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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별로 묶었을 때 클라이언트가 겪는 일
기능별 부문화는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이다. 같은 전문성을 가진 사람끼리 묶이므로 슈퍼비전이 쉽고, 지식이 축적되며, 인력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관리자의 관점에서 합리적이다.
클라이언트의 관점에서 보면 다르다. 한 사람의 어려움이 부서의 경계와 일치하는 경우는 드물다.
실직한 한부모 가장을 생각해 보자. 소득이 끊겼고(생계 지원), 아이의 학교 적응에 문제가 생겼으며(아동·청소년), 본인이 우울감을 겪고 있고(정신건강), 임대료가 밀렸다(주거). 기능별로 나뉜 기관에서 이 사람은 네 부서를 각각 찾아가 같은 이야기를 네 번 해야 한다. 각 부서는 자기 영역만 보고 판단하며, 서로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 어느 부서도 이 가구 전체를 책임지지 않는다.
이것이 서비스 분절이며, 우리 전달체계 개편의 역사가 계속 씨름해 온 문제다. 앞서 본 통합사례관리와 희망복지지원단이 이 문제에 대한 답이고, 커뮤니티케어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해결의 방향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부문화 기준을 대상자별로 바꾸는 것이다. 다만 앞서 본 대로 여러 범주에 걸친 사람의 소속이 애매해지고 기능적 전문성이 흩어진다. 둘째, 통합 담당자(사례관리자)를 두는 것이다. 부서 구조는 그대로 두되 한 사람이 그 가구를 끝까지 책임지고 여러 부서를 엮는다. 셋째, 행렬조직으로 가는 것이다 — 기능별 소속과 사례별 팀에 동시에 속하게 하는 방식으로, 다음 카드에서 볼 구조다. 넷째, 정보시스템으로 잇는 것이다 — 구조는 나뉘어 있어도 정보가 공유되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지 않아도 된다.
어느 방법도 벽을 없애지는 못한다. 부문화는 벽을 세우는 일이므로, 관리의 과제는 벽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문을 만드는 것이다. 앞 장에서 본 로렌스와 로쉬의 분화와 통합이 정확히 이 이야기다.
과정별 부문화가 위험한 이유
과정별 부문화는 업무의 단계로 부서를 나눈다. 접수 전담, 사정 전담, 개입 전담, 사후관리 전담을 따로 두는 방식이다.
논리는 그럴듯하다. 각 단계에 필요한 기술이 다르므로 전담하면 숙련이 빨리 쌓인다. 접수만 하는 사람은 하루에 수십 건을 처리하며 요령을 익히고, 사정만 하는 사람은 사정 도구를 정확히 쓴다. 제조업의 공정 분업과 같은 논리이며, 앞서 본 과학적 관리론의 발상이다.
그런데 휴먼서비스에서는 대가가 크다.
첫째, 관계가 끊긴다. 클라이언트는 단계마다 다른 사람을 만나 처음부터 다시 설명한다. 신뢰 관계를 쌓을 겨를이 없고, 어렵게 꺼낸 이야기를 다음 단계에서 반복해야 한다. 학대나 폭력 피해처럼 말하기 어려운 사안일수록 이 부담이 크다.
둘째, 정보가 샌다. 인수인계는 기록으로 이루어지는데, 기록에 담기지 않는 것이 많다. 말투와 표정에서 읽은 것, 집을 방문했을 때 느낀 분위기, 아직 확증은 없지만 걱정되는 대목 같은 것들이다. 단계가 넘어갈 때마다 이런 정보가 사라진다.
셋째, 아무도 전체를 책임지지 않는다. 접수 담당자는 접수까지만, 사정 담당자는 사정까지만 책임진다. 결과가 나빴을 때 어느 단계의 문제인지 가리기 어렵고, 그 사이에 사람이 빠져나가는 일이 생긴다.
그래서 사회복지 실천에서는 한 사람이 끝까지 맡는 방식이 선호된다. 접수한 사람이 사정하고 개입하고 종결까지 책임지는 것이며, 사례관리의 기본 형태가 그렇다.
다만 과정별 분업이 유용한 자리도 있다. 대량으로 처리해야 하고 판단의 여지가 적은 업무 — 급여 신청의 접수와 자격 확인 같은 것 — 에서는 효율이 크다. 앞 장의 상황이론에 따르면 정형적 업무이므로 기계적 구조가 맞는 것이며, 실제로 공공 부문의 급여 업무는 이런 방식으로 처리된다. 요점은 어떤 업무인지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