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의 절차

문제형성에서 보고까지

미학습

읽고 나면 회독 완료

조사는 정해진 순서를 밟는다. 흔히 문제형성 → 가설설정 → 조사설계 → 자료수집 → 자료분석 → 보고서 작성의 여섯 단계로 정리한다. 첫째, 문제형성(problem formulation) — 무엇을 알아볼지 정하는 단계다. 막연한 관심을 답할 수 있는 물음으로 좁히고, 기존 문헌을 검토해 무엇이 이미 밝혀졌고 무엇이 비어 있는지 확인하며, 연구의 목적(탐색·기술·설명)과 분석단위를 정한다. 가장 시간이 많이 들고 뒤의 모든 것을 좌우하는 단계다. 둘째, 가설설정 — 변수를 정하고 그 관계를 검증 가능한 명제로 적는다. 개념을 개념적 정의와 조작적 정의로 옮기는 작업이 여기서 이루어진다. 탐색적 연구나 질적 연구에서는 가설 대신 연구 문제를 두기도 한다. 셋째, 조사설계 — 어떤 방법으로 답할지 설계한다. 조사 유형(횡단·종단, 실험·조사연구·질적연구), 표집 방법과 표본 크기, 자료수집 방법, 측정 도구, 분석 계획을 정한다. 연구윤리 심의(IRB)도 이 단계에서 받는다. 넷째, 자료수집 — 설계대로 자료를 모은다. 조사원 교육, 사전조사(pretest), 진행 관리와 자료의 품질 확인이 함께 이루어진다. 다섯째, 자료분석 — 모은 자료를 정리(코딩·입력·정제)하고 분석한다. 양적 연구는 기술통계와 추론통계를, 질적 연구는 코딩과 주제 분석을 쓴다. 여섯째, 보고서 작성과 활용 — 결과를 정리해 알리고, 실천과 정책으로 옮긴다. 한계를 정직하게 적는 것도 이 단계의 과업이다. 순서는 정해져 있지만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는 않는다. 사전조사에서 문항이 이해되지 않으면 가설과 정의로 돌아가고, 분석에서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면 설계의 한계를 다시 살핀다. 되돌아가는 일 자체는 실패가 아니며, 되돌아갈 수 없을 만큼 진행된 뒤에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실패다.
조사의 순서에서 가장 힘이 드는 곳은 뜻밖에도 첫 단계다. 무엇을 알아볼지 정하는 일이 어렵고, 여기가 흐리면 뒤의 모든 것이 흔들린다. 자료를 다 모은 뒤에 무엇을 물으려 했는지 다시 생각하는 일이 실제로 흔하고, 그때는 이미 늦다. 그래서 시간을 앞쪽에 넉넉히 쓰는 편이 돌아가는 길처럼 보여도 결국은 가장 빠른 길이다.
  1. 조사는 문제형성 → 가설설정 → 조사설계 → 자료수집 → 자료분석 → 보고서 작성의 순서다.
  2. 문제형성 — 막연한 관심을 답할 수 있는 물음의 형태로 좁혀 나가는 단계다.
  3. 문헌 검토로 무엇이 밝혀졌고 무엇이 비어 있는지 확인하며 목적과 분석단위를 정한다.
  4. 문제형성은 가장 시간이 많이 들고 뒤의 모든 단계를 좌우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5. 가설설정 — 변수를 정하고 그 관계를 검증할 수 있는 명제의 형태로 적어 둔다.
  6. 이 단계에서 개념을 개념적 정의와 조작적 정의로 옮기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7. 탐색적 연구나 질적 연구에서는 가설 대신 연구 문제를 세워 두는 경우도 있다.
  8. 조사설계 — 조사 유형, 표집, 자료수집 방법, 측정 도구, 분석 계획을 정한다.
  9. 연구윤리 심의(IRB)도 자료를 모으기 전 조사설계 단계에서 받는 것이 원칙이다.
  10. 자료수집에는 조사원 교육과 사전조사가, 보고에는 한계의 정직한 기술이 포함된다.
  1. 문제형성을 서두르지 않는다. 여기가 흐리면 뒤의 모든 단계가 흔들리며, 자료를 다 모은 뒤에는 고칠 수 없다.
  2. IRB 심의를 자료수집 뒤에 받으려 하지 않는다. 설계 단계에서 받아야 하며, 이미 모은 자료는 심의로 되돌릴 수 없다.
  3. 사전조사를 생략하지 않는다. 문항이 이해되는지, 소요 시간이 적절한지를 미리 확인하지 않으면 본조사에서 자료를 버리게 된다.
  4. 분석 계획을 자료수집 뒤로 미루지 않는다. 어떻게 분석할지 정해져 있어야 필요한 자료를 빠짐없이 모을 수 있다.
  5. 한계를 적지 않은 보고서를 내지 않는다. 표본의 제약과 통제하지 못한 요인을 밝히는 것이 결론의 신뢰도를 오히려 높인다.
문제형성가설설정조사설계자료수집자료분석보고서 작성
단계별 과업
단계해야 할 일흔한 실패
**문제형성**물음 좁히기, 문헌 검토, 목적과 분석단위막연한 관심에서 곧바로 설문을 만든다
**가설설정**변수 정하기, 개념적·조작적 정의개념을 정의하지 않고 문항부터 쓴다
**조사설계**유형·표집·도구·분석 계획, IRB심의를 자료수집 뒤로 미룬다
**자료수집**조사원 교육, 사전조사, 품질 관리사전조사 없이 본조사를 돌린다
**자료분석**정제와 코딩, 통계 또는 주제 분석자료를 다 모은 뒤 분석 방법을 고민한다
**보고와 활용**결과 정리, 한계 기술, 실천으로 연결좋은 결과만 골라 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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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관심을 답할 수 있는 물음으로

