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정리
표본을 얼마나 뽑아야 하는가에는 정답으로 정해진 수가 없고, 몇 가지 조건이 함께 정한다.
첫째는 원하는 정밀도다. 오차 범위를 좁게 잡을수록 표본이 커야 하며, 표준오차가 표본 크기의 제곱근에 반비례하므로 오차를 절반으로 줄이려면 표본을 네 배로 늘려야 한다. 둘째는 신뢰수준으로, 95퍼센트에서 99퍼센트로 올리면 같은 정밀도를 지키기 위해 표본이 커진다. 셋째는 모집단의 이질성이다. 구성원이 서로 비슷하면 적게 뽑아도 되고, 흩어져 있으면 많이 뽑아야 한다. 넷째는 분석 계획이다. 전체 평균만 볼 것인지, 성별·연령대별로 쪼개 볼 것인지에 따라 필요한 수가 크게 달라진다. 쪼갤 칸이 많아질수록 각 칸에 최소 인원이 필요하므로, 흔히 표본 크기를 정하는 실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섯째는 표집방법이다. 집락표집은 설계효과 때문에 같은 정밀도를 얻으려면 더 많이 뽑아야 하고, 층화표집은 더 적게 뽑아도 된다. 여섯째는 예상 응답률과 탈락률로, 최종에 필요한 수를 응답률로 나누어 처음 접촉할 수를 정한다. 마지막은 예산과 시간이라는 현실 조건이다.
한 가지 흔한 오해를 짚어 둘 만하다. 모집단이 크다고 표본을 그 비율만큼 키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모집단이 어느 정도 이상 커지면 표준오차는 모집단 크기와 거의 무관해지고 표본 크기에만 달린다. 전국 조사와 한 도시 조사의 표본이 비슷한 규모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반대로 모집단이 작을 때는 표본이 그 상당 부분을 차지해 오차가 줄어드는데, 이를 유한모집단 수정이라 한다.
정리하면 표본 크기를 정하는 순서는 분석 계획을 그리고, 그 계획이 요구하는 정밀도를 정하고, 설계효과와 응답률로 수를 부풀린 뒤, 예산과 맞대어 조정하는 것이다. 공식은 이 순서의 세 번째 자리에서 쓰이는 도구일 뿐, 첫 자리를 대신해 주지 않는다.
이해하기
표본 크기는 「몇 명이면 충분한가」가 아니라 「무엇을 얼마나 정밀하게 말하고 싶은가」에서 거꾸로 계산되는 값이다. 전체 만족도만 대략 알고 싶다면 적은 수로도 되지만, 성별과 연령대와 지역으로 쪼개어 각 칸을 비교하고 싶다면 칸 수만큼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표본 크기를 정하는 일은 통계 계산이기 이전에 분석 계획을 미리 그려 보는 일이다.
핵심 포인트
- 표본 크기는 정해진 정답이 없고 정밀도·신뢰수준·이질성·분석계획이 함께 정한다.
- 오차 범위를 절반으로 줄이려면 표본을 네 배로 늘려야 한다는 관계를 기억한다.
- 모집단이 이질적일수록, 곧 흩어짐이 클수록 같은 정밀도를 얻는 데 더 많은 표본이 든다.
- 하위집단별로 쪼개어 볼 계획이 있으면 칸마다 최소 인원이 필요해 표본이 커진다.
- 집락표집은 설계효과 때문에 같은 정밀도를 얻으려면 더 많은 표본을 뽑아야 한다.
- 모집단이 크다고 표본을 비례해 키울 필요는 없다 — 오차는 표본 크기에 주로 달렸다.