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적연구의 갈래

현상학적 연구와 사례연구

미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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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학적 연구는 어떤 경험을 겪은 사람들에게 그 경험이 어떤 것이었는지, 그 본질이 무엇인지를 밝히려는 연구다. 사별·이혼·암 진단·자녀의 장애 판정처럼 삶을 흔든 경험을 다루며, 여러 사람의 이야기에서 공통으로 드러나는 뜻의 구조를 찾는다. 절차의 중심에는 판단중지(에포케·괄호치기)가 있다. 연구자가 그 경험에 대해 이미 가지고 있는 선입견과 지식을 잠시 옆으로 밀어 두고, 참여자가 말하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려는 태도다. 이어 진술을 잘게 나누어 뜻있는 단위를 뽑고, 그것을 주제로 묶은 뒤, 그 경험이 무엇으로 이루어지고 어떻게 겪어지는지를 하나의 기술로 통합한다. 참여자는 대개 그 경험을 실제로 겪은 소수로, 깊은 면접이 자료의 중심이 된다. 사례연구는 하나 또는 몇 개의 사례를 그 맥락 안에서 깊이 들여다보는 연구다. 사례는 사람일 수도 있고 가족·프로그램·기관·지역일 수도 있다. 특징은 여러 자료원을 함께 쓰는 것으로, 면접과 관찰, 문서와 기록, 통계자료까지 모아 하나의 사례를 여러 각도에서 짜맞춘다. 사례연구는 목적에 따라 나뉜다. 그 사례 자체가 궁금해서 하는 본질적 사례연구, 어떤 쟁점을 이해하려고 사례를 창으로 삼는 도구적 사례연구, 여러 사례를 견주는 집합적(복수) 사례연구가 있다. 사례가 하나뿐이어도 여러 자료원의 교차 확인으로 근거를 세운다는 점이 이 방법의 힘이다. 두 방법 모두 적은 수를 깊이 보는 연구여서, 몇 명을 만났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두텁게 보았는가로 평가된다. 그래서 보고할 때는 면접 횟수와 길이, 자료원의 목록, 분석 절차를 자세히 적어 읽는 사람이 그 두께를 가늠하게 한다. 참여자 수만 적힌 보고는 이 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를 빠뜨린 셈이 된다.
두 방법은 초점이 다르다. 현상학은 여러 사람이 겪은 한 경험을 모아 「그 경험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사례연구는 하나의 사례를 둘러싼 온갖 자료를 모아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묻는다. 앞은 사람이 여럿이고 경험이 하나이며, 뒤는 사례가 하나이고 그것을 비추는 자료가 여럿이다. 모으는 방향이 반대라고 보면 헷갈리지 않는다.
  1. 현상학적 연구는 어떤 경험을 겪은 사람들에게서 그 경험의 본질과 뜻의 구조를 찾는다.
  2. 판단중지(괄호치기)는 연구자의 선입견을 옆으로 밀어 두고 진술을 그대로 받는 태도다.
  3. 절차는 진술에서 뜻있는 단위를 뽑아 주제로 묶고 하나의 기술로 통합하는 흐름이다.
  4. 사례연구는 하나 또는 몇 개의 사례를 그 맥락 안에서 깊이 들여다보는 연구다.
  5. 사례연구의 힘은 면접·관찰·문서·통계 등 여러 자료원을 교차 확인하는 데 있다.
  6. 사례를 왜 보는가에 따라 본질적·도구적·집합적 사례연구로 갈래가 나뉜다.
  1. 현상학적 연구를 그냥 심층면접 연구로 아는 것 — 판단중지와 본질 탐색이 그 성격을 정한다.
  2. 사례연구를 사례 수가 적은 연구로 아는 것 — 핵심은 맥락과 여러 자료원이다.
  3. 사례가 하나라 근거가 약하다고 보는 것 — 자료원의 교차 확인이 그 자리를 메운다.

현상학과 사례연구

현상학적 연구

같은 경험을 겪은 여러 사람의 진술을 모아 그 경험의 본질을 찾는다. 판단중지로 선입견을 밀어 두고 뜻의 구조를 통합한다.

사례연구

하나의 사례를 여러 자료원으로 비추어 맥락 속에서 이해한다. 면접·관찰·문서·통계를 교차 확인해 근거를 세운다.

사례연구의 세 갈래
갈래왜 그 사례를 보나
본질적그 사례 자체가 궁금하다
도구적어떤 쟁점을 이해하는 창으로 삼는다
집합적(복수)여러 사례를 견주어 공통점과 차이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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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중지가 실제로 요구하는 일

판단중지는 선입견을 없애라는 요구가 아니다. 사람은 자기가 아는 것을 지울 수 없고, 사회복지 실천가라면 그 경험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실제로 요구되는 것은 자신이 무엇을 전제하고 있는지 적어 두고, 그것과 다른 이야기가 나올 여지를 열어 두는 일이다.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그 경험에 대해 자신이 예상하는 바를 문서로 남기고, 면접에서는 예상과 어긋나는 진술이 나올 때 서둘러 해석하지 않고 더 묻는다. 분석에서도 자기 예상에 맞는 진술만 골라 쓰지 않았는지 되짚는다. 이 기록이 있으면 나중에 다른 연구자가 해석의 출처를 검토할 수 있고, 연구자 자신도 어디서 판단이 개입했는지 볼 수 있다. 판단중지를 「객관적으로 보기」로 옮기면 오히려 뜻이 흐려지며, 정확히는 자기 관점을 드러내 놓고 다루는 일에 가깝다.

사례 하나로도 근거를 세우는 방법

사례연구를 두고 「한 사례로 무엇을 말할 수 있느냐」는 물음이 늘 따라온다. 답은 두 갈래다. 첫째, 사례연구가 겨냥하는 것은 통계적 일반화가 아니라 이론적 설명이다. 이 사례에서 어떤 조건과 기제가 작동했는지를 밝히면 그 설명이 비슷한 조건의 다른 자리에서도 검토될 수 있다. 둘째, 하나의 사례 안에서도 근거를 여러 겹으로 쌓을 수 있다. 당사자의 말과 가족의 말과 기록에 남은 사실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면 그 진술은 훨씬 튼튼해지고, 어긋나면 왜 어긋나는지가 새로운 발견이 된다. 이것이 자료원의 삼각측량이며, 사례연구가 여러 자료를 고집하는 까닭이다. 그래서 사례연구의 질은 사례 수가 아니라 자료원의 폭과 교차 확인의 촘촘함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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