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의 개념

지리적 지역사회와 기능적 지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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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community)는 크게 두 갈래로 정의된다. 지리적 지역사회(geographic community)는 일정한 지리적 경계 안에 사는 사람들의 집단이다. 행정구역, 마을, 아파트 단지, 생활권이 그 단위이며, 공간의 공유가 성립의 조건이다. 이웃과 얼굴을 마주하고 같은 시설을 쓰며 같은 문제를 겪는다. 기능적 지역사회(functional community)는 공간이 아니라 공통의 관심·이해·정체성으로 묶인 집단이다. 장애인 당사자 조직, 한부모 가족의 모임, 특정 질환의 자조집단, 같은 종교나 직업의 공동체, 온라인 커뮤니티가 그 예다. 흩어져 살아도 같은 처지와 목표를 공유하면 하나의 지역사회가 된다. 둘의 관계 — 대립하지 않는다. 한 사람은 동시에 여러 지역사회에 속한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지리적) 장애인 부모 모임의 일원(기능적)일 수 있다. 그리고 하나의 실천에서 두 축이 겹친다 — 지역의 장애인 당사자를 조직하는 일은 지리적 경계 안에서 기능적 공동체를 세우는 것이다. 실천에 주는 함의가 크다. 지리적 접근은 그 지역의 자원과 관계를 활용하고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삼는 강점이 있으나, 흩어져 있는 소수의 욕구를 놓친다. 기능적 접근은 같은 처지의 사람을 모아 힘을 만들 수 있으나, 지역의 자원과 이어지지 않으면 고립된다. 최근의 변화 — 이동과 통신이 늘면서 지리적 결속이 약해지고 기능적 공동체의 비중이 커졌다. 한 아파트에 살면서 이웃을 모르는 반면 온라인에서 같은 관심사의 사람과 매일 소통하는 것이 그 모습이다. 그래서 지역사회복지실천도 공간을 되살리는 일과 관심으로 묶는 일을 함께 다루게 되었다.
두 정의를 가르는 물음은 「무엇이 사람들을 묶는가」다. 공간이 묶으면 지리적, 관심과 처지가 묶으면 기능적이다. 그리고 이 구분이 실천에서 중요한 이유는 어디서 사람을 찾을 것인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접근하면 통·반과 주민센터를 통하고, 기능적으로 접근하면 병원·학교·당사자 단체를 통한다. 같은 사람을 만나려 해도 문이 다르다.
  1. 지리적 지역사회는 일정한 지리적 경계 안에 사는 사람들의 집단으로 공간의 공유가 조건이다.
  2. 기능적 지역사회는 공간이 아니라 공통의 관심·이해·정체성으로 묶인 집단이다.
  3. 기능적 지역사회의 예로 당사자 조직·자조집단·직업 공동체·온라인 커뮤니티가 든다.
  4. 두 갈래는 대립하지 않으며 한 사람이 동시에 여러 지역사회에 속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5. 지리적 접근은 지역의 자원과 관계를 쓸 수 있으나 흩어진 소수의 욕구를 놓친다.
  6. 기능적 접근은 같은 처지의 사람을 모을 수 있으나 지역 자원과 이어지지 않으면 고립된다.
  7. 이동과 통신이 늘면서 지리적 결속이 약해지고 기능적 공동체의 비중이 커졌다.
  8. 그래서 실천은 공간을 되살리는 일과 관심으로 묶는 일을 함께 다루게 되었다.
  9. 실천에서 이 구분이 중요한 까닭은 어디서 어떤 경로로 사람을 찾을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1. 「지역사회는 지리적 경계로만 정의된다」로 적으면 틀린다. 기능적 지역사회가 함께 든다.
  2. 「한 사람은 하나의 지역사회에만 속한다」로 적으면 틀린다. 동시에 여럿에 속한다.
  3. 「기능적 지역사회는 지리적 지역사회를 대체한다」로 단정하면 부정확하다. 함께 존재한다.
  4. 온라인 커뮤니티를 지역사회에서 빼면 부정확하다. 기능적 지역사회에 든다.
  5. 「지리적 접근이 언제나 우월하다」로 적으면 틀린다. 흩어진 소수를 놓친다는 한계가 있다.
공간이 묶던 시절

이웃이 서로를 알고 같은 시설을 쓰며 같은 문제를 겪었다. 도움이 필요하면 옆집이 먼저 알았고, 지역의 문제는 주민 모두의 문제였다. 지리적 결속이 곧 사회적 안전망이었던 상태이며, 전통 사회의 인보상조가 그 형태다.