문제형성에서 실제로 하는 일은 좁히는 것이다. 「어르신 프로그램이 어떤가」는 관심이지 연구 물음이 아니다. 좁히는 데 도움이 되는 물음이 넷 있다. 첫째, 무엇을 알고 싶은가 — 있는 그대로인가, 왜 그런가, 효과가 있는가. 여기서 목적(탐색·기술·설명)이 정해진다. 둘째, 누구에 대해서인가. 대상과 범위를 정하면 분석단위와 모집단이 함께 정해진다. 셋째, 무엇을 잴 것인가. 「프로그램의 효과」를 무엇으로 확인할지 — 참여율인지, 척도 점수인지, 이용자의 진술인지 — 를 정하면 물음이 훨씬 구체적이 된다. 넷째, 답을 얻으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이 물음이 중요하다. 답을 얻어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 조사는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이 넷을 거치면 「우리 복지관 노인 프로그램은 어떤가」가 「12주 인지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65세 이상 이용자의 우울 척도 점수가 참여 전보다 낮아지는가」로 좁혀진다. 이 정도가 되어야 설계와 표집과 분석이 정해진다.

사전조사가 잡아 주는 것들

사전조사(pretest)는 본조사 전에 소수를 대상으로 도구와 절차를 시험해 보는 단계이며, 생략했다가 자료를 통째로 버리는 일이 실제로 흔하다. 잡아 주는 것이 다섯 있다. 첫째, 문항의 이해. 연구자에게는 분명한 말이 응답자에게는 다르게 읽힌다 — 「사회활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사람마다 다르게 답한다. 둘째, 응답 범주의 적절성. 보기에 해당하는 것이 없어 응답이 몰리거나 빈다. 셋째, 소요 시간. 예상보다 길면 뒤로 갈수록 성의 없는 응답이 늘고 중도 포기가 생긴다. 넷째, 민감한 문항의 반응. 소득과 가족 관계처럼 답하기 어려운 문항의 무응답률을 미리 확인한다. 다섯째, 절차의 문제. 배포와 회수, 온라인 화면의 작동, 조사원의 진행에서 걸리는 자리를 찾는다. 사전조사는 표본을 크게 잡을 필요가 없고 10~30명 수준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으며, 응답자에게 답한 뒤 어려웠던 점을 물어보는 것이 특히 값지다. 여기서 고친 문항 하나가 본조사 전체의 자료 품질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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