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과 변수

개념·개념적 정의·조작적 정의

미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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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는 개념(concept)에서 출발한다. 개념은 현상을 묶어 부르는 추상적인 이름이다 — 빈곤, 소진, 사회적 지지, 삶의 질이 모두 개념이며, 그 자체로는 잴 수 없다. 개념을 잴 수 있게 만드는 과정이 두 단계다. 개념적 정의(conceptual definition) — 그 개념이 무엇을 뜻하는지 말로 규정하는 것이다. 사전적 정의에 가까우며, 여러 뜻으로 쓰이는 말의 범위를 이 연구에서 어떻게 잡을지 정한다. 「소진」을 「지속적인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정서적 고갈, 비인격화, 성취감 저하의 상태」로 규정하는 것이 그 예다. 조작적 정의(operational definition) — 그것을 어떻게 잴 것인지 절차로 규정하는 것이다. 「소진」을 「MBI 척도 22개 문항의 합산 점수」로 정하는 것이 그 예이며, 여기서 개념이 비로소 변수가 된다. 이 과정을 조작화(operationalization)라 한다. 순서는 개념 → 개념적 정의 → 조작적 정의 → 변수 → 측정이며, 되돌아가는 방향이 개념화의 검증이다. 재어 놓고 보니 개념적 정의와 어긋나면 조작화를 고쳐야 한다. 조작적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셋이다. 첫째, 재생 가능성 — 절차가 공개되어야 다른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소통 — 같은 낱말을 서로 다르게 재고 있으면 결과를 견줄 수 없다. 셋째, 타당도의 근거 — 조작적 정의가 개념적 정의를 제대로 담아내는지가 곧 타당도의 문제다. 조작화에는 언제나 잃는 것이 있어, 개념의 어느 면은 반드시 빠진다. 그래서 결론은 「소진이 줄었다」가 아니라 「이 척도로 잰 소진 점수가 낮아졌다」로 적는 것이 정확하다.
빈곤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빈곤을 재라고 하면 막힌다. 소득으로 잴지 지출로 잴지 본인이 느끼는 어려움으로 잴지에 따라 전혀 다른 사람들이 빈곤층이 되기 때문이다. 개념을 뜻으로 규정하는 일과 재는 절차로 규정하는 일은 그래서 따로 필요하다. 그리고 재는 순간 개념의 어느 면은 반드시 빠진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결과를 과장하지 않는다.
  1. 조사는 개념에서 출발하며 개념은 현상을 묶어 부르는 추상적인 이름이라 그 자체로는 잴 수 없다.
  2. 개념적 정의는 그 개념이 무엇을 뜻하는지 말로 규정하는 것이며 사전적 정의에 가깝다.
  3. 여러 뜻으로 쓰이는 말의 범위를 이 연구에서 어떻게 잡을지 정하는 것이 개념적 정의의 몫이다.
  4. 조작적 정의는 그것을 어떻게 잴 것인지 절차로 규정하는 것이며 여기서 개념이 변수가 된다.
  5. 개념을 잴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이 과정 전체를 조작화(operationalization)라고 부른다.
  6. 순서는 개념 → 개념적 정의 → 조작적 정의 → 변수 → 측정으로 이어지며 되돌아가기도 한다.
  7. 재생 가능성 — 재는 절차가 공개되어야 다른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8. 소통 — 같은 낱말을 서로 다르게 재고 있으면 두 연구의 결과를 견줄 수 없게 된다.
  9. 타당도의 근거 — 조작적 정의가 개념적 정의를 제대로 담아냈는지가 곧 타당도의 문제다.
  10. 조작화에는 언제나 잃는 것이 있으므로 개념의 어느 면은 반드시 빠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1. 개념적 정의를 건너뛰고 문항부터 만들지 않는다. 무엇을 뜻하는지 정하지 않은 채 만든 문항은 무엇을 재고 있는지 알 수 없다.
  2. 조작적 정의를 유일한 정답처럼 다루지 않는다. 같은 개념도 여러 방식으로 조작화할 수 있으며, 어느 것을 골랐는지 밝혀야 한다.
  3. 조작화에서 잃는 것을 모른 척하지 않는다. 척도 점수가 개념 전체를 담지 못하므로 결론을 그 범위 안에서 적어야 한다.
  4. 남이 만든 척도를 쓸 때 정의를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척도가 전제한 개념적 정의가 내 연구의 정의와 다를 수 있다.
  5. 조작적 정의를 정해 놓고 되돌아보지 않으면 안 된다. 재어 놓고 개념적 정의와 어긋나면 조작화를 고치는 것이 순서다.
개념개념적 정의조작적 정의변수측정
같은 개념, 여러 조작적 정의
개념개념적 정의조작적 정의의 예
**빈곤**기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기준 중위소득 대비 소득 / 최저생계비 미만 / 주관적 곤란 응답
**소진**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고갈과 성취감 저하MBI 척도 합산 점수 / 결근 일수 / 이직 의사 응답
**사회적 지지**필요할 때 기댈 수 있는 관계의 자원지지 척도 점수 / 연락 가능한 사람 수 / 지지의 종류별 유무
**삶의 질**생활 전반에 대한 주관적 만족과 상태WHOQOL 점수 / 영역별 만족도 / 건강·소득·관계 지표의 조합
**고립**사회적 접촉과 관계가 끊긴 상태주간 대면 접촉 횟수 / 외출 일수 / 고립감 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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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화에서 무엇을 잃는가

