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체계론

제도이론과 조직군생태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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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이론(institutional theory)은 조직이 효율만이 아니라 사회적 정당성을 얻기 위해 환경이 기대하는 형태와 절차를 받아들인다고 본다. 조직의 구조와 관행은 합리적 계산의 결과가 아니라 제도적 환경에 대한 순응의 결과라는 것이다. 핵심 개념이 셋이다. 정당성(legitimacy) — 조직이 사회의 규범과 기대에 부합한다고 인정받는 것으로, 자원 획득의 조건이 된다. 동형화(isomorphism) — 같은 환경에 있는 조직들이 점점 닮아 가는 현상이며, 강압적 동형화(법·규제·재원 제공자의 요구), 모방적 동형화(불확실할 때 성공한 조직을 따라 함), 규범적 동형화(전문직 교육과 자격이 같은 방식을 퍼뜨림)로 나뉜다. 탈동조(decoupling) — 겉으로는 제도적 요구에 맞춘 구조를 갖추되 실제 활동은 따로 굴러가는 현상이다. 조직군생태이론(population ecology)은 분석 단위를 개별 조직이 아니라 같은 형태의 조직 집단(조직군)에 두고, 환경이 선택한 조직이 살아남는다고 설명한다. 변이(variation)-선택(selection)-보전(retention)의 과정을 거치며, 구조적 관성 때문에 개별 조직은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다고 본다. 두 이론의 대비가 뚜렷하다. 제도이론은 조직이 정당성을 얻어 살아남는다고 보고, 조직군생태이론은 환경이 골라내며 개별 조직의 노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앞은 조직에 어느 정도 능동성을 남기고, 뒤는 결정론에 가깝다. 사회복지조직에 주는 함의 — 기관들이 서로 닮아 가는 이유(평가 기준, 위탁 계약 요건, 전문직 교육)를 설명하고, 형식만 갖춘 서류상의 제도가 왜 생기는지(탈동조)를 설명한다.
제도이론이 답하는 물음은 「왜 사회복지기관들은 이렇게 비슷한가」다. 사업 구성, 조직도, 서식, 평가 대응 방식이 기관마다 놀랍도록 닮아 있는데, 그것이 각자 합리적으로 계산한 결과일 리는 없다. 답은 같은 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 같은 법, 같은 평가 지표, 같은 자격증 교육이 조직을 같은 모양으로 깎는다. 동형화 셋은 그 압력의 세 갈래다.
  1. 제도이론은 조직이 효율만이 아니라 사회적 정당성을 얻으려 형태를 갖춘다고 본다.
  2. 정당성은 사회의 규범과 기대에 부합한다는 인정이며 자원 획득의 조건이다.
  3. 강압적 동형화는 법·규제·재원 제공자의 요구 같은 외부의 강제에서 온다.
  4. 모방적 동형화는 무엇이 옳은지 불확실할 때 성공해 보이는 조직을 따라 하는 것이다.
  5. 규범적 동형화는 전문직 교육과 자격, 협회의 지침이 같은 방식을 퍼뜨리는 것이다.
  6. 탈동조는 겉으로는 제도적 요구에 맞추되 실제 활동은 따로 도는 현상이다.
  7. 조직군생태이론은 분석 단위를 조직군에 두고 환경의 선택을 강조한다.
  8. 과정은 변이-선택-보전이며 구조적 관성 때문에 개별 조직의 적응은 느리다.
  9. 제도이론은 정당성 확보, 조직군생태이론은 환경의 선택으로 생존을 설명한다.
  1. 동형화 셋의 이름과 원인을 맞바꾼 선지가 흔하다. 강압=규제, 모방=불확실, 규범=전문직이다.
  2. 「제도이론은 효율성이 조직 형태를 결정한다고 본다」로 적으면 틀린다. 정당성이 초점이다.
  3. 탈동조를 「제도를 아예 거부하는 것」으로 적으면 틀린다. 형식은 갖추고 실질은 따로 간다.
  4. 조직군생태이론의 분석 단위를 개별 조직으로 적으면 틀린다. 조직군이다.
  5. 「조직군생태이론은 조직의 능동적 적응을 강조한다」로 적으면 틀린다. 환경의 선택을 강조한다.
제도이론

조직은 정당성을 얻으려 환경이 기대하는 모습을 갖춘다. 그 결과 조직들이 닮아 간다(동형화). 형식과 실질이 어긋나면 탈동조가 나타난다. 조직에게 어느 정도의 선택과 전략을 남긴다 — 어떤 정당성을 어떻게 얻을지 고를 수 있다.

조직군생태이론

분석 단위는 조직군이다. 환경이 선택하고 맞지 않는 조직은 소멸한다. 구조적 관성 때문에 개별 조직은 빠르게 바뀌지 못하므로, 변화는 조직의 적응이 아니라 조직의 교체로 일어난다. 결정론에 가깝다.

