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론

체계이론과 조직의 다섯 하위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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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이론(system theory)은 조직을 여러 하위체계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고, 환경과 자원을 주고받는 하나의 체계로 본다. 고전이론과 인간관계이론이 조직 안만 보던 폐쇄체계 관점이었다면, 체계이론은 개방체계 관점의 출발이다. 개방체계의 성질로 드는 것들이 있다. 투입-전환-산출-환류의 순환, 환경과의 에너지 교환, 무질서로 흐르는 경향을 거스르는 부적 엔트로피, 출발이 달라도 같은 결과에 이르는 동등종국성(equifinality), 반대로 같은 출발이 다른 결과를 낳는 다중종국성, 안정을 유지하려는 항상성이다. 카츠와 칸(Katz & Kahn)의 다섯 하위체계가 이 장의 핵심이다. 생산 하위체계 — 조직의 산출을 실제로 만들어 내는 부분으로, 사회복지조직에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이다. 유지 하위체계 — 구성원을 조직에 붙들어 두고 보상·훈련·규범의 내면화로 안정을 유지한다. 경계 하위체계 — 환경과 접하는 부분으로 자원 확보와 대외 관계, 홍보와 옹호를 맡는다. 적응 하위체계 — 환경 변화를 읽고 조사·연구·기획으로 조직의 변화를 준비한다. 관리 하위체계 — 나머지 넷을 조정하고 통합하며 갈등을 해결하고 방향을 정한다. 사회복지조직에 주는 함의는 셋이다. 조직의 문제를 한 부서나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체계의 상호작용으로 본다. 환경과의 관계를 부수적 활동이 아니라 관리의 정규 과제로 세운다. 그리고 하위체계 사이의 균형이 중요함을 보여 준다 — 생산에만 치우치면 사람이 소진되고, 유지에만 치우치면 변화가 없으며, 경계에만 치우치면 벌여 놓은 일을 감당하지 못한다.
다섯 하위체계를 붙잡는 물음은 「이 활동은 어디를 향하는가」다. 클라이언트를 향하면 생산, 직원을 향하면 유지, 조직 밖을 향하면 경계, 앞날을 향하면 적응, 나머지 넷을 향하면 관리다. 경계와 적응이 헷갈리기 쉬운데, 경계는 지금 밖과 주고받는 일이고 적응은 앞으로를 준비하는 일이라는 차이로 가르면 된다.
  1. 체계이론은 조직을 하위체계들이 맞물리고 환경과 교환하는 개방체계로 본다.
  2. 투입-전환-산출-환류의 순환과 환경과의 에너지 교환이 개방체계의 기본 골격이다.
  3. 동등종국성은 출발과 경로가 달라도 같은 최종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성질이다.
  4. 생산 하위체계는 조직의 산출 — 사회복지조직에서는 서비스 제공 활동이다.
  5. 유지 하위체계는 보상·훈련·규범의 내면화로 구성원을 붙들어 안정을 유지한다.
  6. 경계 하위체계는 환경과 접하며 자원 확보·대외 관계·홍보를 맡는다.
  7. 적응 하위체계는 조사·연구·기획으로 환경 변화를 읽고 조직의 변화를 준비한다.
  8. 관리 하위체계는 나머지 넷을 조정·통합하고 갈등을 해결하며 방향을 정한다.
  9. 함의 — 문제를 체계의 상호작용으로 보고 하위체계 간 균형을 중시한다.
  1. 경계와 적응을 맞바꾼 선지가 가장 흔하다. 경계는 지금의 교환, 적응은 앞날의 준비다.
  2. 「체계이론은 폐쇄체계 관점」으로 적으면 틀린다. 개방체계의 출발이다.
  3. 동등종국성을 「같은 방법이면 같은 결과」로 적으면 틀린다. 다른 출발도 같은 결과다.
  4. 생산 하위체계를 「행정 업무」로 적으면 틀린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이다.
  5. 「관리 하위체계는 다른 하위체계보다 상위에서 지시만 한다」로 좁히면 부정확하다. 조정과 통합이 본령이다.
투입 — 클라이언트, 인력, 재원, 정보, 정당성전환 — 사정, 개입, 프로그램 운영산출 — 제공된 서비스와 그 결과환류 — 평가와 만족도가 다시 투입으로 돌아온다
카츠와 칸의 다섯 하위체계
하위체계향하는 곳사회복지조직에서의 예
생산클라이언트상담·급식·돌봄·프로그램 운영 등 서비스 제공
유지직원보상, 신규 직원 훈련, 규범의 내면화, 사기 관리
경계지금의 조직 밖후원 개발, 지역사회 관계, 홍보, 옹호, 자원 연계
적응앞날욕구조사, 프로그램 개발, 평가 연구, 중장기 기획
관리나머지 넷조정과 통합, 갈등 해결, 방향 설정, 자원 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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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하위체계 — 사회복지조직에서 특히 무거운 자리

