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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밍과 목표전치 — 측정이 만드는 왜곡
휴먼서비스 조직에서 반복해서 나타나는 두 병리가 있고, 둘 다 성과 측정의 어려움에서 나온다.
크리밍(creaming)은 우유에서 크림만 걷어 내듯 성과가 좋을 것 같은 클라이언트만 골라 받는 것이다. 취업 성공률로 평가받는 직업훈련기관이 학력이 높고 취업 가능성이 큰 사람을 우선 선발하고, 장기 실업자나 중증장애인은 미루는 일이 그것이다.
왜 생기는가. 조직은 성과로 평가받고 재원을 얻는데, 성과를 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어려운 대상을 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평가 체계가 만드는 구조적 유인이다. 그리고 결과가 잔인하다 —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가장 서비스에서 밀려난다.
목표전치(goal displacement)는 수단이 목적을 밀어내는 것이다. 머튼이 관료제 연구에서 지적한 현상으로, 규칙을 지키는 일 자체가 목적이 되어 클라이언트를 돕는다는 본래 목적이 뒤로 밀린다. 서류가 완벽하지만 아무도 돕지 못하는 기관, 실적 건수는 채우지만 실질적 변화가 없는 프로그램이 그 모습이다.
둘을 줄이는 장치가 논의되어 왔다. 크리밍에는 대상의 위험도를 보정한 평가(어려운 대상을 받으면 가중치를 주는 것)와 접근성 지표를 함께 보는 것이, 목표전치에는 성과 중심 평가와 과정 평가의 병행, 클라이언트 만족도와 참여의 반영이 제시된다.
다만 어느 장치도 완전하지 않다. 근본 원인이 성과를 정확히 잴 수 없다는 이 조직의 본래 성질에 있기 때문이며, 그래서 이 두 병리는 관리로 「없앨」 대상이 아니라 계속 감시해야 할 경향으로 다루는 편이 정확하다.
전문가 자율성과 조직 통제의 긴장
휴먼서비스 조직은 재량이 큰 전문직에 의존한다. 사회복지사·상담사·의사·교사는 각자의 판단으로 개입을 결정하며, 그 판단을 위에서 일일이 지시할 수 없다. 기술이 불확정적이므로 표준 절차로 대체할 수도 없다.
여기서 구조적 긴장이 생긴다. 조직은 일관성·책임성·재정 통제를 요구하고, 전문가는 개별 사례에 맞춘 판단의 자유를 요구한다. 둘 다 정당하다. 통제가 없으면 서비스의 질이 사람마다 들쭉날쭉해지고 책임을 물을 수 없으며, 자율이 없으면 개별 사정에 맞추지 못해 서비스가 형식화된다.
관료제와 전문직의 충돌로 정리되기도 한다. 관료제는 규칙과 위계로 예측 가능성을 얻는데, 전문직의 권위는 규칙이 아니라 지식과 자격에서 나오고 통제도 조직이 아니라 동료와 전문직 윤리에서 온다. 그래서 한 조직 안에 두 개의 권위 체계가 공존한다.
실무에서 균형을 찾는 장치들이 있다. 슈퍼비전은 통제이면서 동시에 지원인 이중 성격으로 이 긴장을 다루는 대표적 제도다. 사례회의는 개별 판단을 동료의 검토에 붙여 자율을 지키면서 일관성을 얻는다. 실천 지침(가이드라인)은 표준을 제시하되 예외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절충한다.
이 긴장을 없애려는 시도는 대개 실패한다. 완전히 표준화하면 불확정적 기술의 현실과 어긋나고, 완전히 맡기면 책임성을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좋은 관리는 이 긴장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다루는 것이며, 뒤에 볼 슈퍼비전과 조직구조 논의가 결국 이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다루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