관심이 묶는 시절

한 아파트에 살면서 이웃을 모르는 반면, 흩어져 사는 같은 처지의 사람과 매일 소통한다. 정보와 지지는 기능적 공동체에서 얻고 공간은 잠자는 곳이 된다. 그래서 위기가 와도 옆집이 모르고, 앞 장에서 본 발굴이 제도의 과제가 되었다.

두 갈래의 지역사회
축지리적 지역사회기능적 지역사회
묶는 것공간의 공유공통의 관심·이해·정체성
단위행정구역, 마을, 아파트 단지, 생활권당사자 조직, 자조집단, 직업·종교 공동체
만나는 문주민센터, 통·반, 지역 행사병원·학교·당사자 단체, 온라인
강점지역 자원과 관계를 쓸 수 있다같은 처지의 힘을 모을 수 있다
약점흩어진 소수의 욕구를 놓친다지역 자원과 끊기면 고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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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축이 겹치는 자리에서 실천이 이루어진다

지리적·기능적 구분은 분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실천의 방향을 정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사업은 대개 두 축이 겹치는 자리에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한 동네의 고립된 노인을 돕는 사업을 생각해 보자. 지리적 축으로 접근하면 그 동네 전체를 대상으로 삼는다. 통·반장의 협조를 얻고, 경로당과 주민센터를 통하고, 마을 행사를 연다. 강점은 그 지역의 자원과 관계망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약점은 정작 가장 고립된 사람은 경로당에도 행사에도 나오지 않는다는 데 있다. 기능적 축으로 접근하면 「고립된 노인」이라는 처지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찾아 묶는다. 병원, 건강보험공단, 통신·전기 요금 자료, 다른 기관의 의뢰가 경로가 된다. 강점은 흩어져 있어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약점은 이렇게 모은 사람들 사이에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같은 처지라는 것만으로 공동체가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좋은 사업은 둘을 엮는다. 기능적으로 대상을 찾아내고, 지리적으로 관계를 만든다. 자료로 위기가구를 발굴한 뒤 그 사람이 사는 동네의 이웃·상점·경로당과 잇는 방식이다. 앞 장에서 본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와 지역 주민을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위촉하는 것이 이 결합의 제도적 표현이다. 반대 방향도 있다. 지리적으로 모인 주민 가운데 같은 문제를 겪는 사람들을 기능적 공동체로 조직하는 것이다. 아파트 단지의 학부모를 돌봄 품앗이로, 상인들을 마을기업으로 묶는 일이 그렇다. 뒤에 볼 조직화 기술이 다루는 것이 이 작업이다. 요컨대 두 축은 어느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순서와 조합의 문제다.

지리적 결속이 약해진 자리에 무엇이 들어섰는가

산업화와 도시화, 이동성의 증가는 지리적 지역사회의 결속을 크게 약화시켰다. 이 변화가 사회복지에 남긴 결과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무엇이 사라졌는가. 첫째, 비공식 안전망이다. 예전에는 어려운 일이 생기면 친척과 이웃이 먼저 알고 도왔다. 그 관계가 끊기면 도움이 필요한 상태가 밖에서 보이지 않는다. 둘째, 비공식 통제다. 이웃의 눈이 있으면 학대나 방임이 오래 감춰지기 어렵다. 셋째, 소속감과 정체성이다. 어디에 속해 있다는 감각이 정신건강과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은 여러 연구가 확인해 왔다. 무엇이 그 자리에 들어섰는가. 공식 제도가 그 기능의 일부를 맡았다. 앞 장에서 본 사회보장급여법의 발굴 규정이 이웃의 눈을 대신하고,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위기 징후를 자료로 잡는다. 그러나 제도가 관계를 대신할 수는 없다. 급여를 받아도 말 붙일 사람이 없는 상태는 그대로 남는다. 기능적 공동체가 다른 일부를 맡았다. 같은 질환을 앓는 사람들의 자조집단, 같은 처지의 부모 모임이 정보와 정서적 지지를 제공한다. 지리적 이웃보다 오히려 깊은 이해를 나눌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이 공동체는 자원을 갖지 못한 경우가 많고, 지역의 물리적 자원(공간, 시설, 예산)과 이어지지 않으면 오래가기 어렵다. 지역사회복지의 과제가 여기서 나온다. 한편으로는 약해진 지리적 결속을 의도적으로 다시 짜는 일이다 — 마을 만들기, 주민 조직화, 공동체 공간의 조성이 그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능적 공동체를 지역의 자원과 잇는 일이다. 뒤에 볼 로스만의 지역사회개발모델과 웨일과 갬블의 기능적 지역사회조직 모델이 각각 이 두 방향을 겨눈 실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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