다섯 하위체계 가운데 사회복지조직에서 유독 비중이 큰 것이 경계 하위체계다. 이유는 앞서 본 이 조직의 성질에 있다. 첫째, 재원을 스스로 만들지 못한다. 기업은 제품을 팔아 수입을 얻지만, 사회복지조직의 서비스는 받는 사람이 값을 치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원은 국고보조, 위탁 계약, 후원금, 기부에서 오며 모두 조직 밖에 있다. 곧 조직의 생존 자체가 경계 활동에 달려 있다. 둘째, 정당성을 밖에서 얻어야 한다. 무엇이 좋은 서비스인지에 대한 판단이 조직 내부에서 확정되지 않고, 지역사회·행정기관·평가기관·후원자의 인정을 통해 확보된다. 뒤에 볼 제도이론이 이 점을 이론화한다. 셋째, 클라이언트도 밖에서 온다. 의뢰 경로가 곧 경계 활동이다. 지역의 다른 기관, 학교, 병원, 주민센터와의 관계가 끊기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기관에 닿지 못한다. 그래서 사회복지행정에서 후원 개발, 홍보, 마케팅, 지역사회 조직화, 옹호, 기관 간 협력이 부수적 업무가 아니라 핵심 업무가 된다. 뒤에 나오는 마케팅 편과 조직환경 편이 사실상 경계 하위체계를 자세히 다루는 장들이다. 위험도 함께 있다. 경계 활동이 강해질수록 조직이 자원 제공자의 요구에 끌려갈 수 있다. 후원자가 원하는 사업, 발주처가 평가하는 지표를 좇다 보면 지역의 실제 필요와 어긋나는 방향으로 사업이 재편된다. 앞서 본 목표전치의 조직 수준 판본이며, 정치경제이론이 이 동학을 정면으로 다룬다. 그래서 관리 하위체계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경계에서 들어오는 압력과 생산에서 필요한 것 사이를 조정하는 일이 관리의 본령이며, 다섯 하위체계 모델이 관리를 별도의 하위체계로 세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동등종국성이 실천과 관리에 주는 함의

동등종국성(equifinality)은 개방체계의 성질 가운데 실무적 함의가 가장 큰 개념이다. 출발 조건이 달라도, 경로가 달라도 같은 최종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이다. 폐쇄체계에서는 최종 상태가 초기 조건에 의해 결정되지만, 환경과 교환하는 개방체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실천에 주는 함의가 크다. 같은 목표(예: 자립)에 이르는 길이 하나가 아니라는 뜻이므로, 표준화된 하나의 개입을 모두에게 적용할 이유가 없다. 클라이언트마다 자원과 상황이 다르므로 각자에게 맞는 경로를 찾는 것이 정당화된다. 앞서 본 개별화 원칙의 체계이론적 근거인 셈이다. 관리에 주는 함의도 있다. 조직의 목표에 이르는 방법이 여럿이므로 하나의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는 과학적 관리론의 전제가 여기서 깨진다. 어떤 기관은 전문 인력을 늘려서, 어떤 기관은 자원봉사자를 조직해서, 어떤 기관은 다른 기관과 연계해서 같은 성과에 이를 수 있다. 그래서 관리는 하나의 정답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각 조건에 맞는 경로를 선택하는 문제가 된다. 뒤에 볼 상황이론이 이 생각을 밀고 나간 것이다. 짝이 되는 개념도 함께 알아 두면 좋다. 다중종국성(multifinality)은 반대 방향이다 — 같은 출발과 같은 개입이 서로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프로그램을 두 기관이 운영했는데 결과가 달라지는 일이 그것이며, 맥락과 상호작용이 결과를 좌우한다는 뜻이다. 두 개념을 함께 놓으면 휴먼서비스의 기술적 불확정성이 체계이론의 언어로 다시 설명된다. 경로도 하나가 아니고 결과도 정해져 있지 않다. 그래서 평가에서 「효과가 있었다」를 증명하기가 어렵고, 뒤에 볼 논리모델과 평가 설계가 이 어려움을 다루는 도구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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