동형화 세 갈래
유형원인사회복지조직의 예
강압적 동형화법·규제·재원 제공자의 요구시설 평가 지표에 맞춘 조직 개편, 위탁 계약 요건
모방적 동형화불확실성 — 무엇이 옳은지 모를 때우수 기관 벤치마킹, 유행하는 프로그램의 확산
규범적 동형화전문직 교육과 자격·협회같은 교과과정, 사회복지사 자격, 협회의 실천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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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동조 — 서류상의 제도가 생기는 이유

탈동조(decoupling)는 메이어와 로완이 제시한 개념으로, 조직의 공식 구조와 실제 활동이 느슨하게만 연결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왜 생기는가. 제도적 환경은 조직에게 특정한 형태를 요구한다 — 위원회를 두어라, 규정을 만들어라, 평가를 하라, 매뉴얼을 갖춰라. 이 요구에 응해야 정당성을 얻고 자원을 받는다. 그런데 그 형태가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방해가 될 때, 조직은 두 가지를 다 한다 — 형식은 갖추고, 일은 원래대로 한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이 여럿이다. 규정집은 있으나 아무도 읽지 않는다. 위원회는 구성되어 있으나 실질적 심의는 없다. 평가를 앞두고 서류를 정비하지만 평가가 끝나면 원래 방식으로 돌아간다. 매뉴얼과 실제 업무 순서가 다르다. 이것을 게으름이나 부정직으로만 읽으면 절반만 본 것이다. 제도이론의 통찰은 탈동조가 조직의 합리적 대응이라는 데 있다. 요구되는 형식이 현장의 필요와 어긋날 때, 형식을 그대로 따르면 서비스가 나빠진다. 형식을 거부하면 자원과 정당성을 잃는다. 둘 다 피하는 길이 탈동조다. 그러므로 처방은 「규정을 지켜라」가 아니다. 형식과 실질의 간극이 크다면 물어야 할 것은 왜 그 형식이 현장과 맞지 않는가이다. 평가 지표가 실제 서비스의 질을 재지 못하는 것인지, 규정이 현장의 조건을 모르고 만들어진 것인지, 요구되는 문서가 지나치게 많은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 앞서 본 시설 평가제도가 이 논의의 실제 무대다. 평가가 서류로 확인 가능한 것에 치중하면 기관은 서류를 갖추는 데 자원을 쓰고, 실제 서비스는 그와 별개로 굴러간다. 뒤에 볼 서비스 질 관리와 총체적품질관리 논의가 이 간극을 좁히려는 시도로 읽으면 맥락이 잡힌다.

조직군생태이론이 불편하지만 유용한 이유

조직군생태이론은 관리자에게 달갑지 않은 이론이다. 개별 조직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논지는 이렇다. 조직에는 구조적 관성이 있다. 이미 투자한 설비와 인력, 굳어진 절차와 문화, 이해관계자와의 약속, 정당성을 위해 갖춘 형식 때문에 조직은 빠르게 바뀌지 못한다. 그래서 환경이 크게 바뀌면 조직이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새 환경에 맞는 조직이 새로 생기고 맞지 않는 조직이 사라진다. 변화는 개별 조직의 학습이 아니라 조직군 수준의 교체로 일어난다. 분석 단위가 조직군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이 기관이 어떻게 살아남을까」가 아니라 「이 유형의 기관들이 왜 늘어나고 줄어드는가」를 묻는다. 밀도 의존 개념이 그 도구다 — 조직군 초기에는 조직 수가 늘수록 정당성이 커져 더 늘고, 일정 수를 넘으면 자원 경쟁이 심해져 소멸이 늘어난다. 사회복지 분야에 적용하면 설명력이 있다. 특정 유형의 기관이 정책 변화에 따라 급증했다가 재원이 줄자 함께 어려워지는 일, 새로운 서비스 유형이 등장할 때 기존 기관이 전환하기보다 신규 기관이 생기는 일이 그 모습이다. 자활기업, 사회적기업, 노인장기요양기관의 증감을 개별 기관의 경영 능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계와 반론도 뚜렷하다. 결정론이 지나쳐 조직의 전략과 학습을 과소평가한다는 것이며, 실제로 크게 전환에 성공한 조직들이 있다. 그래서 이 이론은 다른 이론과 함께 쓸 때 값이 있다 — 조직군생태이론은 환경의 힘의 크기를 일깨우고, 상황이론과 정치경제이론은 그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려 준다. 관리자에게 주는 실질적 교훈은 하나다. 자기 조직의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영역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정책과 제도 자체를 바꾸는 옹호 활동을 조직의 생존 전략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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