조작화는 추상적인 것을 잴 수 있게 만드는 작업이지만, 그 과정에서 개념의 일부가 반드시 빠진다. 「빈곤」을 소득으로 조작화하면 자산과 부채, 부양 부담, 지역의 물가, 건강 상태에서 오는 지출이 빠진다. 소득은 같아도 삶의 형편이 전혀 다른 두 가구가 같은 값을 받는다. 「고립」을 접촉 횟수로 조작화하면 자주 만나지만 마음을 나눌 수 없는 관계가 지지로 계산된다. 「참여」를 출석 횟수로 조작화하면 와 있기만 한 사람과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이 같아진다. 이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 셋 있다. 첫째, 여러 지표를 함께 쓴다. 하나의 문항이 아니라 여러 문항으로 재고, 가능하면 서로 다른 종류의 자료를 겹친다 — 자기보고와 관찰과 기록을 함께 보는 식이다. 둘째, 잃은 것을 밝힌다. 논의에서 「이 연구는 빈곤을 소득으로만 조작화했으므로 자산과 부채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적는다. 셋째, 질적 자료로 보완한다. 수치로 담기지 않은 면을 면접으로 채우면 결론이 훨씬 두터워진다.

남의 척도를 가져다 쓸 때 확인할 것

실무 조사에서는 척도를 새로 만들기보다 이미 검증된 것을 가져다 쓰는 편이 낫다. 신뢰도와 타당도가 이미 확인되어 있고, 다른 연구와 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져다 쓸 때 확인할 것이 다섯 있다. 첫째, 개념적 정의가 맞는가. 같은 이름의 척도라도 전제한 개념이 다를 수 있다 — 「우울」 척도 가운데 어떤 것은 증상을, 어떤 것은 기분 상태를 잰다. 둘째, 대상이 맞는가. 성인용으로 개발된 척도를 노인이나 아동에게 그대로 쓰면 문항이 통하지 않는다. 셋째, 번역과 문화적 타당도가 확인되었는가. 외국에서 만든 척도는 한국어판의 신뢰도·타당도가 검증되었는지 봐야 한다. 넷째, 사용 허락과 비용. 저작권이 있는 척도는 허락이 필요하고 비용이 드는 경우도 있다. 다섯째, 점수의 해석 기준. 몇 점부터 어떤 상태로 보는지 절단점이 있는지, 그 기준이 우리 대상에 맞는지 확인한다. 이 다섯을 건너뛰고 문항만 가져다 쓰면, 숫자는 나오는데 그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말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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