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는 연소의 4요소 가운데 하나를 제거하는 것이다. ① 제거소화는 가연물을 없앤다(가스밸브 잠금, 산림화재의 방화선 구축, 촛불 불어 끄기). ② 질식소화는 산소 농도를 통상 15% 이하로 낮춘다(포ㆍ이산화탄소ㆍ분말, 담요 덮기). ③ 냉각소화는 열을 빼앗아 온도를 발화점 아래로 낮춘다(물이 대표적. 비열 1kcal/kg·℃, 증발잠열 539kcal/kg). ④ 억제소화(부촉매소화)는 화학적 연쇄반응을 끊는다(할론ㆍ할로겐화합물ㆍ분말). 앞의 셋은 물리적 소화, 억제소화만 화학적 소화로 분류된다. 소화약제로는 물, 포(단백포ㆍ수성막포ㆍ합성계면활성제포), 이산화탄소, 할론(1301ㆍ1211ㆍ2402), 할로겐화합물 및 불활성기체, 분말(제1종 탄산수소나트륨, 제2종 탄산수소칼륨, 제3종 제1인산암모늄, 제4종 탄산수소칼륨+요소)이 있다. 이 가운데 분말 제3종만 A급 일반화재에도 적응하는데, 열분해로 생긴 메타인산(HPO₃)이 고체 표면에 막을 만들어 작열연소를 억제하는 방진 작용을 하기 때문이며 그래서 담홍색으로 착색해 구분한다.
02이해하기
물이 가장 널리 쓰이는 이유는 비열과 증발잠열이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 1kg의 물이 100℃까지 오르는 데 100kcal, 거기서 수증기가 되는 데 539kcal를 더 빼앗는다. 그래서 냉각 효과가 크고, 기화하면 부피가 약 1,700배로 늘어 질식 효과까지 얹힌다. 문제는 그 물이 통하지 않는 자리들이다 — 유류는 뜨고, 전기는 감전되며, 금속은 수소를 낸다. 분말소화약제 중 제3종만 A급에도 적응하는 이유도 기억할 자리다 — 열분해 시 생기는 메타인산(HPO₃)이 고체 표면에 막을 만들어 작열연소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포(foam)는 물에 포소화약제를 섞어 공기를 불어넣어 만든 거품으로, 유면을 덮어 질식시키고 물의 냉각효과를 함께 얻는다. 팽창비에 따라 저발포(20배 이하)와 고발포(80~1,000배)로 나뉜다. 약제 종류로는 ① 단백포 — 동물성 단백질을 가수분해해 만들며 내열성이 좋고 값이 싸지만 유동성이 낮고 부패 우려가 있다. ② 수성막포(AFFF) — 불소계 계면활성제로, 유면에 수성막을 형성해 재착화를 억제하며 분말과 병용해도 소포되지 않아(Twin Agent) 유류화재에 가장 널리 쓰인다. ③ 합성계면활성제포 — 고발포가 가능해 지하실ㆍ창고 등 넓은 공간의 전역방출에 적합하다. ④ 내알코올포(수용성 액체용) — 알코올ㆍ아세톤 같은 수용성 액체는 일반 포의 수분을 흡수해 거품을 깨뜨리므로, 유면에 겔 상의 막을 만드는 전용 약제를 써야 한다. 시험에서 자주 나오는 자리가 이 ④다 — 수용성 위험물에 일반 포를 쓰면 소포되어 효과가 없다는 점, 그리고 제4류 위험물 가운데 알코올류가 별도 품명으로 구분되는 이유가 여기에 닿아 있다.
할론에서 청정약제로 — 오존층 규제가 바꾼 소화설비
할론(Halon)은 소화 성능이 뛰어나고 잔존물이 남지 않아 전산실ㆍ통신실 등에 널리 쓰였으나, 브롬 원자가 성층권 오존을 파괴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생산이 규제되었다. 그 자리를 대체한 것이 「할로겐화합물 및 불활성기체 소화약제」, 흔히 청정약제라 부르는 것들이다. 두 갈래로 나뉜다 — ① 할로겐화합물 계열(HFC, HCFC, FIC, FK 계열)은 브롬 대신 불소 등을 써 오존파괴지수(ODP)를 0에 가깝게 낮추면서 억제(부촉매)소화 작용을 유지한다. ② 불활성기체 계열(IG-01 아르곤, IG-100 질소, IG-55, IG-541)은 질소ㆍ아르곤ㆍ이산화탄소의 혼합으로 산소 농도를 낮추는 질식소화이며, 자연계에 존재하는 기체만 쓰므로 ODP 와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모두 0이다. 두 계열을 가르는 핵심은 소화 원리다 — 앞은 화학적 억제, 뒤는 물리적 질식이다. 설계 시에는 사람이 있는 공간에 방출될 수 있으므로 NOAEL(무독성 최대허용농도)과 LOAEL(최소독성농도)을 기준으로 설계농도를 정하며, 불활성기체는 산소 농도가 지나치게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