 영향력이 작동한다. 이 구조를 모르면 누구와 이야기해야 일이 되는지 알 수 없고, 반대로 누구를 건드리면 일이 막히는지도 모른다.
파악하는 방법. 여러 사람에게 「이 동네에서 무슨 일을 하려면 누구와 이야기해야 하나요」를 묻고 반복해서 나오는 이름을 확인한다. 지역의 조직과 단체의 목록을 만들고 서로의 관계를 그린다. 지난 몇 년간의 지역 현안과 그 결과를 살펴, 누구의 뜻이 관철되었는지 본다. 앞 장에서 본 연결망 분석이 이 작업의 도구다.
둘째, 보이지 않는 집단. 통계와 회의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이다. 주민등록이 없는 사람, 미등록 이주민, 시설에 사는 사람, 집 밖에 나오지 못하는 사람, 낮에 일하느라 어떤 모임에도 못 오는 사람이다. 사정을 열심히 할수록 나타나는 사람만 더 잘 보이고 안 나타나는 사람은 그대로 안 보인다.
찾는 방법. 그들과 접하는 사람에게 묻는 것이다 — 통·반장, 집배원, 검침원, 약국, 동네 상점, 종교기관, 학교의 상담교사가 그 통로다. 그리고 다른 자료의 빈틈을 보는 것이다. 학령기 아동인데 학교에 없는 아이, 건강보험료가 오래 체납된 가구, 검침이 이상한 집이 신호다. 앞 장에서 본 사회보장급여법의 발굴이 이 방법을 제도화한 것이다.
사정의 성패는 이 두 가지에 달려 있다. 통계만 모은 사정은 어느 지역에 대해서도 비슷한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 위에서 세운 계획은 어느 지역에도 맞지 않는다.
협력적 사정이 자료의 질과 관계를 함께 얻는 방식
협력적 사정은 주민이 조사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되는 방식이다. 주민이 무엇을 조사할지 정하고, 직접 묻고 다니고, 결과를 함께 해석한다.
자료의 질이 나아지는 이유. 첫째, 주민이 묻는 질문이 다르다. 밖에서 온 사람은 통계 항목을 묻지만 주민은 실제로 궁금한 것을 묻는다. 둘째, 답이 다르다. 낯선 조사원에게는 형식적으로 답하던 사람이 아는 이웃에게는 사정을 말한다. 셋째, 닿는 사람이 다르다. 주민은 어느 집에 누가 사는지 알고, 조사에 응하지 않을 사람에게도 접근할 수 있다. 넷째, 해석이 다르다. 같은 수치를 두고 그 지역에서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사는 사람이 안다.
관계와 역량이 함께 생기는 이유. 조사를 하려면 만나야 하고, 만나면 관계가 생긴다. 조사 결과를 함께 보면 자기 지역을 다르게 보게 되고, 「우리 동네에 이런 문제가 있구나」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로 이어진다. 조사 자체가 조직화의 계기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협력적 사정은 앞 장에서 본 과정 목표를 함께 이룬다. 자료를 얻는 것이 과제 목표라면, 주민이 서로 알고 자기 지역을 파악하는 힘을 갖는 것이 과정 목표다.
어려운 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조사의 엄밀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참여하는 주민을 교육하고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조사에 참여하는 주민이 편중되면 그들의 관점이 지역의 관점으로 대표된다.
보완하는 방법. 조사 설계와 분석은 실천가가 지원하고 현장 조사는 주민이 하는 분담, 참여 주민의 구성을 다양하게 하는 것, 주민 조사와 별도로 통계와 전문 조사를 함께 쓰는 것이다. 곧 협력적 사정은 다른 사정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쓰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