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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모형의 발달사를 한 줄로 꿰기
네 예산 모형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관심이 옮겨 간 역사로 이어져 있다. 쉬크(Schick)의 정리를 따라 보면 순서가 잡힌다.
통제 지향 — 품목별 예산. 가장 오래된 관심은 부정 방지였다. 공금이 정해진 곳에 쓰였는지 확인하는 것이 예산의 기능이었고, 그래서 지출 항목별로 나누어 통제했다. 「무엇을 위해 썼는가」보다 「정해진 대로 썼는가」가 중요했다.
관리 지향 — 성과주의 예산. 다음 관심은 효율이었다. 정해진 대로 쓰기만 하면 되는가, 같은 돈으로 더 많이 할 수는 없는가. 그래서 사업별로 묶고 단위원가를 계산해 능률을 따지게 되었다.
계획 지향 — 계획예산(PPBS). 그다음 관심은 목표와의 연결이었다. 효율적으로 많이 하는 것이 옳은가, 애초에 그것을 해야 하는가. 장기 계획과 예산을 잇고 대안을 분석해 목표 달성에 가장 기여하는 사업에 자원을 배분하려 했다.
감축 지향 — 영기준예산(ZBB). 마지막 관심은 기존 사업의 재검토였다. 계속해 오던 사업이 여전히 필요한가. 전년도를 기준으로 삼지 않고 영(0)에서 시작해 모든 사업의 타당성을 다시 따진다.
뒤의 것이 앞의 것을 대체하지 않는다. 실무에서는 품목별 예산의 형식으로 편성하면서 사업별 계산을 함께 쓰고, 몇 해에 한 번 영기준의 관점으로 사업을 재검토하는 식으로 섞어 쓴다.
우리 제도는 품목별 예산의 틀 위에 있다. 재무·회계 규칙 제10조제3항이 별표에 따른 세입·세출예산과목 구분에 따라 편성하도록 하고, 제15조가 목적 외 사용을 금지한다. 통제 지향의 설계이며, 공적 자금을 다루는 조직에서 이것이 바닥이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 위에서 관리와 계획의 관심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가 실무의 과제다. 사업계획서와 예산을 연결하고, 사업별 원가를 파악하며, 평가 결과를 다음 해 예산에 반영하는 것이 그 방법이며, 앞 장에서 본 PDCA의 순환이 예산 차원에서 도는 모습이다.
단위원가를 사회복지 서비스에 매기는 일의 어려움
성과주의 예산의 핵심은 단위원가다. 「서비스 한 단위에 얼마가 드는가」를 알아야 업무량을 곱해 예산을 산정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계산이 사회복지에서는 여러 겹으로 어렵다.
첫째, 단위를 정하기 어렵다. 「상담 1회」가 단위인가, 「한 사례의 종결까지」가 단위인가. 상담 1회를 단위로 하면 짧게 여러 번 하는 것이 유리해지고, 사례 단위로 하면 어려운 사례를 피하게 된다. 단위의 선택이 행동을 바꾼다.
둘째, 같은 단위의 내용이 다르다. 30분 상담과 두 시간 상담이 같은 「1회」로 세어지고, 단순한 정보 제공과 위기 개입이 같은 단위가 된다. 앞 장에서 본 기술의 불확정성이 원가 계산에서 이렇게 나타난다.
셋째, 간접비를 배분하기 어렵다. 기관장의 인건비, 회계 담당자의 시간, 건물 관리비를 어느 사업에 얼마나 배분할지에 정답이 없다. 배분 방식에 따라 사업별 단위원가가 크게 달라진다.
넷째, 준비와 기록의 시간이 빠진다. 상담 한 시간을 위해 자료를 검토하고, 끝난 뒤 기록하고, 자원을 알아보고, 다른 기관에 연락하는 시간이 있다. 접촉 시간만 세면 실제 원가가 과소평가된다.
다섯째, 성과가 아니라 산출을 센다. 이것이 근본적 한계다. 「상담 1,000회에 3,000만원」은 활동의 양과 비용의 관계일 뿐, 그 상담이 무엇을 바꿨는지는 담지 않는다.
그럼에도 원가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가 있다. 원가를 모르면 적정 인력을 산정할 수 없고, 위탁 계약이나 바우처 단가가 실제 비용보다 낮게 정해져도 반박할 근거가 없다. 앞 장에서 본 저임금 구조의 한 원인이 원가에 대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무적 답은 원가를 정확히 계산해 예산의 유일한 근거로 삼는 것이 아니라, 대략의 원가를 파악해 인력과 단가를 협상할 근거로 쓰는 것이다. 그리고 단위원가로 사업 간 효율을 곧바로 비교하지 않는 신중함이 함께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