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정리
측정은 관찰하려는 속성에 규칙에 따라 수나 기호를 붙이는 일이다. 키나 몸무게처럼 눈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우울·소진·삶의 만족처럼 직접 볼 수 없는 것에도 수를 붙이는데, 이때 「어떤 규칙으로 붙였는가」에 따라 그 수가 견딜 수 있는 계산이 달라진다. 그 견딜 수 있는 정도를 넷으로 나눈 것이 측정수준이다.
명목수준은 서로 다르다는 것만 말한다. 성별이나 종교에 붙인 1과 2는 이름표일 뿐이어서 크고 작음이 없다. 서열수준은 여기에 순서를 더한다. 만족도의 상·중·하는 어느 쪽이 더 큰지 말하지만 간격이 같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등간수준은 간격이 같다는 것까지 보장하되 절대영점이 없고, 비율수준은 절대영점까지 갖추어 배가 된다는 말을 할 수 있다.
이 순서는 뒤로 갈수록 정보가 쌓이는 구조다. 비율은 등간의 성질을 모두 갖고, 등간은 서열의 성질을 모두 가지며, 서열은 명목의 성질을 모두 갖는다. 그래서 높은 수준을 낮은 수준으로 내려 쓰는 것은 언제나 가능하지만 그 반대는 불가능하다. 소득을 원 단위로 물어 두면 나중에 구간으로 묶을 수 있으나, 처음부터 구간으로 물으면 평균 소득을 되살릴 길이 없다. 자료를 모을 때는 되도록 높은 수준으로 재 둔다는 실무 원칙이 여기에서 나온다.
측정수준은 속성 자체의 성질이 아니라 재는 방식이 정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같은 나이라도 만 나이를 그대로 적으면 비율이고, 20대·30대로 묶으면 서열이며, 청년·중년으로 이름만 붙이면 명목에 가까워진다. 문항을 만들 때 이미 뒤에 쓸 통계가 정해진다는 뜻이다.
측정수준을 따지는 까닭은 쓸 수 있는 분석이 수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명목에는 빈도와 최빈값과 교차표가, 서열에는 중앙값과 순위상관이, 등간과 비율에는 평균·표준편차·상관계수·회귀분석이 허락된다. 통계 프로그램은 수준을 묻지 않고 무엇이든 계산해 주므로, 계산이 돌아간다는 사실은 그 계산이 옳다는 증거가 되지 못한다. 결국 측정수준은 자료를 모으기 전에 정해지고, 분석 방법은 그 결정에 매여 따라온다.
이해하기
수를 붙였다고 다 같은 수가 아니다. 등번호 7번과 온도 7도와 무게 7킬로그램은 겉모습만 같을 뿐 견딜 수 있는 계산이 전혀 다르다. 등번호는 더할 수 없고, 온도는 더할 수는 있어도 두 배라 말할 수 없으며, 무게만이 두 배라는 말을 견딘다. 측정수준을 배운다는 것은 결국 내가 지금 손에 쥔 수가 어디까지 견디는지를 아는 일이고, 그것을 모르면 계산은 돌아가지만 결론은 헛돈다.
핵심 포인트
- 측정은 속성에 규칙에 따라 수나 기호를 붙이는 일이며, 그 규칙이 수의 성질을 정한다.
- 명목은 다름만, 서열은 순서까지, 등간은 같은 간격까지, 비율은 절대영점까지 말한다.
- 뒤 수준은 앞 수준의 성질을 모두 품는 누적 구조여서 정보량이 뒤로 갈수록 많아진다.
- 높은 수준을 낮게 내려 쓰는 것은 되지만 낮은 것을 높게 되살릴 수는 없다는 비가역성이 있다.
- 그래서 조사할 때는 되도록 높은 수준으로 재 두는 것이 뒤의 분석 선택지를 넓힌다.
- 측정수준은 속성이 아니라 재는 방식이 정하므로, 같은 나이도 묻는 법에 따라 수준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